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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삼즈+지상고] 지삼즈 남돌 팬싸 당첨 사건

지삼즈가 실수로 남돌 영통팬싸에 응모했다가 당첨이 되어버리는 개이상한 글

Macross Galaxy by 쉐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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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트윗을 보고 작성한 글이며 실제 이벤트의 응모 방식 및 진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음?”

씻고 누워서 유튜브로 야구 영상을 보던 준수는 갑작스러운 은행 어플의 팝업을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용돈이 들어오는 날이긴 했다. 다만 오늘따라 평소 들어오는 액수보다 10만원 이상 더 많이 들어온 감이 있었다. 어머니가 실수를 하신건지, 뭔가 사야하는 게 있는건지 싶은 준수는 카톡을 켰다. 그가 카톡을 보낼 필요도 없었다. 딱 그 순간 어머니에게서 장문의 카톡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아들, 이번 달 용돈 보냈다. 옷 몇 벌 없지. 사 입어. 연습할 때 입는 옷들도 낡은 건 좀 버리고, 검은 티셔츠는 그만 사고. 사람이 옷을 단정하고 환하게 입어야…(후략)]

[네 감사해요]

준수는 부모님에게 존댓말을 썼다. 성준수가 부모님에게 존댓말을?! 하고 놀랐던 사람들도 준수의 어머니를 보면 존댓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야 그는 어머니의 클론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아무튼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한 준수는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동작으로 본인의 옷을 보관하는 서랍을 열어보았다.

옷 뭐 이정도면 굳이… 라고 생각하려던 그가 멈칫했다. 연습할 때 자주 입는 티셔츠의 소매 끝이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심지어 땀냄새 때문에 한번 입을때마다 빨래를 했던지라 좀 늘어나기도 했고, 목 부분 역시 늘어나 있었다.

“아 엄마 귀신같네…”

결국 준수는 서랍을 열고 자주 입는 옷들의 컨디션을 확인하며 버려야겠다 싶은 옷을 한쪽 구석에 쌓기 시작했다.

한 세 벌 정도가 서랍에서 퇴장당했을 즈음 향기로운 냄새와 함께 재유가 등장했다. 손에는 향기의 원인, 치킨집 로고가 찍힌 봉지가 들려 있었다. 준수는 하던 일을 멈추고 바로 구석에 접어 둔 테이블을 폈다. 치킨 봉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재유는 치킨 무를 살짝 뜯어 물을 빼고는 잔을 가져와 콜라를 따랐다. 

“준수. 무라.”

“어, 잘 먹을게. 근데 웬 치킨.”

“내 오늘 용돈 들어왔다이가.”

“오, 나도 방금.”

“아 맞나? 괜히 기분 냈네. 니 반 내라!”

“뭐야; 사와놓고 강매하네?”

“ㅋㅋㅋ농담이다. 근데 머하고 있었노? 옷을 저래 쌓아놓고. 빨아가 넣어놓은 거 아니었나?”

“아니, 옷이 해져서 버리려고. 엄마가 해진거 버리고 새로 사라고 돈 보내줬어.”

“아 맞네. 안그래도 니 소매 너덜거리는거 본거 같다. 그라고보니 내도 새로 살 때 된 거 같은데…….”

과연 재유가 입고 있던 져지의 지퍼를 내리니 그가 입은 티셔츠 또한 너덜너덜 볼품없는 소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검은색이라 티가 좀 덜 날 뿐. 준수는 치킨 양념이 묻은 나무 젓가락으로 재유의 소매를 가리켰다.

“너도 그거 버리고 새로 사야겠는데.”

“그러까? 그래야긋다. 배송비도 아낄 겸 같은 데서 시킴 되긋네.”

“그럼 내가 결제할테니까 돈 보내줘.”

“알았다.”

농구하는 녀석들답게 그들은 옷을 어디서 살까 같은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 없이 자연스럽게 NBA 스타일에 접속했다. 브랜드 로고만 빌려주는 거라지만 원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오가 아니겠는가.

사이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대문짝만한 메인 배너를 꽉 채우는 잘생긴 남자 아이돌의 이번 ss시즌 신상 화보가 그들을 반겼다. 물론 준수와 재유는 별 생각없이 나무젓가락으로 순살치킨을 집어먹으며 스크롤만 쭉쭉쭉 내렸지만.

