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자
총 58개의 포스트
레즈비언의 연애란 참 쉬워 보이다가도 한도 끝도 없게 어려운 것이다. 나는 지역 여성주의 동아리나 오픈채팅방 오프 모임 같은 데에 나가서 어떻게 인연을 만들어보려고 해봤으나... 결국은 돌고 돌아 다시 어플이었다. 연애를 해보려고 열심히 뭔가를 해본 건 아닌데, 솔직히 몸이 고팠다. 그래도 그러면 뭐 해.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레즈 성인물을 찾아보다 현
유현에게서 받은 꽃은 직장에서 받은 축하 선물로 둔갑해 집에 보관되고 있었다. 작은 아이들은 그걸 믿는 눈치였지만 희영은 왠지 큰 애 눈빛이 무서웠다. 뭔가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 내가 왜 가슴 졸여야 돼? 그냥 감사 인사 받은 건데. 희영이 뜨끔한 가슴을 안심시켰다. 꽃이 좋구나. 나이 들면 아줌마가 되어 자연물에 집착하게 된다고 하던데(?) 희
공상 합의서. 유현은 본인 앞에 놓여진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유현은 지게차 운전자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이었다. 더울 땐 더위와 싸우고 추울 땐 추위와 싸우는 곳. 그 곳이 바로 건설 현장이었다. 유현이 하는 일은 그나마 위험성이 높지 않은 물품 조달 작업이었지만 지게차로 건물 근처를 지나다가 벽돌 더미를 얻어맞은 유현이었다. 희영에게서 전화
가람이가 씻고 난 후 나도 화장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마쳤다. 한수원이 온 모양이었다. 한수원의 첫인상은 실물이 더 입체적이네-였다. "소개가 늦었네. 가람이 룸메 변혜림이에요." 나는 머리를 말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손을 내밀었다, 바로 거절당했지만. 한수원은 잔뜩 공격성을 내비치고 있었다. 가소로웠다. 넌 나한테 잽도 안 돼. 내가 말을 시작했다. "내
안녕하세요, 작가 여자입니다. 드디어 구독자 50명이 되었네요! 기뻐요...! 바로 Q&A 시작하겠습니다. Q1.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 여느 때와 같이 포타를 보다가... 뭔가 꼴리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차라리 내가 써볼까? 하고 시작했습니다. 저는 GL 말고 다른 것도 종종 읽는데, 우리 판이 상대적으로 마이너하기도 하고, 빻은 취향이 난무하
철컥. 문이 닫혔다. 희영은 유현에게서 온 편지를 들고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벗어났다. 애들 깨면 안 되는데. 출입문에서부터 안방까지의 거리가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다행히 늦은 밤이라 아이들이 모두 꿈나라로 여행을 간 것 같았다. 안방까지 다 도착하고 나서야 희영은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휴...." 유현이 멋대로 보낸 편지였다. 아이들에게 들키면 어쩌려고
친구라는 건 참 억울하다. 같이 있고 싶어도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고 수시로 근황이 궁금해도 함부로 물어볼 수 없다. 왜냐면 그럴 사이가 아니니까. 그런 건 애인이나 가족이 되어야 할 수 있는 거다. 나랑 이가람 사이에서 하는 게 아니라. 오후 3시가 지나고 있었다. 가람이를 보내기까지 4시간 정도 남았지만 나는 그 시간도 아까워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가
나는 할 만큼 다 했다: 가람이랑 한 첫 섹스를 끝내고 그 때 한 생각이었다. 그러고 우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잠이 들었다. 주말 내내 가람이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뭐 상관 없었다. 어차피 나랑 먼저 잤는 걸. 그렇게 스스로 정신승리 하며 속에서 올라오는 질투를 잠재우려고 했던 것 같다. 짝사랑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이가람은 어디서 굴러들어온 건지
독자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작가 여자입니다. 채널에 글을 올린 지 한 달도 채 남짓 되지 않았는데 벌써 구독자가 40명이 넘었네요. 개인적으로 보고싶은 성인물을 찾기 어려워서 혼자 자기 만족으로 쓰기 시작한 게 벌써 포스트가 30개가 넘었습니다. 한 편 당 2천 자를 목표로 쓰기 때문에 벌써 6만 자가 훌쩍 넘었겠군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긴 합니다
"내 입으로 듣는 게 더 편하겠지?" 변혜림이 운을 뗐다. "나랑 가람이랑 잔 거 맞아. 방금도 한 번 했고."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알고 싶지도 않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확신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자 작은 쾌감과 함께 분노가 차올랐다. "가람이가 많이 고파하더라고, 섹스를." 언니를 쳐다봤다. 눈을 마주쳐주지 않았다. "이 사람이 하는 말. 다 진짜
