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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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자살), 약물 중독에 관한 언급이 조금 있습니다. 축제란 몹시 소란스러운 것이라는 걸 강유는 요즘 깨닫고 있었다. 소란스러움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었고. 아침마다 뛰던 조깅 코스를 축제가 열리는 방향으로 바꾸고 난 뒤에는 뛰다가 그곳에서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곧잘 붙잡히곤 했다. 센티멘탈 테라퓨틱에 있는
축제? 축제라니. 이번 삶에서 이걸 직접 경험하게 될 줄이야. 축제라니…. 게다가 대체 저 냄비는 뭐냐, 진짜. 색이 왜 연보라인가 했더니…등꽃 축제라 이거지…. 근데 등꽃 축제는 뭘 위한 축제인거야, 그래서? 게다가 이 축제를 위해서 그동안 이것저것 막아놨던 제약도 다 풀어버린다 그러고…. 중요한걸까, 이 축제가…. 어쨌든 지금은 준비 기간이라고 하니
4월 중순도 다 지나갔다. 뭐했다고 시간만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면…있긴 뭐가 있어. 늘 그렇지. 다만 오늘은 개인상담 기간이 끝난 날이라 또 손목에 찬 기계에서 삐빅거리긴 했다. 이걸 시답잖은 내용이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굉장히 사람 걱정스럽게 만든 내용이었다고 해야 할지는 좀 고민이지만. 내일이면 알게 되겠
이젠 슬슬 무슨 주제를 하나 던져주고 작문을 시켜주면 좋겠다. 쓸 만한 일이 너무 없어…. 날씨는 어제와 비슷하니 새삼 쓸 것도 없고. 한 일도 어제랑 비슷하니 마찬가지로 쓸 게 없고. 그나마 특이했던 일이라면…아침을 사과 한 알 먹는 걸 이해받지 못했다는 점? 하지만 요리도 잘 못하는 사람이 아침부터 뭘 거하게 먹긴 좀…. 물론 오트밀 추천받긴 해서
하늘은 파랗지 않은데 날은 좋다는 말을 하는 걸 하고 있으면 어딘가 모자란 사람이 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물론 사실을 말한 것 뿐인긴 하지만, 글로 보면 이렇게 이상한 말도 없지 않나. 여전히 평화롭다 못해 단조로운 하루였다. 이제는 ‘익숙해지면 안될 것 같은데’같은 생각도 별로 들지 않는다. 이게 적응인걸까. 오히려 이제는 여길 나가기까지 한 달도
강유는 눈앞에 놓여 있던 종이를 들어 글자를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2041년 센티넬 대폭사 사건. 짧은 문장이 제목이랍시고 꽤나 크게도 적혀있었다. 그러나 정작 강유는 이 큰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많지 않았다. 2041년에 제정신을 유지한 시간이 별로 길지 않았던 탓이다. 강유는 제가 2041년에 어떤 꼴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생
구름은 잔뜩 꼈는데 이상하게 해가 쨍쨍하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이런 걸 맑다고 해야 하나 흐리다고 해야 하나. 알 수가 없다. 하여튼 애매모호했던 날씨만큼 애매모호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화상 입었던 발목엔 새로운 물집이 잡혀있길래 그것부터 터트린 게 하루의 시작이었고. 이후에 발목이라 아픈 걸 잘 모르겠어서 그냥 평소대로 운동했다. 그리고 점
