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호끼
안녕하세요. 호끼입니다. 뜬금없긴 하지만 오늘이 7정촌 연재한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라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약 2개월 전에 7정촌 완결을 앞두고 커미션을 신청해두었는데요,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해서 외전 연재 중에 받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이밍 좋게 어제 완성본을 받았습니다ㅎㅎ 1주년 이벤트... 계획에 전혀 없었지만 겸사겸사 날짜가 딱 좋게 맞물
"자, 주목! 서지혁의 '신해량 소유 프로젝트' 발표 시작합니다." 안경을 올려 쓴 서지혁이 패드를 커피 테이블 위에 올려두더니 화면을 공중에 띄웠다. 한 시간 넘게 방에 틀어박혀 있던 서지혁은 갑자기 혼자 멀끔한 차림으로 나왔는데, 뜬금없이 시작된 발표에 신해량은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다 말고 멍하니 제 앞에 띄워진 PPT 화면을 응시했다. 서지혁
BGM은 반복재생 설정 후 들어주세요 "솔직히 말해보세요. 저를 언제부터 좋아했는데요?" "모른다니까." "잉잉! 왜 모른대요?!" 신해량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 서지혁이 발로 소파를 팡팡 차며 앙탈을 부렸다. 덩치를 생각 못한 투정에 소파가 지진 난 듯 흔들렸지만, 연하의 남자친구가 찡얼거리든 말든 오랜만에 대바늘을 잡은 신해량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 분량조절 실패로 좀 뜬금없는 곳에서 끊어집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다시 집까지 끌려온 서지혁은 헛웃음을 흘리며 방으로 들어가는 신해량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묘하게 신나 보이는데 기분 탓인가?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겨 신해량의 방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벌써 옷방으로 간 건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첫 데이트 기
이른 아침부터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서지혁이 히죽거리며 웃었다. 책상 위에는 시집이 덩그러니 혼자 펼쳐져 있었는데, 정작 서지혁은 그 옆에 놓아둔 책갈피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기어코 신해량의 방에서 훔쳐 온 꽃이 들어 있는 투명한 책갈피였다. 파란 장미 문진이 제일 탐이 났지만, 그걸 훔쳤다간 바로 응징을 당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 노란색, 주황색 꽃잎
* 해저기지 탈출 후 퇴사한 서지혁과 신해량의 이야기입니다. 해저기지가 어찌저찌 무너지지는 않고 대충 수습되었다는 얼렁뚱땅 설정입니다. 2023.06.04에 쓰기 시작해 원작 설정과 충돌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제 : 도망가는 강아지를 잡아 키움. 강아지가 주인 말을 안 들음. 주인이 강아지를 통제함. BGM : https://youtu.be/
BGM : https://youtu.be/35DGUDamyy0 하나, 둘, 셋, 넷……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 십팔. 이런 시발! 담배연기를 손으로 휘휘 날려보내며 웅장하게 서 있는 고층 빌딩의 층수를 하나하나 세어보던 서지혁이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발을 굴렸다. 세상이 망한다 어쩐다 해서 지어둔 해저에 처박혀 몇 년을 보냈는데, 환경오염도
BGM : https://youtu.be/x3GETyhMtGQ 서지혁은 3층이라는 높이가 참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필요 없이 밖을 편하게 오고 가려면 1층이나 2층, 사생활 보호를 생각하면 7층 이상,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을 따지자면 15층 이상이 딱 좋았다. 3층은 뭐랄까……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바엔 계단을 사용하는 게 빠르지만
* 퇴사 후 3개월 동안 백수가 된 서지혁과 신해량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볼 예정입니다.* 오늘은 애정촌 첫 날입니다. BGM : https://youtu.be/siqLJciyv6c 창창한 20대 초반부터 목숨 바쳐 국가에 충성한 결과, 서지혁은 또래 보다 몇 배는 두둑한 통장 잔고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죽기 살기로 모은 것치고 큰 돈
탕 탕, 탕 탕탕― 익숙한 소음 속에서 서지혁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딘가에 몸을 기대앉아 손끝으로 제 어깨에 걸린 차갑고 단단한 것을 만졌다. 내가 왜 이런 곳에 있었더라? 본능적으로 자리를 피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가물가물하고 흐린 시야 속에 약간의 희망과 넘쳐나는 불안감을 안고 늘 그렇듯 그를 기다렸다. 기다림 끝
BGM : https://youtu.be/2osv8ilTW1M 서지혁의 하루에 새로운 루틴이 추가되었다. 밥 먹다 소리 지르기, 양치하다 거울에 머리 박기, 운동하다 폭주하고 트레이너한테 한 소리 듣기, 자기 전 침대에서 이불 차기. '120bpm'사건 이후 서지혁은 하루하루 제정신으로 살 수가 없었다. 완전 억울하고 분해서 온 세상을 향해 고래고래
서지혁은 좁은 공간에 서 있었다. 벌써 죽어서 관에 묻힌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관이라기엔 주위가 부드럽고 말랑했다. 몽롱하고 아늑한 기분을 느끼며 눈을 떠 보니 연녹색의 액체가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숨을 쉴 수가 있었다. 인간의 기관지와 폐는 기체 교환에 특화되어 있어 액체가 유입될 경우 본능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되어있는데, 이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높다. 어떤 물체가 물을 통과할 때 물체와 상호작용하는 분자의 수가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물체는 물속에서 이동할 때 더 많은 저항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인체 역시 물보다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물속에서 인체가 이동할 때, 수중 저항이라는 힘이 작용하게 된다. 이 저항은 인체가 물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며 인체의 형태와 속도에 영향
잠에서 깨어났을 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구나. 지금 막 꿀잠을 자고 일어난 서지혁의 감상이었다. 소파에 기대앉아 책을 읽고 있는 신해량의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어두운 호텔방에서 소파 앞 테이블 위에 달린 은은한 주황빛 조명만이 신해량을 비추었는데, 뮤지컬이나 연극에 나오는 극적인 연출 같았다. 위에서 내려
부엌 한가운데에서 무릎을 꿇은 서지혁이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다. 아니. 내가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다. 원래 호텔에서 먼저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깜빡 잠들어서 못했을 뿐이다. 직접 보지 않았느냐. 거의 기절을 했었다. 깨어난 뒤에도 정리가 잘 안돼서 말을 못 했던 거고, 그때 당신도 내 건강이 우선이라고 하지 않았냐. 하도 다정하게 예뻐해 주고 쓰담뽀담
BGM은 반복재생 설정 후 들어주세요 "여보~" "여보?" "자기~" "자기?" "꼭 그렇게 잘못 프로그래밍된 로봇처럼 굴어야 합니까?"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끝내주게 잘생긴 얼굴에 기분이 좋아서 기껏 애교 섞인 호칭을 불러뒀더니 이런 반응이다. 기대한 내가 바보지. 에휴. 중얼거리며 한숨을 푹 쉰 서지혁이 꼬물꼬물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