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

무지개

레트로봇 - 제로&리모

글창고 by 모카
78
1
0

※퇴고 안 했음.. 새벽에 열심히 갈김.. 많이 러프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또봇 시스템에 대한 날조 多

※대도시의 영웅들 1기 이전 시점!

주간창작_6월_1주차

무지개

모든 것이 새로운 너에게

w. 목화

변신 자동차 기체를 두고, 보다 작은 코어로이드형 기체를 준 건 단순히 카센터의 업무를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성인 남성 정도의 신장을 가지고, 보다 섬세한 정비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로봇 손으로 도운이나 제가 할 수 있는 업무 중 대부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까. 작게는 세모의 마중부터 크게는 카센터를 찾아온 자동차들의 수리 보조까지. 새로운 몸체를 갖게 된 제로는 집 안팎에서 다양한 일들을 해냈다. 용용회 재단의 지원이 끊긴 후 다시 오픈한 카센터가 잘 되고 있었기에 일손이 하나 늘어난 것에 도운도, 저도 만족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까지 예상했던 건 아니었는데.’

리모가 책상에 기댄 채 턱을 괴고 제로를 바라보았다. 제 옆에 쭈그려 앉아 제 앞에 펼쳐둔 책을 팔락거리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인간이었다. 조금 크고, 아는 게 적은.

“질문. 박사님, 이건 무엇입니까?”

“옛날 사람들이 그린 벽화야. 그땐 종이도, 연필도 없어서 동굴 벽에다 그렇게 그린 거지.”

“질문. 박사님, 이건 무엇입니까?”

“악보. 음악을 기호로 만들어서 기록해둔 거. 그 옆에 있는 그 양반이 아마, 모차르트? 맞지 않니?”

제로를 처음 만들 땐 그저 가족을 지킨다는 초기 개발 목적에 집중해서, 최소한의 상식과 만약을 대비한 기계 관련 지식들만 업로드했었다. 프로토 타입이었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을 넣어도 이놈이 과부하 없이 작동할 거라는 확신을 할 수 없었던 것도 있고.

브룽모터스 시절엔 제로를 바봇으로 손보며 경호와 트랜스포메이션, 공격 기술 등의 데이터를 마구잡이로 욱여넣느라 다른 지식은 전달해줄 생각을 하지 못했고, 제로와의 재회 후엔 그래도 세모나 다른 아이들이 질문할 때를 대비해 초등학생의 도덕, 규율, 관심사 정도의 질문에 관한 지식만 옮겼다. 예를 들어, 빨간 신호가 있을 때 보행자는 한쪽 손을 들고 길을 건너야 한다거나, 신데렐라가 무도회에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시간은 12시라거나, 하는.

“질문. 박사님, 그럼 이건 무엇입니까?”

“어차피 책이니까 거기 다 쓰여 있잖아. 뭐라고 돼 있는데?”

“대답. 세계1차대전을 설명한 삽화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 상태로도 여태 제로가 다른 또봇들과 아이들 틈에서 잘 지냈던 건, 아마 첫 번째로 제로 성격상 먼저 말을 꺼내는 일이 드물고, 두 번째로는 그래봤자 커다란 로봇이기에 그들의 시야에서 보고 겪는 것 정도는 다른 또봇들이 나누는 대화나 공유하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학습이 되었기 때문이었을 텐데.

한껏 낮아진 시야와 인간과 유사한 주변 환경이 낯설겠지. 이젠 저와 비슷한 환경에서 경험치를 공유할 다른 또봇도 마땅치 않았다. 코어로이드는 제로가 처음이었고, 유일했고, 엑스, 와이, 제트는 제로보다 조금 더 작은 코어로이드를 만들어주기 위해 개발 중이었으니까. 항상 차고에만 머물다 들어오게 된 집 안은 제로가 난생 처음 보는 것들이 가득했고, 인간의 시야에서 당연했던 것들은 새로운 몸체를 갖게 된 제로에게 온통 새롭고 놀라운 것 투성이었다.

책이라는 물건을 통해 리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하루 웬종일 책만 붙들고 앉아있었다. 리모의 방에 있던 책들이야 어차피 제로의 데이터에도 일부 저장돼 있을 기계공학 관련 지식이었으니 처음엔 그냥 책이라는 물건이 새로워서 그러는 줄 알았다.

제로가 책에 흥미를 보인다는 걸 가장 먼저 눈치 챈 세모가 학교 도서관에서 동화책이나 어린이 백과사전 등을 빌려오지만 않았어도 제가 지금 이렇게, 제로의 질문 폭탄을 받고 있을 일은 없었을 텐데.

