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장기 프로젝트 데이(기념일) 장기 합작 : 06월 14일 키스데이
이런 영웅은 싫어 다나 연애 드림
오랜만의 친구들과 이길 바랐는데. 분명히… 투덜거리는 목소리에 다나는 한숨을 푹 쉰다. 대각선에 앉아있는, 저와 닮은 놈도 원인이긴 했지만 바로 제 옆에 있던 사랑스러운 연인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오랜만에 동창끼리의 만남이라, 처음으로 우리가 사귄다고 알려주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입을 쉬지 않고 조잘거리는 건 아침, 잠을 깨우는 새 울음소리 같은 것과 비슷했다.는 무슨. 조잘조잘 조잘조잘… 귀를 틀어막아야 하나 싶어질 정도였다.
“우리 사귀어.”
“그럴 것 같았어.”
“드디어 사귀네.”
처음은 이랬다. 사귈 줄 알았단다. 나만 몰랐던 거냐.
“다나 너 몰랐어? 얘가 너 좋아한다고 엄청 티 내고 다녔잖아.”
“장난치는 줄 알았지.”
“뭐. 장난도 있었겠지만.”
“아니야~ 다나에 대한 내 마음은 진심이었어!”
그래.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저녁 식사를 하러 왔으니 기분이다~!라며 쏘겠다는 연인의 말에 그러던 가라는 대답에도 배시시 웃어왔다. 언제부터였더라? 다나는 제 옆에서 여전히 투덜조잘을 반복하는 연인의 말을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몰라 일단은 지칠 때까지 가만히 두기로 한다. 그것이 후에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고.
무관심이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더 화나게 만든 건지 더 탄력이 붙어 이어져 왔다. 너무 시끄러운 탓인지 직원이 몇 번이나 오려다 저와 눈이 마주치니 다가오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는 모습을 봤다. 아니. 왜? 식사 주문을 해야 하지 않나? 전날 늦게까지 일하고 왔는데. 배도 고팠고. 다나는 차분히 상대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무엇 때문인지. 중간중간 들리는 데이. 데이. 뭔 데이? 밸런타인과 화이트데이 말고 또 뭐가 있던가? 바로 앞에 있던 듄에게 문자로 SOS를 쳤고 듄이 보내준 건 월별로 있는 14일 기념일. 이번 달은 키스데이란다. 아. 짜증이 밀려왔다. 겨우 이것 때문에? 그냥 처음부터 자세히 들어볼걸. 다나는 예쁜 얼굴에 그렇지 못한 나불거리는 입을 보더니 그대로 돌진. 입술까진 아니어도 그에 가까운 곳을 목표지점으로 잡았다. 쪽. 식당에선 들르지 않을 낯선 소리에 맞은편에 있던 두 사람의 시선이 몰려와 혀를 차며 시선을 떼어낸다. 그러자 4개의 눈동자는 바로 옆으로 향한다. 투덜이던 목소리는 어느새 멎었다.
무언가 닿은 느낌과 함께 마찰음이 바로 귀로 들려왔다. 상황 파악을 못하고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상대 쪽에 있던 유다가 짜증 난다는 얼굴로 시선을 돌려버리고 듄은 들고 있던 물 잔을 도로 내려놓는다. 왜 저런 반응이지? 알 수 없어 두 사람의 얼굴을 반복하며 쳐다보자 옆에서는 해줘도 이러냐는 말이 나온다. 대체 뭘?
“좋겠네.”
“뭐가?”
“뭐가라니…”
“쟤 지금 파악 못했어.”
유다의 대답에 옆에 앉은 다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 그래도 맞은편에 앉은 유다와 닮은 얼굴인데 같은 표정을 지으니 쌍둥이 같았다. 진짜 둘이 가족 아닌가? 할 정도로.
“해달라는 건 해줬으니까 다신 투덜거리지 마.”
다시 한번의 짧은 정적 뒤, 같은 사람의 2차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저절로 움직이던 고개를 획 돌리니 조금 전까지 보였던 얼굴은 어디 가고 뒤통수만 보인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빨개진 목과… 아니. 잠깐 그전에 뭐라고?
“내가 지금...”
대답을 잇지 못하고 자연스레 벌어지는 입에 듄은 쥐고 있던 잔을 들어 이번엔 물을 마시고 유다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제 앞에 있던 메뉴판을 들고 직원을 부른다. 맞은편에서 뭘 하든 다나에게로 시선이 꽂혔다. 넷이서 밥을 먹으러 와 둘둘 짝을 지어 행동하는 상황을 보던 직원은 무언가를 단단히 오해하지만 (물론 한 커플은 오해가 아닌 사실이지만) 속으로만 생각하고 주문하는 메뉴 확인을 마친 뒤 빠르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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