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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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제 카오루는 부실에 잠자코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프로듀서가 포함되지 않은 언데드 그룹 방에는 최근 핸드폰 다루는 법을 열심히 배운 아도니스의 인증사진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톡톡, 책상을 손으로 두드리던 카오루는 벌컥 열리는 문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문 쪽을 응시했다. “앗, 멩쨩!” “어라. 선배, 오늘은
운동장 가득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한 인파가 넘쳐났다. 오늘 졸업하는 이들 중 한 명인 대만은 익숙한 낯을 찾기 위해 연신 두리번거리기를 서슴지 않았다. 부모님께도 소개해드리고 싶은 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이야!” “오빠.” 품 안에 꽃다발을 안아 든 자신의 여자친구는 그야말로 꽃의 요정이자, 봄의 화신이었다. 적어도 정대만의 눈에
정대만은 가까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전이였다면 눈에 들어오지 않아 무신경하게 지나갔을 것들이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보인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작고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이제 정대만은 알았다. “선배!” 예를 들자면 자신을 볼 때마다 발그스름하게 달아오르는 뺨과 호선을 그리는 입술, 반달 같은 눈까지 주
“나랑 사귀면 되잖아!” “아, 글쎄! 그럼 내가 잡혀간다니까?!” 정대만은 생각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는지를. 소녀는 속칭 엄친딸로 초등학교 때까지는 제법 나이 차이가 있어서 여동생이 생겼다는 기분으로 마냥 귀엽게 여겨 자주 놀아주곤 했었다. 머리가 좀 굵어지고 나선 남자애들과 놀기 바빠 소녀와 만나는 일이 거의 없어졌고, 대학생이 된 지
대만은 아직까지 귀가하지 않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프로젝트가 끝나고 회식이 있다고 하더니 데리러 간다는 것도 만류하던 그녀가 자정을 넘은 지금도 들어오지 않아 초조함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삑, 삑, 삑, 삑―, 현관의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에 소파에 앉아있던 대만은 성큼성큼 현관으로 다가갔다. “자기야, 나 왔다!” “…많이 마셨
대만은 낯선 도서관에 발을 들여놓았다. 학교에 있다는 것은 알았어도 갈 일이 없었던 탓에 이 공간이 주는 분위기조차 낯설기 짝이 없었다. 책을 가까이하는 편도 아니었으니 더욱더 도서관의 엄숙한 분위기에 목이 갑갑해지는 것만 같았다. “크흠.” 자신의 발소리만이 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대만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높게 치솟은 책장
원작보단 시점 현대. 그리고 선동과 날조 최동오의 첫사랑은 초등학생 때였다. 초등학생들끼리 사귄 것도 연애 횟수에 들어가냐는 말에 동오는 그러게,라는 대답만이 나왔지만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이가 있었다. “나 체육복 좀!” “사물함에 있어 꺼내 가.” “비번 뭐임?” “3107.” “핸드폰 번호 뒷자리냐?” 이름 석 자, 그 애의 얼굴,
대만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입안에 퍼지던 상큼한 오렌지 맛이 오늘따라 잘 느껴지지 않는 것만 같았다. 같은 반 여학생으로부터 받은 사탕을 냉큼 입에 넣었던 게 문제였을까. “제꺼는 없어요?” “…어, 어, 미안.” 말간 얼굴로 자신의 것은 없냐는 물음에 대만은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3분 전으로 돌리고 싶어졌다. 왜 이걸 입에 넣었을까. 갖고 있
톡톡, 운전석에 앉아서 핸들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던 대만은 얼른 익숙한 얼굴이 보이길 기다리고 있었다. 3월 바야흐로 신학기의 계절. 졸업생인 대만이 고등학교를 찾아올만한 3월의 이벤트, 바로 화이트데이였다. 뒷좌석에 올려둔 사탕 바구니와 꽃다발을 흐뭇하게 쳐다본 대만은 얼른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리고 있었다. “아…!” 멀리서도
정대만은 초조하게 다리를 떨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미친 것이 분명했다. 아니, 너무 좋으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얼굴을 묻고 한숨을 내쉬다가, 머리카락을 쥐어뜯기 시작하자 송태섭이 차게 식은 눈빛으로 그를 흘겨봤다. “그렇게 쥐어뜯는다고 뽑히겠냐고요.” “…시끄러워.” “여친 밖에서 기다리는데, 안 가요?” 대만은 벌떡 자리에 일어섰다가 다시
정대만은 생각했다. 오늘은 메이와의 관계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그동안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진심을 담기엔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메이는 그 뒤로도 시합이 있으면, 연습이 있으면 대만을 보기 위해 경기장과 체육관을 수시로 방문했다. 그중에는 같이 집에 돌아가는 날도 있었고, 오늘 시합에서 대만이 얼마나 멋있었는지를 담은 메시지를
정대만에게 있어서 메이를 처음으로 인지한 순간은 시합에서였다. 본인에게 말한다면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도망칠 수도 있겠지만, 역시 기억에 강하게 남을 만한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싶다. “정대만, 사귀자!” 그동안 농구를 하면서 다양한 말을 들어보긴 했지만, 사귀자와 결혼하자는 처음인 탓에 심지어 한 시합을 하는 동안 몇 번이나 저 말을 들었는지 셀 수도
현대AU... 작중시간보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ㅎㅎ 매끄럽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리는 농구공과 골 망을 뒤흔드는 소리. 농구라는 게 원래 이런 거였나? 농구를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왜 이 소리가 오늘따라 더 크게만 들리는지 메이는 심장이 귓가에서 콩닥콩닥 뛰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저 사람은 누구야?” “누구?” “…방금 골
레이는 얌전히 있으라는 메이의 말에 몸을 바로 했다. 잠에서 깬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직 정신이 깨어나지 않은 탓에 몸에 기운이 없는 탓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가 의자에 앉아있는 이유는 순전히 그의 뒤에 서 있는 메이 탓이었다. “역시 빨간색이 제일 예쁜 것 같기도 하고.” 메이는 신중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테이블 위에 늘어놓은 머리끈을
11월은 여러모로 행사가 많은 달이었다. 메이는 달력에 표시된 생일 표시를 살펴보며 용돈을 가늠했다. 왜 3학년들은 생일이 붙어있는 것일까. 한 명은 10월이나 12월에 태어났어도 괜찮았던 게 아닐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던 메이는 책상 위로 엎어졌다. 사귀고 처음으로 맞는 기념일인데 역시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을 선물하고 싶어진 탓이었다. “아!
