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이야기:알데바란
𒀭𒌋𒁯
알데바란
진짜 이름이 아닌 신에게서 내려받은 이름이며 그의 실제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그는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너무 많은 이름이 있었고 그조차 몇 가지의 이름밖에 떠올리지 못한다.
*
그는 원래 흔히 인간이라고 부르는 평범한 미물이었다.하지만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이러한 미래가 운명인 것인지 아주 평범하지는 못했다.그저 다른 미물들과 같이 그저 태어나 살아갈 뿐이었으나 운명이 존재하는 것인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세계의 멸망과 그의 몇 십 제곱은 될 죽음을 겪었다.그 멸망조차도 너무 많이 겪어 멸망의 이유를 논하기도 어려울만큼.
초기의 그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그는 가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아지랑이 같은 것을 보았고 그것이 죽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삶을 사는 이유의 실마리라고 생각했다.
그의 예상이 빗나가지는 않았으나 한낱 미물이 알아내기 불가능한 세계의 이치가 얽혀있어 그는 감정이 꽤 닳을 때까지 깨닫지 못 했다.그는 인간과 같은 동식물은 물론이고 어떨 때는 어떤 세계의 구성원으로, 또 다른 때는 어떤 곳의 미물으로,또 어떠한 곳의 신으로도 살기도 했다.그러나 그 횟수가 몇 자리를 넘기기 전까지 그는 그 이상을 알지 못했다.
언젠가 모두가 배척하고 경멸하는 괴물이 되어 다른 것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영혼이 공허를 떠돌며 또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길 기다리던 때, 𒀭𒌋𒁯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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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𒀭𒌋𒁯가 세계를 관리하고 정리하는 도중 첫 생을 끝낸 그의 영혼의 끈이 어떤 집합에 잘못 이어지고 그로 인해 수없이 되풀이되면서도 수없이 변화하는 시간을 보낸 것이다.
그가 아지랑이를 보았던 생조차도 이미 여러 번의 시간을 보낸 후였으며 다만 그 이전은 아지랑이를 보기에도 너무나 미물이었기에 그 이전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 것이었다. 세계의 시간은 미물이 기억하기에 너무나 거대한 것이었으므로.
그가 𒀭𒌋𒁯의 흔들림의 산물로써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을 알았을 때에는 이미 인간성이나 감정 따위는 삭아 바스라진 지 오래였다.그 어떤 세계에도 시간을 쏟지 않던 𒀭𒌋𒁯가 한 개의 세계에 단지 몇 초의 시간 동안 지켜본 이후로 세계에는 수많은 뒤틀림이 일어났으며 이 뒤틀림에 휘말린 그는 이때 발견되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𒀭𒌋𒁯는 자신의 흔들림을 알고 반성하기 위해 한동안 모든 세계에 관심을 가질 것을 약속하였다.
이미 많은 시간을 보낸 그는 미물보다는 작은 신에 가깝게 되었으며 𒀭𒌋𒁯 또한 그의 상태를 고려해 인지의 경계 안에 두고 일을 도와 세계를 관리하는 작은 신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그 또한 신으로서의 시간을 시작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와 관련된 실수로 인해 𒀭𒌋𒁯가 점점 약해지면서 뒤를 따르던 그가 자연스레 힘을 넘겨받으며 다음이자 마지막 𒀭𒌋𒁯로서 내정되었고 이것이 미물이 신이 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으며 누군가에게는 형용할 수 없는 공포에 떨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가 사랑한 이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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