제품 목록 페이지 상단에는 배너에서 잘생긴 남자 아이돌이 입고 있던 옷을 비롯한 이번 ss시즌의 신상들이 가장 먼저 나열되어 있었다.  5만원 이상 구매시…더보기 라는 자그마한 캡션이 붙어 있었지만 둘의 눈은 그 캡션을 자연스럽게 스루하고 오로지 제품 사진만을 보고 있었다.

“오.”

“이쁘네. 근데 쫌 비싸지 않나?”

“여기부터 할인하나 본데.”

“오.”

그 신상들을 지나쳐서 더 스크롤을 내리면 56%, 61% 등 애매한 숫자지만 은혜로운 할인율을 자랑하는 이월상품들이 주르륵 쏟아져나왔다. 입안 가득 치킨을 우물거리는 재유와 준수의 눈이 번쩍 빛났다.

“이거다.”

“맞네. 여가 노다지네.”

“나 먼저 골라서 장바구니에 넣고 너한테 폰 줄게.”

“그래라. 어차피 배송비 합칠라면 한 아이디로 사야한다이가.”

그리고는 익숙한 정적이 흘렀다.

준수가 옷을 고르는 동안 재유는 음악을 들으면서 치킨을 집어먹었다.

준수는 본인의 취향과 어머니의 잔소리, 그 중간쯤에 위치한 절충안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어머니는 검은색 티셔츠를 그만 사라고 했지만 땀에 젖었을 때 티도 잘 안 나고, 땀으로 인한 변색도 잘 없는 색을 고르려면 솔직히 검은색만한 게 없었다. 물론 깔끔해서 취향이 무난하고 담백한 성준수의 미감과 맞는다는 점도 있었고.

불행히도 사람들의 생각은 대체로 비슷하기에, 대폭 할인 중인 이월 상품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누르면 원하는 컬러(검정)나 사이즈는 대부분 품절이었다. 남은 건 뭔 빨간색, 형광색 이딴 보기만해도 준수의 기분이 더러워지는 색이나 회색같이 땀이 조금만 나도 자국이 선명하게 남는 것들 뿐이었다.

“아 존x x발 뭔 검은색은 다 품절이야… 빨강 이딴거 누가 입냐고.”

“뭐 그래 중얼대쌌노. 내 불렀나?”

“아무것도 아냐.”

그래도 끝은 있었다.

준수가 극적으로 쇼핑몰 물류 상황과 취향과 어머니의 지령, 예산 등과 내적 타협을 거쳐 최종적으로 장바구니로 보낸 목록은 다음과 같았다.

레이커스 로고가 새겨진 남색 티셔츠, 여름 느낌으로 NBA 프린팅이 된 검은 티셔츠, 시원해보이는 재질의 조거팬츠. 전부 검정으로 사지 않고 남색을 산 것은 마지막 양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든 검은색은 아니니까…

할인 상품만을 구매하는 것은 무리여서, 개중에는 5만원 이상 구매시 뭔가 이벤트 참여가 가능해보이는 ss 신상도 있었도 섞여있었지만 이벤트 안내문을 읽는 것도 귀찮아 준수는 그냥 내버려 두었다. 기껏해야 배송비 무료거나 사은품 같은 것이겠거니 생각하며.

타이밍 좋게도, 준수가 쇼핑을 마칠 때쯤 치킨이 동났다. 익숙하면서도 망설임 없는 손길로 기름에 절어있는 치킨 상자 속 네모난 종이 그릇을 구겨 일반쓰레기통에 집어넣고, 상자는 납작하게 펴는 재유를 본 준수가 폰을 넘기며 납작해진 치킨박스를 가로챘다.

“줘. 오늘 재활용 나니까. 버리고 오는동안 네거 골라서 장바구니에 넣어둔 거랑 같이 시켜줘. 간편결제 비번 내 생일.”

“알았다.”

재활용을 하려면 숙소 건물 뒤쪽의 쓰레기 버리는 곳으로 갖고 나가야 했다. 원랜 이것도 학교 본관 뒤쪽에만 있었지만 준수의 활약으로 숙소 근처에도 버릴 수 있게 되었다는 비하인드가 있었다.