드림 전력 「깜짝상자」 difference difference 1. 차이, 다름 (↔similarity) 2. (양의) 차이 사쿠마 레이는 생각했다. 감정에도 색이 보인다면 메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은 아주 검고 붉은 색일 것이라고. 그렇다면 메이가 보는 자신에 대한 감정은 어떤 색일까, 아마 메이의 반짝이는 금빛 머리카락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시끌벅적했던 해적 페스티벌이 끝나고 노을도 하늘의 끝자락으로 밀려났을 때, 레이는 다 같이 바비큐를 하자며 시끌벅적 들뜬 이들의 목소리와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메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종아리를 스치는 원피스가 바닷물에 젖지 않게 다부지게도 잡아 올린 메이는 맨발로 바다를 거닐고 있었다. 다리를 스치는 파도가 제법 마음에 든 눈치였다. “아가씨.”
화이트데이 white day [명사] 1. 남성이 마음에 둔 여성에게 사탕 따위를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 메이는 이 사실에 불만이 있었다. 왜 여자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었는데, 받는 것은 사탕인가. 초콜릿을 주었으면 초콜릿으로 갚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은 사탕보다 초콜릿이 더 좋다고 외치는 탓에 도저히 모르는 척하기
무엇이든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연애도 첫 시작이 어렵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좋아하게 되고, 그 사람도 자신을 좋아할 확률이 얼마나 있을까. 투명하게 비치는 물과 다르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다른 타인과 마음이 맞는 것은 제법 어려운 일이었다. “선배.” 자신을 바라보는 온화한 눈빛을 보고 있으면 더욱이 그러했다
※ 처음으로 언데드 무대 본 날에 대한 이야기! 찬란하다. 이 말 이외에 무엇이 무대 위의 아이돌을 지칭할 수 있을까. 화려한 무대 위에 더 빛나는 아이돌을 본 순간 메이는 숨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었다. 오감을 모두 빼앗겨 오로지 무대 위에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것만이 전부였다. “와…!” 처음 유메노사키에 전학하고 프로듀서 과에 편입하게 되었음에도
드림 전력 「깜짝상자」 손가락 ※ 졸업 후 언젠가의 미래시점, 동거중 메이는 푸른 눈동자를 빛내며 브라운관 너머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디서 찾아온 것인지 야광봉까지 쥐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화면 속의 콘서트를 한창 즐기고 있는 모양이었다. 레이는 슬슬 잘 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지 않는 메이를 찾아 방을 나선 터라 거실 벽에 기대어 한껏 신이
사쿠마 레이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지도 모를 고민이지만, 그에게는 제법 심각한 고민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조금도 믿어 의심치 않았던 탓에 더 크게 와 닿았던 것이 틀림없다. 아무래도 언데드의 프로듀서가 더는 언데드를 덕질 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건 사쿠마 레이에게 있어서는 아주 크고 중요한 문제였다. “하아….”
