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 █ █
이건 아주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세상을 구원한 영웅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칭송하고 찬양하여 온갖 노래를 만들었으며 모든 그림과 동상들과 같은 예술품을 만들길 마지 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기꺼워하고 행복함에 취해 그를 만들고 전시하였으며 모두가 그를 아주 오래토록 기억하리라고 다짐하였습니다.
그것도 당연한 것이 그는 아주 오래 전부터 세상을 멸망시키리라고 예언되었던 사악한 아이를 저지하고 끝내는 그의 목을 쳐냄으로 세상을 지켰으니까요!
그분은 아주 아름다운 푸른 머리칼을 가졌으며 별처럼 빛나는 은회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검을 잘 다루었으며 온갖 마법에도 능통하였죠. 그분 홀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서 다른 동료들도 필요없었습니다. 그저 세상의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멸망을 명했던 결국은 마왕이라고 불리게 된 사악한 아이를 헤치웠죠.
네?
그 마왕은 어떻게 생겼었냐고요? 당신 참 특이한 걸 묻는군요.
보자보자, 우리의 파괴자는 아주 오래 전에 내려온 예언에 걸맞게 가장 비천한 곳에서 가장 비천한 자의 몸을 빌려 태어났으며 칠흑같이 검은 머리칼과 핏빛의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났죠. 태어나서부터 버림받아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아는 건 그 애가 결국 살아남아 세상의 끝에 자리를 잡고 마수들을 자아냈다는 것이죠.
그 파괴자의 이야기 말입니까?
파괴자에 대한 이야기가 왜 전혀져 내려오겠습니까?
그건 잊혀질 것입니다. 앞으로 삼사년이면 용사만이 남고 마왕은 온전히 지워질 거에요. 그것이 여자였는지 남자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무슨 일을 겪었고 무엇을 통해 사악한 마왕이 되었으며 어떻게 세상을 멸망에 이르게 했는지는 아무도 더는 기억하고 있지 않아요.
그것의 생김새 마저도 사실 저 문장이 전부이고 이젠 잊혀질 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위대한 용사만을 찬양하고 숭배할 뿐이지.
그 사악한 마왕이 어떠했는지는 궁긍해하지 않아요.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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