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페일
총 56개의 포스트
↑ 요고 읽고 원작자 붙잡아 필.버함 “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딸기프라푸치노 한 잔, 블루베리 스무디 한 잔 맞으세요.” 오늘 초면이지만 몇 십분동안 질리도록 본 덕인가 익숙해진 포스기를 띡띡 누르며 기상호가 말했다. 네, 네. 대답하는 제 앞의 손님은 손으로는 카드를 내밀면서 눈으로는 제 뒤에서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바쁘신 사장님을 보고 있
웃기다 방송 할 때마다 갑탐 노래 틀어두는데 맨날 병찬이 최애인 거 티 내서 나중에 좀 유명해진 뒤에 결국 합방까지 하게 되고... 저 너무 팬이엇어요...!!! 이러고 난리 치는데 유튜브 출현하니까 이미 좀 알아보려고 이런저런 영상 살펴봤던 박병찬... 뉘...신지 됨 이상하다 영상에서는 꽤 무뚝뚝했는데... 물론 후원 받으면 리액션 열심히 해주긴 했지만
누가 후일담 물었는데 간단한 후일담만 올리긴 그러니 짜두긴 했지만 굳이 말 할 필요 없어서 + 능력 부족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자잘한 설정들도 함께 주절거려봅니다. 기상호는 진짜 평범한 삶을 살아왔기에 딱히 특이점이 없습니다. 다만 센터에 입소했을 시 가족들 말고는 말을 하지 않아 다들 어디 유학이라도 다녀온 줄 알았다고 하네요. 그마저도 엄청 친한 친구들
Sweet Darling 기상호는 제 앞에 있는 컵을 집어 들었다. 그대로 혀를 댄다. 꿀꺽. 소리와 함께 얼굴을 찌푸렸다. 으, 소리를 내며 내려놓고 혹시 물이 있는가 물었다. 감독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물 한 병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마시자 바로 앞, 마주 보고 앉은 검사관이 묻는다. "무슨 맛이 느껴졌습니까?“ 기상호는 미친 듯이 뛰는
깜빡. 눈을 감았다 뜬다. 병찬은 습관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공간이었다. 글쎄? 익숙하다고 느낄 뿐, 실제로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꿈이란 게 원래 그러니까. 병찬은 자각몽을 자주 꾸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 장소에서만큼은 꿈이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 장소는 지금의 병찬의 인식 상 예전 부연중 체육관이었기 때문에. 입고
기상호는 경계심 있는 성격이다. 남들의 사소한 버릇조차 하나하나 살펴보며 가벼운 관심조차도 다른 사람에게는 가볍지 않아 기분 나쁘다는 말을 듣곤 한다. 군대에 갔을 때는 사소한 움직임도 포착하고 무엇인지 확인하려 들어 결국 어두운 밤에 초소 경비를 서다가 거수자를 발견하고 휴가를 받은 일도 있었다. 그러나 기상호는 생각보다 헐렁한 성격이다. 처음 보는 사람
그 순간은 매우 찰나 같았으며 동시에 길었다. 기상호는 제 앞에 갑자기 쏟아지는 빛에 눈을 질끈 감았고, 그렇게 감으면서도 다 감기지 않은 눈꺼풀 사이로 제 몸이 넘어지듯이 앞으로 이동하는 것과 동시에 저와 아주 똑 닮은 누군가가 제 옆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저게 뭐지?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도 전에 기상호는 무언가에 빨려 들어가는 감각을 느끼며
끼익- 끼익- 소리를 내며 그네가 비명을 지른다. 그야 190cm를 넘고 그에 맞춰 90대 중반의 무게를 버티길 상정하지 않은 놀이기구이니 당연할 수도. 하지만 그네를 비명 지르게 만든 장본인인 기상호는 아무래도 상관 없는 얼굴로 플라스틱 고무가 씌워진 쇠사슬을 잡고 다리를 느릿하게 움직였을 뿐이다. 밤 12시 21분. 왜 이 시간에 원래라면 진작에 자야
단촐한 옥탑방. 누군가에게는 낭만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겠으나 음악 하겠다고 서울로 올라와 이렇다 할 음반은커녕 몸 제대로 담을 밴드 하나 없는 기상호에게 이곳은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몸을 뉘는 공간, 그 정도였다. 이곳에 누워 언젠가는 이 의미 없는 것을 끝낼 수 있기를 빌던 굴레를 끊어준 것은, 당장 제 앞에 편한 자세로 늘어지게 앉은 단 한
"사랑해, 상호야. 나랑 사귈까?“ 답지 않게 조금 떨리는 목소리, 그럼에도 상대방의 반응을 조금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주하는 검은 눈. 그 사이에 담긴 따뜻함이 사랑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때. 당연히 바라는 것은 같은 온도의 답변. 옅은 갈색 눈동자는 검은 눈동자를 마주하며 조금 크게 뜨여지고, 당황한 듯 작게 떨린다. 눈가가 작게 붉어진 것도 같은데,
띠롱- [병찬햄!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어요?] [응. 상호~ 형 없는 동안 뭐하고 지냈어?] [계속 형 기다렸죠. 형은 오늘 재밌는 일 있었어요?] [아니~ 그냥 평범하게 지냈어. 훈련하고 밥먹고.][아, 오늘 형 상호가 좋아하던 돼지국밥 먹었다!] [진짜요? 맛있겠다... 저도 먹고 싶어요.] [나중에 같이 먹으러 갈까?] [그래요.] 띠링.
