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een
총 92개의 포스트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협회의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했다. 내부보다는 협회 외부 세력이 자꾸만 협회를 넘보는 탓에,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균열의 수가 줄며 겨우 숨을 돌리나 싶던 이들은 곧장 협회를 노리는 범죄 단체를 소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기일은 빠르게 다가왔다. 예약했던 카페의 작은 공간 안에 앉아 있자면, 누군가 반투명한 문 너머에 비쳤다. 내부를 가리는 코팅 틈새로 나타난 익숙한 눈. 시선이 마주쳤던가. 의문이 스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진이 유리문을 밀며 들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시간은 눈 깜짝할 새 흘렀다. 반은 자의로, 나머지 반은 타의로 나흘 내내 침실에 거의 갇혀 있다시피 한 탓일까. 흘러간 시간이 그다지 체감되지는 않았다. 내내 그리페가 물고 빤 탓인지 유두는 셔츠 자락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따가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내내 말없이 앉아 있기만 하던 이가 말허리를 끊었다. 이리트는 태연한 낯으로 생각하지도 못했다는 듯 당혹스러워하는 웨이드를 일별했다. 제 옆에 앉은 그리페의 표정이 서늘하게 굳은 탓이었다. 서늘하게 식은 벽안은 드물게만 볼 수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암막 커튼 틈으로 환한 빛이 새어 들어왔다. 느릿하게 눈을 깜박인 이리트는 고개만 돌려 탁상용 시계를 살폈다. 빛이 들어온다고는 해도 어둑한 탓에 잘 보이지 않았으나, 얼추 점심나절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생각한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미친 새끼…….” “고상한 척은 관두기로 했나 봐.” 시답잖은 소리에 반응할 필요 없다는 듯, 이리트는 제 등허리를 가볍게 토닥이고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태연하게 대꾸하는 이리트는 안색 한 번 변하질 않았다. 분노를 못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순간,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듯 강렬한 깨달음이 스쳤다. 그가 제 목소리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나마 한 가지 통할 만한 방법이 있었다.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물불 가릴 때가 아니었다. 그리페가 정신을 차리게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핏물에 번진 시야로도 상대의 낯빛 역시 어두움을 알 수 있었다. 그건 화가 났기 때문인지, 독에 당했기 때문인지. 그리페가 말없이 그를 응시하면, 상대의 표정이 한 번 더 일그러졌다. 왜 그런 반응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누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언제나 제게 주어진 기회는 한 번뿐이었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으며,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제가 아닌 누군가의 목숨이 쉬이 날아가고는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리트는 이번 작전이 실패했다고 한들 저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주요 시설이 지하에 있을 거라던 이리트의 말이 정답이었는지, 적막하던 상층과 달리 이곳은 1층임에도 몇 명씩 뭉친 이들이 돌아다녔다. 은신에 특화된 능력이 있다면 모를까, 적어도 자신에게는 이들을 모두 피할 방법이 없었다. 내부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도무지 일어나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베개에 파묻었던 이가 퍼뜩 고개를 들었다. 맹하게 풀렸던 얼굴이 삽시간에 굳었다.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 이리트는 협탁 위에 자리한 물을 들이켰다. 잠든 사이 흐트러지다 못해 매듭까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평화는 더없이 멀었다. 가장 큰 집단이 무너진 틈을 타 제 몫을 챙기려는 이들이 들끓었다. 협회 내에는 불온함이 감돌고, 협회의 근간이었던 신뢰에 새겨진 금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다. 구출 작전을 허가해 주지 않았던 날의 기억은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여느 때처럼 느지막하게 눈을 뜬 이리트는 이불 속에서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금방이라도 일어날 듯 꾸물거리는 것도 잠시, 도로 몸에 힘을 뺀 이리트는 눈만 깜박였다. 커튼 탓에 어둡고 고요한 실내, 닫힌 문 너머에서 희미한 생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지키는 사람이 더 있으면 어떡하려고…… 팀, 팀장님!” 제 이름을 부르는 이의 목소리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여기저기 뻐근한 몸도 나중 문제였다. 차마 먼저 다가서지도 못한 채 이리트의 시선을 받아내고 있자면, 저 멀리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뭡니까.” [팀장님을 찾으려는데, 상부에서 허가가 떨어지질 않아서요.] “그걸 왜 내게……” 그즈음 화면이 뚝, 꺼졌다. 