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한번씩들 하고가자고요)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건 뭘까? 이를테면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 야심한 밤 몰래 집어먹는 과자와 라면, 접전 끝에 따낸 게임 대전 1승, 피규어와 포스터, 그 외 각종 굿즈들이 전시된 장식장 바라보기, 일하고 나서 바로 하는 밀린 애니 정주행, 심지어는 누가 옆에 있어 주는 것 그 자체로도 삶의 지탱 요소가 될 수 있다.
1. 저번 연성에 못 쓴 얘기 모란의 경우, 블루베리로 떠나는 란운더러 카지에게 힘내라고 전해주라고 했을 거임. 란운이 전해준 직후의 카지 반응은 영문은 모르겠지만 알겠다고 했었으나… 연성 시점에 이르러서야 모란의 힘내라는 말을 절실히 통감하게 됨. 물론 모란은 이렇게까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적어도 란운은 네모같은 배틀악귀(ㅎㅎ)는 아니라고 생
모란은 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웹 사이트를 스크롤하고 있었다. 탄산음료 마시고 싶다. 그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불행히도 냉장고 안에는 아무런 단 음료도 없었고, 인터넷 배송으로 시킨 각종 군것질거리들은 빨라도 내일 도착이었다. 그는 잠깐 민첩하지 못했던 자신을 원망했다. 한 다섯 개쯤 남았을 때 새로 주문했어야 했는데. '밖에 나가
1. ―제로부터 다시 나랑… ―친구가… 되어줄래? 빛을 등진 소년으로부터 빛을 향한 소녀는, 대답보다도 먼저 소리 없이 웃어 보였다. 그런 다음 분명히 고개를 저었다. 쿵, 하고 소년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내리치는 소리가 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혹은 개의치도 않은 채로 소녀는, 란운은 명료하게 말했다. “계속, 친구였어. 나에게 카지는 친구가 아닌 적
BGM / 라그 트레인 - 이나바 쿠모리(vo. 카아이 유키) 모란은 방에서 스타 대작전을 준비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하려고 노트북을 펼쳐서 끄적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용 음성 대화방에 멜로코가 들어왔다. 아직 스타 대작전에 대한 구체적인 틀이 아무것도 잡히지 않아서인지 그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 건지 한번 들어나
모란은 어제 사람들이 ‘라이트 노벨’이라고 부르는 소설을 읽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다 본방송을 챙겨보던 애니메이션의 갑작스러운 휴방 소식으로 절망하던 와중, 스쳐지나가듯 아카데미 홀 서재에서 책을 발견한 게 화근이었다. 읽으라는 듯 모란의 눈높이에 맞는 곳에 꽂혀있었던 책은 ‘아카데미에 이런 게 있어서는 안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침 할 게 없어지기도
/ 2024년 4월 중반에 쓴 해석글을, 비록 끼워맞추기라도 내용이 꽤 길고 아깝기도 해서 백업해둡니다. (위키백과에 나온 서술을 기반으로 해석했으나, 해당 페이지에도 ‘이 문서의 내용은 출처가 분명하지 않습니다.’라고 나와 있는 점 참고 바랍니다.) 일단 성격을 보면 외모 이야기는 ‘자처하고 자만심에 의해 파멸에 이르렀다.’라는 문장이 있는데요. 그러면
“안녕하세요.” “아, 예. 그간 잘 지내셨나요, 모란 양.” “아…. 네.” 인사. 예. 네. 짧은 말이 오고가는 동안에도 모란은 어색함을 떨칠 수 없어 괜히 짧은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은 가빈, 그러니까… 아카데미의 전대 교장 선생님이자 현재는 오르티가의 집사이다. 모란을 먼저 오르티가의 집으로 초대한 건 놀랍게도 본인이 아닌 눈
모란은 어쩐지 몸이 무거운 느낌에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시야도 평소보다 흐릿해 일어나자마자 안경을 찾았다. 그제야 모든 것이 똑바로 보이기 시작했는데도 왜인지 전혀 주변이 정리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모란은 스마트로토무를 보았다. 평소라면 사담이든 스타 대작전에 관한 것이든 친구들의 연락이 와 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알림도 와 있지 않았
Part 1. 모두는 진 보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편지에는 카시오페아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식은 다른 보스들의 퇴학 처리 일주일 전에 각 아지트로 전해졌다. 오르티가의 집으로 가장 먼저 전해진 편지를 가빈이 받았고, 가빈이 오르티가에게, 오르티가가 다른 보스에게 진 보스의 소식을 전했다. 그 후 누군가는 집에서