어느 날 모종의 이유로 잔뜩 화가 나 있던 준수가(그 씹새끼들 다 찢어죽일까) 본관까지 쓰레기들을 가져가다 봉지가 찢어져버리는 바람에 대폭발했고, 이 타이밍에 원래부터 불만을 갖고 있던 야구부 쪽의 민원까지 합세하여 새로 생긴 것이다.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아무튼 쓰레기봉지 대폭발 사건 당시에 비하면 8강 테라피로 확연히 유해진 준수가 정감 넘치는 혼잣말을 하며 (이 돼지x끼들 종류별로 알차게도 처먹었네 x발) 분류해서 모아둔 재활용 쓰레기들을 들고 나가는 소리를 asmr 삼아 재유도 쇼핑을 시작했다.

재유는 민소매를 즐겨입는 만큼 어깨 부분이 넓은(좁으면 난닝구 같아 비기 싫다이가;) 검정 민소매를 하나 넣고 프린팅이 귀여운 것이 마음에 드는 NBA 로고의 푸른색 티셔츠를 하나 골라 장바구니에 넣었다. 고르는 족족 품절이던 준수와 다르게 다행히 민소매도 푸른색도 이월상품란에서 아직 목숨이 붙어있어 알뜰하게 구매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빠르게 구매를 마친 자신 몫의 옷과 준수가 장바구니에 넣어둔 옷을 일괄 주문하려는데, 준수가 구매한 검정 티셔츠 하나의 옵션에 인적사항을 입력하는 칸이 보였다.

“머꼬? 주문자 정보랑은 다른거가?”

이름, 휴대폰번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입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주문자 정보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머 준수 금마가 결제 비번도 갈카줬으니 써서 주문하믄 되것지?”

재유와 준수는 생일이 하루 차이라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도 하나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외우기도 쉬웠다. 애초에 간편결제 비밀번호가 바로 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기도 했고…

어쨌든 그렇게 재유가 손쉽게 주문을 마무리하고나니 우거지상을 지은 준수가 팔꿈치로 문을 열며 들어왔다.

“씨x거 냄새 존x…”

쓰레기를 버리고 온 준수가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오자 재유가 준수의 휴대폰을 보란 듯이 쥐고 천천히 흔들어보였다.

“준수, 시켰다. 10만원 넘겨가 배송비는 공짜다. 내 34000원 보내주께.”

“어. 보내면 말해줘. 뭐 샀어?”

“방금 보냈다. 내 티랑 나시 하나 샀다.”

“어 확인했어. 잘 샀네.”

“그제. 니는 또 다 시꺼먼 옷만 샀나.”

“아닌데. 하나는 남색이거든.”

실없는 대화가 오가고, 치킨 먹은 흔적을 인멸하고 나니 외출 중이던 이현성 감독이 돌아와 그렇게 하루는 평화롭게 지나갔다.

그러고 정확히 이틀 뒤에 둘이 시킨 옷이 도착했다. 다 해져서 버리기로 했던 그들의 티셔츠는 공태성이 가져가 숙소 바닥을 닦는 걸레로 전락했다. 그렇게 새옷을 입고 새로운 기분으로 열심히 운동하는걸로 느바 쇼핑 에피소드가 일단락…되었다고 생각했다.

어느 화요일, 준수에게 웬 문자가 날아오기 전까진.

[NBA with 조슈x 영상통화 이벤트 당첨 안내]

“x발 이게 뭐야?”

연습을 마무리하고 머리 위에 타올을 올린 채 락커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던 준수는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 알림을 확인하다가 사레가 들려 마구 기침을 내뱉었다. 쿨럭쿨럭켈록켈록, 커헉컥. 천하의 도최쿨미가 미친듯이 기침을 내뱉게 한 문자의 전문은 이러했다.

[NBA with 조슈x 영상통화 이벤트 당첨 안내]

안녕하세요. NBA style 입니다.

NBA with 조x아 VIDEO CALL EVENT 당첨을 축하 드립니다. 

 

★당첨자 본인 확인을 위해 당첨자 분의 정보를 회신 주세요★

- 이름  : 

- 생년 월일 : 

 신분증 사진

(신분증 촬영 시 사진과 이름, 생년월일만 나올 수 있도록 그 외 정보는 가려주시기 바랍니다.)

VIDEO CALL EVENT 는 x월 x일 오후 7시 부터 

홈페이지 당첨자 명단에 기재된 순서대로 1:1 영상통화가 진행됩니다. 

통화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마지막 순서에 다시 연락 드리게 되며,

2회 이상 전화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이벤트 진행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벤트 당일인 x월 x일 사전테스트 때 다시 한 번 본인 확인이 있을 예정이며

확인이 되신 분에 한하여 이벤트 참여가 가능합니다.