‘우리 아들은 누굴 닮아 그렇게 섬세하고 다정한 건지…….’

팔락거리며 집중해서 책을 들여다보는 제로를, 리모는 조금 지친 얼굴로 바라보았다. 덩치만 커다랗지 하는 짓은 정말 3살배기나 다름 없었다. 원래 어린애를 키우는 부모는 이게 뭐야? 지옥에 빠지곤 하지. 도운이 옆에서 그렇게 언질해주지 않았다면 리모는 이미 제로의 회로를 뜯어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는 버그가 생긴 건 아닌지 검사하고 있었을 것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한참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어린아이는 온갖 것에 호기심을 보여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들을 보호자에게 죄 물어보곤 한단다. 처음 안 사실이었다.

‘하긴, 세모도 한참 초등학교를 다닐 때쯤 나랑 만났던 거니까.’

제 팔자에 육아는 세모 하나면 될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제로가 늦둥이 노릇을 하고 있었다. 사람 나이로 따지자면 10년 정도 됐으니, 세모랑 비슷한 나잇대일 텐데. 아니지, 중간중간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마인드코어로 방치되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보다 덜 됐으려나.

“질문. 박사님, 이건 무엇입니까?”

어느 쪽이든 나이 40 먹은 아저씨에게, 이런 상황은 꽤 고달팠다. 아침저녁을 가리지 않는 질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만 같았다. 아기들은 밥을 먹고 잠을 잘 때 조용하기라도 하지, 이놈은 전원을 켜두면 24시간은 족히 제게 질문을 던져댔으니. 심지어 어린이집을 가는 것도 아니라 내내 제 뒤만 졸졸 따라다닌다. 아무리 마인드코어가 배양한 주인만 따른다 해도, 이건 좀 심했다. 애초에 책에 정보가 다 나와있을 텐데, 왜 굳이굳이 나한테 한 번 더 묻는 거냐고. 글자를 못 읽는 것도 아니잖아.

더이상은 이렇게 못 산다. 물어봐도 답해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심지어 저는 평생 기계 공학 밖에 해오지 않은 공돌이라, 문과 과목이나 예체능 쪽 질문에는 무지하기 그지 없었다. 곧 세모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제대로 답해줄 수 있는 것도 수학이나 과학 정도가 다일 텐데, 세모보다 학습 능력이 빠른 기계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줄 능력까지는 되지 않았다.

“……너 이리 와봐, 그냥 데이터 업데이트 해 줄게.”

리모가 손을 까딱이며 옅게 웃었다. 카센터 구석에서 책을 펴놓고 앉아있던 제로가 책장을 넘기던 팔을 멈추었다. 고개를 들어 리모를 바라보는 제로는 무언가 생각하는 듯, 리모를 뚫어져라 응시할 뿐 별다른 말도, 움직임도 없었다. 뭐야, 이리 오라니까. 리모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때 즈음, 제로가 느리게 말문을 열었다.

“질문. 혹시 제가 박사님을 귀찮게 했습니까?”

“어?”

아차. 리모가 눈을 동그랗게 치켜떴다. 저렇게 물어올 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귀찮은 건 맞지만, 그걸 제로가 아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브룽모터스 이후로, 제로에게 잘 해주자는 마음은 항상 갖고 있는 것이어서 제 안의 다정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기는 한데, 티가 났나? 리모가 황급히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변명할 거리를 찾는 것이었다.

“아니, 그, 귀찮다기보다는, 내가 답해줄 수 있는 정보들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너도 더 잘 알고 싶어서 계속 묻는 거잖아? 그러면 차라리 백과사전이나 그런 데 있는 증명된 정보를 너한테 주는 편이 더 도움이 되겠지.”

찔리는 게 있으니 절로 말이 길어졌다. 제로에게 손짓하기 위해 들었던 팔을 내리고, 책상에 기대있던 상체를 똑바로 세웠다. 표정이 없으니 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네. 다른 애들 코어로이드를 만들 땐 표정을 알 수 있는 바이저를 추가해야 할 것 같았다.

“……대답. 괜찮습니다, 정확한 정보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뭔 소리야, 저게. 제로의 답변을 들은 리모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눈썹을 들썩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하는 일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내내 책을 붙들고 앉아 제 뒤만 쫓아다니며 이것저것 물어보던 건 더 많은 걸 알고 싶어서 그랬던 거 아니었어? 정확한 정보를 알려던 게 아니면 책은 왜 읽는 건데? 나를 통해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건 뭐 때문인데? 리모의 머릿속이 어지러이 뒤엉켰다. 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놈인지 통 알 수가 없다.

