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떨레
총 36개의 포스트
커미션 | 전체 공개(대명사 처리) | 4000(+300)자 | HL 드림 동양 AU (C)떨리고설레다 2024 바람에는 찬 기운이 슬슬 묻어나는 계절. 나무는 붉게 옷을 바꿔 입고, 사람들의 복색도 따라서 화려해졌다. 모시에서 비단으로. 색도 보다 선명하고 알록달록하게. 남자는 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길거리를 오래도록 쳐다봤다. 아들, 장사하는 사람은 사
커미션 | 전체 공개(초성 처리) | 3000자 | 《세포신곡》 드림 (C)떨리고설레다 2024 새벽 내내 고양이가 울었다. 집고양이의 상냥한 야옹거림 따위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거칠고 과격한, 짜증이 가득 담긴 야생적인 소리가 들렸다. 싸우는구나.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 올리고, 검은색 수면 안대 아래에서 생각했다. 지금이 번식기인가, 고양이도 번식기에
자컾 | 씬 묘사× 암시○ (C)떨리고설레다 2024 남자와 여자의 흘레붙음이 무엇인지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고장난 물레방아 뒤, 안 쓰는 창고 안. 마을의 온갖 은밀한 장소에서 몸을 섞던 청년들. 그 장면을 피오니 소코는 조용히 훔쳐봤다. 어떤 경우에는 그대로 끝이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둘은 그러다 결혼했다. 그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하고 포니는 도망
연성교환 | 5500자 | 《해리 포터》 드림 (C)떨리고설레다 2024 그냥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하루 같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교복 셔츠를 집어들기 전까지는. 한 쪽씩 순서대로 팔을 꿰고 앞을 잠그는데, 구멍에 단추를 밀어넣는 손가락이 계속 미끄러졌다. 오늘은 도대체 뭐가 문제지? 세 번쯤 실패했을 무렵 해리 포터는 옷에서 손을 뗐다.
자컾 겨울들판 AU (C) 떨리고설레다 2024 제국이 와해된 지 100하고도 17년이나 되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제국이 위치했던 북부의 거대한 땅은 주인을 잃은 채 버려졌다. 아무도 탐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망국의 황족, 귀족, 혹은 그 비슷한 어떤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어도 수십은 나타나. 저마다의 방법으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었지만
연성교환 | 18000자 | 1차 헤테로 페어 (자캐 세계관과 크로스오버) (C)떨리고설레다 2024 지난겨울 강지하 소위가 사망했으므로, 트로이 백주 지부 대(對) 판도라 사관학교 27기의 남은 생존자는 공식적으로 두 명뿐이었다. 이 사실을 떠올리면 늘 그랬듯, 김철수는 고개를 숙여 짧게 묵념함으로써 심심한 애도를 표했다. 세상을 떠나기에 너무 아까운
눈과 얼음의 마녀가 말했다. 저 애는 불행해질 거야! 싸늘한 예언은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졌다. 킨델라가 참여할 수 있는 첫 번째 마을 집회가 열리기도 전, 그러니까 채 해가 바뀌기도 전에 레제릿타는 이소브로 돌아왔다. 턱선에 겨우 닿게 짧았던 머리카락은 어깨를 넘는 길이까지 자라 있었다. 예쁘게 흐르던 윤기를 잃고 푸석푸석 상한 파란색이었다. 그것
"집회에 가도 된다고 하셨다면서요." 난데없이 들어온 목소리에 실라일란은 화들짝 놀랐다. 젊은 별지기가 여느 때처럼 발소리 없이 다가와 뒤에 서 있었다. "놀랐잖니. 기척 좀 내고 다녀라." 이제베는 미소만 지었다.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왜 생각을 바꾸셨는지요?" "내가 끝까지 반대한다고 네가 꺾일 고집이더냐?" "그것도
이소브 이제베는 선언하듯 말했다. 마을 집회에 그녀도 데려가야겠습니다. 그러고는 어떠한 반대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곧장 뒤돌아 걸어갔다. 노인의 낡은 관절로는 도무지 따라잡지 못할 빠른 걸음이었다. 실라일란의 반발을 예상한 듯했다. 그리고 이제베의 행동은 몹시 현명했다. 별지기가 집회의 참석자 보조를 선정할 권한을 온전히 갖는 것과는 별개로,
따뜻한 나라의 꿈을 꿨다. 그녀가 꾸는 대부분의 꿈은 현실에 실존했던 사건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많은 것이 어린 시절의 신전 부속 구휼원 생활을 바탕으로 했다. 쥐가 파먹은 이불과 옷가지, 늘 부족했던 먹을거리, 겨울에도 손을 불어 가며 찬물에 빨래를 했던 나날. 그러나 이 꿈을 만들어낸 경험을 기억하는 데에는 그리 먼 과거까지 갈 필요가 없다.