이벤트는 당첨자 본인만 참여 가능하며, 본인이 아니거나, 2인 이상 함께 진행하실 경우 영상통화가 

강제 종료될 수 있습니다. (Wi-Fi 사용시 통화상태가 불안정 할 수 있습니다.

영상통화 진행 전 네트워크 환경을 미리 확인 부탁드리며, 

통화가 가능한 마이크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준비해 주세요.)

원활한 현장 진행을 위해 진행처로의 발신은 삼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요약하면 3일 뒤인 금요일 저녁 7시부터 진행되는 NBA 모델 세x틴 x슈아의 영상통화에 당첨되었다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소식이었다. 뭔?

‘뭐지? 잘못 온 건가? 내가 뭐 앨범을 산 것도 아닌… 아, 잠깐.

느바?’

물을 한 모금 마시니 당연히 오발송일 것이라는 상식적인 생각에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NBA라는 글자가 너무너무너무 신경쓰였다(사실 그의 직감은 매우 정확한 축이었다). 최근에 NBA에서 재유와 합배를 시키겠다는 생각에 옷을 십오만원 가까이 산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초단위로 표정이 바뀌는 성준수의 심란한 얼굴을 본 상호가 눈치를 보며 다가왔다.

“……”

“형 왜요? 무슨 일이라도…”

“x발… 됐어, 아무것도 아니…”

아무래도 아이돌 영상통화 이벤트에 당첨된 것 같다. 씨x꺼.

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준수는 적당히 별일 아니라며 손을 내저어 상호를 내쫓으려 했다. 그러나 준수의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민 희찬이 눈치 없이 켜져있던 준수의 폰 화면을 보고 냅다 고함을 질렀다.

“헐? x슈아 느바 영상통화 이벤트? 형 이거 뭐예요?”

“아이, x발, 정희찬 닌 또 언제… 좀 작게 말하라고, 씨X거!”

“전하 그런 것도 응모하셨사옵니까?”

“아니, 형… 이거 20명만 뽑는거잖아요! 우리 누나도 이거 응모할라고 느바 옷을 오만원씩 몇 번 주문했는지 알아요? 대박!”

“몰라, x발!”

아 x발 어쩐지 정희찬 이 새x도 최근에 느바 쌔삥을 좀 입고 온 것 같더라…

갑자기 퍼즐이 맞춰지며 본인의 당첨이 맞다는 확신이 커가자 준수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헐… 햄 운 억수로 좋네요! 근데 세x틴 팬이셨어요?!”

“의외임…!”

“아니라니까 X발 그룹 이름만 들어본 정도라고 그냥 옷만 샀는데 당첨된거야!”

준수가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준수의 은밀한 취향을 새로 알게 된 것 같아 설레던 1학년들은 조금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대체 왜?)

“하긴 도최쿨미 준수형이 그럴리 없나…”

“그치만 전하 그건 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사옵니다~”

“닌 좀 닥쳐.”

태성은 서은재의 인스타 릴스에서 세븐x의 손x공 챌린지를 본 적이 있어 아는 척을 해 보려다 단칼에 욕먹고 본전도 못 찾았다. 희찬은 누나에게 전화해 이벤트 당첨 여부를 물었다가 붙었다는 말 없으면 떨어진줄 알지 가뜩이나 떨어져서 기분 개같은데 눈치없이 전화했다며 역시나 욕을 먹었다.

“누나는 떨어졌다카네요.”

“당연하지. 희차이 니 덕계못 모르나.”

“그건 또 뭐야?”

“덕후는 계를 못 탄다는 뜻임.”

“……”

“……”

왠지 뻘쭘한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이 결정적인 순간에 하필 화장실에 다녀온 재유가 합류했다. 전후 사정을 모르는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희찬이 떼를 쓰고 준수가 기를 쓰며 먹금을 시도하는 진귀한 광경이었다.

“아니왜안해요이걸이게얼마나어렵게얻은기횐데우리누나도떨어졌잖아요!”

“니네 누나 떨어진거랑 내가 당첨된 거랑 뭔 상관인데; 그럼 니네 누나한테 대신하라 해;”

“그거 본인아니면 몬할텐데?? 누나가 그래가 제 아이디로 응모할때도 자기 이름 썼다고요!”

