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공장장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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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군인 류청우는 배에 올라탔다. 제물포에 정박한 이 기선은 오전 9시에 출발하는 하와이 행 선박이었다. 배는 몇날 며칠을 걸려 그를 ‘하와이’라는 지상낙원으로 데려다줄 터였다. ‘3년…….’ 머리 위에서는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었다. 류청우는 따가운 볕에 눈살을 찌푸렸다. 목멱산 아래 위치한 남별영에서도 한여름 한낮에는 군인들의 훈련을 멈추도록 했다.
열리지 않는 문 앞에 서있던 류청우가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 듯 상의를 벗어던졌다. 전날 류청우가 잠들기 전에 입고 있던 까만 티셔츠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박문대는 그의 손끝에서 티셔츠가 구겨져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멍하니 쳐다보았다. 바닥에 떨어진 티셔츠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린 박문대는 류청우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류청우야 결심이
……. 그동안 읽어제꼈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에나 나오는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 류건우는, 아니, 얼마 전 읽었던 웹소설의 등장인물 ‘박문대’가 되어버린 류건우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속으로 절규했다. [ Mission ! 소설 장르 바꾸기~ 장르는 BL >_< ] “…미친 걸까?” 눈앞에는 이상한 안내문까지 떠올랐다. 그것은 그를 약올리기라도
사람의 행위에도 색깔이 있다면 친절은 노을빛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다 그런 생각을 했냐 하면, 일단 8차선 도로의 한 가운데에 그려져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참이었다. 성인 남성의 걸음으로 걸으면 한 20초쯤 걸리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곧바로 숙소가 있었다. 요 근래 신축 아파트들이 그렇듯 아파트 바깥쪽에도 상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황토색에서 고동
“쟤네 뭐하냐.” 배세진이 말했다. 그는 할 말이 참 많다는 표정이었다. 차유진은 그 표정이 퍽 재밌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제가 할게요.” “아냐, 매번 문대가 차려주는 걸.” “아니, 됐으니까!” 팀내 연장자-최연장자는 배세진이지만 정신적으로나 보이는 모습으로나 최연장자는 저 두사람이니 그렇다고 하자.- 둘이 설거
- … 한반도 남쪽 바다에 머무르고 있던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중부 지역에서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분간 아침 출근길에 우산 챙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날씨였습니다. 류청우는 아침 운동을 나온 참이었다. 아파트 건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이 잔뜩 끼어 금방이라도 세차게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였다.
이번주 전력 주제 보고 비슷한 소재인 것 같아서 예전 글 가지고 왔습니다~ 짧아용 어느 순간부터 류청우의 시선 끝에는 박문대가 놓였다. 그리고 방금 전 박문대가 휙- 제 쪽을 돌아보지 않았다면 영영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류청우는 제 눈동자가 박문대를 쫓는 게 꽤 오래 된 것 같다 생각했다. 박문대와 눈이 마주치기 전에 그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청우가 부상으로 양궁을 그만둔 어느 세상에서의 청우문대 * - OOO 선수! 이번에도 10점! 10점입니다! - 이러면 상대 선수가 압박이 심해지겠는데요. - 아, 이탈리아의 **** 선수가 8점에 쐈어요. OOO 선수가 8점 이상만 쏘면 **** 선수가 10점을 쏜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승리입니다. 8월의 대한민국은 어딜 가나 올림픽 이야기
물 밖에서 청우문대 “아빠, 인어 아빠도 저렇게 수영 잘 해?” 명랑한 아이의 물음에 정신을 차렸다. 대형 수조 안에서 방금까지 쇼를 이끌던 진행자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돌고래는 회색의 매끄러운 피부를 빛내며 물고기를 받아먹고 있었다. 공연을 잘 마친 대가인 듯 했다. 주변에선 사람들이 하나둘 아이의 손을 잡고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가득했던
류청우는 승부욕이 있는 남자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린 나이에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데뷔하는 데 성공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테스타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도 류청우의 승부욕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으리라. 류청우는 누구에게든 지고 싶지 않았다. 양궁 국대 시절에는 다른 나라 선수들은 논외였고, 같은 팀인 형들
bad feelings 류청우 X 박문대 그런 날이 있다. 잊고 있던 추억이 불현듯 떠올라 사람을 한순간 깊은 구덩이로 끌고 들어가는,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내 어린 영혼을 빼앗으려드는 것이 슈베르트의 가곡 속 마왕이라도 되었다면 압도적인 절대자를 마주한 어린 아이처럼 겸허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괴롭히는 것은 다름 아닌 오래 전 잊은 내 감
우리 멤버들이 이상하다 포타에 올렸던 글 재업 "형, 잘 부탁드려요."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형" 류청우가 요즘 박문대한테 종종 형이라고 부른다. 물론 박문대가 원래는 류건우...였다고 하니까 틀린 건 아니지만 지금은 박문대 몸 아닌가. 아니, 내용물은 류건우...니까 형이라고 부르는 게 맞나? 그럼 나도 박문대한테 형이라고 불러야 하나. "
“내 어디가 좋은데.”
