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아이리스
총 24개의 포스트
브금(만약 에덴 브금을 듣고싶다면 이쪽) 사냥매의 선물 〈에덴에서 온 도감이 들어 있다. 도감에는 지수문과 일부 생물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카이로스의 손글씨로 각종 주석이 곁들여져 있다.〉 1년만이네, 잘 지내? 이곳은 모든 게 순조로워. 무고한 피해자에게 총을 겨누라고 강요 당하지도 않고, 괴상한 외계 생명체의 표적이 되지도 않지. 사해 부근의
브금 아인 전하의 선물 〈에르세르 대륙의 황궁에서 도착한 선물. 안에는 섬세하게 닦아둔 물감과 휘갈겨 쓴 메모가 들어 있다.〉 네게 줄게. 장인들이 만들어준 물건이야. 덧붙여서, 이 수경이라는 것도 꽤나 편리해졌네. 모습 뿐만 아니라 물건까지 보낼 수 있게 되다니. 아니면 네가 굉장해졌다고 말해야할까? 이세계의 괴물 아가씨. 또 한 해가 지났구나. 도시 건
[1. 아인] 소화가 조금 있으면 불꽃놀이가 시작할 시간이네요. 아인 조금 시끄러울 거야. 귀를 막아줄까? 소화가 괜찮아요! 매년 몇 번씩 있는 일이고. 하지만 아인이 그렇게 말한다는 건……혹시 그 소리가 싫은 거예요? 아인 갑자기 시작해서 끝나니까 정신이 없을 뿐이야. 소화가 하지만 그 몇 분의 소란이 새해를 맞이하는 축하같은 거니까요, 오히려 행복을
알카이드의 새해(1) 브금 알카이드는 언제나처럼 웃으며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가 내 옆에 앉았다. ‘Radiant’의 표지를 펼친 나는 첫 페이지에서부터 펼쳐지는 장대한 경관에 압도당하며 무심코 그에게 기대었다. 처음에는 어깨에 가볍게 기댄 정도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어느새 그의 가슴팍으로 미끄러지고 있었다. 물론 잡지에 정신이 팔린 나는 눈치
브금(산들바람인데…… 유튜브 링크를 못찾았어요) 새해를 앞둔 어느 날 저녁. 셀레인 섬에 폭설이 내렸다. 현관을 열자 뒤쪽에서 다가온 나비가 문틀에 앞발을 올리고는 바깥에 쌓인 눈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밖으로 나가고싶은 모양이었다. 소화가: 바깥은 추워서 안돼. 제대로, 몇 겹이나 껴입어야 한다구. 소화가: 나처럼 말이야. 불만스러운 얼굴로 이쪽을 올
예신의 새해(1) 브금(한 곡 반복 설정을 하시면 좋습니다) 언제였을까, 일 때문에 먼 곳에 가게된 예신이 약속한 적이 있었다. 이번 연말에는 함께 새해를 맞이하자고. 나는 ‘혹시 제때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괜찮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말했지만…… 대망의 섣달 그믐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그를, 그저 조용히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브금(한 곡 반복 설정을 하시면 좋습니다) 소화가를 만나기 전까지 제국에서 지내던 예신은 교통수단이라는 개념을 알지 못했다. 목적지 같은 것은 단지 좌표에 불과하다. 정확한 위치만 알면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구에 오게 된 그는 소녀와 함께 버스나 기차, 배, 비행기에도 타게 되었다…… 전부 시간만 낭비하는 저성능의 탈것들이었다
로샤의 새해(1) 브금(한 곡 반복 설정을 하시면 좋습니다.) 섣달 그믐날 밤. 로샤는 드디어 모든 일을 마치고 셀레인 섬으로 돌아왔다. 그가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은 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잠을 자지 않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샤가 현관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보게된 모습은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던 나와 그 발밑에
브금(한 곡 반복 설정을 하시면 좋습니다) 8살이 되던 해 섣달 그믐날. 로샤는 할머니에게서 작은 금고를 하나 받았다. 가족들과 모두 모여 게임을 하고 있던 와중, 할머니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며 불러 주신 것이었다. 물론 그는 어릴적부터 매달 용돈을 받아왔지만, 금고가 필요할 정도의 금액은 아니었다. 그래서 어린 로샤는 할머니에게 꼬옥 붙어 부끄러운
카이로스의 새해(1) 브금(한곡 반복 설정을 하시면 좋습니다) 밖을 보니 밤의 어둠 속에 하얀 눈이 여럿 떠다니고 있었다. 방 안은 따뜻한 색조의 조명이 실내를 비추며 안온함을 연출하고 있었다. 나비는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카이로스가 와서 매우 기쁜 것 같았다. 마치 신난 강아지처럼, 그의 발 밑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카이로스는 허리를 굽혀 나비를 안
브금(한곡 반복 설정을 하시면 좋습니다) 새해 전야. 올해 연말은 나 혼자 보낼 생각이었다. 사실 카이로스는 함께 고향 집으로 내려가자고 했었다. 솔직히,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많이 망설였었지만……. 카이로스: 괜찮으면 연말에 우리집 가지 않을래? 카이로스가 그 말을 한 것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학생회실에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오후였다. 이제 곧
아인의 새해(1) 결국 이젤의 다리를 하나 떼어내어 ‘밀대’의 대용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아기자기한 만두를 수십 개 만들어 냄비에 집어넣을 무렵에는 이미 셀레인 섬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눈발은 점점 굵어져 자잘한 소음을 전부 삼켜내고,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점점이 켜진 도시의 불빛 뿐이었다. 섬 밖은 새해맞이 행사로 북적거릴텐데, 이 주변은 매우
