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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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날이 지났다. 이제 카뮤의 저택에서 토우코를 외부인으로 생각하는 자가 없었다. 토우코는 말할 수 없지만, 글로서 의견을 전달할 줄 알았고 음악으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해안가를 끼고 있는 저택 피아노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지역의 디저트의 맛은 훌륭했지. 빵의 질감이 제법 괜찮았던 것 같은데. 흠, 이번에 또 구해오는 편이 좋은가…” 카뮤가 서
토우코. 이름이 혀에 걸려 떨어진다. 자신의 이름을 들은 여자는 잠깐 당황한 듯 눈짓하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기쁜걸까. 아니면… 아니, 생각은 그만두자. 카뮤는 단정 짓는 것을 그만두고 토우코의 손을 놓았다. “그저, 네가 바닷가에 가고 싶다고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야. 내가 내키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니 구태여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앞
“손 끝을 더 세워. 그래, 그렇게.” 여자는 카뮤가 직접 피아노를 가르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는 여기서 가장 귀하고 높으신 분이라며 사용인들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한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자신도 그에 준하는 취급을 받고 있었다. 아무도 자신을 무시하지 않았고, 맛있는 것과 옷 입는 것 어느 하나 여자의 손을
몸이 가라 앉는다. 바닥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인 벌이다. 눈보다도 차가운 물살이 그를 감싸고 바닥으로 끌어당긴다. 저항하려는 행위를 비웃기라도 하듯, 발버둥칠수록 더욱 아래로 빠져든다. 탐욕스러운 바다가 카뮤를 집어 삼킨다. 더이상 닿지 않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면… 누군가 알아줄까? 사라져가는 의식 사이로 저 멀리 있는 지느러미가
눈이 막 그친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다가, 이내 물러났다. 성산 밑 동굴에서 눈을 피하던 엔시오데스가 몸에 묻은 눈을 털어내며 나왔다. “오늘 눈이 온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부모님이 열차사고로 돌아가시고, 엔시오데스가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은 쉐라간드 뿐이었다. 그것이 허상일 뿐이라도 마음을 다 잡기에는 충분했다. 자애로운 쉐라간드께서는 성실
하루카는 콰르뎃 나이트의 곡을 작곡하면서, 의외로 많은 부분을 토우코에서 물어봤다. 이렇게 음악에게 사랑받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도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구나. 멜로디가 그냥 나올 줄 알았는데. 토우코는 그렇게 생각하며 제 감상을 꾸밈없이 솔직히 이야기해준다. 숨길 이유도 없을 뿐더러.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은 토우코 또한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르는
밤하늘에 축복을 빌어. 당신이 불행하지 않도록. 남 몰래 그런 생각을 해.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사소한 것들. 그리고 조금씩 모아서 강에 흘려보내. 그럼 언젠가 그 소망들이 모여서 강이되고, 바다가 되어 나중에 바라보았을 때. 당신이 정말 행복해지지 않을까? 토우코는 카뮤의 방에서 보는 별이 좋았다. 하늘은 무엇이든 품을 수 있었으니까. 작고, 초라
카란과 첫 조약을 맺다. 엔시아가 로도스에 장기 치료를 받으며, 플로밀라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다. 엔시아를 중간 다리로 카란과 로도스는 협약 조약을 맺게 되는데. 이때 조약을 맺은 것은 플로밀라가 아니라 켈시. 켈시는 엔시오데스의 의뭉스러운 부분과,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며 이득을 취하는 부분과 자신의 여동생의 치료 경과는 궁금하지 않아함과 동시에, 로도스
바니타스의 수기 드림. 샤비와 친구 롤랑의 이야기 타인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은 살아오면서 이미 질리도록 겪어온 일이다. 샤비는 이미 여러번 일을 겪으며, 스트레스도 받았고, 힘들어도 했으며, 아마 미치기도 했었다. 그래도 결국엔 괜찮아졌다. 초연해졌다기보다는 깨달았다고 말하는 쪽이 옳다. 이것저것 찾아보고, 시도해본 결과 도달한 답은 ‘아무것
성기사 샤세르의 일원인 샤비는 언제나 같이 쇳 망치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다. 아침 기도를 드리는 시간처럼, 정해진 일과. 그런 다음 부러지거나, 금이 가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말을 듣지 않는 도구나 무기들을 하나씩 정비하고, 분해했다가, 조립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여기에 소요하는데, 샤비는 한 번도 지루해한 적이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눈