자리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류청우는 제가 처한 상황이 참으로 기이하게만 느껴졌다. 꿈에 그리던 무과 급제에 착호갑사로 임관, 고된 훈련의 연속, 그리고 며칠 전 드디어 국왕의 첫 교지를 받았다. 온몸에 힘을 준 채 한쪽 무릎을 꿇고 받아든 교지에는 익숙한 장소가 적혀 있었다. 착호갑사로서의 첫 임무를 수행해야 할 곳은 떠나온 고향 마을이었다. 교지를
류청우는 잘 생겼다. 키도 크다. 옷도 잘 입는다. 어디 그 뿐이랴? 몸도 좋다. 매번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성격까지 좋다. 다정하고 착하고 배려심 넘치고. 게다가 지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간이고 쓸개고 빼줄 것처럼 군다. 아무튼 남자친구로서 최고의 상대다. 그런 류청우를 뻥 차버린 박문대는 멍청이다. 그래, 미친 놈이지. 내가 차놓고. 지지리 궁상이 따
최근 류청우에게는 고약한 버릇이 하나 생겼다. 바로 박문대에게 매일 디저트를 사다주는 거다. 디저트 선물이 대체 왜 고약한 버릇이냐, 묻는다면 그것은 박문대가 단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호불호를 굳이 따지자면 불호. 차라리 포도당 캔디나 초코바를 한 박스 사다줬다면 기쁘게 받았겠지만 류청우가 먹으라며 사오는 것들은 에그타르트, 도넛, 초코무스케이크
“너는 모든 사람한테 다정해.” 다정하면 좋은 거 아닌가? 태어나고부터 지금까지 다정함은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런 자신을 비웃듯 제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상대를 탓하는 말이었다. 그것도 서운함이 뚝뚝 배어나는 말투로. 그래서 류청우는 이제 막 제가 뱉은 말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3초도 안 되는 그 짧은 시간 사이에 후회가 일었다. 비단
요즈음의 류청우는 생각이 많았다. 본래 그가 생각 없이 사는 인간이란 뜻이 아니라, 무언가 고민할 거리가 있는 사람처럼 오래도록 허공을 바라보는 일이 잦다는 말이다. 무언가 고민이 있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는 그냥 멍 때리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멍하니 앉아있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 않
“류청ㅇ….” “응.” “청우야….” “하하, 왜요, 형.” “혀엉….” 몇 번인지 세기도 어려울 만큼 박문대는 류청우를 불렀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선 혀가 다 꼬여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 발음으로 몇 번이고 불렀다. 그때마다 류청우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그 부름에 전부 대답해주었다. 질 나쁜 장난을 참아주는 건 성미에 맞지 않지만, 이건 전혀 다
“청우야, 왜 혼인을 안 하겠다는 거니. 네 나이가 벌써 몇 인 줄 아는 게야?” “제 나이는 제가 제일 잘 알지요.”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잖니! 네가 약관弱冠에 든지도 한참이 지났다. 어휴, 얘, 청우야. 물론 나 듣기 좋으라 하는 말인 줄은 안다만, 이 서라벌 땅에 널 보고 볼 안 붉히는 처녀들이 없다더구나. 개중에 아무나, 너 좋다는 순진한
10:28 휴대폰 화면 속의 숫자는 야속하게도 아직 약속 시간이 한참 남았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아직도 30분이나 남았다. 변하지 않는 네 자리의 숫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고개를 돌렸다. 지하철 역이 횡단보도 바로 옆에 위치한 바람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문대가 기다리는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시간 딱 맞춰 나오겠지.’ 일찍 나온대
“이러면 간접키스인가?” 사르르 반달같이 접히는 두 눈이 박문대의 심장을 부수고 들어왔다. 미인형 얼굴에 핫바디, 안 그래도 취향 스트라이크 존인 류청우가 얼굴 앞에서 아른거렸다. 무슨 같은 브러시로 화장 좀 수정했다고 간접키스. 내가 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치만 간접키스…인 건 맞나? 그렇게 마음 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온 류청우 탓에 박문대의 신체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