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하유
총 31개의 포스트
잡담 | 하성이 이번 라방에서 하고 나온 반지 이거 아니야? 익명 | 어센트 게시판 | 조회 245,493 | 추천 112 | 20XX/XX/XX XX:XX 등록 (1284798237589_img.jpg) 올초 뮤비 촬영 로케때문에 다같이 스위스 갔을 때 면세점에서 산 거 (비하인드에 다 나옴) 애초에 약지에만 낀 거 아니고 다른 손가락에도 반지 끼
나는 그저 당신의 옆에 내가 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것이 달콤했다. ❥ ❥ ❥ 3층 방에서 창 밖을 내다보면 눈이 마주치는 갓 봉우리를 틔우기 시작한 목련꽃, 화려한 봄 드레스를 꺼내와 얼룩진 곳을 세탁하고 튿어진 곳을 수선하고 리본과 레이스와 보석을 새로 다는 사용인들의 바쁜 손길, 수도의 타운하우스로 떠나는 짐을 싸기 위해 바
놀랍도록 평화로운 날이었다. 입을 비죽거리며 휴대폰 화면을 꾹꾹 누르다가 주머니 속에 집어넣는다. 반짝이는 액정 위로는 매정하기 그지없는 오빠의 메세지가 떠 있었다. 우리 막내 오늘은 혼자 와~열여덟이나 먹었으면서 무슨. 쩝, 하고 입맛을 몇 번 다시다가 터덜터덜 걸어 버스 정류장 앞에 섰다. 저만 야자 없이 일찍 조퇴라 정류장은 한산했다. 노선 상관
안녕. 네가 이 쪽지를 펼쳤다는 건 이 저택에서 동생과 함께 살아가다 말고 위화감을 느끼는 바람에 뭔가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뜻이겠지. 이 쪽지를 남긴 건 순전히 안내 겸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야. 호의에 불과하니 밑의 내용을 믿어도 믿지 않아도 상관없어. 어느 쪽을 선택하든, 어차피 너는 또다시 같은 길을 가게 되어 있거든. 쪽지가 낡은 걸 보면 알겠
863: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bmk12Qbd00 귀신이라던가 하는 걸 믿진 않지만 딱 한번 이상한 일을 겪었던 적이 있다. 한 3년 전부터인가, 나는 이직을 했다. 원래 일하던 곳은 도쿄. 새로 발령받은 곳은 도쿄 근교의 위성도시. 아내와의 신혼집은 이미 도쿄에 있고, 자리를 잡은지 오래라
7: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 20XX/XX/XX(無) XX:XX:XX.XX ID: Eid32Die18 어릴 적부터 다소 개인적인 이유로 로어나 도시괴담 따위에 관심이 많았어. (자세한 건 기회가 되면 설명함.) 내 고향인 U시는 특히 그런 일이 잦았어. 이상현상, 심령 스폿, 기괴한 사건…. 그래서 그런지 여름이면 캠코더를 들고 찾아오는 유튜버도
[레딧괴담/번역] 우리 증조할머니 시대 때 만들어진 다챠를 샀는데, 지하실에 이상한 게 있어 (2) [레딧괴담/번역] 우리 증조할머니 시대 때 만들어진 다챠를 샀는데, 지하실에 이상한 게 있어 (3) [레딧괴담/번역] 우리 증조할머니 시대 때 만들어진 다챠를 샀는데, 지하실에 이상한 게 있어 (4) 完 일단 들어가기 전에 밝혀 두자면, 나는 절반은 우
이런 식으로 재회하고 싶지는 않았다…정말로. 히라데 시엔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속도 모르고 드물게 도시의 밤하늘이 맑았다. 별이 총총 떠있을 정도로. 이런 하늘을 이 동네에서 보는 게 정말 얼마만이지. 왜 하필 이렇게 날씨마저 좋은 거지. 차마 눈앞을 쳐다볼 수가 없어서…더 정확히는, 눈앞의 광경을 외면하고 싶어서 그는 가만히 그렇게 하늘만 빤
“애쉬. 이런 식으로는 곤란한데요, 정말로.”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저 남자는. 그야말로 언제 봐도 한결같다, 라는 말 외에는 더 표현할 길이 없는 남자다. 애쉬 레드릭은 상체를 뒤로 쭉 젖힌 채 기대 앉아 있던 가죽 의자를, 단번에 빙그르 돌려 클레망과 시선을 마주해왔다. 그 낯을 지그시 들여다보던 클레망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뭇 오만하게
"니콜라예프 중령." "예." "코소보에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더군." "유능한 대대원들의 탓이지요." "그대는 늘 혓바닥이 매끄러워." 그러나 공치사를 부정하진 않는군. 사단장이 물어 피운 궐련에서부터 두터운 연기가 피어올랐다. 픽 웃는 소리가 담배 연기 사이로 샜다. 바실리는 어딘가 심드렁함이 묻어나면서도 반복으로 몸에 체화된 각 잡힌
"...뭔가요, 그 다 크고 나서야 아이들이랑 친해지려고 애써 시도하는 듯한 어색한 아버지 같은 선물...?" "...시끄럽다!" 손아귀에 새하얀 곰 인형을 쥐고 있던 카스가 쿄지가 꽥 소리를 질렀다. "그건 아리스 몫인가요?" "흥! 여자애 방이 말이야. 삭막해 빠져가지곤. 이런 거라도 있으면 좀 낫지 않겠냐?" "구시대적 발상이네요."