오늘 온달은 아무 이유 없이 지나가는 노엘의 뒷덜미를 잡았다. 갑자기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감각에 노엘이 뒤를 돌아보면, 히죽 웃는 온달이 보인다. “...온달?” “왜 그러지?” “허, 지금 몰라서 물어? 시프리에드 부를까?” “왜 거기서 시프리에드의 이름이 나오는거지?” 노엘의 말에 온달은 알겠다며 손을 놓았다. 그래도 딱히 몸이 허공에서
1. 토우코의 한자는 冬虎 이다. (동호씨) 근데 같은 음으로 冬愛 (동애씨)가 있더라고 내가 힘들어서 개명시키려고 했는데 카뮤가 이거 하자고 사이트 띄워준 것 같아서 그대로 하기로 했다. 2. 토우코는 학창시절(리핏기준)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학원다닐 때는 학교 매점에서 일했다. 그러니까 진구지 렌이랑 히지리카와 마사토가 매점에서 메론빵 가지고 난리친걸
"그대를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소.“ 온달이 노엘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며 말을 이었다. 노엘은 그런 온달의 얼굴을 손으로 슬며시 밀어내었다. “너무 가까워.” “미안하오. 아는 얼굴이라 생각했더니 그만.” 포권을 취하며 떨어지는 온달을 본다. 노엘은 한숨을 쉬었다. 또 어떤 말을 해야할까. 네가 아는 그 자가 아니다. 나는 너와의 시간을 공유하지
요약: 내 드림주가 카나메 마도카인데 온달이 어.둠. 잡고 아케미 호무라짓함(미친새끼 아닌지) 어디서부터 설명하지. 노엘은 로드 오브 히어로즈…에 존재하는 신이 내린 조정자(아마 프로그램으로 말하면 cpu정도로 생각함)임.모든 세계에 존재하며, 본체가 되는 주축은 한 객체로 추정.<인데 조져ㅕㅈㅆ죠 이것을 통칭 조정자로 이야기하며, 조정자가 하는 일은
노엘은 오늘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읽지도 못 할거고, 혹은 건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마 마음은 전해지겠지? 싶은 작은 기대를 걸고 글자를 써 내려간다. 처음부터 문자나 문양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태어났다. 형태만 다를 뿐, 같은 마음을 느끼게 하는 도구로서 존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림과 글은 전할 수 있는 모양이 다르다. 그림은 단편적으로
모치즈키 토우코는 세상이 무료했다.자신이 천재여서가 아니라. 내가 있을 자리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서기 때문이다.내가 있을 수 잇는 장소는 어디일까? 정신없이 삶을 보내고, 생존과의 다툼에서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 할 때 부터 생긴 공허함은 곧 삶의 의지를 완전히 증발 시키는데 일조했다. 반복적인 생활의 틈에 모치즈키 토우코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
손을 뻗으면 잡히는 것은 무언가의 인영이 아니라 無였다. 세이카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무언가의 의지로 존재는 듯 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성장하면서 더욱이 강한 기시감으로 작용했고, 그것이 확신한 것은 우츠기가 죽었을 때다. “세이카. 그의 아들을... 살리기로 했군요?” “당신이, 그렇
“세이카. 혹시 보유 인자론에 대해서 알고 있어?” “네, 뭐...조금은요. 애시당초에, 저는 보유 인자론에 의해 존재하니까요.” 아닌가요. 사네미츠씨? 세이카가 사네미츠를 곧은 눈으로 바라봤다. 사네미츠는 이따금, 세이카의 눈에서 알 수 없는 심연을 마주했다. 아니지, 심연이라고 해야할까. 굳이 따지자고 하면 해구에 가깝다. 바다의 저 밑바닥을
지고천 연구소는 항상 바쁘게 돌아다닌다. 그래 당장 오늘만 해도 특히 바쁜 날이었다. 게다가 오늘 오후 업무는 정말로 다이나믹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산책을 나가던 순간이었다. 창문 너머로 벨소리가 들려왔는데,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세이카는 누군 연구소 뒤편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바깥으로 나가 휴대폰을 수거하
세이카는 이번 주에 벌써 코코아를 세 잔째 마시는 중이었다.분명 우츠기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텐데도, 꾸준히 "보호자" 노릇을 자처했다. 무언가의 트라우마가 있는걸까 하고 짐작만 해볼 뿐, 세이카는 그의 속을 구태여 들여다 보지는 않았다.다른 사람의 속내를 알아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럴 필요 또한 없었다."보여주지 않는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신의 사랑은 언제나 폭력으로 다가온다. 꼭 폭력일 필요는 없지. 하지만 그것은 신의 입장이다. 받는 자가 어떻든, 주는 자가 ‘신’이기 때문에 폭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가령, 가뭄이 극심한 인간들을 위하여 신이 주는 은혜는 비가 아니라 홍수가 될 수 있는 것처럼. 그 모든 ‘사랑’은 감히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것을 인식
온달은 자신이 잡은 새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모든 세계선에 있으나, 단 한 번을 잡지 못한 것. 필시 가장 오래 있었던 것은 자신이겠으나 동시에 가장 오래 떨어져있었던 존재였다. 다시는 놓치지 않으리. 하고 속으로 다짐도 한 번 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 잡다니. 운도 좋지." "계속 들고 다닐 생각인가요." 라샤드가 그렇게 커다란 것을 계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