운동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노출 있는 옷을 입는다. 야한 쪽 말고. 긴 옷은 활동성을 해치는 경우가 적잖아 있다 보니 대부분 헐렁하고 길지 않은 것들을 입었다. 농구는 특히 그랬다. 이너 안 입으면 큰일 나기 좋다. 근데 몸 좋고 노출할 일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게 있다. 타투라고... 아직도 세간의 인식이 마냥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나쁘지도
그 왜 그런 말 있지 않나. 클래식 네버다이. 아니면 뭐 클래식 이즈 베스트. 무슨 의미냐? 고루먹은 옛날 방식도 통하려면 통한다는 뜻이다. 연애 고자 기상호. 로맨스 만화는 물론 유명한 로맨스 영화는 싹 다 접수했다. 왜? 사랑하는 병찬햄에게 어떻게든 비벼볼라고... 모솔까진 아니었는데 연애를 시작해본 적도, 이끌어본 적도, 끝내본 적도 없었다. 기상호의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태어나면서 한 번쯤은 바다 안개를 맞이하곤 한다. 바다 안개는 너무 춥거나 더운 날 보다는 공기가 따뜻해질 때에 나타난다. 봄에서 여름이 넘어가는 그 사이. 그때엔 상호가 사는 작은 마을은 짙은 바다 안개에 뒤덮이곤 한다. 바다안개가 뒤덮고 지나간 자리에는 사람이 남았다. 그 작은 마을이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였다. 어른들
[작가님, 내일까지 마감인데 진행도는 어떻게 되세요?] [거의 다 했어요. 오늘 파일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딸깍딸깍, 시끄러운 소리를 내던 키보드가 멈춘다. 기상호는 피곤한 눈매를 문질렀다. 지금이 낮인데 오늘 보내준다고. 보통 저 말은 자정 전에 아슬아슬하게 보내준다는 뜻이니 일찌감치 퇴근하고 집에서 파일을 받아보는 게 낫다는 소리다. 기상
병찬은 쓸데없는 잡기들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를 가지는 것은 행운을 불러오는, 행복을 주는, 소원을 들어주는 따위의 상술 가득한 잡기들을 좋아했다. 정작 자기 것은 안 사고 남에게 선물했다. 너 이걸로 좋은 일 생기면 갚아~ 같은 말이나 하면서. 어디서 들은 건지, 이번에 가져온 것은 꽃봉오리가 난 선인장 화분 하나를 가져왔다. 선인장 꽃이 피면
"저희, 헤어지는 연습 쪼매 하까요?“ 상호는 사귄 지 석 달이 되던 날. 뜬금없이 저런 말을 했다. 병찬은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서 상호를 빤히 쳐다봤고 상호는 마치 내일 뭐 먹을지를 물어본 것 처럼 굉장히 평화로웠다. 잘못 들었나? 그런 생각을 하면 상호는 눈을 마주한 채로 슬쩍 웃어 보였다. "헤어지는 연습 하는 거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기상호는 제 감정 숨기는 것은 잘하지 못하는 인간이다. 정확히는 제 긍정적인 감정을 숨기는 것을 못했다. 웃고 싶으면 크게 웃었고 신이 나면 방방 뛰었으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풀어진 얼굴을 보인다. 기상호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상호가 자신을 좋아하는 걸 알 수 있다. 너무 명확한 감정표현 덕에 착각하기도 쉽지 않다. 그 사람들 중엔 박병찬도
딸깍, 소리가 나면 조명이 켜진다. 방 한 가운데에 의자가 놓여있다. 살짝 높고, 발 받침대가 있으며 높이 조절도 가능한 미용실용 가죽 의자.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먼저 걸음을 뗀 남자가 의자로 향한다. 입고 있던 하얀색 특공복을 흘리듯이 벗으면 뒤에서 따라오던 스카쟌을 입은 남자가 급하게 받아 든다. 의자에 늘어지게 누우면 목 받침대가 정확히 목을 감싼다
