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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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대부분 가야하는 군대. 한국인 남성 캐릭터를 사랑하게 된다면 한 번 쯤 생각해보는 군대. 최성욱 역시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며, 저는 그를 사랑하는 오타쿠이기 때문에 저 역시 그의 병역의 의무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아래는 그 내용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부제목에도 작성하였듯 저는 병역의무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아래 내용은 아무리 인
밤 11시.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진동에 후쿠토미는 전화를 받았다. 수신인은 확인할 것도 없었다. 오늘은 아라키타의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었고, 두시간 전 아라키타는 그에게 오늘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실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며 술자리에 나갔었다. "나다." "후쿠짜앙." 조금 멀리 들리는 목소리에 후쿠토미는 인상을 찌푸렸다. 직접 전화를 건게 아닌 듯 했다.
후쿠토미가 소호쿠 고교에 찾아갔을 때 아라키타는 의외로 차분히 반응했다. 인터하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있었다. 후쿠토미의 입으로 직접 들은 건 아니었지만 그 날 있었던 소란과 경기장에서 후쿠토미가 했던 말들은 모두 하코네 학교 자전거부 안에 퍼져 있었다. 하코네 주장이 소호쿠 에이스의 옷을 잡아 낙차시켰다. 그것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소문
하나하키병에 걸린 동급생을 부축해 양호실로 데려갔다. 당장이라도 질식할 정도로 꽃을 토하는 녀석을 부축하며 꽃을 뱉게 하던 중, 조심하려고 했지만 꽃을 만져버렸다. 양호실에 도착했을 땐 걸어온 길이 두 사람 분의 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킨조는 입안에 가득 차는 꽃잎을 뱉어내며 대상을 생각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한 명 뿐이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끝내 짝사랑으로 마음을 접었던 킨조는 그 시절의 자신과 비슷한 눈을 하고 저를 바라보는 소년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자신은 그래도 코세키씨를 사랑하고 나서는 못 만나서 감추기라도 했지만, 저를 사랑하는 이 소년은 매일같이 만나는 자신의 제자였다. 자신이 학교를 다닐 때도 왕자로 유명했던 하코네 학교였다. 그렇기에 트레이닝은 이미 감독
안경을 쓴 건 그 사람이 제 주변을 떠난 다음이었다. 부레를 잃은 물고기는 가라앉고, 눈을 잃은 맹금류는 먹이를 찾지 못한다. 이처럼 부표를 잃은 자신은 깊은 바다에 가라앉았다. 끝없는 발버둥 끝에 다시 물 위로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잃었던 부표의 그림자 덕분이었다. 부표를 안고 살았던 날들을 기억하며 그 그림자를 쫓아왔다. 킨조는 늘 코세키
이랑은 이연을 노려봤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냐는 듯, 이제는 눈물조차 고이지 않는 그 두 눈이 이랑은 싫었다. 더이상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일말의 애정조차 남아있지 않은 그 눈이 싫었다. "넌 늘 한 발 늦어." 이연은 늘 늦었다. 이랑이 사건을 만들면 그제야 수습하러 나타났다. 이랑은 이연의 냄새를 잊지 못해서 이연이 근처에 오면 다 알아차렸지
민정은 더이상 서대위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숨바꼭질을 공인하다니. 자신과 자신의 아이와 죽은 남편을 구했던 631부대는 이미 괴물 소굴로 변해있었다. 이미 구한 민간인 중 살아남은 사람들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능력이 없는 사람은 죽었고, 이제 밖은 들개 소굴이었다. 그래 들개. 들개 사냥. 숨바꼭질의 시작은 들개 사냥이었다. 631부대는 더이상
울먹이는 서문조의 두 눈이 보이지 않고, 막혀오는 숨이 끊겼다. 아득해지던 정신은 제 자리를 찾았고 이상하리만치 편안한 마음이 찾아왔다. 몇년만의 자유였다. " ." 그리운 이름이었다. 유기혁이라는 이름을 갖기 전의 이름. 하지만 그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전혀 그립지 않았다. 오히려 화가 났다. 방금 전까지 제 목을 조르며 배신감에 떨리