알 바임? 하며 달라붙는 희찬을 거칠게 뿌리쳤지만 준수의 눈은 장문의 당첨자 안내 공지의 ‘이벤트는 당첨자 본인만 참여 가능하며, 본인이 아니거나, 2인 이상 함께 진행하실 경우 영상통화가 강제 종료될 수 있습니다.’를 포착하고 말았다.

“난 솔직히 x발 내가 진짜 당첨자인지도 잘 모르겠거든? 무슨, x발 응모한 기억도 없는데…”

“햄 그러면 명단을 보면 어때요.”

“맞아요, 여 보니 홈페이지에 당첨자 명단이 있다캅니다 즈언하.”

비교적 침착한 상호와 태성이 준수가 희찬과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당첨 문자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말했다. 타당한 의견이었으므로 드물게 묵살되지 않고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희찬은 당첨을, 준수는 오발송을 기대하며 NBA 스타일의 당첨자 발표 게시판에 들어갔다.

[ 성*수/xxxx/sjs1****@naver.com ]

안타깝지만 있었다. 누가 봐도 성준수인 이름이. 준수는 애써 태연한 척 하며 현실을 외면했다.

“x발, 당첨이 됐는데 뭐. 그래서 어쩌라고?”

“어쩌긴요, 당연히 해야죠! 얼른 신분증 사진 찍어서 보내봐요!”

“나더러 아이돌이랑 영상 통화를 하라고? 너 진심이냐 x발?”

“앞에서 구경만 할게요... 2분밖에 안 한다이가…”

“형 그냥 해주시면 안돼요? 저도 너무 궁금한데요.”

“x발… 이놈이고 저놈이고 제정신이 아니네;”

재유는 그제서야 무슨 상황인지 물어볼 타이밍을 잡고 상호와 태성에게 작게 물었다.

“뭔일이고?”

“준수햄이 느바에서 옷 샀다가 x븐틴 영상 통화에 당첨돼뿟다는데요?”

“?”

“근데 응모도 안했는데 옷만 사도 당첨이 돼버리고 이러나? 희한하네요.”

“……!”

문득 장바구니 단계에서 옵션으로 입력한 준수의 인적사항과 5만원 이상 구매시… 더보기하고 적혀 있던 캡션이 재유의 머릿속을 스쳤다. “머꼬? 주문자 정보랑은 다른거가?”

‘아이고, 그게 이벤트 응모였나! 내 탓이었네! 준수한텐 말하지 말아야겠다!’

자신이 쏘아올린 존나게 큰 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재유는 수습을 위해 나섰다.

“마, 준수, 그냥 해줘라… 들어보니 2분밖에 안 된다는구만 머 어떻노?”

“아니, 재유.... 그냥 네가 하면 안돼? 너도 같이 샀잖아.”

순간 내는 신상을 안 샀다꼬…! 라고 말할 뻔 했지만 그랬다간 이 이벤트의 전말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들킬 게 뻔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중간에 나타나서 자초지종 요약만 들은 컨셉을 유지해야 했다. 그렇게 진재유의 스페인 픽앤롤이 작은 머리통에서 띠리릭 굴러가고 그는 제 딴에 그럴싸한 변명을 1초만에 꺼냈다.

“신분증 사진 보내야 한담서.”

“신분증이야 뭐 적당히, 하루 차이고…”

“위조하자꼬?”

“…….”

“하, 내 이런 말까진 안할라캤는데… 준수, 봐라.”

“…뭔데.”

재유가 한숨을 쉬며 허리에 손을 올리는 식으로 분위기를 잡자 준수의 기색이 조금 사그라들었다. 그 간극을 놓치지 않은 재유가 말했다.

“내는… x븐틴이랑 한 프레임에 잡히기 싫은디.”

“뭐? 하, 뭔 소릴 하나 했더니… 누군 좋냐?”

“…니는 댈꺼 같은데?”

“…뭔, 뭐?”

무게를 잡고 뭔 말을 하나 했다가 생각치도 못한 소리가 나오자 준수의 말문이 막혔다. 듣고 있던 놈들도 마찬가지였고,  특히 태성은 토하는 시늉까지 했다. 재유는 모른 척하며 준수에게 계속해서 딜을 넣었다.

“함 해 도, 준수. 내 저번에 치킨도 사줬잖아.”

“……아니, 또 강매를 한다고? 이렇게?”