무언가 말하려던 하슬러의 목소리가 덩달아 끊기고, 문을 열어주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다시 초인종이 울렸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독한 약을 그대로 들이마신 탓일까, 의식이 돌아오는 순간부터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익숙하게 앓는 소리를 삼킨 그리페는 눈을 뜨지 않은 채,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가까운 곳에 저를 납치한 이들이 있는지, 대화하는 소리며 자잘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두 손으로 꼽지 못할 만큼 많은 이들을 붙잡고, 어린아이 하나까지 데려온 채 작전은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그 애의 거취까지는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었으나, 적어도 그런 곳보다는 더 나은 환경이 주어지기를 바랐다. 협회를 향한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휴가를 끝마치고 돌아오면, 쳇바퀴 같은 일상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균열이 열리면 그곳으로 파견되어 괴수를 물리치고, 힘을 멋대로 휘두르려는 이들과 맞서 싸우는 일들. 협회는 여느 때처럼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늦더위가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유난히 길고 지난한 제5의 계절에도 끝은 찾아들었다. 수시로 쏟아지던 소낙비도 잦아들 무렵, 이리트는 올슨과 독대할 기회를 얻었다. 올슨이 내보인 의지는 당시에 일종의 신화처럼 여겨졌으나, 그는 신이 아니었고 흐르는 시간을 피할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느지막이 찾아온 장마는 꼭 그만큼 많은 비를 쏟아냈다. 예년보다 길어지는 적림, 종일 꾸물거리다가도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호우에 준비성이 좋은 이들조차 때때로 옷을 적셨다. 변덕스러운 날씨야 이미 다소간의 경험으로 잘 아는 바였으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그리페는 이후로도 여전히 바빴다. 일이 조금은 줄었다고 하나 확실히 체감될 정도는 아니었다. 때때로 크고 작은 부상을 얻어왔으며, 그런 채로도 이리트의 앞에서는 아프다는 말 한마디가 없었다. 이리트는 괜히 그리페에게 잔소리하는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문득 눈을 뜬 그리페는 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켰다. 창밖은 어슴푸레하게 푸른 빛을 발했다. 오전 다섯 시쯤일까, 지난밤 이르게 잠들었으니 평소에 자는 만큼은 잔 것 같았다. 이리트는 이불을 둘둘 만 채여서, 겨우 까만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시간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흘렀다. 날이 갈수록 바람은 훈기를 머금고, 오래지 않아 습기를 품기 시작했다. 여름의 초입, 연둣빛 잎들이 짙은 녹색 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계절. 그 사이 몇 번이나 이리트를 만났지만, 관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해는 결국 떠오르고, 제 피로감과는 별개로 세상은 아침을 맞이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며 자동차 엔진음 따위가 열린 창문 틈새로 새어 들어와 진득한 불쾌감을 선사했다. 지난밤에는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다. 수면제는 그새 다 어디로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낮은 목소리가 제 이름을 불렀다. 분명 자신은 협회 내의 그 누구에게도 제 이름을 불러도 좋다고 허락한 적 없었다. 눈앞에 선 이는 분명 협회 소속의 센티넬이건만. 걱정이 담긴 표정을 한 이름 모를 센티넬이 다가오면, 이리트는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2부 〉 “아, 헤르데. 이렇게 얼굴을 마주한 게 얼마 만인지.” “우리가 사담이나 할 만한 관계였던가, 레만?” “최근에 유해졌다고 소문이 났는데……. 소문은 역시 믿을 게 못 되는 모양입니다.” “시간 없으니 본론만 얘기하지. 팔마가
2023.12.08 작성 〈 소실점 2부 〉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데.” “내가…… 기다리는 건 좀 잘하는 편인데. 어때, 이리트?” 간혹 그리페는 이런 식으로 실없는 소리를 해 댔다. 아양이라도 떠는 듯한 행동을 마주한 이리트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호선을 그렸다. 그리페의 뺨을 감싼 손이 희미한 흉터 위를 부드럽게 쓰다
2023.07.28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그들은 긴 복도를 걷고, 협소한 나선 계단을 올라 좁은 방을 지났다.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걸어 지상까지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은 기껏해야 십 분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문이며 창문 너머 비치는 햇빛은 낯설게