칼에 찔려 피를 뿜어내느라 뜨거워진 목에 더 뜨거운 손이 얹어졌다. 반대쪽에 차가운 주사바늘이 꽂혔고, 더 차가운 액체가 몸에 들어왔다. 순식간에 몸은 이완되기 시작했고 서문조를 보던 눈은 감기면 죽는다는 직감에 떨리면서 버텼다. 배신감이 휘몰아쳤고 동시에 분노가 솟아올랐다. 유기혁은 그 손길이 오기 전에 어떻게든 빠져나갈 것이라 다짐했다. 어떻게든 틈을
그가 고아로 샘터치과에 들어온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그 나이때의 아이들에게 죽음은 부모가 슬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웠다. 날 것의 죽음을 목격하기도 어렵거니와, 받아들이는 것도 다른 이야기니까. 하지만 서문조는 죽음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제 부모를 찾지 않았다. 보고싶지 않냐는 질문에도 "볼 수 없는걸요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도 않던 인연을 만나면, 반가움과 함께 텅 빈 시간이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으로 자리잡는다. 특히나 이런 상황이라면 더욱. 정화는 손발은 깨끗하지만, 피냄새과 흙냄새로 뒤덮힌채 담배를 물어든 기혁을 보았다. 몇년만의 만남인 걸까. 기혁은 정화의 옆집에 살았다. 어릴때부터 알고 지내며 둘은 계속해서 가까이 지냈다. 공대를 졸업했음에
천국과 지옥은 결국 본인이 결정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기혁은 잘 알고 있었다. 한순간에 사업이 망한다던가, 믿었던 친구에세 배신을 당한다던가, 가족을 모두 잃는다던가, 그 지옥에서 도망쳐 도착한 이 곳이 새로운 낙원이 된다던가. 그 모든 것들을 겪으며 살아왔던 자신이었기에, 기혁은 스스로 운명에 개의치 않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 아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소란스러운 대피소 안, 검은 스포츠 머리의 남자는 가까스로 숨을 쉬고 있는 한 사람의 손을 잡고 있다. 무심한 표정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또 다른 손. 그 손에는 작은 PDA가 쥐여져 있었다. 빠르게 올라가는 부상자의 수와 사망자의 수. 그리고 따로 집계되는 센티넬과 가이드의 수를 보며 이곳 역시 전장이고 자신은 전장에 투입된 군인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30분 전, 매니저에게 받은 링크를 읽지 말았어야 했다고 도윤은 후회하고 있었다. 판도라의 상자는 희망이라도 남겼지 이건, 이건 제게 무엇을 남겼는지 알 수 없었다. 매니저에게 도윤에게 준 링크는 저와 사랑하는 연인인 주원의 팬픽이었다. 문제는 그 캐해가, 전혀 달랐다는 거지만. ["이주원. 씨발. 어디 간 거야!"] "매니저 누나, 이거, 나한테 왜 보
살면서 처음으로 도윤은 사람이 예민하다는게 어떤 것인지 체감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작게 시작된 어깨 통증은 점점 커져 이젠 옷을 갈아입는 것조차 힘들었다. 통증은 선수에게 예민한 문제였다. 게다가 수영선수가 어깨 통증이라니. 사라지지 않고 저를 계속 괴롭히는 통증에 도윤은 처음으로 예민한 상태가 되었다. 일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무섭지 않았다.
처음 형을 본 날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하고 있어요. 운동선수의 몸을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좋아한다는건 알고 있었어요. 선수 생활을 할 때도 몇 번이나 초대장이 왔었으니까요. 은퇴를 하면 그런 관심들은 다 사라질줄 알았는데 매번 초대장을 보내주시던 선생님께서 직접 초대장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쇼에 참석했죠. 패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또 몇 선생님
둘은 서로 적대 가문에서 태어났다. 장관을 번갈아가며 하는 두 가문을 보며 혹자는 끼리끼리 해먹는 것이 아니냐 말할 법도 한데 이 두 가문에는 그런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 장관이 되면 그 전의 것들을 싹 갈아엎는 것이 첫 순서였으니까. 이런 가문에서 태어난 둘은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도 사랑을 이룰 수 없었다. 비밀로 해가며 몰래
긴 여정이었다. 사지를 몇번이나 찢기고 점점 지능이 오르는 몬스터들을 가족단위, 마을단위로 죽여가며 앞으로 전진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도윤은 멈출 수 없었다. 용사니까. 용사의 운명은 마왕을 토벌하는 것이니까. 그저 그 운명 하나만을 믿고 도윤은 너무나 험한 길을 걸어왔다. 곁을 지켜주던 동료들은 이미 모두 잃었다. 회복 물약도 예전에 바닥났다
