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아 구독만이라도하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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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폼 링크 : https://takemm.com/prod/view/33692 판매 기간 : 2024.10.17.(목) 14:00 ~ 2024.10.31.(목) 23:59 국수한그릇 B6 | 28p | 중철제본 | NCP | 전연령 “점소이는 오늘도 국수를 삶는다.” 오자마자 장바구니를 비우곤 솥 가득 물을 채워 불을 올린다. 물이 끓을 즘엔 듬성듬
허우석과 황익선은 친구였다. 간지럽게 이야기하면 소꿉친구이고, 불알친구. 그런 친구였다. 허우석과 황익선은 처음 만난 날을 되짚으면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되짚어야 할지도 모른다.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이웃사촌이었고 부모님들끼리 서로 사이가 워낙 좋아 원치 않아도 서로의 집 거실에서 아장아장 기어 다녔다. 바로 옆집이다 보니 유치원도, 초등학교도, 중학교
* 2023.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어바둥) 온리전 <제1회 대한도 플리마켓>에서 행사 주최로 진행되었던 게스트북 <해저기지 가이드북>에 수록되어있던 원고입니다. 제 파트만 따로 업로드합니다. 다들 잠수해주세요. (‾◡◝) 심해의 바다. 빛이 한 조각조차 들어오지 않는 깊은 어둠 속을 바라보고 있으면 김재희는 문득 이 심연 아래가 궁금해진다.
생일 축하해 - 도윤아 [ 형, 형. 이거 봄?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9월5일_대전의_아들_한도윤_생일축하해 ] [ 이야 성공했네~~~ㅋㅋㅋ ] 한도윤은 서혜성이 댓글로 달아놓은 해시태그를 노려봤다. 정확하게는 그가 무슨 의도로 달아놓은 댓글인지 몰라서 노려보고 있었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했다. 클릭 해보라는 거겠지? 그런데도 어떨떨한 기
“그리고 보니 오빠는 생일이 언제예요?” 달력을 보던 아이가 문득 생각난 듯이 물어왔다. “갑자기? 웬 생일이야.” “여름? 가을? 아니면 겨울이에요? 봄은 아닐 것 같고.” “그건 또 뭐야… 6월이야. 6월. 28일.” 정은창은 잠시 망설이다가 아이가 먹던 감자 칩을 하나 뺏어 먹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그럼 혜연이 너는 생일이 언젠데?” “언
* 다소 폭력적인 묘사가 있습니다. 늘 있는 일입니다. 가볍게 써본 글이라 가볍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하늘 색깔이 더럽게 우중충하다. 금방 비라도 쏟아질 것처럼 구름도 죄다 시꺼먼데 기분마저도 진흙탕을 구른다. 뺨을 툭툭 쳐대는 손길이 정신을 깨운다. “야, 소완국.” “예, 예.” “대답은 한 번만 해.” “예.” 삐죽 튀어나오려는 입술을 안으로
생일 축하해, 그리고… 미안해. 총성이 울려 퍼진다. 탕! 총성이 계속 이어진다. "─!" 주정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숨이 헐떡이고 식은땀이 등을 적셨다. 머리부터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 이불을 쥐고 있는 손이 달달 떨렸다. 급히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2시. 8월, 26일. 연도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숨을 내뱉었다.