※ 진짜 정말로 단지 사쿠마 레이의 존재가 야해서 29금 ※ R-19 하나도 없고 단지 키스를 함 ※ 졸업 후 언젠가의 미래시점, 동거중 콘서트가 끝난 뒤에도 메이는 한껏 달아올랐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마치 무대에 본인이 올랐던 것처럼 뒤풀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한껏 들떠있어서, 무대 위의 ‘사쿠마 레이’가 얼마나 멋있었는지를 끊임없이 토
메이는 입술에 닿아오는 낯선 감촉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평소의 가벼운 입맞춤과는 다른 느낌이 났기 때문이었다. 파드득, 메이의 놀라는 기색에 감겨있던 눈이 떠지면서 붉은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 그…!” 간신히 터져 나온 말은 제대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니, 레이는 메이의 상태
메이는 요즘 너무 자주 레이에게 뽀뽀하고 싶었다. 뽀뽀란 무엇인가. 뽀뽀 [명사] 볼이나 입술 따위에 입을 맞춤. 또는 그 일. 주로 어린아이에게 많이 쓴다. 굳이 머릿속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딱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싫으면 싫다고 말하지 않을까. 메이의 생각은 짧았고, 행동은 빨랐다. “선배, 귀 좀.” 레이는 의아해하면
최근의 메이는 이상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스스로가 이상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저번 그 일이 있었던 이후부터 '사쿠마 레이'를 보는 일이, 아니 생각하는 일이 버거웠다. 괜히 침대 위에서 버둥거리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꺄 하고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실제로 비명에 놀라 방으로 들어온 친오빠에게 아무 일도 아니라며 나가라고 등 떠민 지 며칠째,
메이는 자신의 시야를 가득 매운 레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서로의 숨결이 닿을 것만 같은 거리는 처음이었다. 그동안 가까이에 섰던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몸 전체가 밀착된 것은 그러했다. 손 밑으로 느껴지는 타인의 감촉은 이루 말하기 어려운 감각이었다. 귓가를 크게 울리던 심장 소리는 이제 몸 전체를 울리면서 손가락, 발가락 끝까지
드림 전력 「깜짝상자」 커튼 속 복도를 가로지르는 발소리에 레이는 곧 문이 열릴 것이라는 걸 예감했다. 벌컥,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과 함께 상기된 얼굴의 메이가 활짝 웃는 낯으로 경음부실에 발을 들이고 있었다. 암막 커튼이 쳐진 경음부의 부실에 한 줄기의 빛이 들이차는 순간이었다. “무슨 일로 그리 급하게 뛰어왔누?” 레이는 그리 물으며 옆에 놓
사쿠마 레이는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났다. 슬슬 일어날 시간이 가까워진 탓도 있었지만, 반쯤 열려있는 관 안으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경쾌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익숙한 웃음소리에 굳이 눈을 뜨지 않고 나른함을 즐기던 레이는 재잘재잘 말을 이어가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선배, 일어나 있을까?" "헹, 흡혈귀 자식이 벌써 일어
1 메이는 뽑을 생각도 없었던 자판기 옆으로 다가가 자판기를 등지고 선 남학생을 몰래 쳐다보았다. 테니스에 큰 흥미는 없지만,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의 시합이 있다고 해서 덩달아 시합을 본 터라 메이는 그를 발견하자마자 자판기에 들려 마실 것을 뽑아오겠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진짜 크다. 토토로만큼 크려나.’ 스튜디오 지브리의 이웃집 토토로는 메이가
※ 현대물 상디는 이제 자신의 집인 것처럼 익숙한 그녀의 집에서, 그녀의 침대 옆 부분에 기대어 앉아 그녀를 끌어안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접이식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은 그녀가 상디의 품에서 손만 뻗어서 이리저리 마우스를 움직였다. 여기저기 사이트를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인터넷 창에 탭만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거 어때요?”
「선배, 오늘 새벽 2시에 유성우 볼 수 있대요.」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기어코 전송 버튼을 누르고 나서 핸드폰을 침대에 내던졌다. 힐끔 침대 위에 핸드폰을 쳐다보다가 다시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빨리 답장이 오지는 않겠지?” 다시 핸드폰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띠링, 하고 알림이 울렸다. 허겁지겁
상디는 처음으로 그녀를 봤던 날을 떠올렸다. 그 날엔 이렇게 그녀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던 터였다. 단순히 그녀는 보호자가 필요한 어린 소녀였고, 자신은 그런 소녀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요리사일 뿐이었다. “상디, 우리 마을 구경 가요!” “원하신다면 어디든지!” 분명 그런 관계였을 터였다. 그의 가슴에 뿌리를 내린 감정이라
※ 현대물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했지만 역시 실전만큼 떨리는 것도 없었다. 상디는 오늘 그녀에게 프러포즈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슨 말로 마음을 전하면 좋을까. 어떤 말을 꺼내야 그녀에게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보일 수 있을까. 쉼 없이 생각했지만 딱 이것이라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 현대물 그녀는 간만에 데이트에 기분이 들떴다. 서로 바빠서 잠깐 얼굴만 보고 헤어지는 나날들 끝에 겨우 찾아온 휴일에 그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지난밤에 뭘 입을지 한 참을 고민한 끝에 새로 산 원피스를 꺼내들었다. “오늘 좀 화장 잘 된 것 같아.” 괜히 거울 앞에 서서 몇 번이고 더 옷을 정돈하자 꽤나 흡족했다. 오늘은 화장도 잘 된 것 같고
※ 현대물 “빨리 와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요!” 상디는 신이 나서 먼저 동물원 입구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무더운 8월, 일이 많아서 휴가도 못 갈 것 같다고 울상이었던 그녀가 놀랍게도 일이 빨리 끝났다면서 못 쓸 것 같다던 여름휴가를 받아온 것이었다. 회사에 다니는 그녀와 다르게 자신만의 가게를 가지고 있는 상디였기 때
“상디!” “네, 레이디.” “지금 바빠요?” “아뇨, 괜찮아요.” 한가로운 오후에 딱히 할 일도 없었던 터라 상디는 그녀의 방문이 반가웠다.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음에도 이렇게 찾아와주면 가슴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것이 넘쳐서 심장을 감싸 안아주는 것만 같았다. “여기 가만히 서 있어요.” “서 있기만 하면 될까요?” “네.”
