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싫] 필링필링

4.1 그는 히어로를 사랑한다 (下)

행복만 남기를

망상요람 by Z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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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역시 기분 나쁜 것 같아.

훈련 겸 기분전환이랍시고 바이고 사막으로 끌려온 나가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가에게 바이고 사막은 그리 좋은 기억이 없는 장소이다. 영정과 대화를 나누다 결국 싸웠고, 이런저런 잔소리를 듣다 자리를 떴지만, 그 자리에서 영정은 사망했다. 아무리 그렇게 싸운 상대라지만, 그를 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악감정 반, 죄책감 반으로 쌓인 감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막은 그런 찝찝한 장소였다. 마음껏 특기를 사용해보라고 데려온 것 같긴 하지만.

그럴 거면 일을 좀 줄여달라고. 심지어 가면 갈수록 피로 때문에 특기 조절이 대충이 되는 바람에 잔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다나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게 일상이었던 나가가 새삼스럽게 스트레스를 받은 이유는, 그게 잔소리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을 뻔했습니다.’

‘…’

‘그런 힘을 갖고 있으면, 조심 좀 하십시오.’

오토바이 절도범이었다. 평범한 방법으로 잡기는 힘들어서, 또 피곤에 절어 귀찮아서 그냥 푹신한 쓰레기봉투 쪽으로 돌진하게 한 것이 실수였다. 그대로 벽까지 들이박을 줄은 몰랐지. 그러고 보면 예전엔 사람을 제압하느니 텔레포트로 경찰을 대령하는 걸 선택했으니,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일이 있고 나서 사람이 피로로 몰리고 나니 이렇게 변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고 잘못된 판단을 한 나가의 실수는 맞지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을 할 정돈가?

그렇다고 히어로 안 한다고 하면 막을 거면서. 반발심이 든 나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일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도와준 건데 그러고도 욕을 먹는 일이 반복되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쿵, 콰아아앙-

무안할 정도로 별 감흥이 없었다. 나가는 결국 하나도 풀리지 않은 마음으로 전용기에 올랐다.

화풀이. 생각해보면 이런 걸로 기분이 풀린 적이 없었다. 아니, 일 시작하고 기분 좋았던 적이 있긴 한가? 애초에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대체 어떻게 일한 거지? 나가는 곰곰이 생각해봤다. 거듭 말하지만 일하면서 즐거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일이니까 했지. 그건 다른 사람도 매한가지라 생각해서 어떻게든 꾸역꾸역하긴 했다. 게다가 나이프에 목숨의 위협까지 당하고 있는 와중에 어떤 일이 즐겁겠는가. 나가는 답답한 기분을 수도 없이 느껴왔다. 그때마다, 어떻게 풀었더라?

‘저를 찾아오겠다고 약속해요.’

아, 그래. 그 사람이 있었다.


-그런 이유로 나가는 타냐의 상담실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게 잘하는 짓인지 잘 모르겠지만, 게다가 이 기분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불안하지만… 평소처럼 타냐가 독심술 하듯 속을 읽어줬으면 좋겠다. 뭐, 그런 생각뿐이었다.

“나가 군, 들어오세요~”

그때, 안에서 나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타냐는 여전히 상담실 안에 그림처럼 서 있었다. 새로 물을 끓이는 모양이었다. 그런 느긋한 모습에 나가 자신마저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찻잔을 받아 들며, 나가는 긴장으로 차가워진 손을 덥혔다. 타냐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로 저를 찾아왔나요?”

“-그…. 타냐 선배는 왜 히어로가 되셨나요?”

“스카우트 받아서요. …이런 대답을 원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왜 물어보는지 정확히 말해줄 수 있나요?”

“괜히 히어로로 활동하다 언론에서 욕먹기도 하고, 몇 날 며칠 퇴근도 못 하고 …그러잖아요.”

“아….”

