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 게이트 3 연성
유료

[발더게 3] 피 맛 - 上

아스타브라고 붙이기엔 너무 아스타리온 위주라서

이 녀석 이름이 타브라고 했던가?

아스타리온은 뜻밖의 행운, 그것도 연이어 닥치는 행운에 어안이 벙벙했다. 200년 동안 꼬이고 꼬였던 인생인데 이렇게 한 순간에 잘 풀릴수가 있나? 아무런 막힘없이 거스러미조차 없이 행운의 신이 자기에게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았다. 200년 동안 단 한번의 기도도 들어주지 않은 그 신놈들이 지금 와서는 변덕을 부려 그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처럼.

올챙이가 머리에 박힌 이후로 좋은 일들이 끝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우선 햇빛. 햇빛이라니! 그 달콤하고 따뜻한 손길! 단 한번만이라도 해 아래에 서보길 얼마나 갈망했던가. 태양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카사도어도 아스타리온과 다름없이 똑같이 포로 신세였다. 하지만 그 놈에겐 태양 대신 즐길 것이 많았다.

태양 대신 즐길 수 있는 광원들, 음악들, 원할 때 얼마든지 책을 볼 수 있는 권리, 파티를 열면 생기 넘치는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그의 궁전을 기꺼이 방문하고 그 안에서 먹잇감도 찾을 수 있다. 가만히 있어도 스폰들이 잡아다 바치는 싱싱하고 맛있는 먹이들을 받아먹어도 된다. 그 놈이 소유한 온갖 호화로운 옷과 사치, 향락, 그리고 퇴폐적인 놀잇감들. 자기 노예들을 괴롭히고 고문하며 비명소리를 즐기는 방법도 있었다.

그 놈은 해 아래를 거닐 수 없다는 박탈감을 그런 것으로 위로받을 수 있었다. 아스타리온에게는 그 중에 단 한가지도 허락되지 않았다. 아스타리온은 카사도어의 놀잇감이었다. 언데드라는 상실감을 달래주는 위안거리. 장난감.

그런데 이제는, 하하, 아스타리온 안쿠닌은 자유로이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일 수 있고 햇살의 간지러움을 하루종일 즐길 수 있다!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태양은 단 한번도 그에게 가혹한 손찌검을 하지 않는다! 살아있을때처럼! 햇빛 뿐만이 아니다. 흐르는 물을 마음대로 건널 수 있다는 자유! 다른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원한다면 남의 집에 무단침입을 할 수도 있다. 아스타리온이 마음만 먹는다면 말이다.

초대받지 않고도 남의 집과 건물에 불쑥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권력인가. 일개 노예 스폰에 지나지 않는 아스타리온 따위가 주인조차 넘볼 수 없는 막강한 힘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비록 올챙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그 과실을 맛보고 있는 상태라고는 해도, 지금의 아스타리온은 카사도어가 열망하기만 하던 것을 손쉽게 누리고 있었다.

갑자기 무제한의 자유가 주어지자 아스타리온은 어안이 벙벙하긴 했지만 신중하게 그 특혜들을 하나씩 맛보고 있었다. 딱 한가지, 지성체의 피를 마신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럴 기회가 없었다. 같이 다니게 된 동료라는 것들과 도저히 떨어질 시간이 없었고, 이 녀석들의 목을 물려고 했다간 아스타리온의 가슴에 말뚝이 박힐 게 분명했다. 그렇다고 흡혈귀라는 것을 밝히고 피를 나누어줄 수 없겠냐고 부탁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흡혈귀는 혐오스러운 해충이다. 영웅놀이에 심취한 변경의 검부터 선량한 마법사, 정신나간 기스양키까지 모두 그의 목을 따려고 하겠지. 그가 흡혈귀라는 것은 최대한 숨겨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따금씩 만나는 산적놈들의 목을 물어뜯을수도 없었다.

이것들이 자기를 감시하지 않는 유일한 때는 잠잘 때 뿐이었는데 아스타리온은 자신이 엘프라서 잠을 자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 기꺼이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그래야 동료들이 잠들었을 때 바깥으로 나가서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으니까.

처음엔 토끼부터 시작했다. 쥐가 아닌 생명체의 피 맛은 얼마나 달콤하고 신선하던가. 숲의 생물들은 하수구를 헤엄치고 다니는 쥐와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하수구 쥐들은 온갖 병에 걸려서 부패하고 곰팡내 나는 피 맛을 가지고 있었지만 숲의 짐승들은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피를 가지고 있었다. 토끼를 잡았을 땐 정말 정신없이 빨아들였던 것 같다. 크기가 워낙 작아서 먹을 피도 별로 없긴 했지만 200년 만에 쥐가 아닌 다른 피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각별했다.

그 다음부터는 자신감을 얻어 점점 큰 동물로 옮겨갔다. 멧돼지를 잡았을 때는 달성감이 엄청났다. 이렇게 큰 짐승을 나 혼자 잡다니. 당연히 사냥감의 피 맛을 즐기며 포식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멧돼지는 노린내가 심했지만 피 맛에 강렬한 힘이 담겨 있었다. 원시적인 야생의 맛. 덩치가 큰 동물이었기 때문에 다 먹지 못할 정도로 피가 많았다. 토끼같이 작은 동물은 수풀 아무데나 던져두면 되는데 이렇게 큰 놈은 사체 처리하는 것도 일이었다. 하지만 캠프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이라서 어차피 들키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일한 계산이긴 했다. 얼마 안 가서 들통나긴 했으니까.

눈썰미 좋은 섀도하트가 “이건 자연적으로 죽은 게 아닌데.”하고 멧돼지의 사망원인을 짚어냈을 때는 내심 가슴이 철렁했지만 아스타리온은 아무것도 아닌 척 연기했다. 그깟 죽은 멧돼지가 뭐라고? 갈 길이 바쁘니 서두르자. 그 때는 그렇게 속여넘길 수 있었지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던가. 얼마 안 가서 최악의 방식으로 흡혈귀라는 걸 들켜버리고 말았다. 이 올챙이 피해자 패거리의 구심점인 것 같은 하프엘프 음유시인 녀석에게.

이 녀석 이름이 타브라고 했던가?

아 안되겠다 집중력 떨어져서 나중에 나머지 쓰겠음

그리고 여기 나오는 타브는 제가 1회차때 했던 타브입니다

1) 남자 2) 하프엘프 3) 금발머리 4) 초록눈 5) 바드 6) “지옥의 주둥아리” 선동가 괴벨스 컨셉

BL인가 싶지만 BL 아님. 작정하고 BL 쓰고 싶어지면 태그 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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