이소브 곤은 지난달 열일곱 번째의 생일을 맞았다. 끝없는 겨울을 열일곱 번 난 사람은 성인이다. 미혼의 성인은 매년 초 겨울이 잠시 사그라드는 시기에, 장로와 함께 마을 집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는다. 이것은 눈과 얼음의 땅에 거하는 모든 주민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는 세계의 규칙이자, 곤이 제 열일곱째 생일을 손꼽아 기다려 온 이유였다. 다른 모든 촌
-제국 북부, 경계 도시 이제리온. 중심가 성문에 도착해 비코는 말에서 내렸다. 후원자의 문양이 찍힌 패를 내보이니 통과는 쉬웠다. 한 마리의 지친 말과 한 명의 지친 사람에게는 다행인 일이었다. 비코는 출발할 때보다도 더 홀쭉해진 가방을 메고, 한 손으로는 말을 잘 달래 끌고 터벅터벅 걸었다. 따끈한 먹을거리와 포근한 잠자리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한 여자가 얼어붙은 땅을 걸었다. 하얗게 얼음으로 굳어 버린 눈은 여행자의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길을 지나갔을지 여자는 몰랐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길을 지나갈지도. 그리고 그 점은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과거와 미래의 모든 여행자가 가진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아무도 여자가 이 길을 지나간 사실을
연성교환 | 2000자 | 1차 논커플링 (C)떨리고설레다 2024 바다, 바람, 불꽃 / 이시다테는 그들이 검은색 양말을 신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네지는 양말 한 켤레를 쿠지사와는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스포츠 회사의 로고가 그려진 검정의 중목 양말. 축구 할 때 신으려고 사물함에 처박아 두었던 거랬다. 언뜻 쳐다본 이시다테의 발에도 같은
연성교환 | 3000(+300)자 | 1차 헤테로 페어 (C)떨리고설레다 2023 벌써 일주일째 눈이 왔다. 송이송이 예쁘게 떨어지나 싶다가도 이내 펑펑 쏟아져 세상을 메웠다. 창밖을 내다보면 마른 잔디도, 벤치도 보이지 않고 온통 하얀 눈뿐이었다. 이에 학생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눈놀이를 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사흘이 넘어가면서는 슬슬 질렸다
연성교환 | 3000자 | 1차 헤테로 페어 (C)떨리고설레다 2023 “먼저 들어갈게요.”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오며 머리끈을 끌렀다. 머리카락이 기다렸다는 듯 어깨 위로 후두둑 쏟아졌다. 류진 류헤이는 살짝 머리를 흔들어 뭉친 덩어리를 정리했다. 매일 묶었다 풀었다 하기가 너무 귀찮았다. 머리를 길게 기르지도 않아 솔직히 묶으나 마나인데. 하지만 명
(C)떨리고설레다 2023 어느 새벽 강지하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 태양이 뜨면 나는 죽겠구나. 죽음, 이라는 개념에 관하여. 강지하는 군인이었다. 군인은 죽음의 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생명이 스러지는 장면은 익숙했다. 군인에게 삶은 전쟁이었다. 각자의 싸움에서 패배한 이의 이름을 강지하는 수도 없이 댈 수 있었다. 이민효,
커미션 | 일부 공개 | 1차 헤테로 페어 (C)떨리고설레다 2023 “춥다!” 애슐리가 과장되게 외치며 외투를 벗었다. 챔은 따라서 제 코트를 의자 등받이에 걸었다. 히터 때문에 가게 안 공기는 훈훈한데도, 애슐리는 옷 위로 쓱쓱 팔을 문질렀다. 챔은 흘끗 그녀의 옷차림을 곁눈질했다. 그렇게 입으니까 춥지…. 잔소리가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그냥 참았