타냐는 이해한 듯, 두어 번 입을 뻐끔거렸다.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다가, 얼마 되지 않아 입을 열었다.

“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도움이 되는 게 행복하고, 즐겁고…. 뭣보다 이젠 스푼 사람들이 너무나 좋거든요. 편애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래서 늘 곁에서 히어로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아….”

너무나 타냐 같은 대답이었다. 따뜻하고, 다정하고, 이타적인…. 하지만 나가 자신은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었다. 당연히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대답을 한 타냐가 원망스럽지는 않았다. 타냐가 꼭 자신과 같진 않아도 곧 이어질 자신의 두서없는 말을, 이해해줄 거란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가는 곧 입을 뗐다.

“…사실 좀 우울해서 확 그만두고도 싶은데, 제가 우울할 자격이 있나 싶어요. 저보다 약한 사람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소신 갖고 일하는데 전 고작 기분에 휘둘리는 게 창피하거든요. -근데 기분 처진 게 고작 도와주고 쓴소리 좀 들었다고 그런 거예요.”

지난번, 과잉 진압을 했다며 싸늘한 눈초리를 받은 일.

“머리로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속으론 기껏 도와줬더니… 싶어서요.”

이후로 히어로 활동을 할 때마다, 뾰족한 눈초리가 따라왔던 것.

기물파손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는 랩터네 조는, 그런 거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계속 쳐다보는데 어떻게 신경 쓰지 않겠는가. 심약한 나가로서는 불가능이었다.

“그러는 나도 남들 도움으로 간신히 살았으면서.”

나가는 쏟아내듯이 말을 이었다. 그렇게 몇 마디나 하고 나서야 씩씩거리며 말을 끊을 수 있었다. 그런 나가를, 타냐는 신중한 얼굴로 끝까지 들어주었다. 석류색 눈동자가 나가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말해놓고 부끄러워진 나가는 눈을 피하며 입을 가렸다.

“-일단 짚고 넘어갈 점은, 힘든 건 힘든 거라는 사실이에요.”

“네?”

“열악한 상황에서 살아온 사람은 그것에 익숙해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죠. 하지만 풍족함에 파묻혀 살다가 빈곤에 떨어진 사람은 너무나 힘들어요. 배가 불렀다는 생각이 드나요?”

“그건, 솔직히, 네…. 그렇지 않은가요?”

“네, 남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가 군, 그 사람은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배가 불렀다는 생각 때문에 끝끝내 치료를 받지 않았어요. 결국, 죽을 뻔도 했죠. 중요한 건 이거예요.”

누구에게나 도움은 필요하다는 것.

“그런데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자기 자신이 믿어주지 않으면 누구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어요?”

“아….”

“그래도 나가 군은 이렇게 와줘서 다행이죠. 어쨌든 저는요, ‘겨우 이 정도로 힘들다니, 배가 불렀구나’라는 생각이 상처를 더 곪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힘든 데에 자격 같은 건 없어요. 나가 군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차라리 내가 힘들다는데 어쩔 거야? 라는 생각을 하는 게 좋아요.

그제야 마음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힘들다. 적어도 우울한 것에 자격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알겠다. 타냐의 말은 반박할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보다, 그런 상냥한 말조차 상대가 혹시나 반발심을 느낄까 ‘알려주고 싶을 뿐’이라며 강요하지 않는 타냐의 모습에서 무척이나 상냥한 마음이 느껴졌다. 나가는 괜히 볼을 문질렀다.

“그리고, ‘기껏 도와줬더니…’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해요. 저라도 그럴 때가 있었는걸요?”

“네? 정말요?”

“그럼요. 도와주고도 뺨 맞은 적이 한두 번이겠어요?”

그러고 보니 듄 쌤이 그렇게 말했었지….

하지만 타냐의 능력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이 많댔지 그 과정에 폭력이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다. 반사적으로 타냐의 볼을 바라봤지만 깔끔한 살결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제가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요?”

“잘, 모르겠는데….”