BGM/진흙 속에 피다-cover by 25時、ナイトコードで。 × 初音ミク(원곡: HarryP/vo. 월피스 카터) 6. 다음은 소설 <식충 식물(植忠 植物)>의 일부이다. 보기를 읽고, 아래 물음에 답하시오. < 보 기 > “우리 헤어지자.” “방금 뭐라고 했어?” “여기서 그만하자고.” ㄱ. “그 말… 진심이야?” “나, 내년에 플라엣테랑 결혼해
BGM / 가브리엘 포레 - 시실리안느 op. 78 지상화를 보러 갈 거야. 어느 날 모란은 그렇게 말하곤 니아에게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그가 니아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다닌 적은 있었지만 그가 어딜 같이 가자고 말한 건 니아의 기억에서는 거의 처음이라, 그는 낯선 기분이었지만 흔쾌히 알았다고 했다. 터프마을로 향하는 날 모란은 늘 입던 후
BGM / 자상무색(自傷無色) - cover by 25時、ナイトコードで。 × 初音ミク(원곡: 네코볼로) (본래 게시할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생각해놓은 BGM이 없던 관계로, 작업하면서 들었던 노래를 대신 BGM으로 첨부합니다. 가사가 우울하기에, 노래 가사 그 자체보다는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들어주세요.)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 환하던 시야에
/ 이번 글에는 캐릭터의 과거 서사와 관련하여 트리거가 눌릴 수 있는 부분(학교폭력에 대한 묘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안 나가면 영원히 집 밖으로 못 나간다.’ …라는 생각이 드는 날. 그래서 침대랑 붙으려는 몸을 이끄고 어떻게든 나가게 되는 날. 집순이에게는 그런 날이 있다. 뭐, 아닌 사람들에게는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런 상황은 아이러니하게도
말이 없던 사람에게 갑작스럽게 나서서 말을 하라고 하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거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모란 역시 빠지면 섭한 사람이었다. 물론 스마트로토무 뒤로 지령을 내린 적이야 차고 넘치지만… 현실에서 면대면으로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건 아직 글쎄, 였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거의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레 대화를 할
BGM/ 온라인 게임 폐인 슈프레히코어 - cover by MABODOFU(원곡: 사츠키가 텐코모리) 개굴닌자의물수리검 님이 접속하였습니다. 이브이의브이브이브레이크: 어 이브이의브이브이브레이크: 추명? 이브이의브이브이브레이크: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개굴닌자의물수리검: 소인은 가끔 밤늦게 게임을 하오 개굴닌자의물수리검: 그러는 카시오페아 나리도 개굴닌
BGM/ Subtitle-cover by Dazbee(원곡: Official히게단dism) 모란아! 일어났어? 방 밖에서 자신을 크게 부르는 소리에 모란은 들고 있던 스마트로토무를 떨어트릴 뻔한 걸 겨우 붙잡았다. 그는 오늘 니아와 약속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일어나기 너무 귀찮았던 나머지 그냥 일어났어. 라고 대답한 채로 아무 미동도 하지 않았다.
BGM / 하나 둘 하고 셋에 - nogumi (feat. 하츠네 미쿠) 진 보스, 무슨 생각해? 응? 누군지도 모를 음성에 얼떨결에 대답하고 나서야 모란은 꿈이든 망상이든 착각이든 이게 현실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그야 우리 집에 스타단 친구들이 있을 리 없잖아. 방 창문 쪽에 기대 비 오는 밖을 바라보던 모란은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BGM/ 스타더스트 메들리 - 키사라(feat. 하츠네 미쿠) “오늘 소인이 이렇게 갑작스레 모이자고 한 이유는 내일이 모란 나리의 생일이라는 정보를 방금 입수했기 때문이오.” “응?” “뭐?” “엥?” “어?” 어떤 인간관계이든 서로간에 마땅히 챙겨야 할 기념일을 까먹고 있다 놓치는 것만큼 미련해보이는 일은 없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미련해보이는 일
BGM / Where shall we go? - 메로쿠루(feat. 카가미네 린 & 렌) 사람은 때때로 주변 환경을 돌아보지 않고 무언가를 저지른다. 그러곤 후회한다. 그러는 동안에도 이미 저질러놓은 일은 한 발짝씩 다가온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빠르게, 그리고 냉혹하게… * ‘내가 왜 그랬지?’ 전날 밤 아무 생각 없이 비파와 멜로코에게 내일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