오늘은 분명 나름대로 피곤하지도 않았고 나쁘지 않은 컨디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째 하루동안 뭘 했냐고 하면 딱히 기억나는 게 없다. 정신을 좀 놓고 살았나…? 이렇게 넋 놓고 살아본 지가 오래돼서 당황스럽네…. 늘 이런 상태로 돌아갈까봐 경계하고 살았는데, 마음을 놓자마자 이 상태라니. 당황스럽다, 진짜…. 날씨도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 아침엔 흐
차라리 한바탕 좀 쏟아졌으면 좋겠는데. 쏟아지는 건 잠깐이고 그냥 내내 흐리기만 해서 오히려 찝찝하기만 한 날씨가 됐다. 쏟아지는 빗소리는 듣기라도 좋은데. 보고만 있으면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조금 나를 미친놈 보듯 하지만, 나는 천둥번개를 좋아해서 비 오는 날씨를 좋아한다. 아주 퍼붓는 날씨를. 예전에 병원 침대에서 아
요새 일지를 좀 부랴부랴 썼던 것 같아서, 반성의 의미로 일찍부터 무언가를 써보려 한다. 물론 언제나와 같이 쓸 건 없기 때문에 그냥 펜만 들고 멍하니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차라리 부랴부랴 썼을 때가 생각 없이 뭔가를 쭉쭉 쓸 수 있었던 것 같은데…시간을 들여 쓰자니 도대체 뭘 써야 할 지 더더욱 모르겠다. 오늘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말 소란스
이야…오늘은 정말 여기 온 이래로 가장 아무 일도 없었다. 사람들이 로비에 모여 떠들지도 않았고, 식사를 챙긴다며 소란을 떨지도 않았다. 놀라운 일이다. 이곳에 온 이래 처음으로 오롯이 혼자가 된 느낌이려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나 혼자 있는…그래, 마치 긴 임무가 끝나고 오랜만에 나 혼자 지내는 집으로 돌아간 느낌. 분명 익숙해야 할 느낌일텐데 그
날씨가 흐리니까 날씨 이야기를 할 게 없다. 흐리면 흐린 거지, 뭐 좋은 일이 있겠어. 보통 이런 흐린 날이 계속되는 곳에서 살면 우울증이 쉽게 걸린다지? 그런데 흐린 거에 대한 무슨 좋은 감상이 있으려고. 개중 그나마 좋은 걸 찾아보자면…해가 떠 있을 때보다는 덜 덥다? 늘 긴팔을 입고 있으려니 이건 중요한 부분이지. 내가 뭐, 패널티 때문에 늘 추위에
오늘은 아침 루틴 지킨 것 말고는 한 게 전혀 없…지는 않은가. 지금 랜덤 박스에서 나온 티라미슈 까 먹고 있으니. 양이 많다고 쓰여 있는 것 치고는 별로 많아 보이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뭐, 몇 명이 나눠 먹기엔 아주 모자란 양은 또 아닌…하여튼 애매모호한 양이었다고 해야 하나. 다들 랜덤 박스에서 별 게 다 나온다고 신기해하더라. 난 이것보단
이제 날씨 얘기도 슬슬 지겹다. 맑은 날만 지속되니까 뭐 별다르게 쓸 말도 없고. 아, 이제 나무가 완전히 잎들이 다 핀 것 같다. 나무가 무성한 곳에 가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그 녹음 사이사이로 보이는 꽃들을 보면, 정말 눈에 확 띄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아직 벚꽃이 만개해 있지. 맑은 날만 계속되니까 비라도 한바탕 오면 어떨까 했는
매일 날짜를 적으면서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언제 4월 초가 다 지나가고 있었지? 시간 참 빠르다…. 매일 뭔가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시간이 빠르다니 신기한 일이다. 원래 바빠야 정신 없이 시간이 지나가고 그런 거 아닌가? 그동안은 맑다고 해도 아침나절에는 조금 흐리고 그랬는데, 오늘은 그냥 아주 하루종일 쨍쨍했다. 정말,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고.