“‘그럴 수 있지.’에요. 그러니까- 저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기대하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 거죠. 그런 일이 제 마음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사람을 그렇게··· 음, 지금은 그러지 않지만요.”

매정해 보이나요?

부드러운 물음에 나가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정작 나가가 그럴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어서, 괜히 고민이 깊어졌다.

“-하지만 그게 힘들다면,”

“?”

“저한테 욕하러 오세요.”

“네?! 그런 걸 권장해도 되는 거예요?”

“그럼요, 괜히 쌓아두다가 스트레스 만드는 것보단 훨씬 나은걸요. 제가 그 말을 여기저기 옮기는 것도 아니고. 저도 이젠 그게 더 편하더라구요.”

나가는 결국 웃어버리고야 말았다. 농담 같은 말이었지만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나가는 마음이 점점 녹아가는 것을 느꼈다. 이런저런 것들을 다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타냐 선배는 늘 이런 방식으로 상담을 이끌었던 걸까. 어쨌든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나가에게는 자연스럽게 마음 깊숙이 구겨져 있는 마음을 펴낼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상담사였다. 그래서 더 편하게 남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학교나 집에 있을 때도 늘 한구석에서는 긴장하려니까 힘들어요.”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는 나이프.

“앞으로 이상한 놈들이 끝없이 붙을 거 생각하면 우울해요. 협박해서 다른 사람 밑바닥을 보는 것도 꺼림칙하고….”

가족까지 들먹이며 다시 보자고 손을 흔들던 범죄자.

“사람들이 절 무서워할까 봐 걱정돼요. 앞으로 계속 남의 생명이 걸린 일을 판단할 것도 무섭고요.”

경계의 대상으로 보던 경찰의 시선, 작은 인질이었던 아이.

쌓였던 불안 요소 때문에 굳어 있던 마음이 풀리자 안에 담아두었던 더 솔직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너무 많이 말하나, 싶었지만 타냐는 너무나 이해한다는 얼굴로 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 어쩐지, 벌써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할 말을 다 마친 나가는 입을 다물었다.

“일단, 많이 고생했어요.”

“…”

울컥, 나가는 코가 매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 나가에게, 타냐는 티슈 곽을 안겨주었다. 어쩐지 부끄러워졌다.

“나가 군이 평범해서 갖는 고민이란 건 알겠어요.”

“제가요? 아니, 평범하긴 하지만, 그게 뭐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다 할 법한 고민이잖아요. 누구나 그런 고민을 해요. 하지만 보통 나가 군 같은 강대한 힘의 특기자들은 어딘가 비범한 구석이 있어서, 그런 평범한 생각은 하지 않을 때가 있죠. 그러다 보니 나가 군과 비슷한 규모의 특기를 가진 사람 중에는 공감해주는 사람도 없겠네요.”

“…”

“그런 나가 군에게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걱정을 공유하라는 거예요.”

“-하지만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고, 또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지도….”

“제가 그러던가요?”

“그건, 아니지만….”

“나가 군 주변에 나가 군의 고민을 진지하게 듣지 않을 사람은 없어요. 그래도 깊은 속으론 다들 그런 평범함을 이해하고 있을 테니까.”

나가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타냐의 말이 백번 옳기는 하지만 말하기 어려운 걸 어쩌라는 걸까, 하는 반발심이 들기도 했다. 그것을 대놓고 말하지 못한 채, 시무룩해 있기만 하자 타냐가 애매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만 보면, 나가 군에게 경찰 같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네?”

