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삼월토끼
총 48개의 포스트
고문, 살해 등과 관련해서 다소 잔인한 묘사가 나옵니다. 글 속에서 주인공이 자살과 유사한 행위를 시도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강한 오마쥬가 들어가 있습니다.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데스타운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최대한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려고 했지만, 못 등장한 친구들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살해의 순간에 대한 몇 가지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레질리먼시란, 무엇일까. 사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레질리먼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눈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알아낸다. 상대가 기쁜지 슬픈지, 화가 났는지 속상한지, 사랑에 빠졌는지 혐오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 눈이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는
가족(배우자)가 고문 및 살해당하는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Listen, mark my words, one day (one day)잘 듣고 명심해. 언젠가You will pay, you will pay너는 대가를 치를거야. 대가를 치를거야.Karma's gonna come collect your debt카르
공황 상태에 대한 간략한 묘사, 유혈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흐려지는 시야 속 당신의 얼굴은 낯설다. 그것은 목 주변으로 드러난 아가미 때문도, 자신을 겨눈 지팡이 뒤로 언뜻 보이는 물갈퀴 때문도, 형형할 정도의 노란색 눈동자 때문도 아니었다. 살이 썩어가는 냄새 때문도, 푸르게 변색된 이질적인 피부 때문도 아니었다. 그런 것
퀴어(동성애자)에 대한 직접적이고 적나라한 혐오 표현, 투병 상태에 대한 묘사, 보호자를 향한 폭력적인 발언, 국가폭력 및 역사적 범죄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이 등장합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언어는 기억을 매개한다. “Julia,” 우리가 공기처럼 호흡하고 살아가는, 사고의 근간을 이루고 삶의 모든 부분을 구성하는 제1언어를 제외하면,
퀴어(트랜스젠더, 동성애자)에 대한 직접적이고 적나라한 혐오 발언 및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묘사가 등장합니다. 또한 이들을 향한 박해와 차별이 직접적으로 언급됩니다. 감금, 고문, 강간, 학대, 학살 등의 국가폭력과 연관된 묘사가 직접적으로 등장합니다. 전반적으로 열람에 상당한 주의를 요하며, 젠더퀴어 및 퀴어 당사자이거나 위에서 언급한 항목과 연관된 경험
보호자의 우울, 유기, 자살 시도에 대한 언급 및 암시가 존재하며, 보호자를 돌보는 아동의 심리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저는 당신의 아버지를 만나본 적 없지만 어쩐지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마도 그건 당신이,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으니까……. 줄리아 델피니 라이네케의 눈동자는 헤이즐 색이었다. 노란색과 갈색이
보호자의 우울에 대한 암시, 보호자를 돌보는 아이의 심리 상태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존재합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닫힌 창문 너머로 푸르른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호그와트의 입학식은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인 9월. 신록이 푸르르게 물들다 서서히 스러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드높았다. 가을의 햇살이 창문을 타고 너무 덥지 않을
양마키 님의 “달의 비명”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여 쓰여진 로그입니다. 단, 시나리오에 대한 스포일러는 거의 포함하지 않습니다. 적나라한 욕설, 차별적인 표현, 전쟁 범죄, 질식사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등장합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제국주의 전쟁 범죄의 가해자 시점으로 서술된 글입니다. 전쟁 범죄에 대한 화자의 정당화 과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라우마 반응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 국가 폭력에 대한 언급이 존재합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내가 잘못한 걸까? 싱클레어.” 싱클레어 시클라멘은 마리아 소볼레프스카-우드워드를 바라보았다. 그는 마리아가 어떨 때 자신을 ‘싱클레어’라고 부르는지 알았다. 그것은 증인으로서의 호명이다. 그것은 그가 지금은, 지금만큼은 마리아의 친구가 아닌 사라
트라우마 반응에 대한 묘사가 존재합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기억하기를 원하십니까, 잊기를 원하십니까?” ― 프리실라 헤이너, 국가폭력과 세계의 진실위원회 마릭 나비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메리 우드워드를 잘 알았다. 자부할 수도 있었다. 달고 신 것을 좋아하고, 얼굴에 주근깨가 있는 폴란드 여자애. 언제나 한 걸음 떨어져 자신
집단 학살등의 잔혹 행위 및 역사적 범죄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가 존재합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ARBEIT MACHT FREI 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 ― 아우슈비츠 제1수용소 입구에 걸린 표어 마리아 소볼레프스카-우드워드는 제 머리 위에 쓰인 문장을 들여다본다. 녹슨 청동빛의 철자들. 반대로 뒤집혀진 B와 그 너머 보이는 지독히도 화창
인종차별, 계급 차별적인 표현이 직접적으로 언급됩니다. 질서는 늘 그 자리에 있었어. 수없이 다른 이름으로. 너희들이 천분의 일, 만분의 일 확률을 뚫고 우리를 끌어내린다 한들 승리는 일시적일 거야. 똑같은 약육강식의 질서가 일어서겠지! 거기 네 자리는 없을 거고! ‘메리 고트버트’는 네가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지점이었어. 그걸 걷어찬 이유가 뭐야?