며칠째 계속 맑으니 조깅하기 나쁘지 않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역시 비타민 D 걱정은 필요 없지 않을까? 맨몸에 햇빛을 쬐는게 기본이라지만…뭐, 얼굴로 1시간 내내 받아내고 있으니 된 거 아닐까. 일단 손도 드러내고는 있으니까…. 다른 부분은 드러내기가 좀…그렇잖아…? 징그럽고. 덕분에 늘 여름에만 고생이지. 지금이 여름이 아니라 다행이다. 프로젝트가
사람 기분이 저조하든 말든 아주 화창한 날이었다. 봄꽃도 만개했고, 온도는 적당히 따뜻했고, 햇빛은 아주 환하게 빛났으며, 낮도 조금 더 길어졌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겠지만. 누군가의 던전으로부터의 부고 소식은 언제나 그랬듯 습관적으로 제대로 잠에 들지 못하게 했고, 덕분에 잔뜩 피곤한 낯으로 방을 나갔을 땐 뤽셀 씨가 프렌치 토스트를 잔뜩 구워내고
누마가 제 아버지와 함께 이곳을 떠났다. 그리고 누마가 떠난 자리에 씁쓸함이, 상실감이, 안타까움이 진하게 남아버렸다. 마지막으로 남긴 누마의 말이 너무 해맑아서, 천진해서…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겨우 웃어보이는 것. 아직은 아이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 같던 아이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는 것. 겨우 그것 하나 뿐이었다. …이런 결말은 생각하고 있지 않
아침엔 날씨 보고 흐리길래 ‘비가 오려나?’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맑아지더라. 근데 또 완전히 하늘이 파래지진 않고 어느 정도까지만 밝아지다가…해가 졌던가. 요즘 좀 해가 길어져서 언제 졌는지도 모르겠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가 지고 좀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일지를 써도 시간이 넉넉했는데, 이젠 해가 지면 좀 촉박한 기분이 든다. 분명 한순간 길어진 건 아
어제 아침 운동하고 하루종일 누워서 꾸벅꾸벅 졸다보니 일지 쓸 시간을 놓쳐서 그냥 건너뛰었는데. 다들 무슨 일이냐고, 체이스 놈은 심지어 나태함 옮았냐고 하더라…. 좀 충격적이어서 다시 꼬박꼬박 일지…인지 일기인지 하여튼 이 하얀 공백을 메꿔보기로 한다. 어제 비가 왔는데 오늘도 날씨가 아주 상쾌하게 맑지는 않았다. 원래 비 오고 다음날은 굉장히 맑은데
“아저씨, 공놀이! 공 갖고 놀자!” 강유는 아이가 해맑게 들고 온 공을 보고 잠시 아연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 저 공을 보는 게 얼마만 인지. “누마야, 다른 공은 없었어?” 왜 하필, 세상에 공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이면 그중에서 제일 무겁고 큰 걸 들고 왔어. “응! 이것밖에 안 보였는데?” 아마 대충 눈에 보이는 공
기온이 조금 올라가고, 해가 좀 길어진 것 같다. 나무의 싹도 이젠 대충 봐도 완연한 봄인 것을 알려주고 있고. 그래. 4월이 됐고, 누가 뭐라 해도 완연한 봄이 됐다. 3월이 적응기였으면 이제 그것도 다 지나갔단 이야기지. 안타깝게도. 뭐 특별한 일도 없었고, 삼시세끼 메뉴를 늘어놓는 것도 이제는 지겨운데 뭘 적어볼까…. 나중에라도 누군가가 이걸 읽
언제나 4월의 첫째 날은 약간의 긴장이 필요한 날이었다. 만우절이라는 명목 하에 후임 녀석들이 온갖 장난을 치곤 하는 날이었으니까. 하지만 여긴 후임 놈들이 없는…아니, 오히려 선임이 많은 것 같은데. 아니,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하여튼 그래서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겠지, 하고 좀 느슨하게 풀어져 있었는데. 예상대로 평화로웠다. 응? 문장에 반전이
3월의 마지막 날은 아주 맑았다. 푸른 하늘을 보고 있자니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아직 해가 떨어지면 춥긴 해도,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완벽한 봄인지라 조깅 할 때나, 산책 할 때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꽃 몇 종류를 볼 수 있었다. 옛날에는 꽃보다 새싹이 먼저 피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그렇지 않다는 걸 실제로 지켜보고 나