상디는 똑똑, 조심스럽게 그녀의 방에 노크했다. 새로 만든 자신 작을 빨리 맛보게 해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그녀의 기분이 처져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들어오라는 그녀의 목소리에 상디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상디?” “에그 타르트를 좀 만들어봤어요.” 냉큼 테이블 앞으로 와서 앉는 그
그녀는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이 타이밍에 이렇게 말하면 되겠지, 머릿속에선 벌써 말을 하고도 남았는데 막상 그를 보기만 해도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음? 왜 그러세요?” “으응, 아니에요.” 결국, 또 입술만 달싹이다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선 발걸음을 돌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게 나오던 말이
“이건 어때요?” “잘 어울려요.” 상디의 대답에 그녀는 한 번 더 거울을 보고선 다른 옷을 들고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옷을 벗고 갈아입는 것이 번거롭기는 해도 보여줄 사람이 있으니 그 번거로움도 참을 수 있게 되었다. “이건요?” “예쁘네요.” “…음, 이것도 저것도 다 잘 어울리고 예쁘다고 하면 고를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사실
“상디.” “네, 뭔가 필요한 거라도 있으세요?” “아뇨, 그냥 한 번 불러봤어요.” 한가로운 오후, 둘이서 함께 있는 것이 이젠 낯설지 않아서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었다. 상디가 일을 하는 동안 그녀는 옆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상디를 구경하기도 하고 대부분 시간을 상디의 곁에서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상디
※ 현대물 지난번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그녀는 술을 마시기 전에 상디에게 술을 마시게 되었다며 연락을 했다. 술에 많이 취해서 또 이상한 짓을 하진 않을까 싶어서 조절해가면서 마시긴 했지만, 분위기에 타고나니 금세 주량을 넘겼다. “상디, 왔어요?” “네, 저 왔어요. 이제 갈까요?” “더 놀다 가요!” 더 놀다 가자고 하는 그녀를 어르고
오늘은 다들 기분 좋게 한 잔씩 하다 보니 그녀 또한 술을 마시게 되었다. 평소엔 논 알코올을 마시거나 약한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던 그녀가 제법 도수가 있는 술을 아무런 변화 없이 마시니 다들 그녀가 술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워요.” “취했어?” 창백한 얼굴로 덥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다들 그제야 그녀가 취했나 싶어서 그
※ 현대물 상디는 울리는 그녀에게만 따로 지정해둔 벨 소리에 냉큼 핸드폰을 들었다. 곧 들려올 그녀의 목소리에 그녀가 눈앞에 없더라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네, 여보세요?” - “아,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누구시죠?” 그녀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이의 목소리에 상디는 다른 직원에게 뒷정리와 문단속을 부탁하고 냉큼 차에 올라탔다
상디는 그녀가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굳이 배에 선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상디에게 그녀를 맡긴 것은 그녀가 혼자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녀 혼자 쓰고 있는 손님방, 침대 옆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은 상디는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약간 미열이 있어요.” “…진짜요?” “네
상디는 잔디 갑판 위에 담요를 깔고 엎드려있는 그녀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다들 볼일을 보러 가고 먼저 볼일을 보고 돌아온 상디와 그녀는 배를 지키고 있던 조로와 교대했기 때문에 배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마침 정박해있던 섬도 날씨가 좋은 섬인 터라 갑판 위에서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간식거리 좀 만들어왔어
상디는 천천히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전엔 얼굴도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는데, 이제는 얼굴도 쳐다보기도 하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의미로 제대로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그럴 때마다 가슴 언저리가 간지러워졌다. “눈이 참 예쁜 것 같아요.” “…고마워요.” 살짝 달아오른 뺨에 상디는 마냥 그녀가 귀여워 보였다.