국가 폭력 및 학살에 대한 언급과 일부 묘사가 존재합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언제부터였을까. 마리아 소볼레프스카-우드워드가 가히 집착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그는 10년 전 싱클레어 시클라멘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린다. 악몽으로 밤을 지새웠던 어느 평범한 날의 일이었다. 기억이 돌아온 이후, 그는 많은 밤을
주문을 맞은 채로 입을 벙긋거리다 다문다. 너에게 다가가려던 걸음을 그대로 멈춘다. 뻗은 손을 다시 주먹쥐어 내린다. 마치 동작 그만 주문에라도 걸린 것만 같다.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내가 그래도 되는건지조차 짐작이 되지 않아서, 그렇게 그 자리에 있는다. 그리고 피니테. 잠겨있던 목소리가 돌아온다.
인종차별적인 표현이 직접적으로 언급됩니다.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마리아 소볼레프스카-우드워드가 아직 메리 우드워드일 적의 이야기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주어진 또 한번의 기회.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그 기회 속 세상은 많은 것이 달랐다. 어떤 이는 평화로운 가정을 얻었다. 어떤 이는 인간다운 삶을 얻었다. 어떤 이는 더 나은 생활을
고문 등 폭력적 소재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묘사 X).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괜찮아. 메리. 널 원망하지 않아. 사과해줘서 고마워. 마리아 소볼레프스카-우드워드는 마리샴 셰즈무 나비드를 응시한다. 입가에 피어난 미소를 본다. 진심 어린, 다정한 시선을 받는다. 용서의 한 마디를 듣는다. 목소리는 상냥하다. 웃음은 따뜻하다. 그가 울면 당신은 걱정한다
나리(@nari_1111)님 커미션
“빌.” “응, 애나?” “우리도 언젠가 아이를 가지게 되겠지?” “네가 원한다면, 원하지 않는다면 난 이대로도 좋아.” “아니야. 아니야, 빌. 나 아이를 가지고 싶어. 단지―” “단지?” “아빠랑 또 싸울 것 같아서.” “왜?” “이름 때문에. 아빠는 분명 내 자식도 그 식대로 이름을 지어버리려고 할 테니까.” “폴란드식으로 말이지?” “그래. 나는 그
런던의 밤하늘은 오늘도 어김없이 흐리고도 침침하다. 거리의 깜빡이는 가로등 불빛이 창을 통해 새어나온다. 빛과 어둠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회색빛의 공간. 모든 것이, 공중에 부유하는 먼지마저도 잠들어있을 시간. 그 고요 속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난다. 공기가 밀려나며 만들어내는 작은 폭발음. 방금 전까지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던 곳에는 이제 한 그
본래 포스타입의 다크 모드를 상정해두고 쓴 글인만큼 원본 링크( https://posty.pe/szola7 )를 올려둡니다. 펜슬에 다크 모드가 생기면 본 안내는 지울 예정입니다. 인종차별, 혈통차별적인 표현이 언급됩니다.