‘이거야 원, 말문 트인 어린애가 아니라 사춘기 온 큰아들이라도 키우는 기분인데…….’

리모가 속으로 투덜거리는 사이, 제로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주섬주섬 제 앞에 펼쳐두었던 책들을 그러모아 품에 안고 저벅저벅 카센터 입구로 향했다. 리모가 앉아있는 책상과 멀찍이 떨어진 자리였다. 아니, 저놈 기어이 반항을 하겠다는 건가. 지 기분 나쁘다고 시위라도 하는 거야 뭐야? 리모의 찌푸려진 얼굴은 곧 벽면에 걸려있던 시계를 확인한 후에야 풀어졌다. 오늘도 어김없이 제로의 질문에 답해주느라 하루를 다 보냈다. 오후 4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었다.

‘에휴, 내 팔자야.’

리모가 한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겼다. 벽면에 있던 스위치를 누르자, 카센터 입구를 가리고 있던 셔터가 철컹거리며 위로 올라갔다. 오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조금 쌀쌀한 공기가 순식간에 카센터 안으로 들이닥쳤다. 저놈 삐진 건 또 어떻게 풀어준담. 리모가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원체 제 말이면 껌뻑 죽는 놈이어서, 삐졌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긴 했다. 저래봤자 시키는 건 군말 없이 곧이곧대로 다 하고, 뭐 물어보면 꼬박꼬박 대답 할 거고, 다른 사람이나 또봇들한테 제 뒷담 같은 건 죽어도 하지 않겠지만.

‘내가 불편하다고, 내가.’

넌 싸가지가 더럽게 없어서 문제야. 알고는 있니? 언젠가 저를 향해 앙칼지게 쏘아붙이던 친구가 떠올랐다. 그렇게 말하는 그 애도 썩 싸가지를 챙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어중간한 양심이란 건 이래서 골치 아프다. 리모가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쑤셔넣고 터벅터벅 제로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래도 제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노력한 거라고 봐야겠지. 그걸 뭐라고 할 순 없으니까. 느린 걸음걸이와 반대로, 리모의 머릿속에선 온갖 상황들이 빠르게 연출되고 있었다. 계속 물어봐도 괜찮아? 아니, 솔직히 그건 좀 힘들고. 귀찮은 건 절대 아니었다고 하는 게 나으려나? 근데 이미 안 믿는 눈치잖아. 그냥 입 다물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푸는 편이 낫나? 하지만 그럼 내가 좀 미안한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제로의 곁으로 다가가니, 활짝 열린 카센터 입구를 통해 파란 하늘이 내다보였다. 비가 온 뒤라, 흠뻑 젖은 땅에선 축축한 흙냄새가 났다. 오, 무지개. 하늘을 올려다보던 리모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두고, 그 위에 오색빛깔의 얇은 무지개가 떠 있었다.

“제로, 저거 봐.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

슬그머니 말을 걸면 제로가 느릿느릿 리모의 옆으로 다가왔고, 리모가 하는 것을 흉내내어 시선을 들어올렸다. 새카만 바이저에 알록달록한 무지개가 비춰졌다. 무지개는 사람들도 직접 보기 드문 현상인데, 제로도 개념은 알고 있을지언정 직접 보는 건 처음일 테지. 리모가 흘끔 제로를 곁눈질했다. 아니나 다를까, 제로는 무지개가 떠 있는 하늘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예쁘냐?”

“질문. 저게 무지개입니까?”

“그렇지, 뭐.”

방금 말하는 거 들어놓고 되묻기는. 리모가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제로를 다시 돌아보았다. 새로운 몸체를 가지고 차고와 집 안을 활보하던 게 그저 새로운 환경에 흥미를 느껴서 그런 줄 알았다. 제가 배양한 마인드코어를 가지고 있으니 제 호기심과 탐구 능력을 닮은 걸까 싶어서. 저를 내내 따라다니며 쉬지 않고 묻는 것도, 책에 보다 정확한 설명이 쓰여 있어도 끊임없이 제게 말을 걸고 제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던 걸 한 번도 다르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제로, 그, 궁금한 거 나한테 묻는 거 말야.”

“대답, 네. 박사님이 번거로우시다면 앞으로는 묻지 않겠 ,”

“아니, 물어봐도 돼.”

네? 제로가 냉큼 고개를 돌려 리모를 쳐다보았다. 제가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가만가만 생각하는 모습. 제로의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리모의 귀에까지 닿는 듯 했다. 제가 직접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어도 헛짚은 거면 어떡하지, 싶어 리모의 두 귀가 붉어졌다. 아, 이런 거 너무 자아 비대한 사고방식 아냐? 아니면 좀 낯부끄러운데.