※ 현대물 “진짜 귀여웠죠!” “네, 정말 귀여웠어요.” 그녀가 좋아하는 수족관으로 데이트를 갔다가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대신 상디의 레스토랑으로 가는 중이었다. 수족관에서 본 바다사자와 펭귄, 다양한 종류의 열대어들을 꼽아가며 이야기하는 모습에 상디는 맞장구를 치며 운전을 하고 있었다. “수족관이 그렇게 좋아요?” “네, 일주일에 한 번씩
흐릿한 잔상만 남은 꿈이었지만, 그래도 깨어나서까지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그녀는 몸을 웅크렸다. 오늘은 무서운 꿈을 꿨다고 그녀 보호자의 방으로 달려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혼자 있자니 괜히 더 무서워져서 전신에 한기가 돌았다. 밀짚모자 해적단에서 지내면서 처음으로 꾼 악몽에 기분이 점점 더 바닥을 쳤다. “…으으, 너무 싫다.” 힐끔 시계를
처음부터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다.어여쁜 아가씨에게 느끼는 호감이라면 분명히 있었지만, 그게 사랑으로 변하기까지는 한 참이 걸렸다. 사랑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가슴을 흠뻑 적셔와, 주변이 온통 그녀를 향한 감정으로 흘러넘치고 나서야 상디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상디, 지금 시간 괜찮아요?” “네, 레이디!” “
아침에 잠에서 깬 그녀는 도저히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아마 혼자 손님방을 쓰고 있지 않았다면 여자방의 나미와 로빈이 무슨 일이냐고 했을 정도로 발버둥을 치며 굴러다녔다. “일어나셨어요?” 똑똑, 하는 노크 소리와 함께 들려온 상디의 목소리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 이불을 뒤집어썼다. 다시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들어가겠다는 말에 그녀는
섬에 정박해있는 동안, 한 연인의 결혼식이 있다고 해서 다 함께 결혼식을 구경 가기로 했다. 작은 마을이다 보니 결혼식으로 마을은 축제 분위기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들도 녹아들었다. 새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가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신랑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신부, 예쁘죠.” “네, 아름답네요.” 화사하게 웃은 신부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시선에
상디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창밖을 구경하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 들린 간식에 번뜩 정신이 든 상디는 열려있는 문에 똑똑 노크를 하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아.” “간식 가져왔습니다, 레이디!” “음…, 고마워요.” 그녀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배시시 웃어 보이자, 상디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원래 높은 텐션이기는 했지만, 그녀의 미소
상디는 어쩐지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아마도 그녀의 보호자가, 그녀는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남자에게 맡기겠다고 선언 아닌 선언을 한 탓이 분명했다. 루피를 따라 해적이 되었을 때도 해적이라는 게 그다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현상금이 붙었을 때도, 웃긴 그림이어서 이게 뭔가 싶긴 했지만 싫다거나 하지는 않았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던 상디는 문득 여자 방에 혼자 있을 그녀를 떠올렸다. 똑똑, 하고 조심스럽게 노크를 하자 곧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 살짝 문을 열자 침대 헤드에 기대 누워 책을 읽고 있던 모양인지 그녀가 책을 덮으며 침대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같이 마을 구경 갈래요?” “네, 갈래요!” 냉큼 가겠다고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는 괜히 가슴
"많이 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 왔다." 제법 잘 어울리는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에 킨조는 살짝 웃어 보이고선 냉큼 그녀의 옆에 섰다. 킨조가 제법 가까워지자 그녀가 킨조를 올려다보며 입술 밑을 톡톡 쳤다. "이런." "빨리." 이에 킨조는 짧게 입을 맞추고선 손을 잡았다. 저번에 새로 립스틱을 샀다며 바르고 오면 뽀뽀해달라고
하늘이 회색빛으로 물들더니 곧 부슬부슬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기예보에선 내일 비가 올 거라고 했었는데, 짧은 한 숨을 내쉰 그녀는 책상에 엎드렸다. 주변을 돌아보면 다들 수업을 듣거나 딴짓을 하느라 그녀가 엎드려있는 것에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잠시 숨을 돌리고자 핸드폰으로 연인인 신카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비 온다ㅠㅠㅠㅠㅠㅠㅠㅠ
고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그녀는 대학까지 같이 가게 되어서 쭉 연락하며 친하게 지냈다. 단순히 그녀가 이성으로 보여서가 아니라 그녀는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이었다. 혼자 두면 어딘가에 부딪히기도 하고, 물건을 어디다 뒀는지 잊어버리기도 하고, 신카이의 기준으로 그녀는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갔다. - “어디야?” “지금 운동장으로 가고 있어.” - “
상디는 뭘 하면 그녀가 좋아할 지를 떠올리며 이것저것 머릿속에 떠올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녀가 일어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긴 했지만 초조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계획대로라면 벌써 요리를 시작하고도 남을 시간이긴 했는데…. “아….”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소리에 상디는 물고 있던 담배를 황급히 끄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다.