“보통 사람이라면 가족과 자신의 안전 같은 건 경찰에게 맡기고 편하게 쉴 텐데. 본인이 히어로라 그런지, 안심하고 자신의 안전을 맡기고 편히 잘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

그럴지도. 나가는 할 말을 잃었다. 안심하고 자야 할 그 밤에 시민의 안전을 위해 뛰어다니는 히어로가 자신이다 보니 그런 건 생각도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나가가 히어로다운 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히어로가 다른 사람에게 본인의 안전을 맡기는 것은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가 군, 나가 군은 만능이 아니에요. 세계의 모든 소리를 듣는다는 슈퍼맨도 아니고,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순 없잖아요? 아니, 슈퍼맨도 그러긴 힘들걸요. …그러니까 너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을 믿어요. 경찰, 아니면 적어도 같은 히어로 등의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요. 다들 도와줄 거예요. 여기 도와줄 히어로가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도 전 히어로고, 히어로가 돼서 의지하는 건 좀….”

“에이, 저 같은 사람도 있잖아요.”

“엑, 그건 좀 다른 경우 같은데,”

나가는 타냐의 경우를 되짚으며 반박했다. 타냐는 애초에 주력 분야가 다르고, 평화로운 특기를 가진 연약한 상담사였으며, 히어로라기엔 너무-

너무, 뭐?

“도움을 청하는 건 그 사람의 스펙이 정하는 게 아니에요, 나가 군. 상황이 정하는 거죠.”

“…아.”

“좀 인정이 됐어요?”

정확히 이해가 되는 문장이었다. 나가는 그저 묵묵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직전의 무례한 말을 지워냈다. 틀림없는 히어로인 타냐는 언제나 그랬듯, 역시 현명했다.

“-그리고 이건 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전 나가 군이 평범한 사람인 게 좋아요. 이런 평범한 걱정을 하는 사람이요.”

“네?”

? 히어로가 안 어울린다는 소린가? 나가는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잠시 고민했다.

“평범한 사람 중에 남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것에, 생명이 걸린 일을 판단하는 것에 처음부터 익숙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어지간히 담대한 사람도 힘들 걸요. 그냥… 그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나아지는 거죠. 하지만 전 익숙해질 정도로 자주 그런 상황에 처하길 바라지 않아요.”

“히어로가 되면 그런 상황에 익숙해지고 막, 성장이라던가….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글쎄요, 마모와 성장이 같은 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전 그게 싫어서 매번 상담을 권하거든요. 어쨌든 히어로들도 평범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평범한 사람이어도, 다른 사람을 구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더라구요.

“그러니까 히어로라고 모든 짐을 업을 필요는 없어요. 누구든 나가 군을 도와줄 테니까요.”

나가는 조곤조곤하게 얘기하는 타냐의 눈을 그제야 제대로 들여다보았다. 깊게 마주친 눈은 굳건한 신뢰를 내비치고 있었다. 치유받는 기분이 들었다. 히어로가 아닌 평범한 남고생인 나가는 그제야 똑바로 눈을 마주할 수 있었다. 타냐의 석류색 눈은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라고, 언제든지 의지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전 나가 군의 평범한 고민들을 다 들어주는 쪽으로 도와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언제든 의지해요.”

“주변에 같이 있으면 마음이 놓이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럼 나가 군은 뭐든 할 수 있을 거예요.”

다른 히어로들에게도 이런 말을 하는 걸까? 타냐 선배는 어떤 근거가 있길래 이렇게 나를 믿고 있는 걸까? 이 사람은 히어로라면 일단 다 믿고 보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가는 애써 주의를 돌렸다. 괜히 그 말을 더 곱씹으면 울컥할 것 같았다. 사실 그런 믿음 같은 것보다도, 의지하라는 말이 더 낯설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의지해달라고 말하는 것이, 그에 정말로 의지가 된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란 얘기는 하지 않아요. 다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요. 그러고 나서 여기서 저와 고민을 공유해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네, 감사합니다…”

결국 나가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벗은 안경 밑으로 물기가 그득한 것을 보며, 타냐는 다정하게 말했다. 고마워요, 고생 많았어요, 고민은 언제나 듣고 도와줄게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곧 맞잡은 손을 통해 따뜻하고 다정한 기분이 전해졌다.

-너무나 명확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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