이렇게 헤어지는 걸까. 전날 새벽 네 시까지 언니와 다퉜던 나는 결국 그 다음날 당일반차를 쓰고 집에 일찍 귀가하게 된다.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낮 시간이라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비추는 텅 빈 방 안이 어색했다. 문득 언니 생각이 났다. '언니는 낮 시간에 뭘 했을까? 혼자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언니는 내 자췻방으로 옮겼던 짐을 모두
판도라의 상자. 그걸 눌러보기 전까지는 이 사진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무심코 눌러본 사진 안에는 즉석 카메라로 찍은 것 같아 보이는 폴라로이드 사진 두 장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안 돼!" 언니가 폰 화면을 뒤로 덮었다. 부들부들 떠는 손과 함께였다. 폴라로이드 사진은 여자의 가슴 두 쪽을 한껏 모아 가슴골을
"나 이번에 그래도 기숙사 신청하는 게 좋겠지?" 1월쯤이었나, 해가 바뀐 뒤였던 것 같다. 언니가 다음 학년도 기숙사 신청을 앞두고 내게 물은 것이다. 같이 산 지는 한 달 남짓 된 시기였다. "원래 우리 이제 같이 살기로 했잖아." '진작에 끝난 얘기 아니었나?' 동거를 하기 위해 기숙사를 나오기로 결정했던 언니가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 "어차피 여기서
'진짜 개 따먹고 싶다....' 술기운 때문인지 뛰어오르는 충동을 억제하기가 더욱 어려운 혜림이었다. 혜림은 더 이상 무엇이 이득일지 계산하기를 포기하고 본능이 이끄는대로 아무 말이나 떠들기 시작했다. "너 여자친구가 이거 알면 개 화내겠는걸." 장난스럽지만 몽롱한 말투였다. 혜림의 목소리가 들리자 가람은 옷을 입던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뻐끔뻐끔. "에?" 순간 자기가 알아듣지 못한 건지 헷갈린 가람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렇게 하는 거야." 혜림이 입을 열었다 다물었다 하면서 공중에 키스하는 시늉을 했다.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잠깐 빌려도 되지?" 하곤 가람의 손을 가져가서 손가락을 입에 넣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손가락이 혀라도 되는 것 마냥 정성스럽게 빨고 부드럽게 휘저었다. 감각
가람은 말이 많은 성격이 아니었지만 신중한 편이라 혜림에게 연애 상담을 하는 일이 잦았다. 그렇지만 그런 혜림에게도 가람의 눈물은 처음이었다. 아무리 안 좋게 얘길 해줘도 흔들림 없어보이던 가람의 연애가 금이 간 게 아닐까. 기대하는 혜림이었다. "울었어? 무슨 일이야." 가람이 고민의 내용을 털어놓은 건 혜림이 한참을 어르고 달랜 뒤였다. 기대완 달리 헤
가람에게도 혜림의 커밍아웃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혜림은 소위 전형적인 레즈비언 스타일링이 아니었고 옆에서 봐왔던 취향도 딱히 '티나는' 수준이 아니었다. '여자 아이돌 정도는 누구나 다 좋아하지 않나?' 곰곰히 혜림의 평소 행동들을 떠올려보던 가람이었다. 가람이 스스로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게 된 때는 중학교 때였다. 중학교는 여중이었는데 그때 친구들
가람은 주말에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 과제 시즌이라 평일에는 서로 만나기가 힘들었고, 또다시 돌아온 금요일이었다. "혜림아." "어?" 침대에 누워있던 혜림이 답했다. "안 바쁘면 잠깐 얘기 좀 할래?" "어 그래." 의아한 표정을 지은 혜림이 가람을 따라갔다. 책상에 앉은 가람은 맞은 편의 등진 의자를 돌려 자기 쪽을 바라보게 하더니 혜림을 앉혔다. "내
가람과 혜림이 만난 건 작년 초 우연히 같은 방을 쓰게 된 때였다. 재수 후 점수 맞춰 온 과의 전공이 맞지 않았던 가람은 대학 1학년을 죽 쑨 뒤 돌발적으로 휴학을 결정한 것이다. 그러고 휴학한 사이 집이 외가인 제주도로 이사를 갔고 다행히 거리 점수 덕분인지 기적적으로 기숙사에 합격했다. 그때 만난 게 혜림이었다. 혜림은 대학교 3학년이자 기숙사 생활도
나랑 잤던 여자들은 주인공 수원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섹스 스토리를 담은 작품입니다. 독자 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미리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여기에 조금씩 스포일러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부 애정있는 글들이긴 합니다만... 소재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작품에 쏟아주시는 관심과 애정 모두 감사드립니다. 스포일러 Ep. 1;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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