들어가기전에. -이게아냐2024(베리드스타즈 배포전)에서 발행한 정精의 초고입니다. 버려진 원고지만 아쉬워서 올려봅니다. 어쩌면 이야기 속에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해당 문장들은 수정되어 본 원고에 삽입 되기도 하였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저물어가는 가을의 끝자락. 제대 축하 파티라며 술집에 끌려온 허우석은 밀려드는
"수요일을 여는 아침.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의 민주영입니다." 상냥한 목소리가 라디오 너머로 들려온다. "다들 출근길은 괜찮으셨나요? 아무리 장마라곤 하지만 신발을 적시는 비는 정말 곤란한 것 같아요." 라디오 채널을 변경하던 이는 들려오는 그 소리에 손을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귀를 기울인다. 차창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그녀의 목소리를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좋은_날이_되고싶어 #좋은_날이_되었어 “넌 생일이 언제냐?” 녀석이 물어봤다. “6월….” 무심코 대답을 하다 말을 멈춘다. 자연스럽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30일.” 2로 시작하지도 않고 적당히 생각나는 날짜를 입 밖으로 꺼낸다. 그렇게 남자가 태어난 날은 6월 30일이 된다. 말장난 같은 짓이었다. 남자에게 있어서 아무런 의미도 없
남자는 신문을 넘긴다. 세상은 이제 디지털로 넘어가다 못해 인쇄물이 점점 소외당하는 세상이 와도 그는 여전히 신문을 읽었다.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기계 덩어리로도 편하게 기사를 확인 할 수 있다지만 그것도 익숙히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야 편하다. 여전히 숫자 키패드가 달린 구형 휴대폰을 사용하는 남자에겐 그 행동 자체가 번거롭다. 1면을 크게
한숨이 연기처럼 흩어진다. 새벽 내내 퍼붓던 빗소리가 잦아들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진 하늘을 한번 올려다본다. 장마가 아직 끝나질 않은 걸 티라도 내고 싶은지, 저 다리 너머의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이 끼어있는데 여기 머리 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어서 내리쬐는 태양이 뜨겁다. 확실히 이제 여름이다. "젠장." 까끌거리는 머리카락을 의미 없이 긁었다.
2023.02.22~2023.03.10 - (총 14일/휴식 이틀 제외)의 글을 1차 백업 해둡니다. 물한잔장르 모두 섞여있습니다. #베스타 #회색도시 #검은방 53. 그림자 그림자는 좋다. 그 아래에 있으면 제 그림자도 숨길 수 있었다. 그렇게 속마음도 쉽게 숨길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정은창의 마음을 김성식에게 들킨 순간 아무 의미 없
#좋은_날이_되고싶어 #좋은_날이_되었어 여름은 뜨겁다. 더운 열기가 도시를 뒤덮고 도로 위로 아지랑이는 피어오른다. 그늘 아래에서도 그 열기를 피하지 못하니 땀이 뚝 뚝 떨어졌다. 이제 고작 유월의 끝자락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맞이한 여름은 매년 뜨거워졌다. 또다시 느끼는 더위에 정은창은 살아있음을 느낀다. 호흡 하고, 맥박이 뛰고, 땀을 흘리는
그의 눈동자에는 하늘이 있었다. 한도윤은 그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정말 불현듯 든 생각이었다. 평소와 똑같은 촬영, 연습, 그 속에 지긋지긋 할 정도로 이어지는 불화와 견제. 그 속에 언제나 혼자였던 한 도윤. 신승연 PD의 제안을 받아드린 것에 대한 후회를 하기도 했고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에 휩싸이던 밤도 있었다. 알게 모르게 속이 뒤틀리듯
비가 오면 종이가 눅눅해진다. 맨발로 장판을 밟으면 쩍쩍 달라붙는 것 같고 꿉꿉함을 전신에 두르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비가 오는 계절,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아무래도 악기 관리였다.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든 간에 ‘악기’라고 불리는 것들은 물기에 약하다. 비에 약하고, 습기에도 약하다. 그래서 여름철 관리가 가장 힘들었다. 비. 빗방울이 작은 창을 쉴
“어라, 이 악보들은 뭐야?” 빛바랜 종이가 그녀의 손에 들려있다. 상자 안에 물건을 차곡차곡 채워놓고 있던 한도윤이 뒤늦게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본다. 그 또한 물음표를 가만히 띄우고 있다가 뒤늦게 아, 하고 탄성을 내뱉는다. “와, 엄청 음이 높네.” 악보 위로 그려진 멜로디를 흥얼거리던 그녀는 다음 장을 펼쳤다. 오랜 시간 쌓여있던 먼지가 일어났다.