밤만 되면 시끌벅적해지는 골목, 화려한 네온사인들과 조금은 촌스러운 폰트들의 빛나는 간판들 사이. 막힌 골목의 끝. 가게라는 구색을 갖추기 위함인지 불만 켜둔 깔끔한 흰색 간판 아래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칙칙한 골목과 어울리지 않게 깔끔히 청소되어있는 흰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갈색의 나무 문이 나온다. 문 앞에는 가게 오픈을 알리는 작은 팻말이
Look At Me! 첫 인상은 꽤 차가워 보이는 사람. 반쯤 감은 눈꺼풀 밑의 눈은 냉랭한 기운까지 흘려보내고 있었고 눈가의 눈물점은 매력이라기보단 잘못 찍힌 얼룩 같은 느낌이었다. 병찬과 비슷할 정도의 큰 키, 일반 스카우트라기엔 다부진 체격. 처음 마주했을 때는 스카우트가 아니라 웬 운동선수가 여기 있나, 라고 생각했다. 부드럽게 웃으며 제게
무슨 생각하세요 박병찬한테 형 없으면 죽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살만하더라고요. 밥도 잘 넘어가고 잠도 잘 잤어요. 그래서 그냥, 없어도 살아지는구나 싶더라고요. 이제 형 생각해도 아무렇지 않아요. 라고 하는 기상호. 박병찬 가만히 듣다가 환히 웃으면서 내 생각만 한단 소리네. 함. 근래의 마이 붐 사랑해서, 아껴서, 널 위해서. 그런 말들로 그냥 보면
뭐랄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극적이더라도 그걸 참을 수 없는 순간은 아주 사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음 밖에 나가서 할 일 하는데 비가 와서 택시를 잡아야 하나, 뛰어갈까? 고민하다 나가려고 건물 입구에 섰는데 자길 기다리는 사람을 본다던가 기상호가 좋아해요. 라고 참지 못하고 말하는 순간이 상호 바보 같다. 하고 하하하 웃어버리는 병찬을 목격했을 때라던
글쵸 상쫑... 종수가 이것저것 많은 걸 바란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거 이것저것 방식만 다른 거지 결국 네가 날 사랑한다는 걸 느끼게 해줘 인 것지 상쫑... 최종수 진짜 기상호랑 헤어지면 기상호가 같이 먹고 싶어서 사왔어요. 했던 붕어빵 같은 거 생각하면서 개 우울해할 것 같고 그렇다니까 아니 근데 종수 약간 그거 있음. 상호가 헤어지자고 하면 이제 너무
귀신이 잘 꼬이는 박병찬 그러나 운동신경도 운도 너무너무 좋은 나머지 기가 막히게 그 모든 개수작들을 쇽쇽 피해감. 막 위에서 화분 떨어지는데 어 고양이. 하고 멈춰섰다가 피하고 계단에서 밀치려고 하는데 어라 신발끈... 하고 슉여서 귀신만 슝하고 날라간다거나 시합 방해하려고 했는데 걍 너무 빨라서 귀신이 어버법. 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근데 잘 기억이 안 나서 그런데 네 박병찬이 기상호를 떠난 이유가 뭐였죠….. 예전에 상뱅 깨질 때 어떻게 깨질 거 같냐 제가 물어봣을 때 님이 괴로움 시리즈처럼 크게 싸우고 깨질 거 같아요 라 했는데 사실 그때도 가물가물했어 그랫나 네 그니까 뭐엿더라 기상호가 첫 프로리그 출전을 했는데 거기서 다리가 부러져서 부상을 입었고요 (상대방의 고의 파울
피투성이로 쓰러진 이를 끌어안는다. 아직은 온기가 남아있으나 곧 남은 온기마저 사라질 것을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알 수 있었다. 쿨럭, 꺼져가는 생은 끝을 예감한다. 안 돼, 가지마…. 흐느낌이 공간을 채운다. 그리 울고 있는 병찬을 올려다보던 이가 떨리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린다. 차가워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병찬은 기꺼이 그 손 위에 제 얼굴을 올렸
트친님이랑 디엠에 주절거린거 대충 백업... 뭐냐 개화 ... 박병찬... 이제 상호한테 속을 까보이지 않고 꽁꽁 숨겨버리기 시작해서 약간 로맨스릴러 같은 느낌 나게 된다... 햇던 것 속을 캐내려는 기상호랑 절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려는 박병찬의 어쩌고 결과적으루는 어케대요? 옆에서 보고 있으면 왜 사귀냐 싶은데 박병찬은 아직 기상호를 사랑하니까
