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챌린지

무지개

사우스파크 드림

드림 창고 by 늘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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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은 무지개를 참 좋아했다. 무지개가 아니어도 유니콘, 딸기 시럽을 올린 팬케이크… 참 많은 걸 좋아했다. 미셸이 좋아한 것 들은 하나같이 뭐랄까… 맛이 있다면 참 달콤한 것들이었다. (무지개나 유니콘은 맛은 없지만, 그 애는 항상 무지개로 만들었다는 사탕이나 유니콘 발굽 맛이라는 허쉬 초콜릿…같은 걸 좋다고 가져왔었다.) 그 애는 사우스 파크의 여자 아이같지 않으니까, 가끔 걔 취향이 그 나이대의 여자 아이들과 비슷하다는 것을 체감할 때면 이상하게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걔랑 비슷하게 사우스 파크의 남자 아이니까…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걔의 그런 점이 참 좋았던 것 같다.

그게 꼭 걔의 취향을 맞춰주는 게 힘들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나는 미셸과 놀기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했다. 아니 뭐, 그게 처음에는 있었다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그런 건 아니고. 나랑 미셸은 아르바이트 급여를 모아서 같이 넷플릭스를 끊었다. 사실 말만 같이 모은 거지, 걔가 내는 게 내가 내는 거의 4배 가까이 됐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걔랑 같이 하루에 한 편은 마이 리틀 포니 -우정은 마법- 을 봐야했다. (우정은 마법까지 붙이지 않으면 또 미셸이 내 넷플릭스 프로필을 삭제할 지도 모른다. 그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미셸이랑 같이 미셸 집에서 봐야하는 거라, 걔랑 꼭 붙어있는 건 생각보다 좋았지만 문제는 마이 리틀 포니 -우정은 마법-의 내용이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셸은 나와 마이 리틀포니 -우정은 마법- (쓸 때마다 뭐 이리 길어?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에서 나온 등장인물의 이름과 에피소드의 제목을 어쩌다 한 번씩 물어봐서 나는 포니의 이름을 달달 외우면서 지내야 했다. (나는 포박이가 아닌데도… 제기랄.)

그러다 어느 날 미셸은 손으로 무지개를 만들었다. 나한테 보여주고 예쁘지, 켄?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라고 물어왔다. 그렇게 말하는 걔의 얼굴은 정말 귀여웠지만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궁금하지 않아서 그냥저냥 반응했더니 무지개를 내 머리 위에 달고 도망 갔다. 나는 덕분에 하루 종일 무지개가 머리 위에 있을 정도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표정은 조금 썩었겠지만? 스탠이나 카일이 보기에는 행복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카트먼은… 뭐라고 놀렸었던 것 같은데, 이 무지개를 미셸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줄행랑 쳤던 걸로 기억한다. (카트먼은 미셸을 무서워하는 것 같다. 어째서?) 미셸은 내가 죽은 후에야 오늘 하루는 행복했어? 하면서 내 머리 위의 무지개를 지워줬는데… 덕분에 그럭저럭 행복했다고 말해두는 편이 좋겠지. 아니면 분명 미셸은 또 넷플릭스 계정을 끊어둘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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