2023.07.21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그래도 이리트,” “네가 걱정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 늘 저보다 낮은 체온이 쉬이 멀어졌다. 내뻗은 손이 끝내 이리트를 다시금 붙잡지 못하고, 허공을 더듬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2023.07.14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 바르게 선 이리트의 발치에 밝은 빛이 닿았다. 그가 다가오는 만큼, 밝은 빛이 이리트를 점점 더 환히 비추었다. 인상조차 찌푸리지 않은 채, 오롯이 자신만을 응시하는 이는 꼭 환상
2013.07.07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한 명도 죽지 않을 줄은 몰랐는데.” 내내 쥐 죽은 듯 조용하던 비숍의 목소리였다. 패배를 시인한 이들을 제압한 두 사람이 동시에 베일을 응시했다. 비숍의 능력은 전에 없이 강력했으나 분명 S급인 그들에게
2023.06.30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고개를 끄덕인 그리페가 앞으로 나서면, 그의 뒤로 협회 측 센티넬이 뒤를 따랐다. 기다렸다는 듯 이쪽으로 밀려드는 피 웅덩이는 그 자체로 생명을 지닌 것 같았다.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이능의 움직임에서 느껴지
2023.06.23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이가 기쁘기 그지없다는 듯 손뼉을 쳐 댔다. 무슨 장치를 해 두었는지, 단순히 손바닥이 부딪치는 소리임에도 이상할 정도로 선명했다. 한껏 긴장한 이들이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듯 무기에 손
2023.06.16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균열, 그 속에서부터 쏟아지는 미지의 재앙이 생존을 위협하는 와중에도 범죄는 쉬이 일어났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재앙, 필연적인 행정의 사각에 숨은 범법자들은 단 한 번도 그 명맥이 끊긴 적
2023.05.05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사람을 기다리는 법을 모르는 시간은 덧없이 흘렀다. 협회 내의 우중충한 분위기기는 그리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았다. 잃는 것은 원치 않아도 익숙해져야만 하는 일이었으며, 그들의 슬픔과는 무관하게 사건은 발생하
2023.04.21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이리트는 날이 밝자마자 퇴원 수속을 밟았다. 그날 하루를 통으로 쉰 이리트는 바로 다음 날, 조금 더 쉬는 게 좋지 않겠냐는 그리페의 걱정을 아무렇지 않게 밀어내며 복귀를 선언했다. 그와 동시에 그리페의 짧
2023.04.14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눈을 뜨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대로 더 잠들고 싶었다가도, 침구의 촉감이 낯설어 그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하얀 천장, 코끝을 스치는 싸하고 차가운 냄새. 몇 번이나 신세를 진 적이 있었던 협회 내의 병
2023.04.07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후방은 그저 조용하기만 했다. 본격적인 전투가 일어나고 부상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늘 그랬다. 가만히 앉아 마냥 기다리는 일은 언제 겪어도 피로했다. 누가 언제 후방으로 빠질지 모르기에 더욱. 듣기로, 그리
2023.03.31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괴수를 상대하는 것과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같을 수 없었다. 싸움의 방식도, 자신의 마음가짐도. 상대 또한 인간 이상의 힘을 지닌 센티넬이라 한들 매한가지였다. 꺼져가는 목숨, 그 틈 사이로 무심결에 새어
2023.03.17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얼빠진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 리가 없건만, 이리트는 태연하게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하고는 일어섰다. 꼭 헛것을 보는 기분이었다. 전투 이후에는 늘 찾아오곤 하는 후유증이 이번에는 머리로 온 것처럼. 그러나
2023.03.10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천공이라고도 불리는 균열은 그 역사가 길지 않은 이상 현상이었다. 고작해야 오십 년도 되지 않은 과거, 최초로 나타난 균열은 도심지 한가운데를 초토화했다. 하늘이 열리고 갈라진 틈 사이로부터 쏟아져 나온 괴
2023.02.24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그리페는 나날이 강해졌다. 내내 억눌려 있던 이능은 물 만난 고기처럼 제 기세를 펼쳤고, 그리페의 실적은 그만큼 좋아졌다. 이제 협회 내 같은 S급 중에서도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들이 없었다. 이리
2023.02.10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파트너 할 생각 없었으면 이런 짓 안 했어.” 문을 닫는 짧은 찰나, 틈새로 보인 그리페의 표정이. 괜히 저까지 가슴이 간질거리는 듯한 착각이 일어 제 얼굴을 문질렀다. 그 순간 닫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
2023.01.27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소실점 〉 그의 상태를 확인한 이리트는 금세 떠나 버렸다. 뺨에 남은 체온이 진득하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건만. 제게 장난을 걸듯 말을 붙이는 관계자를 귀찮다는 듯 떼어놓고 자리를 뜨던 이리트와 얼핏 눈이 마주쳤던가.