인종과 한 부모 가정에 대한 혐오적 표현이 직접적으로 언급됩니다. 학교 폭력, 집단적 괴롭힘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자신의 성을 물려준 사람. 그렇게 소볼레프스카가 아닌 우드워드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이. 그러나 정작 제 곁에는 단 한 번도 실재한적이 없었던 존재. 그것이 메리 우드워드가 제 아버지를 기억하는 방
인종차별적인 사고방식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서술은 오너의 사상과 동일하지 않음을 명기합니다. 안나 조피야 소볼레프스카는 그 누구보다도 딸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이었다. 자신을 똑 닮은 검은색 머리에 갈색 눈동자,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고, 말썽을 부리는 법도 없는 착한 아이. 볼가에 점점이 피어난 주근깨도, 다소 낮아 콤플렉스라는 콧대도
직접적인 혐오 표현이 등장합니다. 커뮤니티 수위 기준에 맞추어 다소 순화했음을 밝힙니다. “폴란드 계집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하늘은 유달리도 맑고 화창했으며, 거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산했다. 막 성당 미사를 끝마친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헤어지고 있었다. 나는 읽다 만 책의 다음 장이 너무 궁금하다는 이유로, 즐겁게 대화
성큼, 소년이 다가왔다. 일순간 시야가 그의 얼굴로 가득 찼다. 저 하늘의 별들만이 유일하게 빛나고 있는 이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이 너무도 가까웠다. 옅게 반짝이는 검정색 눈동자. 그 위에 자리한 굵은 눈썹. 날카롭게 솟은 콧대와, 미소 짓고 있는 얇은 입술까지. 소녀는 난간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움츠러드는 몸을 애써 꼿꼿하게 폈다. 호흡이 점차
호그와트는 다소 높은 지형에 위치했기에, 서쪽 평야를 향해 저물어가는 해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푸른 빛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마지막 붉은빛의 찰나. 그리고 그 위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하는 수많은 별들. 해가 진 뒤의 공기는 스코틀랜드의 가을답게 차가웠고,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가벼이 흩날렸다. “봐! 저기, 가장 밝은 별이 화성이야.” 당신
금지된 숲은 추웠다. 전 날 세차게 쏟아진 비로 땅은 여전히 젖어 있었고, 발 밑의 낙엽은 진흙처럼 철퍽 소리를 내며 뭉그러졌다. 흐린 구름 사이로 해가 새어나왔다. 그러나 사위는 여전히 어두침침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지금의 현실을, 어느 쪽이 승리하든 간에 우리는 구원받지 못하리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왜냐하면 전쟁이란 그것이 제아무리 옳은 명분이더라
…특별한 상대예요. (…) 상대가 싫어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뒤에서 험담하지도 않고, 상대보다도 친한 사람은 만들지 않고,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고민거리도 모두 의논하고, 서로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평생의 벗이에요. ― 모리 카오루, 신부 이야기 어릴 적의 일이다. 아직 모든 것이 부서져내리기 전, 평화로웠던 찰나의 기억
번쩍. 최후의 섬광이 눈 앞에서 빛나는 순간, 시린 자흐로미는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몸이었다. 화상입고 찢기운 몸이었다. 살갖이 타는 냄새와 함께 불타는 듯한 고통이 저를 감쌌고, 그 와중에 베인 상처는 자신을 잊지 말라는 듯 찌릿거리는 통증으로 저를 쑤셨다. 다가오는 붉은 섬광이 그 순간, 차라리 자비에 가깝게