도윤은 제게 주어진 출입카드를 멍하니 내려다봤다. 이주원 담당 포토그래퍼 서도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그저 홈마였는데… 출입카드를 찍고 엘리베이터를 탔음에도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유료 팬덤에게 제공될 사진을 위해 포토그래퍼를 찾던 중, 주원이 직접 홈마인 자신을 추천했다는 이야기는 계약서를 쓸 때 들었다. 이게 무슨 꿈같은 이야기힐까. 믿기지 않으
천장의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달빛만이 밝히고 있는 수영장에 주원이 들어왔다. 보기 좋게 자리잡은 몇그루의 관상용 나무와 일렬로 늘어선 썬베드. 모든것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는 풍경 속 누군가 수영을 하고 있는지 수면이 일렁이고 있었다. 인어라기에는 큰, 마치 범고래같은 모습에 주원은 멍하니 수영하는 남자를 바라봤다. 부드럽게 물살을 가르며 숨 한 번 안쉬고
눈을 감았다 뜨니 내가 보였다. 눈도 감지 못한채 칼에 맞아, 그가 그러했듯 나 역시 내 뒤를 잇게 하기 위해 키운 아이의 품에 안겨 나는 죽음을 맞이했다. 심장에 꽂힌 검은 아프지 않았다. 이미 죽어서 고통을 못느끼는 것일까. 살면서 늘 들고다니던 것은 혼이 되어서도 한몸처럼 지낸다는데 매일같이 당신을 그리워하며 읽던 편지가 손에 들려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교황이 지배하는 계급사회에서 추앙받는 직업 중 하나인 성기사. 탁월한 성력을 타고나야하며 그와 동시에 근력도 단단히 길러야하는 직업. 그리고 그 중에서도 성검을 뽑은 도윤은 기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었다. 단장이 죽으면 그의 무덤 옆에 꽂혀 다음 단장이 될 사람만이 뽑을 수 있게 된다는 성검을 뽑은 어린 도윤은 빠르게 성기사의 길을 걸었고 그 외의 것은 그에
설날이라 집을 찾은 랑랑과 월터는 예전에 랑랑이 쓰던 방에 나란히 늘어졌다. 귀성길이 막힌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차라리 해외를 갔던 때가 나았지, 국내에서 이동하는게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줄은 몰랐다. 먼지 냄새 섞인 익숙한 장소에 랑랑은 강아지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월터는 그런 랑랑을 보다가 다정히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ㅎ
캐나다의 겨울은 너무나 시렸다. 눈은 무릎까지 왔고 기온은 영하 저 아래로 떨어졌다. 여름에 왔을 때 더위에 녹았는데 겨울도 무시할 수 없는 추위를 안겨주었다. 물론 집안은 따스했고 벽난로 옆은 더없이 뜨거웠으며 언제든 자신을 안아주는 부모님과 누나가 있었지만 그 속에서 홀로 동양의, 그것도 중국식 이름을 가지고 있는 류랑랑은 추웠다. 그 사람의 온기가 없
오늘 20:00 '4주년 호텔 Vlog' 최초공개 최초공개 제목에 이끌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공개까지 아직 여섯시간이나 남았는데 반응은 벌써부터 뜨거웠다. 평소에도 서로 못해줘서 안달인, 달달하다 못해 이가 썩을 거 같은 이 커플이 기념일이라니. 그것도 4주년이라는 큰 기념일이라니. 제목도 제목이었지만 썸네일도 사람들을 모으는데 한 몫했다. 스파부터 스카
노비라는 것은 그랬다. 어미 아비가 준 이름 대신 통일되지 않는 이름으로 불렸다. 랑랑은 어미도 노비였고, 아비도 노비였다. 노비에게는 몸을 낮추는 것이 사는 법이었다. 그들은 가리지 않고 무엇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음에 감사해야했다. 본 것도 못 본 것이어야 했고, 들은 것도 못 들은 것이어야 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것이 노비였다. 랑랑은
랑랑이 그토록 꿈꿔왔던 대학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낯설고 반짝였다. 제 또래 집단에 소속된 것이 초등학교 이후 처음인 랑랑은, 3월의 그 싱그러운 분위기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OT에 참석해 같은과 동기들과 안면을 트긴 했으나 친해질 자신은 없었다. 긴 머리에 혹시 사연이 있는가 물어오는 질문들에 고개를 가로젓고 술만 마실 뿐 제대로 이야기도 나누지
노을이 지고 있어요. 네모반듯한 창문 너머로 붉은 햇빛이 들어와 여관 안을 밝히고 있죠. 그 빛은 너무 강해서 앞서가는 당신의 한쪽 얼굴을 모두 가려버렸어요. 반밖에 보이지 않는데도 붉은 농르 속 당신의 머리칼이 반짝이면서 더욱 예쁘게 빛났어요. "아, 장미다." 내 발걸음이 멈추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본 당신 주변에 예쁜 장미꽃이 만개해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