“어쨌든 잘 먹지 않았나. 니 야무지게 잘 먹던데 내 기억이 틀렸나.”

“헐, 우리 빼고 치킨 먹었어요…?”

“님! 눈치 챙기셈!”

준수는 제법 억울한 눈치였지만 기세를 보아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모양이었다. 욕설을 중얼거리며 락커룸에 있던 지갑에서 잉크도 덜 마른 민증을 꺼내는 준수를 본 1학년들은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놀랐다. 과연 전국 고교생 최강의 포인트가드답게 탁월한 디시전메이킹으로 준수의 입을 다물게 만든 진재유였다. 상호가 실눈을 뜨고 식은땀을 흘리며 리액션의 시동을 걸자 재유가 눈을 사시로 뜨며 상호의 팔을 퍽 쳤다.

“마, 상호. 아서라.”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요…”

“할 것 같아서 미리 말했다.”

“잉잉…”

조용해진 락커룸에서 상호가 징징대는 소리와 신분증 사진을 찍는 소리가 지나가고, 결국 준수는 등떠밀려 이름과 생년월일을 민증 사진과 함께 첨부해 보내고 말았다.

3일은 빠르게 흘렀고 이벤트 당일이 됐다.

희찬은 집에도 안 가고 누나를 도와 영통팬싸를 위해 방 벽을 세팅했었던 짬빱으로 숙소를 꾸며보겠다고 나섰지만, 자꾸 나대면 다 때려치겠다며 준수가 윽박지르는 바람에 숙소 청소에 동원되었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다은은 마침 본가에 갈일이 있어 숙소 청소에 함께하지 못하고 바로 귀가하기로 했다.

아무튼 그렇게 점점 이벤트 시간은 다가왔다. NBA 쪽에서 보낸 카카오톡을 친구로 추가한 뒤 영상 테스트와 2차 본인 확인 절차가 지나가고, 이제 본 이벤트 시작만이 남은 상태로 다은을 제외한 지상고 농구부원들은 덩그러니 어디선가 구해온 노트북을 둘러싼 채 초조하게 다리를 떨었다.

“와, 이날이 진짜 와뿟네요…”

“씨x, 이게 뭔 지랄인지 모르겠다…”

“근데 아까 직원 표정 봤어요? 플x디스인지 느바 직원인지 모르겠는데 준수형 얼굴보고 깜짝 놀라던데.”

“적당히 해라 다 때려치기 전에…”

“넵.”

오늘따라 더욱 예민해져 있는 준수를 느낀 부원들이 입을 닥치고 휴대폰만 들여다보다, 어느덧 이벤트 시작 시간인 7시가 지났다.

성준수의 이름은 ‘ㅅ’으로 시작하니 당첨자 20명 중에서도 적당히 중간쯤 되는 순서였고, 통화 시간이 2분 제한이니까 인사하고 전화걸고 끊고 하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 인당 3~4분 이라고 가정하면 40분 뒤인 7시 40분쯤 전화가 올 것이라는 공태성의 날카로운 분석에 맞춰 그들은 한가한 척 하지만 사실 어딘가 긴장된 상태로 40분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딩디딩띵 띵디딩띵 딩~

페이스톡이 울리기 시작했다. 조용하던 숙소 안에 갑작스럽게 울린 소리 탓에 모두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

“흐아악!”

“씨x,  왜 소리를 지르고 x랄이야! 깜짝 놀랐네, 염x…”

“죄, 죄송해요 너무 긴장해서!”

“입 좀 닥쳐!”

“전하는 얼른 전화 받으소서!”

“햄! 영상 녹화 버튼부터 눌러야죠!”

“마! 느그들 다 쫌 진정해라!”

우당탕탕 오합지졸이 따로 없었다. 놀라서 자지러지는 상호, 상호때문에 더 놀란 준수, 상호의 입을 막고 이때다 싶어 준수에게 뭐라 하는 태성, 받아둔 화면 녹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정희찬, 애들의 어깨를 붙잡고 진정시키는 재유까지…

“야, 야, 이제 진짜 받는다. 다 꺼ㅈ… 재유, 이새끼들 데리고 절로 좀 가봐.”

“알았다.”