"당신은…왜 여기서 일하는 편입니까?" 까득, 까득. 물고 있던 츄파츕스를 깨뜨리며 민예화가 대꾸했다. "미친년한테 잘못 걸려서." 그 언젠가 톨스토이가 남긴 말과는 정 반대로, 연합에 오지 않는 사람은 제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나 연합에 오는 사람들의 이유는 죄 비슷한 모양새를 하는 편이다. 엄마, 아빠, 딸이나 아들, 형제자매, 배우자나
대부분의 상식인이라면 2023년에 처첩이니 사생아니 하는 문화는 사장된 지 오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면 나는 그 대부분에 속하지 않는 예외라는 것이고, 더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면 우리 아버지 또한 그러하다는 점이며,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우리 아버지께서 그 사장된 지 오래라고 생각되는 문화를 몸소 부활시키셔 나에게 이
이 집에 처음 오던 날, 아네트는 자신이 이 옷을 입게 될 줄로만 알았다. 단정한 검은 치마, 그 위 흰 프릴 에이프런, 머리칼이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한 같은 재질의 머리띠. 어린 날의 아네트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사용인들이 입는 옷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내가 입게 될 옷이겠지, 어렴풋이 머리를 스쳐간 짐작은 그러했다. 왜냐하면 이것이 '나
"오, 여기가 병실?" 휘적휘적 걸어온 주은이 허리를 한 차례 굽히고 커튼이 쳐진 병실 침대 너머로 쑥, 얼굴을 들이밀었다. 나직하게 휘파람을 불며 손끝을 주머니에 쑤셔넣는 꼴이 유유자적했다. 느리게 백색소음에 가까운 진동소리를 내며 공기중으로 흰 수증기를 뿜어내는 가습기, 살짝 열어둔 창밖으로 불어들어온 바람 덕에 살랑이는 커튼과 같은 것들이 가장 먼
"…이거 뭐야?" 어이없다는 듯한 휴고의 목소리가 먼저 허공을 울렸다. 웬 연보라색 머리칼의 꼬마애는 휴고 헤이우드의 다리에 찰싹, 달라붙어 다리를 끌어안고 있는 채였다. 들쑥날쑥한 머리칼은 영락없는 카일라의 것이었고 입을 앙다문 낯은 휴고를 쏙 빼닮았지만, 아무튼 그 둘 중 누구의 어린 시절과도 미묘하게 달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아빠
"오빠, 나 케이크도." 빨대를 물고 딸기 요거트 스무디를 쭙쭙 빨던 정연우가 뻔뻔하고도 당연한 얼굴로 요구하며 다리를 흔들었다. 평소에 느슨하게 묶고 다니던 머리칼은 망아지처럼 뛰어노느라 죄다 풀려버려 어깨 위에서 엉망진창으로 흩어진지 오래였다. 옷자락은 죄다 무슨 흙먼지를 뒤집어썼고, 그런 주제에 지친 기색 없이 눈이 초롱초롱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뭐야?" "잠깐, 저 애 설마…." "아마 생각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우와아…아기가 되어버렸어…." 한가로운 중얼거림을 끝으로 시선이 죄 몰려들었다. 그 중앙에 서서 관심을 한몸에 받는 꼬마 여자애는, 한눈에 보기에도 일단 시선이 훅 낮았다. 정수리가 모여든 사람들의 허리쯤에나 올까. 반짝이는 가는 금발이 단발머리가 되어 어깨 위에서 그
묻겠다. 다만 고통을 공유하는 것은 결국 가장 궁극적인 형태의 이해이자 공존이 아닌가? 어린 아델라이데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아이였다. 정확히는 인간이 어째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려고 결심하면 못 할 것은 또 아니었으나 굳이 그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쪽이 옳을 것이다. 이유는 쉽다. 아델라이데가 날
