이비아 Ibja
이름 : 이비아 Ibja
종족 : 라바 비에라
성별 : 여
키 : 190cm
직업 : (주) 기공사 / (부) 음유시인, 생활 전반
생일 : 별빛 4월 10일(7월 10일)
수호신 : 비레고
오른쪽으로 땋아 내린 머리의 숏컷. 포도주색 보다는 조금 밝은, 붉은 계열의 색을 바탕으로 잿빛이 드문드문 섞인 머리를 지니고 있다. 땋은 머리는 쇄골과 가슴 언저리까지 내려온다.
눈은 좌우가 다른, 자신의 머리색과 같은 붉은색과 재의 색을 띠고 있다.
무뚝뚝한 인상을 지녔지만 그저 표현하는 법을 모를 뿐이다. 일상 속 작은 기쁨에는 어색하게나마, 또는 환히 웃을 줄 아는 순한 비에라.
평소에는 활동적이지 않다. 그러나 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항상 뭔가를 하고 있긴 하다. 제작이나 채집을 자주 다니기에 그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자신이지만, 주변에서는 부지런하다고 말을 듣는 편이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에 자주 꼼지락 거리며 여관방에 박혀있곤 한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다. 혼자 다니는 것을 선호하지만 필요하다면 같이 움직이기도 한다. 다만 '가족'들과는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전투 때는 또 달라서 제작할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집중하는 얼굴을 보인다. 제국군에 한해서는 같은 인간이라는 생명을 죽이고도 무덤덤한, 어찌 보면 타인에게는 어딘가 결여된 모습이라고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결코 결여되진 않았다. 이를테면 한바탕 피바람이 일었던 곳을 지나가야 하는 상인에게, 보기 좋지 않은 살풍경한 모습이 보일 거라는 예고를 한다던가.
어딘가 필수적인 부분이 부족하다고 보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 인물이다.
유일한 갈망 渴望
이비아는 성지인 골모어 대밀림을 지키는 부족임에도 부족 의식이 거의 없는 '소수'에 해당했다. 오랜 어른들이나 조금 나이가 많은, 같은 부족 내 비에라들에게 숲을 지켜야 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왔으나 이비아에게는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저 '비에라'이기에 숲을 지키는 행동들을 함께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비아는 숲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했다. 숲으로부터 나누어 받는 모든 자원들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물품들도 만드니 숲에 감사하는 마음도 있다. 어른들로 인해 생기는 숲을 지키는 마음은 없었으나, 자신이 직접 숲의 생활을 하며 숲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난 경우였다.
' …지키는 건 같으니 상관없겠지. '
가끔 성지로 들어오는 이방인들이 있었다. 경계하고 돌려보내야 함에도 이비아는 종종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그들의 행동이나 물건들에 시선이 가곤 했던 것이다.
하루는 저도 모르게 여행자 무리에게 다가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살갑게 인사해오는 한 여행자와 인사를 하게 되고 서로의 문화 같은 것들을 교류하며 친해졌다. 이때를 정말로 운이 좋았다고 여기는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 만일 나쁜 마음을 먹었던 이방인들이었다면…
여행자의 짐은 간소해야 했다. 항상 그 장소에서 필요한 것들을 조달하기에 최소한의 필요한 것들로만 여행길에 동반할 자격을 갖췄다. 몸을 지킬 무기와 의복 몇 벌, 응급치료 물품. 그리고 요리를 해먹을 기본적인 필수 조미료나 도구, 이슬을 맞지 않게 해줄 모포 따위의 것들 말이다. 여행에 익숙해지니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판단이, 적어도 자신에게는 틀리지 않게 금방 가능하게 되었다.
이비아는 세상을 보고 경험하고 싶었다. 숲은 언제나 그대로였다. 계절이 변화하면 변하기도 하나 그 또한 당연한 순환이었으니 변하지 않은 것과도 같았다. 생명력 가득히 움직이며 모든 것들을 담은 숲은 그 곳이 고향인 자신에게는 너무도 당연했고, 그 외의 것들을 자연스레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여행길에 오르게 된 것은 당연할 터였다. 여행을 하며 노숙을 할 때는 어렸을 적 만났던 이방인 여행자들을 떠올리곤 한다. 그들은 아직도 여행을, 혹은 모험을 하고 있을까? 하고 있다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혼자가 편한 자신이지만 그들이라면 저 역시 반갑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을 위해서는 자신이 존재해야 했다. 그래야만 조금은 기대하는 것들을 이룰 기회도 있을 터였다. 무엇보다 자신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도 많고, 눈으로 확인 하지도 못했다. 이른 나이에 성지를 나와 여행길에 올랐음에도 한참이나.
'여행자'의 끝은 언제 올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적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자고 이비아는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은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숲에서 배운 공존을 잊지 말자. 공존은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먼저 적의를 드러내는 '것'에까지 그것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나는 아직 경험할 것들이 많아. 순백도, 순흑도 모두 보고 싶어.
도망자
이비아는 자신을 도망자라고 여기고 있었다. 동시에 그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도망은 자의만으로 이루어졌던 것이 아니었기에. 그렇기에 고향을 그리워 하지 않았다…
…라고 여기고 있었다. 이비아 역시 알고 있었다. 그것은 죄책감이라는 것이라고. 마을의 창고 뒤편에서 자신을 낳자마자 숲을 지키기 위해 움직인 어머니와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같이 떠난 아버지가 숲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나는 왜 하필 그때 태어났어야 했을까. 가장 큰 싸움이… 학살이 있던 그 시기에.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잘 안다. 그렇지만 어린 마음에는 늘 그것이 죄책감이었다. 도망자라고 자신에게 틀을 씌우는 것은 그런 이유였다.
제국에 의해 마을이 화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모습을 눈에 담고 뒤로 한 채 도망쳤다. 이 길을 여행길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여행을 살기 위해 도망쳤던 순간에 시작한 것이었다.
같지 않음을 안다.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던 탄생의 때는 운명 같은 것이었고, 스스로 움직인 도망은 선택이었다.
네가 유일하게 사랑한 건 무사할 거야.
스스로 갈망하던 여행길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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