서혜성은 액자를 바라본다. 그린 듯이 화목하게 웃고 있는 가족사진은 그야말로 동화 속의 이야기다. 고상하게 차려입고 웃고 있는 엄마, 근엄하게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버지. 그 속에서 이 모든 것을 망쳐버린 어리숙한 자신. 완벽한 가족을 망쳐버린 태어나지 말아야 했던 존재.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충동적으로 책상 서랍을 열었다. 굴러다니던 펜들
어둡고 축축하다. 동시에 따듯하다. 나는 누구인지 상관 없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 사고 思考는 멈추고 새하얗게 물들었다가 시커멓게 가라앉는다. '그것'은, 아니 '이규혁'은 자신의 손바닥이었던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이 손에 무언가를 쥐었던 것 같다. 무언가는 무척이나 거칠었고, 그의 손바닥에도 상처를 남겼으나 이내 굴러다니는 돌무더기 속에
배가 침몰한다. 아니, 배가 아니라 나의 육신이다. 침몰한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이것은 정녕 빗방울인 걸까? 이 또한 빗방울이 아닐지도 모른다. 거꾸로 흐르는 바닷물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른다. 알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판단력이 흐려진다. 침몰하고 있기 때문인가? 아무도 모른다. 이제 내 곁엔 그것을 알려줄 사람이 없다. 없
쓰고 싶은 장면이 있어서 썼습니다. 한도윤의 동급생, A(누군가)의 시선으로 본 이야기 입니다. 모브 이야기가 불편하신 분들은 스루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조금 특이한 애였다. 칠판을 두드리며 수업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라디오처럼 흘러갔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5교시는 누구랄 것 없이 몰려오는 졸음과 싸우고 있었다. 이미 옛적에 백기를 흔들어버린
허강민은 도면을 펼친다. 책상을 가득 채우고도 부족해 조각조각 잘린 페이지를 벽에 붙였다. 각 층마나 나누어진 구역과 모든 방의 구조를 빠르게 눈으로 훑고, 손가락 끝으로 그려간다. 이어지는 벽을 따라 선을 긋고 어긋난 지점을 붉게 칠했다. 휘갈기는 글씨가 공백을 채운다. 시계조차 없는 공간은 끊임없이 그가 내는 소음들로 가득 찼다. 유일한 소음이었다. “
'검은방' 포스타입 온리전 참여작입니다. '검은방4'의 트루엔딩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바닥을 덮은 철판이 추락하고, 세상이 진동으로 흔들렸다. 바쁘게 오가는 목소리가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길 반복한다. 그 속에서도 류태현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바로 찾았다. “류태현…!” 허강민이 그의 이름을 외친다. 또다시 그가 행하려고자
겨울은 춥다. 땅이 얼고, 물이 얼고, 바다가 언다. 뼛속까지 얼어붙을 것처럼 서늘한 냉기가 심장을 죄여온다. 아, 너무 추웠다. 손끝이 하얗게 일고, 내뱉는 숨이 하얗게 얼어붙었다. 퍼렇게 질린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추워….” 귓가에 닿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였다. 그것이 삶의 소리였다. 장혜진은 눈꺼풀을 느리게 깜빡였다. 손끝, 발끝의 감각은 서서
쾅쾅쾅!! 현관문을 두드리는 손길은 상냥치 않다. 책을 읽던 허강민이 인상을 찌푸리며 소음을 무시하려고 하지만, 불청객은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있는 거 다 알아요! 없는 척하지 말고 문 좀 열어줘 봐요! 푸, 푸헤취!” ……. 심호흡 두 번, 결국 종이는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책을 덮는다. “하…….” 정말, 방해다. 허강민은 현관문을