습관적으로 다 꺼지라고 욕을 퍼부으려다 재유랑 눈마주치고  욕을 거둔 게 분명했다. 이거 비재유햄 차별 아니에요? 라고 후배들은 생각했지만 감히 그런 소릴 입밖으로 낼 수 있는 놈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혼란스럽지만 재빠르게 시작 전 세팅을 처리하고… 자리에 앉은 준수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통화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화면 가득 차는 존잘남의 얼굴이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는 것이었다. NBA 사이트에서 옷을 고르면서 계속 봤으니 익숙한게 당연했음에도. 다만 그런 당연한 이유조차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준수는 이 상황이 너무 민망해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고, 그것은 얼굴이 빨개지며 모든 동작이 딱딱해지는 것으로 표출되었다. 카메라 앵글 바깥에서 숨죽이고 그런 준수를 지켜보는 나머지 넷은 웃음을 참으며 ASMR처럼 속닥거렸다. 심지어는 재유까지도.

“준수햄 얼굴… 엄청 순식간에 빨개지는데요?!”

“전하 ㅋㅋ 뚝딱이가 따로없소서.”

“마, ㅋㅋㅋ 조용히 좀 해라. 들리면 우얄라꼬?”

진재유 너까지…!

수치, 분노, 배신감… 각종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준수는 당장이라도 욕하며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등신처럼 웃기만 하느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심지어 얼굴에서 광채가 나는 조x아의 얼굴을 보면 더욱 더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이디어가 샘솟는 소녀 팬들과 통화하다 갑자기 업계 동료처럼 생겨서 엄청나게 뚝딱대는 과묵한 소년 팬(?)을 마주한 조슈x도 상황이 비슷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년간의 사회생활로 다져진 스몰토크 스킬에 미국식 매너를 갖추었고,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뒤 통화를 상냥하게 리드하기 시작했다.

[밥은 먹었어요?]

“아, 먹었, 아니, 그 석식, 그… 이따가 식당에서 저기하려고요…”

[아~ 학생이구나! 맛있는거 먹어요 ㅎㅎ 저녁엔 뭐가 나오려나?]

“제육볶음! 제육볶음!”

“네… 그, 네, 저… 그, 아, 제육볶음….”

동물성 단백질 마스터 진재유가 1초만에 제육볶음이라며 속삭였고, 성준수는 그것을 그대로 주워먹었다. 왠지 모르게 낯간지러운 분위기에 그의 얼굴은 더욱더 붉어져 제육볶음 같은 색깔이 되고 말았다.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소리를 죽이고 웃느라 호흡곤란이 올 지경이었다. 태성은 눈물을 훔쳤다.

“김다 개불쌍하다. 이걸 못보고 집에 갔노…”

“그러게 말입니다 ㅋㅋㅋ”

“느그들 목소리 낮추라 안했나 ㅋㅋㅋ”

“햄ㅋㅋㅋㅋㅋ 햄도 뭐라고 말쫌 해봐요!”

‘씨x, 말은 무슨 말을 하는데… 무슨 할말이 있다고… 아, x발 정희찬 xxx 즈그 누나 떨어진거랑 나랑 뭔 상관이라고 징징대고 x랄. 지가 나인 척하고 대신 하든가 그럼…… 아!!!!!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돼!’

새로 산 남색 티셔츠에 땀이 축축하게 배어 들었다. 머릿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번갈아가며 주장을 피력했다. 사회성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2분만 버티자는 천사와, 그냥 묻는 말에나 대충 대답하고 때우자는 악마가. 하지만 갑자기 화면 속에서 인자하게 웃으며 [제육볶음 맛있지~ 공부 힘들겠다~] 하며 웃어주는 조슈x를 보자 그도 결국 이 시간에 일을 하는 직장인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천사 쪽에 발언권이 실렸다. 결국 뚝딱대던 준수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하고야 말았다.

“아뇨, 그… 공부…는 아니고…”

[응?]

“농구…요. 좋아하세요?”

좋아하세요? 좋아하세요? 좋아하세요?……

말이 입 밖을 떠나는 순간 x됐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며 눈앞이 하얘졌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말이 튀어나온 뒤였다. 눈물을 흘리던 구경꾼들 또한 단체로 경악하며 입을 떡 벌렸다.

지금 강백호랑 소개팅하는 채소연같은 저 대사가 성준수 입에서 나왔다고? 근데 상대가 x븐틴 조슈x고?

잠깐의 정적을 찢은 건 툭, 하며 묵직한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였다.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있을 리 없는 것이 그곳에 있었다.

바로, 김다은이.