똑똑, 노크 소리에 나는 창 밖을 내다보았다. 바깥에는 아직 자잘한 눈이 춤을 추듯 흩날리고 있었다. 겨울의 태양은 퇴근 시간이 일렀다. 석양의 하늘은 이미 밤하늘의 짙푸른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셀레인 섬에,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전야가 찾아왔다. 섬은 평소보다 더 고요했다. 똑똑. 다시 한 번, 느긋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기 위해 몸을 일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탁자 위에 놓여있던 오르골이 마침 마지막 멜로디를 연주하던 순간이었다. 시계 바늘은 이미 멈추었고, 춤을 추던 소녀도 움직임을 멈췄다. 나는 3년 전 그날 밤을 보냈지만, 그 사이 현실 세계에서는 불과 몇 분 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인생을 영화에 비유하자면, 우리가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이야기 뿐이다. 타인의 관점은 볼
버스는 사람이 붐비는 광장에 정차했다. 광장에서는 곧 불꽃놀이가 시작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와 예신은 버스에서 내려 시야가 탁 트인 곳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불꽃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그 짧은 사이에도, 인파는 끊임없이 밀려왔다 흘러가기를 반복했다. 첫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순간,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얼굴도 밝게 비춰졌다. 옅은
서녘이 내려앉을 무렵. ‘나’는 다시 교차로로 돌아왔다. ‘나’에게 있어 오늘은 영감을 자극하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었던 날이었을 것이다. 아마 지금 당장 집에 돌아가서 그려놓은 디자인을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겠지. 3년 전 오늘, 내가 누구를 만난건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아까운’ 만남이었는지를 아는 것은 방관자인 나 뿐이었다. …아니, ‘
이날 아침, 호텔에서 눈을 뜬 로샤는 오늘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올해로 25세가 된 그는 프레스톤 그룹의 산하 지사에서 인턴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가 가능한 한 빠르게 성장해 조금이라도 이르게 회사를 물려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로샤는 그 바램에 맞춰 쉬지 않고 일했다. 48시간 잠을 자
17살의 겨울, 카이로스는 심한 감기에 걸렸다. 어느덧 새해를 코 앞에 둔 시점. 드디어 열이 가라앉았지만, 기침과 코막힘은 여전했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그런 상태에서도 시내의 모의고사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가려다 어머니와 누나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지 얼마 되지
마켓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아인은 이 상황이 지겨워졌다. 어디를 보아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의 시끄러운 대화가 왁자지껄한 소리와 섞이며 소음으로 변모해간다. 심지어는, 그 소음은 끊어질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주최측의 음악은 센스가 없어 장소에 하나도 어울리지 않았다. 언제나 ‘금붕어 똥’ 마냥 들러붙어 쫒아다니는 두 사람만
소화가가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무렵. 머플러를 두른 소년 하나가 시장의 동쪽 입구로 들어섰다.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혼잡한 거리. 져가는 석양 빛을 반사하는 옅은 금발의 머리칼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막 입장하는 소년에게 직원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을 걸었다. 직원: 시간상 곧 폐점할 부스도 있을텐데, 괜찮겠어요? 알카이드는 상대의 호의에 작게 고개를
‘나’와 예신은 해질녘이 되어서야 네로의 시장에 도착했다. 출발 전, 예신은 ‘나’의 옷차림을 꼼꼼히 확인했다. 그는 따뜻하게 무장한 모습을 본 뒤에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계절의 밤은 상당히 서늘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활기찬 분위기가 추위를 잊게 해주는 듯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예신이 말한대로 젊
‘올해의 마지막 게시글’ 포스팅을 마치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자정에 가까워졌다. 창 밖을 확인하자 하늘은 짙은 구름에 뒤덮여 회색을 띄었다. 이런 겨울날에는 포근하게 이불 속에 들어가 있어야지. 나비는 이미 내 무릎에 기대어 잠들어있었다. 나 역시 잠을 자야할 시간이지만, 어쩐지 자고싶지가 않았다. 아, 그래. 재한 선배가 말한 어플 테스트를 해볼까? 선
학원을 떠나려는 인파를 거슬러 올라가며 발걸음을 옮겼다. 가족과의 재회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약간의 쓸쓸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의 험난한 경험들로 나는 알고있다. 평범한 삶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오늘 내가 스쳐 지나간 이름도 모를 이들은, 위험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
마지막 전공 시험이 끝나자, 세인트 세실 아카데미에도 차츰 고요함이 찾아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고향으로 돌아가는 선박을 예약하는 등, 곧 시작될 40일간의 겨울 방학을 대비하고 있었다. 학생 기숙사 앞. 학생들이 모여있는 것이 언뜻 보였다. 평소 강의나 세미나에 관한 공지가 붙는 게시판에도 지금은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문구만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