류태현은 커피 향을 맡는다. 은은한 원두 향이 천천히 퍼지고, 카페 내부에 흐르는 클래식은 거슬리지도 않고 부드럽다. 커피잔을 쥔 손을 내려다본다. 계절감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 장갑의 움직임은 꽤 자연스럽다. 어색하고 삐그덕거리던 것은 어느 거짓보다 더 진실하도록 보일 정도로 류태현의 시간은 '그날'로부터 끊임없이 멈춤 없이 계속 흘러갔음을 이야기한다. 유
나의 눈 : 양수연, 장혜진. CP로 보여도, 논컾으로 보셔도 좋습니다. 날조와... 그렇습니다. .님(@ssabdeog)의 연성을 보고 멋대로 써버린 단편입니다. 검은방2의 스포를 주의해주세요! 갓 연성을 봐주세요. 절망은 깊고, 어둡다.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이 갑자기 훅 목 아래까지 올라와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했고고, 사람의 숨통을 서서
양수연은 이따금 생각하곤 한다. 그때 내가 한 선택이 정말 최선이었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을 해볼 법 한 의문을, 그녀는 언제나 떠올렸다. 눈동자를 굴려 그와 맞잡은 손을 내려다봤다. 따듯한 온도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무슨 일이야. 아까부터 좀 멍해 보이는데." 걱정이 담긴 목소리가 닿았다. 양수연은 뒤늦게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장혜진은 노랗게 염색 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기분 전환 삼아 탈색 한 머리카락은 손가락에 걸리는 느낌이 부스스했다. 어떤 사람은 한 번 탈색 한 것 정도론 손상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그녀는 그러질 못했는지 잔뜩 상해버린 흔적만 남았다. - 어른들은 마지막 순간을 원한다. "마지막 순간이라." 그녀는 걸음을 옮겨 책상 서랍을 열었다. 케이스 안에 있던
왜 안경을 자꾸 만지고 있어요. 서준용이 장혜진에게 물었다. 그냥. 장혜진이 들고 있던 안경을 그에게 돌려줬다. 서준용이 읽다 멈춘 책을 덮곤 안경을 썼다. 혜진씨는 제 안경을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별로 그렇진 않은데, 왠지… 그냥 부적 같아. 제 안경이요? 응. 고개를 끄덕인 장혜진은 안경 너머 연인의 눈을 바라보다 그대로 옆으로 누웠다. 서준용은
창문을 열자 이른 새벽 공기가 들어온다. 도시는 여전히 어둠에 잠겨 고요하기만 하다. 배준혁은 창틀에 기대 그 풍경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하룻밤 사이에 세상이 바뀌었다. 이 시간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보통 이른 출근을 하거나, 늦은 퇴근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오늘은 한적하다. 가로등 없이도 밝았던 골목이 이제는 가로등이 유일한 불빛이었고 그 불빛조차
'중학생 시백이랑 혜연이랑 태성이로 등굣길'이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쓴 글입니다. 원작에서 뒤지고 뒤지게 다른 if 이야기로 원작과 상이하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시백아, 일어나야지.” 낮은 목소리가 잠을 깨운다. 베개에 고개를 묻고 잠투정을 부리는 아이에게 그는 한 번 더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 시백아. 그제야 아이는 고개를 들었다. “어서 일어나. 개
“후….” 담배 연기가 뱉어내는 숨 따라 허공에 흩어진다. 타들어 간 담뱃재는 불어오는 바람에 힘없이 떨어져 옷자락에 붙는다. “에이 씨.” 정은창은 쥐고 있던 담배를 입에 물고 옷을 털어냈다. 불씨가 붙진 않았지만, 셔츠에 희미한 담뱃재 얼룩이 졌다. 뒤늦게 손끝으로 문질러도 아까보다 더 번지기만 한다. “쯧….” 되는 일이 없으면 이런 것도 안된다. 금
얼음과 눈이 녹는다. 영하를 맴돌던 기온도 조금씩 올라가 10도를 훌쩍 넘어가고, 눈 대신 비가 며칠 내내 쏟아지는데, 때아닌 장맛비는 아니겠지. 흠뻑 젖은 땅을 바라보다 달력을 본다. 아! 봄비구나. 그래, 겨울이 잠들고 꽃 피어날 계절이 온다. 두꺼운 겉옷은 자연스럽게 옷장 제일 안쪽으로 밀리고 반팔티가 앞으로 꺼내지길 일주일째, 최재석은 소매를 걷어