2022.10.30 작성 〈 소실점 〉 종일 꾸물거리던 하늘이 끝내 미적지근한 비를 쏟아내는 때, 매끄럽게 골목에 진입한 검은 세단이 문득 멈춰 섰다. 비상등을 켜고 내린 이리트의 구둣발이 그새 고인 물에 젖고, 우산 위로 빗방울이 굴러떨어진다. 푸릇한 식물이 틈새를 비집고 자라난 돌담에 겨우 기대어 널브러진 이는 의식을 잃었는지, 옷자락이며 머리칼
2022.04.02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바람꽃 공전 > “보복이 두렵지도 않은가!” 팔이 뒤로 돌려 묶이고, 무릎이 꿇려진 채로 장교는 짐짓 준엄하게 꾸짖었다. 연극적인 어투였다. 직후에 욕지거리를 갈겼던 것도 같았으나, 주위에서 터져 나온 웃음소리에 묻
2022.03.19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바람꽃 공전 > 혼란에 빠진 전장 위를 함선을 타고 누비는 건 꽤 색다른 경험이었다. 어느 때에는 광자포를 쏴 갈기고, 적절한 보호막이 동반될 때에는 미사일을 투하했다. 처음 전자폭탄을 투하했던 전투기와 전함의 지
2022.03.05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바람꽃 공전 > “입 다물어!” 발작적인 외침과 동시에 내내 주위를 맴돌던 하얀 결정이 긴 꼬리를 남기며 그리페 쪽으로 쏘아졌다. 그리페는 피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제게 다가오는 날카로운 파편을 응시했다. 저 스
2022.02.19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바람꽃 공전 > 빌어먹을 자식.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잘도 그런 소리를. 이리트는 차마 내뱉지 못할 욕지거리를 삼켰다. 치솟은 짜증에 모로 돌렸던 고개를 쳐들면 깊이를 알 수 없는 파란 눈과 시선이
2022.02.05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바람꽃 공전 > 당분간은 큰 작전이 없을 거라던 말을 증명하듯, 부대 내에는 다소 풀어진 분위기가 만연했다. 일상적이고 고된 훈련은 빠짐없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모든 훈련이 끝나고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이리트는 고
2022.01.22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바람꽃 공전 > 지금 이곳에 있을 리 없는 사람이 제 눈앞에 버젓이 서 있었다. 그리페는 보던 서류를 내려놓고, 그를 제 집무실까지 데려온 이들을 보았다. 푸른 눈동자는 대답을 요구하듯 느릿하게 깜박이며 시선을 맞춰
2022.01.08 작성 ※ 해당 글은 픽션이며, 등장하는 역사, 기관, 사건,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 바람꽃 공전 > 약속한 기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진작 연락이 되어야 했을 이는 세상에서 그대로 사라진 것 같았다. 급박한 일이 생겼거나, 발각되어 목숨을 잃은 걸 테지. 최근 정부와 정부군 측은 큰 움직임이 없었으
2023.08.10 작성 ※ 커미션 ※ 6.0까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명경 > “나가.” “엔디미온.” “어서.” 축객령을 내리는 엔디미온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당장 나가지 않고 뭘 하느냐는 듯 눈앞에서 앞섶을 풀어 내리는 손은 일말의 망설임조차도 없어 보였다. 벌어지는 옷자락 사이로 비치는 하얀 살결, 그 위로 새겨진 긁히고
2022.06.08 작성 ※ 커미션 〈 녹슨 톱니바퀴 〉 건물이 무너진 틈새로 희끄무레한 빛이 샌다. 약한 빛 아래 푸르른 눈이 깜박이더니 이내 주위를 살폈다. 밝았던 내부는 온데간데없고, 한순간에 폐허처럼 변해 버린 내부와 주위에서 들리는 고통스러운 신음 따위가. 겨우 정신을 차린 엔디미온은 뒤늦게 상황을 복기했다. 일순간 끊어졌던 의식, 그
2021.10.18 작성 ※ 커미션 < 경해 > 은빛 검신에 날카로운 손톱이 부딪쳤다. 쩌엉, 묵직한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손목에 충격이 전해졌다. 건블레이드를 휘두를 때마다 불꽃이 터져 나왔다. 짧은 기합과 적절한 반동이 뒤섞여 빛을 반사하는 검이 하얀 궤적을 그렸다. 어지간한 사람보다 커다란 괴수는 끔찍한 소리를 내지르고, 살이 갈라지는