별 일이랄게 전혀 없었던 나른한 하루. 아침, 아니 이젠 오전이라고 명명하는 편이 낫지 않으려나. 스트레칭, 조깅, 그리고 단련실. 똑같은 순서였으나, 오늘만큼은 단련실에서 좀 농땡이를 피웠다. 이틀만에 다 때려치웠냐고?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조금, 멍 때리고 있었을 뿐이지. 어제 좀 늦게 잠든 탓도 있겠지만. 결국 단련실에서 조금 몸을 풀고, 씻
오전은 내내 어두웠는데, 정작 오후엔 조금 밝아져서 특이한 날씨였던 하루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역시나 아주 특별할 거 없는 하루였다. 이젠 달력을 안 보면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잊어버릴 정도로 매일이 똑같은, 아니 비슷한 일상이다. 오전 루틴이야 이제 적기도 귀찮을 정도로 똑같고. 오늘 낮에는 좀 재밌는? 일이 있었나. 아니, 난 라이언 형님
요즘 비가 자주 오는 것 같다. 이 지역, 요즘 우기인가? 그래도 저번처럼 비가 온다고 기분이 쳐지지는 않아서 다행인 하루였달까. 오늘은 그냥 하루종일 좀 나른했다고 해야 하나. 오전 시간에 간만에 몸을 좀 격하게 움직인 탓일까. 그게 아니라면 그냥 슬슬 이곳 생활이 너무 심심해진 탓이겠지. 오전에 스트레칭 후 조깅한 뒤에 단련실에서 한바탕 운동-근력
이곳에 온 이래 가장 조용한 날이 아니었나 싶다. 누마가 있어서 나름대로 다들 행동을 조심하기 때문일까? 뭐, 잘 보이질 않으니 나야 알 수 없지. 와중에 끼니 때만 잠깐씩 소란스러웠다는 걸 생각해보면, 참 밥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생각밖엔 안 든다. 최소한 누마가 밥은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것 하나는 제대로 배워가겠다 싶어 웃기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아침엔 비가 와서 조깅을 건너 뛰었다. 핑계라고? 뭐 그럴지도 모르지. 일어나자마자 손에 붕대 감긴 꼴을 보고 있자니 어제 나빠진 기분이 자고 일어나서도 그대로였거든. 내가 너무 한심하고 쪽팔려서 진짜…. 그래도 손목을 좀 돌려보니 내일 정도면 멀쩡한 상태로 돌아올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몸은 굳어도 회복하는 속도는 여전해서. 손목 다 낫고
아침부터 내내 흐리다가 기어코 비까지 내려 사람 기분을 쳐지게 만들더니, 결국 마냥 좋지 않은 하루가 됐다. 어제 처음 아이를 만나서 외부인이 드나들게 됐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하게 된 후로, 처음보는 사람들이 유독 눈에 더 잘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만히 그들을 보고 있는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일반인과 접촉하지 말라고 했던 주의사항이 떠오르자 조금 불편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뭐…느긋한 하루였다는 뜻이다. 아침엔 스트레칭 후 가벼운 조깅. 점심엔, 아. 머핀으로 때우고는 밖에 산책을 나갔었다. 아직 소나무를 제외하곤 푸른색이라고는 전혀 없는 나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혼자 꽃을 피워낸 나무가 있기에 눈길이 갔었다. 아마 벚꽃이겠지. 좀 번화한 도시에서는 축제도 열리고 있으려나. 저녁은 왠일
정말 이걸 매일 써야 하는 건가? 이렇게 쓸 말이 없는데? 오늘 한 일이라곤...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후 가볍게 조깅을 하고. 도서관에서 저번에 읽다 말았던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이능 가이드 이야기'를 마저 읽었고. 점심은 빵으로 간단하게 해결한 뒤에, 도서관에서 빌린 또 다른 책을 들고 온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아. 그러고보니 다 같이 고기를
일기인지, 일지인지. 일단 쓰라고 하니 뭐든 써봐야겠지만…. 뭐, 일기같이 쓰면 되겠지. 여기, 센타멘탈 테라퓨틱 시설에 들어온 지 6일 째. 첫 임무로 '도장판 채우기'를 받았고, 방금 막 공식적으로 임무 종료가 선언된 참이다. 처음엔 꽤 황당한 임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임무였다. 비록 완벽하게 전부 채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