그 날의 숲을 기억한다. 시체와 피를 미처 다 빨아들이지 못한 땅 위에서, 하늘은 울고 숲은 무너져내렸다. 짐승들이 달아나고 새들이 날아올랐다. 네 동료들은 너의 시신을 관에 넣었고, 너의 부모님을 향한 편지를 써내려갔으리라. (그 편지가 닿았을지, 문득 나는 궁금해진다. 너의 부모님은, 지금 나를 이리도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사람들은, 알았을까. 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그건 모두들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 어린 왕자 세계를 사랑하지 않는 한 어린아이가 있었다. 세계로부터 상처를 입은 어린아이였다. 세상은 나를 저주했고, 세상은 나를 몰아냈고, 세상은 나를 비천한 자로 만들었으며, 세상은
떨리고 있었다. 그의 옷깃을 붙잡은 작은 손은. 손가락 마디마디가 도드라지고, 피부가 새하얗게 질려버리도록 힘을 준 채로, 덜덜 떨고 있었다. 그는 자꾸만 뭉개지는 시야로 저를 바라보는 물빛 눈동자를 마주했다. 그 작은 하늘에 담긴 것은, 메마른 물 아래 일렁이는 것은 분노였을까, 아니면 원망이었을까. 조금 전의 그는 생각했었다. 차라리 원망을 하라고
스코틀랜드의 가을은 날이 갈수록 추워져만 갔고, 그에 맞추어 기숙사 휴게실의 벽난로는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타닥 타닥. 오늘도 거침없이 타오르는 불은 제 아래 깔린 나뭇가지들을 살라먹었다. 붉은색 소파. 금빛 사자가 그려진 테피스트리. 벽난로 위에 올려진 섬세한 장식들…. 텅 비어있는 휴게실은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왁자지껄하니 떠드는 학생들도, 시
벽난로의 불은 게걸스레 제 발밑에 놓인 먹잇감을 삼켰다. 타닥거리는 소리는 삼켜지는 나무들이 외치는 최후의 비명과도 같은 것이다. 하나가 살라먹히고 나면, 이내 그것은 다른 것에게 그 불을 쏟아버린다. 그들은 스스로 타기를 선택했을까, 아니면 옮겨붙은 불에 어쩔 수 없이 절규하며 타오르는 것일까. 모든 것을 그리도 불타오르고 나서 그들에게 남는 것이라고는
자흐로미 씨는 변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있으신가요? 너는 나를 바라본다.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멍한 눈빛을 하고. 그것은 충격이었을까, 흔들림이었을까, 매혹됨이었을까. 나는 다시 너를 본다. 텅 비어있는, 비탄에 잠겨있는 눈빛을 하고. 그것은 숨기려 했으되 숨기지 못한 마음이다. 감추려 했으되 감추지 못한 감정이다. 아, 가슴이 아려온다. 또
잔인한 살해와 고문, 시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악마의 화염은 불붙은 대상이 온전히 사라질 때까지 꺼지지 않는다. 그 붉게 타오르는 화마는 모든 것을 살라 먹고서야 겨우 저 자신의 눈을 감는다. 태울 것이 단 하나라도 있는 한, 그것은 움직이고 잡아먹기를 그치지 않으니. 그것은 그야말로 홀로 살아 움직이는 죽음
쳐내지기만 하는 손을 언제고 다시 뻗을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끝없는 거절을 버티어낼 수 있는 사람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결국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존재이다. 내가 너에게 준 감정이, 헌신이, 내뻗어진 손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존재이다. 그렇게 우리는 관계를 맺으며,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우리는 그렇게 해서야 비
아라비아의 모든 향수를 가지고도 이 조그만 손 하나를 향기롭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오! 오! 오! ― 윌리엄 셰익스피어, 맥베스 아무리 강한 사람도, 지주를 잃으면 허무하게 무너져버릴 때가 있어. ― 마츠우라 다루마, 카사네 하지만 그 노인이 그렇게도 피가 많으리라고 누가 감히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 날은 사시사철 안개와 구름에 둘러
상해와 관련하여 다소 잔인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바랍니다. 네가 돌아왔어도 나를 구할 수 없다. 이 세상 그 무엇도, 나를 구할 수 없다. ― 주세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머리는 어지러웠고, 심장은 세차게 가슴을 두들겼다. 눈 앞은 흐릿하여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뜨거운 액체가 이마