리퀘스트 | 2300자 | 『스타듀밸리』 엘리엇 드림 (C)떨리고설레다 2023 생을 사냥하는 자는 자기의 생도 사냥당할 것을 항상 각오해야 한다. 엘리엇은 칼과 함께 달리기로 결정한 이후로 단 한번도 그 말을 머리맡에서 떼놓은 적이 없었다. 아니, 사실은 그보다 잊어버리지 못하는 쪽이었다. 제 의지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막 행위를 시작할 무렵의 엘리
연성교환 | 5000자 | 《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 기반 *장르 논란이 터지기 전의 작업물입니다. (C)떨리고설레다 2023 그 날 우리는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찬란한 비극의 흔적을 앞에 두고. / 어느 오래된 절망에 관하여 / 기시감(旣視感).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제,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
커미션 | 전체 공개 | 3000(+500자) | 1차 헤테로 페어 (C)떨리고설레다 2022 무슨 과목이었더라, 응, 통합사회였다. 이번 수행 평가는 2인 1조로 조를 짜서 진행할 거라고, 분명 선생님이 그랬었다. 제출은 다음주 마지막 수업 시간까지, 발표는 그 시간부터 추첨을 통해 순서대로. 여기까지 설명했을 때 누가 손을 들고 질문했던 기억이 있었
커미션 | 전체 공개 | 3000(+400)자 | 1차 헤테로 페어 (C)떨리고설레다 2022 쓸데없이 날씨가 맑았다. 이른 봄의 몽글몽글한 햇빛이 유리창을 통해 그대로 비쳐들어왔다. 하늘에는 떠가는 구름 한 점, 하다못해 그 흔한 미세먼지 한 톨 없었다. 운동을 하거나 어디 놀러가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면, 꽉 막힌 실내에
커미션 | 일부 공개 | 5000(+900)자 | 《 살육의 천사 》 아이작 포스터 드림 (C)떨리고설레다 2020 레이첼 가드너가 돌아왔다. 창 너머 떠오르던 달이 유난히도 크게 보이던 밤이었다. 잭에게 안겨 내려오던 여자애는 작았다. 그녀 자신이 정말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탁 치면 그대로 허물어질 것 같은 모습에 V는 눈을 가늘게 떴다. 레
커미션 | 일부 공개 | 18000자 | 《 하이큐 》 아카아시 케이지 드림 (C)떨리고설레다 2018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은 커다란 흉터가 될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지만, 아무도 시간을 되돌려 그 상처를 없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오로지 앞으로 올 시간이 그 흉터마저 가져가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비가 내렸
커미션 | 일부 공개 | 5000(+900)자 | 《 하이큐 》 아카아시 케이지 드림 (C)떨리고설레다 2018 늦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카아시 케이지는 시계를 쳐다보느라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 늦을 거라고 말은 했지만, 이건 늦어도 너무 늦었잖아. 사진부 활동은 이미 끝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 모치즈키는 분명 교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을 터