"뭐야, 뭘 봐?" 정은창이 담배를 물고 꼬라봤다.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뭔가 기분 나쁜데…." 영 시원치 않지만 웃는 낯에 말을 더 덧붙이지 못한 정은창은 애꿎은 담배 필터만 잘근 씹었다. 다른 녀석들 같았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 시비를 걸었을 텐데 참 상냥한 녀석이었다. 유상일은 그를 한 번, 그리고 그
사람의 감정은 언제라고 100으로 유지될 순 없다. 사소한 계기로 10이 될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100을 훌쩍 뛰어넘어 흘러넘칠 수도 있었다. 이 세상, 마음대로 되는 일 하나 없지만! 감정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서재호는 괜히 굴러다니는 깡통을 발로 찼다. 깡! 하는 소리가 골목길에 울렸다. 깡, 깡, 깡... 몇 번을 굴러가던 것은
우상이 쓰러지고 선망하던 사람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 날 이후 오미정의 세계도 같이 무너져내렸다. 그런 날이 있다. 특별한 날도 아닌데 예약도, 손님도 없는 날. 오미정은 매장 바닥을 한 번 쓸어낸 후 시계를 바라봤다. 이제 막 정오를 지났는데도 한 번도 입구의 종소리가 울리지 않았다. 거울을 한 번씩 닦고 창고까지 정리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하루가 한
신을 등진 자는 성모 마리아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춘다. 죄인에게도 석상은 변함없이 모든 것을 포용 할 듯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본다. 그 시선 아래, 손안에 쥔 십자가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대신 죄인을 찌른다. 피는 그를 더럽히고, 바닥을 더럽힌다. 배준혁은 눈을 감았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내리쬐는 햇볕에 빛난다. 뜨겁다. 그 열기는
- 회색도시1의 스포일러성의 내용이 있음 양시백은 고개를 들었다. 푸르게 맑은 하늘 위로 흘러가는 구름은 마치 솜사탕 같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또 지나 따듯해진 공기에, 눈을 한 번 더 껌벅이면 금세 여름 가운데 서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삼키며 쭉 이어진 길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어머, 선생님!" 그의 걸음 뒤로 반갑다는 듯이 걸어오는 목소리가 붙는
: 배준혁x양시백, 스왑연반앤솔로지 수록했던 글 양시백 - 백석의 양성소 출신 히트맨. 연상. 일상을 선망하고 여전히 정이 많다. 배준혁 - 흥신소 직원, 주로 뒷골목의 일을 하는 아이. 연하. 타인의 감정에 흥미를 가진 적이 없지만, 어쩐지 양시백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간다. ⁂ 배준혁은 고개를 들었다. 펼쳐진 우산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김성식. “ 남자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겨우 세 음절 밖에 되지 않은 이름을 내뱉는 목소리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김성식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눈동자만 굴려…, 자신의 무릎에 머리를 눕힌 남자를 내려다봤다. 눈이 마주친다. “예.” 대답은 간결하고 가벼웠다. 이름을 불렀으니 대답한다. 그 뿐이었다. 남자는 손을 뻗어 김성식의 머리칼을 쥐었다. 결
주정재,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엔딩 요소 있음. 노래 들으면서 썼답니다. 남자의 집은 어느새 두사람의 집이 되었다. 서랍장에 그의 옷이 하나씩 채워졌다. 욕실엔 칫솔 두 개가 나란히 걸리고, 홀수였던 그릇과 수저도 짝수가 되었다. 하나였던 것이 둘이 되며 완전해진다. 맨발로 바닥을 걸을 때마다 쩍쩍 달라붙던 노란 장판 위로 카펫이 깔렸다. "이
