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달 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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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해석하기에 앞서 관계를 이루는 인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기에, 빈센트에 관한 이야기부터 하고자 합니다. 주신 자료들을 보자마자 빈센트의 인생이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빈센트는 배경설정만 보면 슬리데린이려나? 싶은데, 실제로는 후플푸프죠. 이는 승리를 손에 넣고야 말 정도로 노력하는 것도, 패배에서 쓴맛을 느낄 정도라 이를
R은 밀레시안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이 가장 확고한 인물로 보입니다. 그런데 밀레시안이라는 건 사람의 그룹을 뜻하는 말이잖아요? 식물의 군집이나 동물의 종과 달리 사람은 저마다 개별개체이기 때문에 특정 그룹이 특정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반드시 장담하긴 어렵고요. 다난의 세계를 살아가는 밀레시안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개별성, 특징성이 도드라지지요. 그러니 R이
이리나의 남편에겐 기일이 없었다. 어느날 돌연 사라졌을 뿐 사망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기일로 통용되는 날은 분명 있었고, 그건 무에나 니어가 이리나의 남편을 실종 처리한 날과는 달랐다. 그가 실종된 날이란 기실 무에나 혼자 이리나의 남편을 우연히 만난 다음날이자 그가 광석병 발작으로 인해 사망한 날이었다. 이리나의 남편이 살아생전 스스로 이리나
가사와 곡의 전체적인 흐름과 이해를 중시하며 번역합니다.세상엔 좋은 번역이 많으니 다양한 사람들의 번역 혹은 원문을 둘러보세요. 私は誰 와타시와 다레나는 누구 あなたの哀れ 아나타노 아와레당신의 슬픔 夜空の中で 名前を無くして 요조라노 나카데 나마에오 나쿠시테밤하늘 속에서 이름을 잃고 うねりのない 水面に潜む景色を 우네리노 나이 미나모니 히소무 케시키오흔
학교는 지루하고, 따분하고, 쓸모없다. —1학년 A반 아키야마, 맞지? —소문대로 진짜 예쁘다. —아니, 소문이 약한 거 아니야? 매일같이 질리지도 않고 똑같은 일의 반복일 뿐이다. —선배, 2학년 A반이라고 했죠? … 미즈키는 무겁게 내리눌리는 눈꺼풀을 몇 번씩 깜빡거렸다. 커튼을 치지 않았는데도 방 안은 어두웠고, 벽 너머로도 집안의 고요함이
함선은 황야를 향하고 있었고, 갑판은 그 황야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전부 끌어안고 있었다. 갑판에 선 리베리 하나는 그 황야를 전부 감당하기에는 모자라 보였다. 리베리의 탓은 아니었다. 세상을 떠안을 수 있는 개인이 있다면 켈시는 카르멘과 대지에 관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일개 오퍼레이터인 리베리는 그들이 우물가에서 나눈 대화를 알지 못했지만
25시, 나이트 코드에서 메인 스토리, 카네이션 리콜렉션, 시크릿 디스턴스, 그리고 지금, 리본을 묶고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후회 없는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함께 힘내 봅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해, 미즈키의 개학식에서. 중학생 카나데와 당시의 아버지에게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카나데의 유년시절은 평범했습
※가내 설정이 존재하는 신청자 분의 박사가 켈시와 어떤 관계일지 서사를 구체적으로 빌딩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론 트레일>, 켈시 라이브2D 스킨 대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둘 다 한국 서버 인게임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이 유약한 나머지 대체로는 선하지만 때로는 비겁하고 그래서 악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 박사를 보며, 켈시는 로도스 아일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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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키는 미지근하게 식은 머그잔을 들었다. 가득 있었던 코코아는 어느덧 절반이 줄어 있었고, 처음 코코아를 입에 댔을 때부터 시간은 4시간 반이 지나 있었다. 한밤중이었다. 늦게까지 활동하는 사람들조차 대부분 잠에 드는 이런 시간이면 창 밖으로부터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SNS나 포털 사이트의 갱신도 한없이 느렸다. 빛도 소리도 다가오는 것이라고는
체르니의 방에는 오로지 적막 뿐이었다. 오선지 위에 악상을 그려내느라 사각거리는 만년필 소리와 악곡이 올바르게 새겨졌는지 가늠하기 위해 울리는 피아노 소리를 제외하고는. 체르니에게 그것들은 응당 존재해야 하는 소리였으니 적막의 범주에 끼지도 않았다. 심지어 오늘은 그에게 성화를 부릴 메딕 오퍼레이터들도 없었다. 이번 작곡을 위해 향후 2주간 방 안에 틀어
“컨트롤, 네가 어떻게 좀 해봐!” 들릴 리 없는 이름이 들려왔고, 외침이 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일렉트로는 그 이름이 잘못 들려온 이름이 맞다는 걸 깨달았다. 잘못 붙여진, 혹은 누구에게도 붙여져선 안 되는 이름의 주인은 브린디쉬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방류되는 폐수를 닮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었다. 거무튀튀한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뻗치고 꼬