상디는 콧노래를 부르며 손을 놀려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 그녀의 보호자로부터 그녀를 맡기겠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밤에 그녀가 배에 도착을 했다. 자주 있는 일인지라 크루들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반기고 상디, 그 또한 그녀를 반겼다. “좋은 밤이에요!” “네, 짐은 이리 주세요.” 이번엔 꽤나 오랫동안 그녀를 맡길 모양인지 다른 크루들과 그녀의 보
상디는 그녀의 보호자로부터 그녀를 맡기겠다는 연락을 받고선 바로 주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보호자는 종종 그녀를 이 배에 맡기는 일이 있었는데 오늘이 그 날이었나보다. “상디 군!” 전엔 제대로 얼굴도 마주하지 않던 그녀가 활짝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것에 상디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원래 이 배의 정식 크루도 아닐뿐더러, 해적도 아닌 터라
상디는 자신의 앞에 앉아서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원래 그녀는 이 배의 정식 크루가 아니나, 종종 부탁 받아 임시로 그들의 배에 지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해적도 아니고, 세상에 더러운 면모라고는 그녀의 보호자가 보여주지 않고 곱게 키워왔던 터라 마치 처음 내린 눈과 같은 사람이었다. “맛있어.” 그 모습에 흐뭇한 미
민호는 잠든 그녀를 끌어안았다. 유일의 여자라는 타이틀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를 여동생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면 사내자식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으음..." 민호는 뒤척이는 그녀가 편히 움직일 수 있도록 몸에 힘을 뺐다. 그녀는 그의 품을 벗어나는 것 대신에 좀 더 품 안으로 파고들어와 민호는
드림주 있음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유스케는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았다. 시간은 8시를 넘어섰던 터라 하늘은 어둠으로 물들고 창 밖에는 가로등과 차들이 만들어내는 불빛으로 가득했다. 한 참을 멍하니 창밖의 야경을 보던 유스케는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아.” “왜 그래?” 옆 자리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던 요우비가 무슨 일이냐는 듯이 묻자
민호는 언제나 들려야할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 자신이 미로에 가 있는 동안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닐까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글레이드 안에 들어서면 ‘민호!’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고 곧 자신의 허리를 끌어안아오는 손길을 받으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는 것이 그와 그녀의 일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민호가 미로에 나갈 때면
민호는 끈질기게 따라붙는 시선에 기분이 좋아졌다. 언제부터였을까,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손에 향해진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난 후부턴 괜히 그녀에게 더 닿고 싶어졌던 것 같다. 마치 지금처럼. “아.” “왜 그래?”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은근슬쩍 테이블 밑에 손을 잡자 건너편의 뉴트가 무슨 일이냐는 듯이 물어왔다. 그녀는 괜히 뉴트의 시
스티브는 턱을 괴고 메뉴판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사랑스러운 연인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뭘 마실지 고민하는 기색이 영력해서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했다. “아직 못 정했나?” 재촉하는 기색 없이 들려오는 스티브의 목소리에 메뉴판을 앞뒤로 넘겨보던 그녀가 탁, 소리가 나게 메
“수고하셨습니다.” “네, 주말 잘 보내세요.” 사무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건물을 빠져나오자 부슬부슬 비가 오고 있다. 사무실에 있던 예비 우산은 어제 쓰고 갔던 터라 또 쓸 우산은 없었던 것이 생각났다. “어쩌지.” 집에 연락이라도 해볼까, 연락해봤자 딱히 이렇다 할 해결책은 안 될 것 같아서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건물 밖으로 손을 내밀어보자
스티브는 약속시간보다 빨리 카페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인 1시가 되려면 아직 20분 정도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한 잔 시켰다. 그녀가 오기 전에 그녀가 좋아하는 파르페를 주문할까 했지만, 앞으로 20분은 더 있어야 그녀가 올 테니 먼저 시켜서 녹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었기에 스티브는 느긋하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날씨
넓은 언덕 위에 선 세츠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누군가의 무덤을 쳐다보았다. 품에 안고 있던 꽃다발을 내려놓고선 그 옆에 앉은 세츠나는 푸르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네가 좋아하던 날씨더군.”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에 세츠나는 눈을 감았다. 아직도 그의 머릿속에서 눈앞에 그려지는 그녀의 모습이 선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
처음 그를 본 것은 중학야구에서였다. 원래 스포츠라는 것에 관심이 없던 나는 극성맞은 친구를 둔 탓에 야구장으로 끌려가야만 했고 거기서 그를 보게 되었다. 타키가와 크리스 유우. 그의 이름을 인식하는 순간, 나는 그에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야구라는 게 원래 이런 스포츠였나? 세상에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있었나? 그 때부터 나는 야구에
※ 드림주 설정 있음, 원작 없음 조용한 도서관엔 책 넘기는 소리만 들려, 무척 조용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반납해온 책들을 카트를 끌며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꼽아 넣으면서 힐끔 창가 쪽 자리를 쳐다보았다. 오늘도 명당자리에는 그가 앉아있었다. 아사히나 이오리, 말끔한 교복 차림의 그는 학교 내에서도 꽤나 인기인이여서 그를 노리는 여학생들도 많이 있었
“많이 취한 것 같으니깐, 마나미 군이 잘 데려다줘.” “네, 걱정 마세요.” 잘 가―, 하는 인사가 이어지고 다들 반대쪽 골목길로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힐끔 옆에 선 산가쿠를 올려다보았다. 방금 전까지 생글생글 웃고 있던 얼굴에 표정이 사라진 것 같아서 살짝 숨을 삼켰다. 큰일이다. 역시 여기선 빨리 도망치는 게…! “선배.” “으, 으응?
※ 드림주 있음 “있지, 소요.” “응?” “소요는, 타카시가 좋은 거지?” 미츠쿠니가 말간 미소를 지어보이며 물어보이자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타카시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왔었는데 점점 커가는 그를 보면서 잘 컸다는 생각은 했었다. 미츠쿠니도 제법 남자다운 구석이 있어서 두 사람 모두 어릴 적보다 더 멋있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의식하지 않았을 때에는 더 진한 스킨십을 할 때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막상 의식하기 시작하니 손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뺨이 화끈 달아올랐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 아니, 괘, 괜찮아요!” 품에 안고 있던 책들을 들고 빠르게 방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가 곤란한 듯이 웃어보였다. 며칠 전부터 눈에 띄게 자신을 피하는 모습에 입 안이 썼다.
