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울음소리 그렇게 피어난 새로운 삶 몸과 생각이 커지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희망의 빛을 찾아가며 성숙해진다 세월이 흐르면 아름답던 꽃이 시드지만 새로운 새싹이 피는 새로운 삶 새 새싹을 반갑게 맞이하며 시드는 꽃을 아름답게 보낼 수 있기를 마지막 꽃이 지더라도 소중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 꽃이 나무가 될 수 있도록 꽃이 지는 그 순
쓸쓸한 하늘 시끌벅적한 바다 어두운 구름이 내 마음의 따뜻함을 가려 죽음의 철장에 나를 가두고 시끄러운 파도가 마음의 여유를 짓눌러 나를 날카롭게 만든다 구름이 걷히면 해가 떠오르듯이 나의 빛이 떠오를 수 있을까 파도가 잠잠해지면 날카로운 상처도 잠잠해질 수 있 을까 하늘이 맑아지며 얼어붙은 내 마음을 녹일 수 있기를 바다가 잠잠해지며 마음에
60년이 지나갔어요. 행복한 시간이었죠, 우리? 시간이 기어코 갈라놓은 사이가 됐지만. 뇌리에 남겨진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절대란 없는가봐요, 그쵸? 이다지도 들을 수 없는 답만 바라니. 판판한 사진 하나만 보는 그대여 칠흑은 그대 손잡고 천천히 나갈테니 글귀 대신 말로 그 마음 전해줘요 입춘, 고백한 그날처럼 니가 오는 그날에 만날 우리는 다
우리의 마지막 장면은 길다란 스크린을 빠져나가 마음껏 양껏 자유로울 수 있었던 그 길거리로 향하는 것이다 서울의 밤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목소리 자정을 뒤집어 쓴 골목길 그 사이를 누비면서 각자의 꿈과 어제와 사랑을 속삭이던 두 번째 고향으로 향하는 것이다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와 당신의 결말은 분명 영원에 가장 가까운 순간일 테
나는 네가 정말 좋아 너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외롭거든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거든 나는 그게 참 좋아 다치지는 마 네가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거든 100살까지 살아서 혼자서 놀 수 있는 방법 몇 천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효과 있는 건 백 가지밖에 없었다고 그런 서문으로 시작하는 책을 엮어 줘 나한테 따로 편지해 줘
지구 멸망 직전에 우리는 모두 비행기에 타 있었다 사실 개죽음만 면하려고 간 거였지 우리도 모두 죽긴 매한가지 너무 슬퍼서 울었다 창이 넓고 크게 휘어져 있어서 탁 트인 비행선 여행하는 것처럼 구름 위를 날았다 그곳엔 나의 동창들이 있었다 삶의 한 추억 조각처럼 아름답고 조용하지만 마냥 즐거워 보이는 표정의 모두와 셀카를 찍으며 마지막의 마지막 기념을 하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한없이 걸어갈 때 몸은 가볍고 주위는 어둑하다 아스팔트 도로가 발 아래서 짓뭉개지고 달이 뜬 밤하늘은 한참 위에 있다 구름 없는 밤에 칠흑같이 검은 저 너머 우주를 바라보고 앞코가 더러워진 범고래를 본다 밝아지며 더러워지는 것들, 길은 딱딱하고 사위는 고요하다 매일같은 거리가 야릇하다 나는 침입자가 되어 한없이 지근거린다 뒤를 돌아보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설움에 겹도록 부르
(습작 뒷 내용에 첨부) 안녕하세요. 평소 시와 소설을 습작만 해오다가 처음으로 인터넷 상에 작품을 올려보아요. 편하고 또 가벼이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짧은 감상이나 비평 역시 환영해요 :) 가난 오늘은 새하얀 모피코트를 입고 싶어 옷장 앞에 서면 손금이 간지러웠다 눈 내리는 숲과 낯선 짐승의 죽음을 상상했다 어떤 장면에서 나는 운명처럼 숨을
그 애가 지나온 길에는 그 해의 고백이 잔상처럼 남아있어 나는 그 길을 따라가면서 몇 번이고 아이의 고백을 읊었어 입안에서 맴도는 건 뒤엉킨 자음과 모음들 문장을 내뱉던 너의 목소리 그속에는 어느 날의 네가 있어 유리잔 같은 손가락으로 너는 조용히 나를 가리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있을 너의 미래겠지만 네가 사라진 길 위에 외로이 남겨진 이야기
무결하기 위해선 울음에 무지해야 했다 진실은 선이요 거짓은 악, 웃는 낯만이 진솔하기에. 겨울은 꾀임이 초래한 때, 봄만이 화사히 피는 낙원. 배덕한 석류를 짓씹은 날 페르세포네는 울었을까? 무당벌레를 밟아 죽인 아이가 어쩔 도리 모르고 통곡하듯이. 울음에 능통해서야 무결할 수 없나 보다.