“우리, 이제 그만할까.” 끝을 선고하는 그 말은 평소와 다름이 없어서 멍하게 너를 바라봤다. 이쪽으로 시선 하나 주지 않는 너에 억지로 시선을 맞췄다. 깨달았다. 진심이라는 것을. “…그래.” 옅은 죄악감을 가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치기어린 나이의 우리들이었다. 아, 더워. 시부럴─ 존나게 덥네! 길바닥에서 에어컨을 바랄 수
자정이 넘은 시간,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린다. 쾅쾅! 부술 듯 위협적인 소리에 남자는 늘 품에 넣고 다니던 나이프를 펼쳐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1초, 2초…. 소리 없이 숨을 죽이고 있자 성격 급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린다.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새끼야! 그 목소리가 들리자 남자는 참았던 숨을 몰아 내뱉는다. 빌어먹을 새끼. 나이프를 꽉 쥐고 문을
원작과 상이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에 불편하신 분은 열람을 삼가주세요. 2018 김정교류회 참여작 / 성식은창 / 어떤 의미로는 노쾅인 세계관일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내가 여기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또다시 묻는다.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는가. 우리는 조용한 연못에 돌을 던졌다. 잔잔한 수면의 고요함이 깨졌다. 잔물
더워! 하고 소리치던 은서가 마루에 엎어졌다. 선풍기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여름은, 아직 어린 은서에겐 버거운 여름이었나보다. 가만 생각하다가 잡동사니를 뒤졌다. 이거다. 물장난 아, 덥다. 무척이나 더운 날이다. 따듯함을 넘어 뜨거운 날이라, 은서를 마루에 앉혀놓고 아주 오래된 물놀이 풀을 마당에 꺼내 놨다. 어릴 적 길바닥에 버려진 게 생
늙어간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살아남았기 때문에 죽은 자는 느낄 수 없는 노화를 신체적으로 경험한다. 기억 속의 이들은 나이를 먹지도 않고 여전히 20대에 멈춰있는데 주정재만은 달랐다. 거울 속의 자신과 시선을 마주한다. ‘늙었구만….’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은 과연 축복인지, 저주인지 속으로 가늠하다가 시선을 돌렸다. 다친 게 언제인데 아직도
해가 갈 수록 여름의 온도는 높아진다. 모든 것을 다 버렸던 그 해의 여름은 뼈가 시릴 정도로 추웠던 것 같은데 이젠 그 모든 기억들이 녹아 없어버릴 것 처럼 뜨겁다. 에어컨 킬 여력도 없어 구석에서 먼지 쌓여 방치되어있던 선풍기만이 덜덜 소음을 내며 돌아간다. 바람을 일으키는 건지 먼지를 휘날리는 건지 구분 할 수 없었지만 그걸 신경 쓸 사람은 아무도 없
너무 구태의연한 표현이라 몇 번이고 삼켰던 말임에도 불구하고, 소화불량을 야기하는 느낌에 뱉어내고야 말았다. 제 입에서 내뱉어진 단어와 문장들에 잠자코 듣고만 있던 너의 표정이 굳어짐을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뒷머리를 쓸었다. “지금 방금…?” “…하아.” 낮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안다. 믿기지 않겠지. 아니면 믿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
- 권현석이 유상일 대신 잠입요원으로 투입되고, 수사팀엔 유상일 경위가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 주정재 또한 잠입팀으로 자원하고자 했으나 '꿈'으로 인해 핸들을 급하게 틀었습니다. 수사팀에 주정재 경사가 있고 권현석의 백업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가 있었다. 낡은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담배를 피우다가도 몇 번이고 손목의 시계를 바라본다. 작은 소리가 들
