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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타브] 서머필드의 편지

연성창고 by 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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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어차피 전해질 일도 없고 전해지지도 않을테니 이름따위 쓰지 않을거야. 내가 당신 이름을 쓰는 순간 당신을 부르는거나 마찬가지니까.

내 다리가 더는 움직일수 없게 되어 실버리문의 저택에서 요양할때까지, 나의 여행에는 분노와 증오가 함께 했었어. 왜 분노하고 증오했는지에 대해서는 당신이 더 잘 알거야. 당신의 그 바보 같은 결정때문에, 그 천치같은 선택때문에 나의 일평생에서 분노와 증오가 사그러들 날이 없었어. 그래 당신때문에 말이야.

말해봐, 당신. 그래서 만족해? 신이 되어 외층계에서 온 세상을 내려다보니 세상은 좀 아름다워 보여? 테이를 시작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기도를 바치고 찬양 받는 기분은 좋아? 내 부족한 사랑보다 더없이 당신을 만족시켜줘?

제발, 그렇다고 해줘. 그렇다면 내 분노와 증오는 식고 나는 마음을 놓고 눈을 감을 수 있을거야.

하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당신을 저주해. 지독히 저주해. 신에게 기도 말고 저주도 들린다면, 내 평생의 욕은 다 들었을거라고 믿어. 설마 그만큼의 욕을 들었는데도 화내지 않은거라면 당신은 진짜 머저리야. 화내라고 욕한건데 왜 화를 안내? 당신 욕 먹고 흥분하는 성벽이라도 있는 거 아니지? 맙소사, 신으로 승천한 주제에 그런 성벽이 있다고 하지 말아줘.

가증스러운 당신, 묻고 싶은게 있어. 언젠가 내 사랑이 부족하냐는 질문에 당신은 이렇게 대답했지. 나의 사랑은 언제나 완벽했다고. 그렇다면 아직도 나의 사랑은 당신에게 완벽해? 신이 되어서 잊을 수 없을 만큼? 있잖아, 내가 당신의 시선을 눈치 채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해? 당신이 아직 지상에 발을 붙이고 여행하던 시절에도 그렇게 열렬히 쳐다본 주제에 내가 그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다고 굳게 믿었던 머리는 신이 되고 나서도 그대로인가 보네. 사람들은 당신을 무슨 위대한 신쯤으로 취급하지만 나에게는 바보, 머저리, 천치 그 이하야. 여전히 내게 시선을 보내며, 내 마음이 당신의 마음과 같기를 바라는 남자라고.

당신은 나의 사랑이 완벽하다고 했지만 내 사랑이 진실로 완벽했다면, 우리는 진즉에 당신이 사랑하는 고향 워터딥에서 키스로 하루를 시작하고 키스로 하루를 끝마쳤을거야. 때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하루종일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였을 수도 있지.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내 사랑이 완벽하지 않았기에, 당신을 만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나의 손에서 빠져나간 시간이 되어버렸고.

후회하냐고? 맞아, 후회해. 당신을 좀 더 힘껏 사랑해야만 했었다고, 당신의 시선을 눈치챈 그 순간부터 당신을 붙잡아야했다고, 지금도 생각해. 하지만 이미 흘러가버린 우리의 시간은 신이 되어 완전해진 당신조차 되돌릴 수 없어.

지독히도 사랑하는 당신, 나의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며칠 전, 나의 후원자가 내게 찾아왔어. 이제 극장으로 갈 시간이 되었다고. 배우가 되어 그의 무대에서 연기해야할 시간이 왔다고 말이야. 나의 영혼은 더는 이 행성에 있지 않고 저 머나먼 파 렐름으로 향할거야. 그러니 가기 전에, 이것만큼은 말하고 갈게.

사랑해 게일. 일평생 분노하고 증오한 나의 사랑을, 나는 저 광기의 우주에서도 결코 잊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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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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