가만히서서앉지못하다 지하철이빠르게지나다 파란옷의사람같은게하늘을보다마는보이지않는다 모방의객체는자리에서다 모든승객이하차한다음승차하여주시기바랍니다 그런데객차에는사람이없다 고요속의열차는미지한목적을좇다 객차안을질주하는사람이내리실문은오른쪽입니다 오직사람만이격동적으로움직이다 그런데객차에는사람이없다 사람은열차속을달리다 우리는고꾸라졌다 결제선 아래는 시가 없습니
흰 꽃의 꿈이 파다하다 피어난 자리마다 흉터가 도드라진다 거친 파도 위로 봉긋 부어오른 하얗고 매끈한 흉터를 주워들어다 꽃 목에 두르거나 어항에 넣어두려하나 순백의 생화가 우리의 시작점이고 관상어가 우울의 수조에 빠져 숨어들 이불이고 손우물에 넣으면 돌멩이에 지나지 않는데 부수되 꺾지는 말아라 검은 뿌리가 흰 돌을 먹고 흰 꽃을 피워내게 두어라 안개가 걷
달아래보라색빛이아득히펼친강물아래자 란꽃밭에서화들짝환희하는그리하여자유 를갈망한나와너와당신그런데나와그래서 나와자라나지못한것들의넋을잃다 그때야현현한자색과백색의경계에묻힌불 명의것이나와너와그사이어딘가를찌르어 넘다가는다시달아래환히빛나던달과달만 치도못한생각이되다 더이상달아래는비어흐르지어쩌면흘러넘 쳐이미흐르지못한너와나와그래서어쩌면 다시나와멎어버린평면에밝게빛나는자화
부덕하고 수선스러운 밤 얼굴에 나방을 붙인 자들 한 쪽은 댄스, 한 쪽은 포커 한 쪽은 샴페인, 부글대는 잔. 흐늑대는 밀랍, 매캐한 정형, 멍청한 나방의 눈. 나는 알콜도 바쁜 스텝도 없이 질식하기 적당한 상태가 된다. "오, 피앙세! 내 귀여운 어린 새, 그대 내 품에 오면 우린 천국으로 가리..." 광대질은 웃음을 벌고 날개가 가루를 뿌리고 시폰
금속의 가루를 섞은 유리 스테인드글라스 아래 파랗게 동사한 신부의 입술 맹세가 오색으로 박제된다 성자와 천사가 그랬듯이 사탄이 그랬듯이 쥐어짜이는 흰 꽃다발 영원히 정순하고 영원히 순결할 것을 백색 옷감에 짓눌린 허파가 읊을 때 창백한 꽃잎도 같은 말을 외쳤나? 가장 무결한 양의 가죽 은결 이는 성수로 쓰인 말을? 꾸욱 꾹 땋아 올린 머리카락 굽이치지도
때 끼인 욕조에 헐벗은 육신 진작에 시원치 못한 배수 웅크러들고 뒤엉킨 오물 팔꿈치 굽혀 무릎을 안고 완전히 망가진 수전처럼 떨고, 떨고, 떨고, 떨다가... ........................................ 낭비 않고 ........................................ 모은 죄에 ...............
오월이 가는 날 울었다 라일락 질 것이 아쉬웠다 꽃가지 휘둘릴 때 피던 연자색 구름이 그립겠지 일 년을 꼬박 지새우다 사월이 가는 날만 품 활짝 열고 기다리겠다 오월이 가는 날 울었다 유월이 오는 날 내렸다 물감 칠 덜 마른 정거장에 울타리 께 망울망울 진분홍 나팔꽃 입 모아 노래하고 꽃술 끝 잎 난 곳 별 모양에 꽃가루 포슬포슬 샛노랗게 새벽의 달콤한
네가 가진 크레이터에는 고뇌와 슬픔이 담겨있어 행복과 기쁨이 고여있기도 했지 너는 눈물 조각을 뿌리곤 했어 보다 많은 흔적이 생기도록 분한 마음과 의지를 잊지 않고 섞어서 그렇게 너는 반짝이는 별이 되고자 했어 어둠의 중심부에서 길을 잃었을 때에도 우주먼지가 내뿜는 악의를 느낄 때에도 길잡이 은하의 손을 놓지 않고 스스로의 일부를 떼어내가며 네 자신의 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