심지어 그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다소 킹받는 모양새로 입술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숨을 죽이고 준수를 구경하던 부원들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을 하면 안된다는 제스쳐를 취하려 했지만,

“뭐임?”

그의 입이 한 발 먼저 큰 소리로 경악을 표현했다. 망했다. 준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고대 유적에서 출토된 사람 모양 토기처럼 머리를 붙잡았다. 하지만 채소연의 명대사를 내뱉는 준수를 직관한 다은은 충격에 휩싸여 그런 건 보지도 못했다.

“방금 슬x덩크 채소연이에요?”

“뭐라는 거야? 방해되니까 ㄲ… 나가!”

버럭 고함을 지른 준수는 가까스로 욕설을 내뱉으려는 것을 참은 자신에게 대견해하며 다은에게서 눈을 떼고는 다시 화면 속의 조x아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시종일관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던 그의 얼굴이 엄청나게 난감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뭐지? 나 방금 욕했나? 아닌데?’

스스로를 돌아보며 그의 난처한 표정의 원인을 찾으려 애쓰던 것도 잠시,

[본인 외 참여 안되십니다~ 통화 종료하겠습니다.]

건조하고 냉혹한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종료? 방금 인사 했는데? 상황 파악이 안 된 준수가 누구보다 꿈에 그리던 통화 종료 시간이라는 것도 잊어버린 채로 멍청한 표정을 짓자, 조슈x가 쐐기를 박듯이 슬픔, 안타까움, 미안함을 가득 담은 아름답고 처연한 얼굴로 준수를 보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미안해요~! 농구 열심히…]

띠롱.

한 치의 여지도 없이 순식간에 통화가 종료되었다. 인사하고 농구 얘기를 꺼내자마자 쫓겨난 상황에 준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녹화를 종료할 생각 도 없이 빈 모니터만 쳐다보았다. 현실감이 전혀 없었다. 방금 뭐지? 실화가 맞긴 한가? ‘NBA Style’과의 카카오톡 대화창에 떠 있는 [00:49]라는 말풍선만이 무언가의 통화가 오고 갔다는 사실만을 증명하고 있었다. 숙소 전체에 정적이 흐른 것은 준수 말고 나머지 놈들 또한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가장 빠르게 현실로 돌아온 것은 희찬이었다. 그는 다은을 붙잡고 거의 입에서 불을 뿜을 기세로 무시무시하게 징징대기 시작했다.

“아! 다은햄!!!!! 지금 세븐x이랑 영통중이엇는데 햄때문에 끝났잖아요!!! 2인 이상 진행할 경우 영상 통화가 종료될 수 있다 몰라요?”

“레알임?”

“야, 야!!!!”

‘레알임?’을 듣고 그제야 현실로 돌아온 준수가 목을 가다듬고 호통을 쳤다.

“다 꺼져.”

이번엔 재유도 예외는 아니었다.

난데없는 영상통화 이벤트는 49초만에 강퇴로 마무리됐지만 다행히 모두가 힘을 합쳐 깨끗하게 청소한 숙소는 남았다. 소동이 마무리된 뒤 취침을 위해 들어온 이현성 감독은 너거덜이 웬일로 대청소를 다 했냐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제대로 대답하거나 우쭐거리는 놈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 밤, 찜찜한 기분으로 막 잠들기 위해 누운 준수를 재유가 작게 불렀다.

“준수.”

“어,”

“니 오늘 영통 말인데…”

“너까지 그 얘기 하려고? 그 x끼들로도 족한데…”

“아니, 오늘 아니면 말 못할 것 같아가 그런다.”

“뭔데, 나 졸리니까 결론만 말해.”

“그, 니 이벤트… 그거 내가 응모한기다.”

벌떡, 준수가 이불을 걷어차고 몸을 일으켰다. 잠은 이미 달아난지 오래였다. 핏발이 선 눈으로 그가 재유를 쳐다보았다.

“처음부터 자세히 길게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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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연한 이무기

    정말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소재를 생각해내셨는지 모르겠어요ㅠㅜㅠㅜ... 다시 읽어도 지상고 케미가 장난이 아니고, 넘 읽기 즐거운 글이에요ㅠ_ㅠ 이후 A to Z 설명하게 됐을 재유는 과연 어떻게 됐을지도 궁금하고, 딱 이 타이밍에 끊겼기에 더 궁금증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멋진 연성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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