“그리고, 꼭……, 모르는 걸 묻는 게 아니더라도 그냥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나한테 말 걸어도 괜찮다고.”

물론 네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라는 가정 하의 이야기지만! 리모가 황급히 덧붙였다. 이런 말을 제 입으로 소리내 말하는 게 꽤 창피해 시선을 피했으나 멀뚱히 자신을 올려다보는 제로의 적나라한 시선은 끊길 기미가 없어 보였다. 맹목적인 놈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저와 비슷한 눈높이에서 이러고 있으니 변신 자동차일 때보다 배는 더 부담스럽긴 했다. 진짜 로봇 탈을 벗기면 안에 인간이라도 들어있을 것 같잖아.

‘……얘 지금 내 말 들은 거 맞지?’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는 반응이 없어, 리모가 조심스레 무지개를 바라보던 시선을 내렸다. 여전히 제게 꽂힌 시선을 거두지 않는 새카만 바이저에, 리모 자신의 얼굴이 선명하게 반사되어 비치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생각한 적 없다고, 내가 우습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면 어쩌지. 뒤늦은 후회가 리모를 덮쳤다. 로봇을 상대로 이런 심리전이나 하고 있고, 하여튼 간에 나도 참 많이 변했다. 도운의 탓인가? 아니면 세모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리모가 제로로부터 돌아올 대꾸를 포기하려 맘 먹은 순간, 불쑥 제로의 음성이 리모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감상. 기쁩니다.”

……어? 저항없이 벌어진 입으로 멍청한 소리가 튀어나갔다. 기쁘다고? 제로가? 리모가 두 눈을 끔뻑거리며 제로를 빤히 바라보았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제로는 리모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조용히 리모의 얼굴을 제 시각 센서에 고이 담기라도 하듯, 오랫동안 리모를 바라보다, 저 멀리서 엑스, 와이, 제트의 엔진음이 들리기 시작한 뒤에야 리모의 옆을 벗어났다.

“아빠, 다녀왔습니다!”

“야, 저거 무지개 진짜 짱이다!”

“두리두리, 사진 찍자, 사진! 트랜스포메이션 시켜줘!”

“하나. 나도 트랜스포메이션 시켜주기 바람.”

“우와아~, 진짜 예쁘다 그러더라구!”

고요하던 카센터에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순식간에 퍼졌다. 제로의 짧은 말을 듣고 넋이 나간 리모는 여전히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기쁘다는 감상이라니. 제 감정은 물론이고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말도 잘 안 하던 그 제로가? 그냥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나한테 말 걸어도 된다는 그 얘기 하나에?

“아빠, 아빠도 같이 사진 찍어요!”

제트를 트랜스포메이션 시킨 세모가, 카센터 입구에 서 있던 리모를 향해 머리 위로 팔을 들고 마구 흔들었다. 다른 아이들도 저마다 무지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잔뜩 들뜬 모습이었다. 저리 좋을까. 아이들의 웃음 가득한 낯에 리모의 입가에도 미소가 스몄다. 하나, 두리와 세모가 웃고 떠드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으니 그 근처로 다가갔던 제로가 리모를 돌아보았다. 리모와 제로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부름. 박사님.”

대범했던 부름과 달리, 그 뒤의 말은 어떻게 이어야 할 지 몰라 우물쭈물 거리는 모습이 퍽 우스웠다. 하여튼 저 녀석도, 눈치 안 보고 쉽게 하는 일이 손에 꼽다니까. 리모가 느리게 걸음을 떼었다. 휴대전화를 든 제트가 팔을 쭉 뻗고, 그 아래에 선 세모가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리 와, 제로.”

이런 걸 말하고 싶었던 거지? 리모가 제로의 손을 덥석 잡아끌었다. 리모의 힘에 이끌린 제로가 엉거주춤 리모의 품에 몸을 기대었다. 따뜻한 온기가 제로를 감쌌다.

하늘 높이 뜬 무지개를 등지고 머리 위로 쭉 뻗어올린 휴대전화 속엔, 너 나 할 것 없이 활짝 웃는 얼굴들이 가득했다.


리모는 대문자 T겠지..

제로는 T인 리모가 키워서 대문자 F인 제트 옆에 두면 T인데 파워T인 권리모 옆에 있으면 F 될 듯 근데 또 지 서운하다고 말은 못함…….

오늘도 권리모는 어김없이 T발 너 C야?가 되었습니다

이래놓고 결국 젤림 씀

권리모 4부작 가능할 것인가 !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