“…고마워. 넌… 좋은 사람… 될….” 아, 아아, 아…. 젠장, 젠장, 젠장… !!!! 또, 또 실패하고 말았다. 몇 번이고, 몇십번이고 과거에 돌아와도 또 이렇게 그를 잃고 말았다! 멍청한, 멍청한 새끼. 두 손에 묻은 피가 뜨거웠다. 동시에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잡았다. 총알이 장전되어있는 금속 덩어리는 무거웠다. 빗
정은창은 그의 그림자를 시선으로 쫓았다. 바람 불 때마다 나무의 그림자는 계속 흔들리는데 그의 그림자는 꼿꼿했다. 그림자를 따라 그 뒷모습을 좇는다. 허리부터 어깨까지 비뚤어짐 없이 곧게 세운 등이 그림자보다 더 꼿꼿했다. 깡패 대가리 치곤 얄팍한 체구지만 그런 그의 곧은 자세가 사람을 더 커 보이게 했다. 그래서 정은창은 시선을 돌려 다시 그의 그림자를
정은창 깡패 대가리와 잡입경찰 깡패 김성식 (원작과 다르게 깡패가 좀 더 우세한 상황.) 비틀거리는 걸음이 평소와 다르다. 제정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휘청이는 몸이 보고 있자니 속이 다 뒤집어진다. 속으로 숫자 8까지 세아렸을까 결국 넘어질 듯 상체가 훅 꺼지는 모습에 손이 먼저 나갔다. 단단한 허리가 손바닥 안에 가득 잡히고, 휘청이는 몸뚱아리를 제
우리는 병든 관계다. 김성식은 잔을 내려두었다. 유리잔이 나무 테이블에 부딪히는 소리는 깔끔했다. 하아…. 짧은 한숨 끝에 그의 시선이 테이블 위, 휴대폰으로 향했다. 불빛이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계속 기다리는 연락은 오지 않았고 진동 한 번 울리지 않은 휴대폰은 몇 시간 째 잠을 자며 미동이 없었다. 이쯤 되면 언제나 자신만 초조해지는 것을 알면
; 자해 유사적인? 부분이 조금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형님, 다 정리했습니다." 김성식이 고개를 들었다. 강제로 끌어낸 사람들이 한 쪽에서 한이 실린 울음을 터트린다. 원망과 저주는 그들에게 닿기엔 멀어서 잠깐의 시선만 닿았다 떨어진다.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좋아, 무너트려." 높은 언덕 위를 빼곡하게 채운 낡은 건물들은 김성식의
김정 성식은창현석; 동갑도시와 스왑 기반 / 김성식과 정은창이 동갑입니다. 심지어 스왑입니다. / 권현석이 형님이 됩니다. 깡패 권현석, 깡패 정은창, 그리고 쥐새끼 김성식. 방금 뭐라고? 뭐가 된다고? - 경찰. 허, 미래의 민중의 지팡이가 옆에 계셨네. …. 경찰? 떨떠름하게 경찰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은 정은창은, 새삼 김성식을 다시 봤다. 알고
우리 동네에, 나와 동갑이던 애가 있었어. 그리고 죽었지. 다 못사는 동네였다. 전부 그랬다. 도시 자체가 못사는 도시였을지도 모른다. 도시? 이곳을 도시라고 부를 수는 있나? 아무튼, 그래도 도시라고 부르자. 그리고 그 도시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그 선을 따라 사람들이 나뉜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 그래, 우리가 살던 동네는 못사는
처서가 지나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낮엔 여전히 땡볕 같은 더위가 이어지는데 해가 지기만 하면 쌀쌀해지는 기온 차에 옷 입기 참 애매하다고 생각하며 주정재는 옷장을 열었다. 유행이 한철 지나간 칙칙한 색상의 옷이 한가득이었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어야 하나, 걸린 옷을 뒤적거리고 있으려니 뒤에서 남자가 말했다. "…쥐새끼야?" 회색, 아니면 검은색 밖에 없
김정 연(령)반(전)도시 : 김성식과 정은창만 바뀐 세상. - 김성식 : 스물여덟. 서울로 상경한 지 얼마 안 된 울산 촌놈 조폭. 온건파의 대가리들이 이해가 되지 않음. 충동적인 면모가 있으며 백석을 잡아먹고 조직을 더 키워야 한다는 주장을 하곤 한다. 경찰에게 울산 지부의 정보를 팔아먹은 끄나풀을 잡아 죽이고 상경했다. 코가 좋다. 쥐새끼 잡는 코가.