◇ [ 문학의 이해와 감상 ] 과제 ◇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 피천득 역, 98면 (C)떨리고설레다 2023 나는 동트기 전에 여길 떠나리라. 간밤을 꼬박 새워 가며 결심했던 것. 결코 변할 일 없겠다 믿었던 다짐이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당신은 너무나도 쉽게, 말 한마디 혹은 손끝 하나조차 사용하지 않고 나를 무장 해제시킵니다. 생각해 보면 늘 그
(C)떨리고설레다 2021 씨발, 씨발, 씨발. 카마르 알제빈은 되는 대로 욕지거리를 주워섬기며 정신없이 복도를 내달렸다. 상황의 긴급함과는 별개로 그에게는 가고 싶은 곳도, 갈 곳도 없었다. 목적지를 찾지 못한 발은 결국 막다른 복도로 들어섰다. 복도의 모든 문을 하나하나 열어 보았지만 모두 잠겨 있었다. 카마르는 절망적인 심정이 되어 복도 끝 벽
(C)떨리고설레다 2019 방 안의 모든 건 아름다웠습니다. 황금과 온갖 보석들이 가구를 휘감고 있었어요. 걸린 산호와 커다란 진주는 물 속에서 봤을 때보다 수천 배는 더 반짝였지요. 인어 공주는 치렁치렁 보석 줄이 달린, 창문을 가린 커튼을 만져 보았어요. 하도 얆아서 밖이 반쯤 비치는, 손가락으로 훑어 내릴 때마다 옅게 주름이 지는 천은 여태껏 본
자컾 공식 서사 외전 (C)떨리고설레다 2023 -제국, 동부 대공 로딘 카미로사가 황제의 관을 쓴 지 한 달째. 이사도라 세스가 새로운 권력자로 부상했고, 기존의 부패와 탐욕에 찌들은 대귀족들은 모조리 숙청당했다. 그러나 철옹성에도 쥐새끼 드나들 구멍은 있다. 엄격하게 집행되는 제국의 법에도 하나의 빠져나갈 수단이 존재했으니, 임신한 여자와 그 남편
자컾 현대AU (C)떨리고설레다 2023 Stargazing 별 보기 3 하여튼 이사도라 세스는 이곳에 있었다. 사람 만나기를 귀찮아하고 여럿이 모이는 술자리는 더욱더 싫어하는 평소 성향을 고려했을 때 극히 드문 일이었다. 확률로 따지자면 일 년에 한 번쯤 겨우 일어날 정도로. 이렇게 취하기까지 한다면 가능성은 훨씬 낮아진다. 아이비 지니어
자컾 현대 AU (C)떨리고설레다 2022 Stargazing 별 보기 2 이사도라 세스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을 바루는 기억하고 있었다. 밤 늦게 마지막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당분간 새벽에는 일이 없었기에, 간만에 오래 잘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집 가면 우선 뭘 좀 먹고 싶었다. 찬장에 바쟈가 숨겨 둔 과자가 몇
자컾 현대AU (C)떨리고설레다 2022 너는 기억하지도 못할 아주 예전에, 너는 나를 사랑했어. 이런 말을 하면 분명 믿지 않겠지만, 나. 오랜 시간을 뛰어넘어 계속 너를 그리워했어. …우리가 전생에 연인이었다고 하면 너는 믿어 줄까. Stargazing 별 보기 1 "…뭐야." 막 불을 붙인 담배가 손가락에서 빠져나갔다. 이
자컾 공식 서사(리뉴얼 전) 일부 (C)떨리고설레다 2021 ◈◇◈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탐이 났다. 물론 지금과 같은 종류는 아니었다. 잘 다듬으면 쓸 만한 원석을 발견한 기쁨, 직접 깎아 길러 내고 싶다는 욕망, 마침내 완성된 보석이 제 손아귀에 들어왔을 때 얻을 환희. 태초에는 분명 그런 비슷한 것이었다. 온갖 오묘한 기분이 뒤섞여 만들어낸 인재
자컾 공식 서사 외전 (C)떨리고설레다 2020 ◈◇◈ 나이아 아카데미의 역사 과목을 담당하는 메이벨 루타는 귀족 출신이었다. 그것도 온 대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카르타헤나를 대표하는 고위 귀족. 말만 그렇지 실은 먼 친척 관계에 불과한 허울뿐인 이름이 아니라, 가주의 친누이인 진짜 루타였다.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난 귀족 남자들이 종종 선생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