킨조는 아침부터 감기 때문에 열이 나서 약속에 나가지 못할 것 같다는 그녀의 연락에 알겠다고 죽과 약을 사서 가겠다고 대답한 뒤에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환절기 때마다 감기에 걸리는 것은 물론 추워지기만 하면 눈사람처럼 꽁꽁 싸매고 다니기까지 하는 그녀가 감기에 안 걸리는 것이 이상한 지경에 이르렀다.약과 죽을 사들고 그녀의 집으로 향한 킨조는 초인종을
다들 슬슬 잠자리에 들 시간인지라 상디 혼자 내일 아침을 위해 주방에 남아있었다.마무리하고 나가려고 했던 터라 벌컥 열리는 문과 덥석 허리를 끌어안아 오는 그녀의 행동에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녀의 심장박동이 무척이나 빨라,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무슨 일 있었어요?” 가슴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을 보
“상디, 못 봤어요?” “부엌에 없으면 방에 있지 않을까?”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남자 방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그녀는 천천히 심호흡하고 똑똑,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서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방 안은 조용하기만 했다. “상디…, 있어요?”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자 여자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한가로운 오후, 상디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녀와 함께 먹을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혼자 배에 남을 그녀가 걱정되어 그녀가 머무는 섬에 왔던 터라, 다른 크루들은 없이 단둘이서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졸음이 가득한 눈으로 용케도 부엌까지 왔다 싶어 상디는 웃는 낯으로 물을 한 컵 따라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건넸다. 물 마
그녀는 넥타이를 매는 킨조를 신기하다는 듯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시선을 처음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목덜미가 뜨거워질 정도의 시선에 킨조가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 “왜 그러지?” “…넥타이 말이야.” “아아.” “어떻게 하면 그런 모양이 나와?” 어떻게 하면, 이라는 그녀의 말에 킨조는 짧은 웃음
“잘못 했어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에 킨조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지난 밤 그녀는 12시가 지나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와의 약속을 어긴 것이었다. 때문에 아침부터 자신의 눈치를 보며 잘못을 시인하고 있었다. “친구들이랑은 재미있었나?” “…네.” 금방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 같은 그녀는 힐끔 킨조를 쳐다보고선 다시 푹 고개를 숙였다. 어제 친
신카이는 자신의 앞자리에 앉은 그녀의 머리카락 끝을 살살 어루만졌다. 부드러운 감촉에 그녀가 매일 아침마다 트리트먼트며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아마 이렇게 그녀의 뒷자리에 앉아서 그녀에게 닿을 수 있는 날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입 안이 썼다. “마지막.” 오늘은 졸업식이었다. 처음 그녀가 친구
일기예보에서 날씨가 좋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어. 툴툴 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킨조는 살짝 웃어보이고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확실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으나,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은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었다. “안으로 들어갈까?” “응!” 카페 안에 들어서자마자 바람 탓에 이리저리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냉큼 정리하는 그녀가 마냥 귀여워보였다. 자
“제가 데려갈게요.” “아, 맞아. 두 사람 사귀는 사이였지. 응, 조심해서 데리고 가.” “네.” 신카이는 웃는 낯으로 다른 사라들을 보내고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녀와는 고등학교를 같이 나왔지만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대학에서 다시 만났을 때엔 신기하기도 했다. “집에 가야지.” “하야토….” “응, 그래. 나
* 현대물 과음을 하고 들어와서 그런지 속이 아팠다.어제 무슨 정신으로 집에 들어왔더라. 최근에 야근이 너무 많아서 지쳤던 터라 토요일이라고 술이나 한잔 하자던 친구들의 권유에 알겠다며 약속장소에 나갔었다. “일은 할만 해?” “아주 죽을 맛이야.” “뭐, 어쩔 수 없지.” 졸업을 하고 나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은 마치 어제도 만난 것처럼 익숙하기만
12월 30일, 11:59:13 빠르게 돌아가는 초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손에 난 땀을 잠옷에 문질러 닦았다. 12월 31일, 12:00:00 정각이 되자마자 바로 발송 버튼을 꾹 눌렀다. 전송이 완료되었다는 문구가 뜨기가 무섭게 심장이 쿵쾅거렸다. 제대로 메일 도착했으려나, 역시 전화하는 편이 나았을까. 아냐 그래도 일단 보냈다는 게 어디야. “뭐야…
매일 만나는 카페에서 스티브는 저 골목을 지나 그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요 며칠 사이에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코트 깃을 여미며 매서운 바람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기에 스티브는 그녀가 걱정되었다. “또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인데….” 유독 감기에 잘 걸리는 그녀 탓에 스티브는 겨울이 되면 그녀가 감기에 걸리진 않을까 더욱 걱정이
※ 사투리 날조 “이제 추워지나 봐.” 매서운 바람에 그녀가 옷깃을 여미자 치토세가 힐끔 그녀를 위아래로 훑었다. 학교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데이트라고 해서 그런지 제법 예쁘게 차려입고 나왔다. 평소에도 예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교복과 사복의 갭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시선이 갔다. “왜 그렇게 봐?” “옷 그렇게 입어서 안 춥나.”
