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로스로부터
전영중 성준수
고개 들어 올려다본 체육관의 천장은 언제나 막혀 있다. 이곳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도, 안개 짙은 흐린 날도 알 길이 없다. 각이 진 경기장 안에서 혀 빠지도록 달리고, 주어진 훈련량을 채우는 일과만이 하염없이 반복된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이 발목을 잡아도 멈출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뛰지 못하는 두 다리는 아무짝에도 쓸데없기에. 그러니 아무리 내가 택한 길이라도, 가끔은 답답하기 마련이다.
- 나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야지.
- 나는 하늘을 날 거야.
네가 꾸는 꿈을 보고 나도 꿈을 꿨다. 농구가 전부 너였던 건 아닌데, 자연히 내 농구에는 네가 있었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지금보다 조금 작을 때 꾼 꿈은 어리지만 원대하여 아직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러나 땅에서 발이 떨어지는 순간이 좋았다. 중력을 거슬러 강하게 내리꽂는 슛.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경기장 안의 모든 기세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순간의 망설임도 날아오르기 전까지다. 두 발이 공중에 뜬 이상 있는 힘껏 내지르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여전히 탁 트인 하늘은 보이지 않아도, 농구 선수에게는 농구 선수의 하늘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코트에 내려설 땐 영웅이 되어있을 테니.
긴 꿈을 꾼 이는 꿈에서 깨기 어렵다. 너는 어땠어?
- 겁나면 어쩌게.
너는 불같이 강렬해 떠난 자리마저 들끓었다. 나는 같은 자리를 몇 번이고 박차 오른다. 지금껏 그래왔듯, 독실하고 지겹도록.
나는 여기서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가겠다.
설혹 태양 가까이 불타 죽는대도 나는 비상하리라.
그러니 너는 언제고 그렇게 파랗고 뜨겁기만 해라.
이카로스로부터, 동경과 미련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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