너는 나의 뭍이 되어주겠다 했었다. 너는 나를 상처입히지 않을 양달이 되어주겠다 했었다. 너는,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왜 나의 무엇이 되어주리라 말한 것일까. 아마 이제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 「아름다운 것에게 빛을, 추한 것에게 어둠을」 아아 어둠은 무섭다. 밤은 무서워… 그러나. 「 추한 것에게 빛을, 아름다운 것에게 어둠을」
툭, 머리끈은 그 작은 소리를 끝으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바람이 불어오자 시린의 머리는 그의 맞추어 이리저리 휘몰아쳤다. 마치 폭풍처럼, 귀신처럼, 지옥에서 올라온 악귀처럼. 그는 그런 모습을 하고 당신을 바라보았다. 표독스러운 눈과, 증오로 이빨을 드러낸 입과, 힘을 너무 준 나머지 창백해진 손을 한 채로. 우리의 말은 서로에게 닿지 않는다. 마
Have you ever killed anyone?There's a look in your eyes sometimes that makes me wonder.Have you? — Doctor Who, S10E3 “Thin Ice” 노트북을 집어든다. 책상에 너저분하게 늘어진 물건들을 정리하고, 그 외에 챙겨야 할 것들도 꼼꼼히 가방에 넣는다. 연구실
두 세계가 있다. 한 세계는 내게 있어 질리도록 익숙하다. 여기서 나는 밤을 새서 과제를 해치우고, 친구를 만나거나 sns에 삶을 한탄한다.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예기치 못한 청첩장을 받는다거나, 소액 복권에 당첨되는 정도다. 그리고 또 다른 세계가 있다. 이상한 나라다. 하얀 토끼가 시계를 들고 뛰어간다. 모든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언젠가 리미트는 타임로드가 죽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말해주었다. 중심을 잃고 무너지는 신체. 사지에서 피어오르는 금빛 연기. 사지를 둘러싼 연기는 폭발이 되고, 그렇게 타임로드는 새로운 정신과 신체를 만든다고 했었지. 그는 가까운 미래에 내가 자신을 그 꼴로 만드리란 사실을 알았을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을 힘을 주어 지탱했다. 고개를 들어
“다릴리움의 노래하는 탑들에 대한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요?” 느닷없이 던져진 질문이었다. 호연은 타디스 벽에 기댄 채로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리미트로부터 독립한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그는 이제 어엿한 한 사람의 여행자였다. 수많은 장소를 알게 되었고,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소문이 그의 귀를 거쳐 갔다. 다릴리움, 다릴리움이라…. 하지만 이번
이제 망명으로 되돌아가보자.이는 중요한 단어이자, 어려운 단어이다.이 단어는 상실의 의미뿐만 아니라,뒤에 남겨두고 온 장소에 대한애정 어린 소속감과 연결감의 의미도 품고 있다. ― 일라이 클레어, 『망명과 자긍심』 눈 깜짝할 사이에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신선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웠다. 아주 오랫동안 맡아보지 못한 공기. 나는 천천히 내 몸의 감각
아나히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쩌면 등골이 저릿할 정도의 악몽을 꾸고 일어난 것일지도 몰랐다.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아나히타는 눈을 감고 다시 평온한 안식으로 돌아가는 것에 실패했다. 두 해는 이미 산 너머로 져버린지 오래이고 하늘엔 별이 총총하건만. 어찌하여 이 시각에 나는 홀로 여기 남아 있는지. 아이들은 모두 자고 있었기에 생각은 작은 속삭임
0. 이제는 까마득히 멀게 느껴지는, 내가 처음 아카데미에 입학했던 그 날. 나는 그때까지 한번도 친구가 있어본 적이 없었다. 내 가문은 갈리프레이의 여타 가문들처럼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극히 적었고, 그나마 있는 사촌들과는 언제나 서먹했다. 나는 처음부터 아이가 아닌 한 가문의 후계자로서, ‘착한 아이’로 키워졌으므로. 아카데미에 처음 들어갈 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