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하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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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시백은 쥐어짜듯 조이는 심장을 콱 움켜쥐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호흡하는 것마저 고통스러울 만큼 폐는 깊숙이 말라 있었고 공기 중에 산소는 턱없이 부족했다. 날숨마저 아까워 헐떡이는 입에선 차마 삼키지 못한 침이 뚝뚝 떨어졌다. 메케한 연기에 사고가 흔들렸다. 땀방울이 눈에 들어가 똑바로 앞을 보기 어려웠다. 거추장스럽게 내려온 앞머리 사이로 일그러진
원작과 별개의 세계관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연구원 서재호×로봇 오미정입니다. 호진현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폭력적인 묘사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코드 번호를 입력합니다』 『입력 완료. 본체를 기동합니다』 「좋은 아침, 서재호 씨」 "…좋은 아침, 오미정이" 커튼을 걷자 우중충했던 방이 밝아졌다. 눈을 찌르는 햇살을 손으로
이 글에는 상대의 목을 조르려던 행위, 구타 묘사, 집단 폭행과 관련된 미약한 폭력 묘사가 있습니다. 약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머리칼을 흩트리는 겨울바람이 매섭다. 피부 끝이 발갛게 달아올라 바람이 스치는 족족 전기가 튀는 듯한 따가움마저 들었다. 하지만 은창에겐 이 정도가 딱 알맞았다. 사람이 없는 역 안의 쓸쓸한 공기가 오히려 이곳보다 더 춥
이 글에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상기하며 괴로워하는 정신적 불안에 대한 미약한 표현이 있습니다. 약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눈을 감으면, 아득히 먼 곳에서부터 이명 같은 폭발음이 두 번 들려온다. 첫 번째 폭발음은 처절할 정도로 잔혹하여 듣는 이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는 아픔을 주었다. 그 소리는 무언가를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비틀 것만 같았으며
한겨울임에도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여름에 장마기간이 짧다 싶더니 겨울에서야 미처 다 쏟아내지 못한 비를 내리는 것 같아 미련해보이기까지 하다. 강재인은 창틀에 어깨를 기대고서 비가 내리는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먹구름에 하늘은 별 한점 빛나지 않건늘 도시엔 집집의 불빛들이 밝아 나름의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고층에서 보는 도시는 무척이
봄이 온다지만 3월의 밤은 여전히 차가웠다. 금방 내린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뜨거운 커피가 따갑게 혀를 자극하고 이에 숨을 내뱉으면 하이얀 김이 입에서 모락모락 피어났다. 봄은 무슨. 아직 겨울이야, 겨울. 재호는 입고 있던 점퍼를 세게 끌어당겼다. 그러면서 흘끗, 옆으로 시선을 흘리면 춥지도 않은지 얇은 가디건 한 장을 걸치고선 한 손으로 자신이 사준
햇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복도. 오래된 등에서 나오는 잔잔한 불빛만이 긴 복도를 비춰주고 있었다. 재호는 잠시 숨을 고르다 이내 그 길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한 발자국씩, 천천히,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해 걸어갔다. 뚜벅이는 구두소리가 조용한 복도에 외롭게 울려퍼졌다. 한 줌의 무게 W.T. HA_RUT_ 언제였을까. 우리가 술잔을 부딪히며
친애하는 오미정님께 안녕하세요. 서재호입니다. 이 인사말 하나를 적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38년이라는 세월 동안 써 본 편지라곤 어버이날에 쓴 편지 말고는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마저 최근에는 쓰지 않게 되었으니 손편지는, 그것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쓰는 편지는 실로 오랜만입니다. 그러니 이해해주세요. 이런 익숙하지 않은 말투까지도요.
봄은 어째서 이리도 따뜻한 것인지. 봄이 주는 따스함에 생명들은 너나 할 것없이 움츠렸던 몸을 피고서 쫘악 벌린 몸뚱아리로 다가오는 봄을 한껏 맞이해준다. 특히 꽃들이 그 정도가 남달랐으니 그들은 봄이 오면 아무것도 없던 잔가지에 막 태어난 아기가 손가락을 펴 제 어미를 찾듯 작은 잎사귀를 뻗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3월의 햇볕이 그를 끌어안으면 꽁
아이는 침대에 앉아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이젠 집보다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곳은 아이를 돌봐주는 한 남자의 집이었다. 은은하게 맡아지는 담배냄새와 오래된 책들의 냄새가 섞인 방을 아이는 꽤 좋아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아버지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남자는 아이를 위한 음료수를 사러 집 앞 마트에 갔다. 고요한 적막이 흐르고 아이는 무료함
짝사랑이란 꿀과 같은 존재여서, 숨이 막히는 것을 알지만 지독히도 달콤한 맛을 잊을 수 없기에 손을 놓을 수 없게 된다. 질척하게 달라붙어오는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가 심장을 죄어 눈물을 흘리게 되어도 결국 놓지 못하는 건, 단 하나, 잊을 수 없는 달콤한 그 맛 하나 때문이다. 달콤한 맛. 예를 들면 가끔씩 쓰다듬어지는 머리, 부드럽게 불리는 이름, 어쩌다
어둠이 세상을 삼킨 시간. 남자는 조용히 눈을 떴다. 손목의 시계는 밤 12시 3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남자는 차가운 겨울밤의 공기를 천천히 들이마시다 가볍게 내뱉었다. 남자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30분. 남자는 빠르게 골목에서 빠져나와 익숙한 그곳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분명 어느 세계에서는 W.T. HA_RUT_ ー 00 :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