회도2 엔딩 이후 주정재와 어느새 그와 손을 맞춰 일하고 있는 누아남 이야기 씨이팔. 부러워 죽겠네. 금요일, 평소 퇴근 시간보다 조금 더 이르게 밀리기 시작하는 도로에 괜히 핸들을 내려친다. 불금도, 금요일 이른 퇴근도 없는 경찰 나부랭이가 도로에 발이 묶여 혼자 성질을 부리자 옆 좌석에 앉아있던 동료 경찰이 휴대폰을 보며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부러우
당신과 가장 가까이, 오래도록 곁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은 영원히 이 거리로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이 거리를 한 걸음이라도 좁히는 순간, 주저 없이 떠나갈 당신을 알았다. 느린 걸음이 발목을 잡았다. 비가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내가 가야 하는 길은 어디일까, 의미 없는 물음을 던진다. 나지막한 목소리는 조용히 흘렀고, 실체
이 세상에 무수히 많은 바다가 있으나 똑같은 바다는 없다. 그래서 김성식은 황도진을 찾을 수 없었다. 동해안의 경상남도 울산시의 바다는 잔잔한 편이었다. 포항으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이야 국도를 따라 파도가 치고 절벽을 깎아내니, 김성식 기억속의 바다는 언제나 잔잔한 바다였다. 그게 울산바다였는데. "뭐하냐." 황도진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김
"비가 오려나."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남자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먹구름이다. 비구름이 몰려온다. 남자의 시선은 하늘에서 다시 옆으로 내려간다. 담배를 꼬라물고 있는 녀석과 눈이 마주친다. "왜." 아니. 남자는 그렇게 대답하며 고개를 돌렸다. 비가 온다. 불판 위에 올라간 고기가 열기에 빠르게 익어간다. 달궈진 철판에 닿으며 살이 익는 소리는 마
태어난 것은 축복이요, 살아가는 것은 생명이니. 유상일은 박근태가 태어난 날의 숫자를 보며 반가움을 숨길 줄 몰랐다.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사람과 자신이 태어난 날이 같다니. 해는 다르더라도 한날한시의 느낌이 들지 않는가. 유상일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지 못했다. 모두가 자신을 향해 비난적인 잣대를 치켜들었을 때, 유일하게 내민 도움의 손을 잊지 못한
봄이 저문다. 꽃이 지고 푸른 잎이 청명하다. 정은창은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본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애석하다. 그의 옷장은 여전히 겨울이었고, 새로 맞이하는 이 계절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원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은창의 삶에 다시 여름이 찾아온다. 뜨겁고, 강한 태양의 열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그 계절. 벌써 숨이 막힌다. 더위는
이제 봄이다. 봄이 왔다는 것을 증명하듯 해가 뜬 낮엔 햇볕이 꽤 따스해졌다. 쌀쌀한 온도는 변치 않았지만 머지않아 두터운 겉옷을 입지 않아도 될 계절이 금방 찾아올 것이다. 봄은 겨울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 하곤 했으니까. 정은창은 빈 교실을 둘러봤다. 텅 빈 교실은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많은 것들이 빠져있었다. 책상의 서랍은 텅텅 비었고,
파도 성식은창 김성식, 정은창. 김정. 동갑도시 기반 : 김성식과 정은창이 동갑입니다. 몇 년 전에 썼던 글을 퇴고하여 2023.01.14 배포전에 무료배포 하였던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낡은 기차에 몸을 맡긴다. 싸구려 시트는 조금만 앉아있어도 금방 엉덩이가 배겼다. 그게 너무 불편해서 부스럭거리며 몸을 움직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옆에서 나지막한 목소리
시작은 김주용이었다. “아!” 저마다 악기를 내려놓고 가진 짧은 휴식 시간.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모였다. “뭐야, 왜? 무슨 일 있어?” “무슨 일 있긴. 또 시답지 않은 일이겠지.” 다른 사람들보다 체력이 부족한 허우석은 별로 신경 쓰고 싶지도 않다며 허공에 손을 휘젓고 고개를 돌렸다. 유태희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김주용 옆으로 가서 그가 보고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