아하스는 무성하게 자라난 고무나무 잎과, 생장의 제한을 잊은 양 뻗어나가는 두꺼운 넝쿨을 응시했다. 흠 없이 단단한 녹색은 살랑거리는 바람에 따라 가볍게 움직였고, 그 아래로 작은 덩치의 창조생물 군체 하나가 줄을 서 움직였다. 번개의 에테르와 얼음의 에테르, 물의 에테르가 극단적으로 부족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식물을 포함한 생명들은 부족한 에테르를 효
질투의 바다에서 A는 눈을 떴다. 별 위이자 별 아래인 세상, 에테르계이자 아이테리스를 관망할 수 있는 우주의 어드메, 간편한 용어로는 꿈 속에서 A가 감각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 질투 뿐이었다. 더하자면 분노, 회의감, 환멸, 울분, 처량함 정도. 아는 게 힘일까, 모르는 게 약일까? A는 이 논제의 답을 알고 있었다. 이 세상은 모르는 것이
죽음은 생명 가진 것들이 응당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생사의 경계는 언제나 확고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단 하루, 망자의 날을 제하고. 경계가 그어져 있으면 그 경계 너머와, 너머에 있는 존재를 그리워도 하는 법. 일 년 중 오로지 한 날에 한해 산 자들은 죽은 자들이 생으로 가득찬 세계에 침범하도록 용인했고, 그 덕에 망자들은 경계를 타고 넘어 밀
안녕, 현자님.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된 걸 축하해. 이 말을 가장 먼저 해야겠지. 현자님은 가족을 많이 그리워했으니까. 꿈결 속의 바다로 돌아가는 셈이 된 현자님이 부럽다고 생각하기도 해. 그렇지만 현자님이 이곳의 차가운 바다가 아닌 사랑하는 이들의 온기로 가득한 현자님의 원래 세계의 바다로 가게 된 걸 진심으로 기쁘게 여기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 그
흰 분필로 그렸던 마법진의 일부를 손으로 쓸어내 지운 유유코는 분필을 쥔 손을 다시 움직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두 발짝 떨어져 선과 선의 이음새를 바라보다, 도로 자리에 앉아 다시 그것을 지웠다. 그런 행동이 몇 번씩, 거의 십여 번에 가깝게 반복됐다. 유유코가 원하는 형태의 곡선과 교차점이 만들어질 때까지 쉴 새 없이.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
어느 날, 외면받고 소외되어 무리에 섞이지 못한 한 고독한 인어에게 인어공주가 찾아왔습니다. 비슷한 처지였던 인어공주는 그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어공주가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육지로 모험하는 꿈을 꾸게 되자 그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마녀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존재가 되면, 언젠간 공주와 함께 같은 세상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피크타임의 마지막 손님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가게 문이 흔들거리다 곧 완전히 닫혔다. 그랬구나, 라는 걸 메루가 알아차리는 건 그로부터 몇십 분이 더 흐른 뒤였다. 설거지 할 시간도 없이 테이블을 치우고, 사이사이 들어온 테이크아웃 주문을 맞추는 데에도 정신이 없던 탓이었다. “멜쨩!” 함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그 루나리는 몹시 기이했다. 아펠리오스는 자신이 루나리를 발견한 게 맞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그가 이제껏 죽여 온 수많은 이방인들과 꼭 닮아 있던 탓이었다. 그래서 그는 순간적으로 심장이 철렁했고, 달빛만이 인도하는 어둑한 산길 속에서 발걸음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움직임을 멈춘 채 우뚝 섰다. 무엇보다 이 느낌이 그옛날 ‘그 이방인’을 죽였을 때 느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빛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까, S.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거라 생각합니까. 나는 결코 그 양이 많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우리의 생과 우리의 존재가 증명하는 명제이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리석은 질문이 떠오른 나를 당신은 이해할 거라 믿습니다. 내 꿈과 지옥에 항시 거주하는 당신이라면 그 청년을 보
크로나는 어디도 외출하려 하지 않았다. 마카가 인적이 드문 밤에 단 둘이 하는 산책을 제안해도 마찬가지였다. 크로나가 본래 어딘가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정이 아니었으므로 그것 자체는 걱정할 게 되지 않았다. 마카가 걱정한 건, 크로나가 두 발로 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의 상태를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점이었다. 그또한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최
빙글빙글 도는 관람차, 내가 사랑하는 세계를 높이서 우뚝 장식해 왔던 놀이공원의 아이덴티티. 어릴 적엔 그 관람차 안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너무 커서, 이곳을 한없이 돌아다녀도 시간 가는 줄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고도 둘러볼 곳은 아득히 많을 거고, 관람차 또한 몇 번이고 타도 별하늘처럼 끝 없을 거라고. 그래서 그 관람차를 애써 무시해 왔다.
찰칵거리는 소리를 내곤 곧바로 타이핑하는 데 여념이 없는 갈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레미가 아이나에게 어떤 말을 수근거렸다. 그러자 아이나도 끄덕였고, 둘의 수근거림을 들은 루치아가 동의의 뜻을 내비치자 배리스도 그제야 그들의 대화에 꼈다. 버닝 레스큐 전원이 아예 갈로를 빤히 응시하는 동안, 갈로 티모스는 자신한테 오는 시선일랑 꿈에도 생각 못 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