병찬은 벌벌 떨리는 눈꺼풀을 어떻게든 들어 올린다. 귀가 먹먹하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눈앞에서 빛이 번진다. 병찬은 이 순간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다. 죽을 때가 되면 주마등이 스친다던데 병찬은 당장 이 순간의 모든 감각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정신을 꺼트리면 그대로 끝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머리를 잠식한다. 죽고 싶지 않은데, 이대
기상호라는 인간은,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멋있을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긴장은 잘 하지 않았지만 순간 상황이 닥치면 당황하는 면이 있었고 어쩔 줄 모를 때에는 웃음으로 넘기려는 버릇이 있었다. 자길 망가트리는 것에 큰 유감이 없고 분위기는 즐거운 것이 좋다. 그러면 자연히 사람은 자기 자신의 분위기를 망가트리면서 웃음을 주게 된다
상호는 어렸을 적부터 꿈을 꿨다. 상호는 어느순간부터 꿈을 꿀때마다 꿈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그래도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었다. 꿈은 상호의 의지를 신경쓰지 않았다. 상호는 그것에 큰 의문 없이 꿈을 따라갔다. 꿈에서 상호는 여러가지의 역할을 맡았다. 어느 때엔 어떤 나라의 왕자님이, 어느 때엔 멋진 경찰 아저씨가, 어느 때엔 사소한 일로 범죄자가 되기도
1. 기상호는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마법을 쓰고 괴물이 나오고 그 괴물을 칼 한 자루로 베는 사람들이 넘쳐나며 어떠한 이유든 사람이 쉽게 죽는 세계에서 부모도 없이 홀로 12살까지 살아남은 것은 보통 운이 좋은 게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는 사지 멀쩡히 살아남기만 했지 몇몇 특별한 사람들처럼 대단한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니까. 어쨌든
괴로움의 총량 박병찬이 농구를 그만뒀다. 프로로 입단한 지는 11년, 나이로는 35살이니 프로로 활약한 시간도 꽤 길고 나이를 따지면 평균적인 시기였다. 박병찬은 그냥 올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몸 성한 선수들도 30대면 슬슬 은퇴하는데 무릎 부상을 당한 제가 35살에 은퇴하면 오래 한 것이다. 제 은퇴식 경기는 결국 제 팀의 패배로 끝났으나 그
박병찬은 대학교에서도 한 번의 부상을 당했다. 오른쪽 무릎 부상이었고, 그 탓에 또 몇 개월 정도를 쉬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눈부신 활약들을 보여주었기에 드래프트에서 꽤 높은 순위로 지명되었다. 프로로 간 박병찬은 성공적인 무릎의 재활로 주치의는 앞으로 무리만 덜 한다면 1쿼터 정도의 경기는 괜찮을거라 말했다. 박병찬은 그런 이야기를 들은 뒤 자신을 내려다
1. 고등학교 2학년. 기상호는 모의고사를 대차게 말아먹었다. 정확히는 영어만 말아먹었다. 다른 과목들은 해왔던 대로 똑같았는데 영어는 꼬아놓은 지문 몇 개를 착각했던 모양이다. 근데 문제는 말아먹은 게 이번으로 두 번째였다. 중학교부터 공부 머리가 좋다며 기대하시며 서울로 올라오신 어머니는 남들 보내는 만큼 안 보내도 만점을 받아오는 제 아들을 뿌듯
최종수가 좋은 연인이었느냐, 묻는다면 기상호는 솔직히 말해서 연애 초반에는 진짜 끔찍했고 중반에는 참아줄 만했으며 지금은 아주 좋은 연인이라고 답할 수 있었다. 왜 그들의 연애 초반이 개 끔찍했느냐? 이유는 간단하다. 더럽게 안 맞았다. 최종수의... 의부증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증상들 때문에 그랬다. 기상호는 서로 사귄다는 사실에 이미 만족하여 굳이 사
가이드와 센티넬을 가리지 않고, 높은 등급의 재원은 언제나 환영받기 마련이다. 특히나 높은 등급으로 가면 센티넬보다는 가이드가 좀 더 높은 가치를 가졌다. 센티넬에 비해 가이드는 수가 적었던 탓이다. 거진 2:1의 비율로 그 적은 수 중에서도 높은 등급은 더욱 희귀했으니 각 나라별로 높은 등급의 가이드를 보유하는 것에 안달이 나 있었다. 종종 높은 등급의