"사회의 법 같은 건, 하늘 아래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관념 아래 만들어진 거잖아요…. 이, 인간이 오버드로 진화한 지금도…인류가 평등하다고, 생각하세요…? 우, 우린 포식자죠! 그들은, 피식자고요…. 세상이 바뀌었다면, 그 세상을 주재하는 질서도 바뀔 필요가 있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으레 퇴색되기 마련이라는데, 그날만큼은 안 그랬
https://www.youtube.com/watch?v=zo-x4PU8S6g 바야흐로 생존 앞에 거의 대부분의 가치가 빛을 잃고 퇴색되어 의미가 사라진 시대였다. 신뢰가 죽었다. 의심과 협잡이 판을 친다. 선의를 찾아보기 힘든 때였다. 사람들을 미덕이라고 부르는 것을 잃었다. 그리고 졸업을 앞둔 어느 날, 그의 누나는 턱을 괴고 이렇게 말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jgsMPQt0cE 누나의 이름은 죽은 고모를 따서 붙였다. 갓 스물, 이른 나이에 가버렸지만 좋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젊은 날의 그 언젠가, 엄마는 아빠의 손을 잡고 첫 아이를 낳으면 네 죽은 누나의 이름을 붙이자고 약속했다고. 그렇게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고, 그 누구도 반대
https://www.youtube.com/watch?v=ngm99aJh7ig 아버지가 죽었다. 유언장에는 바실리의 이름만 있었다. 끝까지 지독한 인간. 바실리가 일그러진 얼굴로 웃었다. 어릴 적에는 그렇게 싫었던 지긋지긋함이 지금은 도리어 기꺼운 듯도 했다. 빌어먹게도 유쾌했다.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알 수 없게도. 당시 이르쿠츠크에서 복
https://www.youtube.com/watch?v=uZ9hB107AHs 사랑한다고, 그렇게 말했었지. 그 말을 믿으며 남은 삶을 살아갈수도, 거짓말이라 여기고 남은 삶을 살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차세오는 그 중 후자를 택했다. 일차적으론 애초에 그 말이 사실일 리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차세오가 그간 봐온 주은이라는 인간
https://www.youtube.com/watch?v=xWpEZguQE8E 다정한 것을 싫어했다. 때로 다정은, 약한 곳을 파고들어 녹이고 그 새로 틈을 비집고 들어가 나를 침식시키기 마련이었으니까. 해골 딱지가 붙은 화학약품처럼. 손댔다간 살갗이 타들어갈 정도로 위험한 것들. 나는 아무 곳에도 기대면 안 돼. 스스로에게 억지로 강요하듯 그
https://www.youtube.com/watch?v=sElE_BfQ67s 다 말라비틀어진 꽃에 햇빛이 비춘들 무슨 소용이었을까? 그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해는 떴다. 태양 같은 군주가 되어야 한다고 어린날의 스승과 읽었던 제왕학 책들과 충직하던 신하들은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곤 했다. 뾰족한 첨탑 위로 걸린 해를 바라보고 있자
COC 시나리오 Last Thursdayism 스포일러 주의 https://www.youtube.com/watch?v=D9ZrgleyX0g 0. 잃어버린 삶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1. 어질한 머리를 붙잡고 눈을 떴다. 시야가 흐릿했다. "이제 일어났어?"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바로 날아든다. 쏘아붙이는 기세가 제법 사나웠지만 잠
https://www.youtube.com/watch?v=FM7MFYoylVs 캘버리를 향해 걷는 100시간 스포 有 그러니까 캘버리로 가자. 네가 살아갈 수 있게. 폐허가 된 세상에서 카메라를 하나 주운 적이 있었다. 전기가 끊겨 디지털 카메라는 충전조차 쉽사리 할 수 없어 버린 지 오래였고, 내가 주워 온 건 낡은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