2021.09.05 작성 ※ 5.0부터 5.4까지의 전반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날조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해당 글에서 빛의 전사는 설정된 종족, 성별, 이름 등이 없습니다. 편의상 인칭대명사는 '그'를 사용합니다. < 무광층 > 무릇 태양이란 생명의 근원이며, 그 찬연함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자애롭게 내리쬐는 따사
2021.04.11 작성 *커미션 〈 은흑빛 현혹 〉 작은 창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여린 빛이 날이 밝았음을 알렸다. 작은 빛은 다 가닿지 못할 공간, 줄지어 자리 잡은 수조는 소수를 제외하고 모두 인어가 하나씩 들어 있었다. 성체 하나가 체 몸을 기댈 수조차 없는 협소한 공간. 간혹 물이 첨벙이는 소리만이 울리는 곳에 누군가 설움이 가득 담긴 목소
2020.01.02 작성 ※ 5.0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날조 설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빛의 전사가 죽습니다. ※ 해당 글에서 빛의 전사는 설정된 종족, 이름 등이 없습니다. 편의상 인칭대명사는 '그'를 사용합니다. ※ 민감한 소재(시체 훼손)를 사용하였습니다. 소재 제공해준 퇴공 님, 말랑 님 감사합니다. < 고요의 바다 >
2023.03.14 작성 〈 익숙함에 속아 〉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균열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시작되어, 끝내 관계를 분질러 놓고야 말았다. 이별은 정말 별것도 아니었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하늘, 생명이 맥동하는 봄의 초입에 우리의 인연은 끊어졌다. 크게 싸우지도 않고 헤어지게 된 건 늘 안정적이었던 탓일까.
2023.02.02 작성 〈 Hard candy 〉 자주 먹지도 않는 사탕을 산 건, 일종의 충동이었다. 눈높이에 자리한 매대 위에 색색으로 곱게 포장된 사탕이 대체 뭐라고 그렇게 신경이 쓰였던 건지. 이리트는 괜히 나풀거리는 리본을 만지작거렸다. 실은,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얼마 전 우연히 들었던 말이 자꾸만 떠오르는 탓이었다. 입을 맞추고
2022.04.21 작성 〈 밤에 〉 몸을 뒤척이면 천이 쓸리는 소리가 났다. 부드러운 이불에는 아직도 따스한 볕의 향기가 남은 채였다. 그를 만끽하자니 한낮의 여유로움마저 떠올랐으나 실내는 어둡기만 했다. 창틀을 타넘고 새어 들어오는 달빛은 어슴푸레하고, 시계는 색을 잃어 명암만이 존재했다. 이리트는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어둠 속에 적응한 시야
2021.03.09 작성 *커미션 〈 산실 〉 긴장이 바람결에 섞였다. 정체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적, 그로부터 파생될 피해를 막기 위해 모험가 부대를 주축으로 작전이 시행되었다.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사지로 몰아넣는 꼴이 아니냐며 여럿이 반대했으나, 정체를 밝혀낼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갈레말 제국의 병기인가, 혹은 오랜 세월
2021.02.14 작성 * 커미션 〈 발렌티온 끝자락 〉 턱을 타고 흐르는 액체가 간질간질, 신경을 긁었다. 짜증이 그득히 담긴 손길로 닦아내고 힐끗 보니 손등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빌어먹을. 그는 남이 듣지 못할 정도의 크기로 욕지거리를 짓씹어 뱉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이전에 탐사한 적 있는 곳이었고, 크게
2019. 01. 20 작성 [이름] 이리트 헤르데(Irit Hergde) 아우라 젤라, 남성. [나이] 23세 [소속 및 계급] 불멸대 대위 [언약자] Gripe Harald(숲 부족 엘레젠, 남성) 언약자에 대한 보고서(https://duke-rabbit.postype.com/post/834918) [성격] 벽을 세우는 타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