1. 최종수가 대학에 갔다. 당연하다는 듯 유명한 명문대학을 골라갔단다. 그 대학을 다니는 일반인들에게도 소문이 났다. 유명 농구선수의 아들이 온대. 그 아들도 엄청 농구를 잘하는데 잘생겼대. 자연스럽게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그렇게 화제의 인물이 되면 그다음 순서는 뻔하다. 그 이름값이 궁금해 찾아와보는 사람들. 정말 잘생긴 얼굴 덕에 오는 사람마다 감
트친이 주신 소재로 쓴 글입니다. 기상호 30살. XX공단 프로팀 코치. 지도자로서의 경력을 말하자면 선수 치곤 28살의 빠른 은퇴를 하고 코칭 스태프 쪽으로 전향한 케이스다. 본인 자체의 기량은 나쁘지 않았으나 워낙 머리가 좋았어야지. 감독도 그렇고 다른 스태프들도 그렇고 지도자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라고 하도 권유를 하니 어쩌면 거기가 내 길일지도 모
"아이고, 종수야. 너 또 나 엿먹어보라고 작정했지?" "뭐래. 잘도 하면서." 공중에 떠있던 종수라고 불린 남성이, 그 옆의 밝은 색의 옷을 입은 남성의 옆으로 내려선다. 그들 앞에는 잔해만 남은 괴물의 찌꺼기들이 널려져있었다. 그 둘은 익숙한 듯 그것들에게서 눈을 억지로 피하는 낌새 없이 서로에게 눈길을 주었다. 둘 다 안색이 창백했고, 상태가 좋아보
"헤어질까." 삼 주 전부터 잡은 약속.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와중에 자율 훈련까지 외면하고서야 겨우 만들어낸 자유시간이었다. 최종수도 그랬고 박병찬도 그랬다. 성실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둘이 그랬으니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는 주변 사람도 어림짐작이 가능할 정도다. 그리고 최종수는 박병찬을 마주하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아마 말한 당사자가 박병찬
고등학교 때의 만남 이후 박병찬과 최종수가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공교롭게도 프로 구단이었다. 최종수는 1라운드 1픽을 받았고 무릎 부상 때문에 미묘한 취급을 받던 박병찬은 그래도 1라운드 순서였는데 한 구단이 최종수와 박병찬을 모두 선택한 것이다. 그 덕에 박병찬과 최종수는 아주 오랜만에 마주할 수 있었다. 박병찬은, 솔직히 최종수와 사이좋게 지낼
공이 던져진다. 태성은 그 볼이 길게 빠졌다는 걸 짐작한다. 퉁, 소리와 함께 튀어 오른 농구공은 운 좋게도 직선에 가깝게 위로 올라갔고 이어 림으로 쏙 빠졌다. 옆에서 다은이 상호를 띄워주기 위해 여전히 등신 같은 컨셉으로 말하며 팔꿈치로 상호를 툭 쳤지만 상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제대로 받아주지 못한다. 기상호는 요즈음 항상 저랬다. 혼이 빠진 것처럼 넋
종종 그럴 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말을 하다 보면 눈이 마주치고 무언가를 주고받다 보면 상대방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감이 올 때가. 사람 간의 관계라는 것은 참 힘들어서 서로 주고받는 감정의 크기는 보통 어긋나기 마련이고 자기는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넘쳐났다. 공태성도 그걸 안다. 타인에게 멋대로 기대를 해봤자
강아지의 배신 18살. 기상호의 고3 수능 날. 수능을 보고 나오는 상호를 맞이한 것은 바쁜 부모님이 아니라 그날 시간이 난다며 내려온 박병찬이었다. 박병찬이 미리 내려간다며 기별을 주었기 때문에 마지막 과목이 끝난 기상호는 다리를 덜덜 떨면서 감독 선생님의 인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목시계만 내려보던 감독 선생님은 이내 가도 좋다 허락했고 그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