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이이이이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곳에는 비록 미술작품 같은 것은 없었지만 누가 봐도 미술관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너무나도 탁트이고 넓은 전시실이 한 눈에 들어왔다. 미이가 팜플렛을 보여주면서 이곳은 사실 미술관과 식물원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방금 전에서야 알게 되서 그런지 아까전까지 식물원이던 곳이 지금은 미술관이 된거 같아 조금 신기한
“자. 아동서부터 천천히 읽어 보자.” “으에…….” 소명 선배님이 내민 것은 비교적(어디까지나 비교적!) 얇은 책이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아동서. 책… 책의 페이지를 넘겨 보면(나중에 찾아보니 책장이라고 하는 것 같다) 일반적인 책보다 글씨 크기가 조금 크다. 그, 그치만……. 만화도 아닌 책을 읽으라고 하시다니……. “처음부터 한번에 다 읽을 필
주간 창작 챌린지 6월 4주차 주제 : 잊혀진 ■■■ 수면은 잔잔하게 흘러간다. 숨을 쉬는 것도 잔잔하게 흘러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흘러갈 과거는 이미 끝을 맞이한 끝에 벼랑의 끝자락에 몰려있다. 이제 나아갈 길은 오직 자신을 모두에게 잊혀진 존재로 새로운 도시로 향하며 두렵고도 낯선 길을 향해 나아간다. 좋은 인연으로 만났다면 이런 일은 절대
아직은 입 밖으로 내뱉기에 거북한 사실이나 그걸 굳이 스스로의 입으로 내뱉으며 베리프의 이름까지 거론하고, 요구하자 코체의 흐릿했던 두 눈이 맑아지더니 이내 눈물로 가득 차고 떨군 고개를 따라 방울방울 떨어져 내린다. 시올프와 테리의 마지막을 코체 또한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지, 코체는 바싹 마른 입술을 달싹거리며 제일 먼저 사과를 시작으로 염치없다는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서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이 시장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쩌다보니 이렌에 오고 나서 제일 많이 다니게 된 길은 이틀 만에 원래 여기서 살던 사람인 양 익숙해졌고, 길을 외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장신구 노점을 지나다니면서 봐뒀던, 조금 크게 상점 형태로 지어진 무기점의 문을 열며 시타라가 가게 안에 있을 상점 주인에게 인사했다
“코체씨는 어느 부위가 어느정도로 다치셨었나요? 그때 전달 받았던 건 상처 부위의 크기 정도여서요.” “아, 코체는 상처가 크게 난 상태로 강행군을 당해 상처가 곪았을 거예요.” 페찬에게 불려온 베리프는 아직 다쳐서인지 앉아서 하는 일을 맡고 있었고, 잠시 일을 밀어두고 두 사람이 앉은 자리에 같이 앉아 시타라의 질문에 답했다. 아직 다친 자신의 다리
“미안해…곤란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어쩌다가? 어떤 점이?” 따라오는 기척은 없는 걸 확인한 이그니가 손짓을 하자 둘이 올바를 향하는 길로 다시 나오며 자리를 옮기며 말했다. “필요한 약초랑 물품을 사려고 가던 길에 길을 모르겠다고 하니깐…처음에는 건물 외형을 물어보고 방금 잡혔을 때는 이그니교라 말하던데 이그니교의 이그니가….” 자신의
“뭐야 이거….” 펼쳐진 서신을 표정을 굳힌 상태로 읽어보다가 곧 미간을 좁히고 중얼거린다. “아스트라가 아니라 서신 자체는 아이타치(Aytachi)가 썼네…? 하긴 아스트라가 결정 같은 걸 못 내리니깐 이런 거 대신해줄 애는 또 아이타치 밖에 없지…불의 요람에서는 속성 때문에 말 꺼내기 껄끄럽다고 아스트라 본인이 전했을 것이고….” 안 봐도
"으무, 그러니께.....방금 봤던 그 귀신 같은 것들은 노이즈 고스트라는 놈들이고 너희들은 지금 갸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거제?" "네. 일단은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요." 시간이 지나고 노아형이 세나 누나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더불어 노이즈 고스트에 대한 것을 전부 말해줬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눈 앞에서 그 녀석들을 직접 보고 그들을 쓰려트리는
[Web발신] 안녕하세요, 경기00정신의학과의원입니다. 김서연 환자분 ‘2024 자살 방지 로봇 보급 이벤트’에 당첨되어 연락을 드립니다. 2024.00.00일까지 방문하셔서 신분증과...... 로또는 죽어도 당첨 안 되고 이런 건 당첨되네. 깡통 하나 집에 둔다고 자살이 막아지면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1위이진 않겠다고, 서연은 생각했다. 자살
※ 성관계 묘사가 있습니다. ※ 손의 자컾 연성입니다. 벌써 연말이다. 희오는 책상 위의 달력을 무심코 쳐다보다, 1월에 있을 자신의 생일을 떠올렸다. ‘올해는 좀 다르려나.’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하려던 펜을 잠시 손가락 사이로 빙글 돌렸다. 이미 희오의 눈에 서류 내용은 한 글자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급한 거였으면 누나에게 바로 올라갔을 테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넓은 초원. 푸른 하늘에는 새하얀 구름이 덩어리진 채로 유유자적하게 표류하고 있다. 구름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태양은 구름보다도 하얗게 빛나고 있다. 햇빛을 머금은 초원에는 틈틈이 작은 들꽃들이 자수처럼 박혀있으나, 자존심이 강한 잔디는 그런 꽃을 숨기려 애를 쓴다. 그런 초원의 서쪽에는 완만한 언덕이 하나 있다. 작은 언덕
회색 바탕에 빨간색과 갈색, 파란색의 선이 가로질러가는 테니스 스커트. 리안이 입고 있는 교복 끝이 나풀댔다. 리안의 시선 끝에는 은영이 아른거리고 있다. 언뜻 보기에 서늘한 느낌이 드는 얼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걸 리안은 알고 있다. 일전에 잠시 마주친 기억을 더듬어보노라면, 은영과 보낸 시간은 퍽 재미있었다. 리안의 정체를 들켜서는 안 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