※ 드림주 설정 있습니다. (토도 아즈사) 영화 스탭롤이 올라가자 파드득 정신이 든 아즈사는 힐끔 옆자리를 쳐다보았다. 후반부부터 조용하더니 잠이 든 모양이었다. 몸의 반은 소파에 다리는 테이블 위에 있는 자세로, 잠깐 자는 정도면 깊게 잠들기엔 불편해보였다. “…음.” 곤히 잠든 것 같은데 괜히 깨우기도 그렇고, 계속 이대로 두자니 불편해보여서 아즈
“민호!” 자신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민호는 방금 전까지 그렇게도 무겁던 몸이 순식간에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쪼르르 달려와서 덥석 허리를 끌어안는 손길이 싫지만은 않아서 가볍게 어깨를 토닥이자 가슴언저리에 얼굴을 비비적거려왔다. “땀 냄새 나.” “괜찮아.” 한 번 꽉 끌어안았다가 자신을 놓는 모습에 민호는 작은 웃음을 흘렸다. 자신에게 다친
명허니 듦 만원 전철에서 옷 위에 립스틱 자국 남겨서 완전 낭패ㅠ 이래서 엮이는 거 보고싶다... 사람도 많고 그럴수도있찌 듦주가 넘 미안해하면서 세탁비라도 주겠다 하는데 만원이라 지갑도 못 꺼내고 괜찮다고 해도 너무너무 미안해해서 나중에 달라고 하고 내리는데 듦주는 내릴역 여기 아닌데 전화번호 안 알려줬다고 따라내려서 진짜 괜찮다고 이제 내렸으니까 돈 줄
정대만 아니고 미츠이 히사시여서 이쪽은 일본인, 드림주는 한국인 / 양 쪽 모두 대학생 드림주는 같이 여행가기로 한 친구와 여행 전에 손절 ^^... 각자 예약해둔 비행기, 호텔 취소하기 아까워서 혼자 출국하기로 함. 일본어는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대충 회화는 가능한 편으로 혼자서 밥 먹고 돌아다닐 게 걱정이긴 하지만 대충 ㄱㄱ 아무튼 그래서 대충 관광
드림주 설정 이명헌보다 1살 어림 부모님들끼리 친구인 사이로, 찐 아빠친구아들과 아빠친구딸. 딱히 사귀거나 하진 않습니다... 더 추가하다보면 사귈 수도 있지만 현재는 안 사귐... 그러나 이제 사귀는 썰 백업 여름방학, 겨울방학 이럴 때 어렸을 때부터 나이대도 비슷하고 해서 같이 만나서 놀고, 어릴 적 사진 보면 항상 곁에 있는 여자아이/남자아이 이런
드림주 설정 성준수 소꿉친구, 낯가림MAX, 무해 말랑 타입 썰 백업 듦주가 낯짝을 엄청나게 가려서 어렸을 때 예쁘니깐 준수랑 칭구할래 했음 좋겠다 걍 준수 껌딱지해... 듦주 낯가림(+낯짝가림) 심해서 성준수 뒤만 따라다녀서 걍 내가 돌봐줘야지 챙겨줘야지 이런 우월감 같은게 있었음 좋겠다. 원중고 남고라 근처 여고 갔을 테고, 농구도 좋지만 어쨌든 자
드림주 설정 쿠마님 / 과일님 컴션 배메이 북산고등학교 1학년 158cm / 외동 그냥 학교가 가까워서 진학한 케이스 관계 요약 겸 썰 백업 학교에 양아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엮일 일이 전혀 없어서 정대만의 존재도 모르고 살았음. 그러다가 대만이가 농구부로 돌아오고 나서 방과 후에 친구가 농구부에 요즘 관심 있는 애(1학년) 있다고 보러 가자고 해
드림주 설정 하이타니네 여동생인데, 완전 애지중지 키웠다 파 금발 / 자안 썰 백업 하이타니네 여동생 듦주가 오빠가드 뚫고 옆동네가서 치후유랑 썸타는 듦 하이타니네 막내 여동생이면 엄청 애지중지 키웠을 테고 동네에선 다 소문 나서 건드리려는 사람도 딱히 없었을텐데 오빠들 눈 피해서 옆동네에 문구류덕질하러 갔다가 치후유 만났으면 좋겠다 금발 자안이면 치후유
드림주 설정 켄마네 외사촌, 켄마를 몹시 애지중지하고 있음. 눈치 더럽게 없어서 쿠로오가 자기 좋아해도 모르고 켄마 좋아한다고 생각함 그 외엔 그때그때 추가 될 수도 있음... 썰 백업 켄마네 사촌누나 드림하고 싶다 연상이라고 용돈 줬는데 나중에 용돈 받기... 켄마 잘 먹이고 잘 재우고 둥기둥기 할미덕질하고 싶다... 우리애가 이렇게 잘 컸다고 온 세
드림주 설정 우시지마와의 관계 요약 에스컬레이터 형식 시라토리자와에서 한 번도 같은 반이 된 적 없는 어메이징 반배정을 공유한 사이. 그 동안 한 번도 같은 반인 적도 없고, 배구대회에서 상 타서 플랜카드 걸려도 누군데 ㅇㅅㅇ? 하다가 식당에서 주문하러 가다가 부딪쳐서 알게됨. 멩쨩이 슝 날아가고, 우시지마가 가만히 서있었는데 살짝 닿았다 사라져서 ? 해
드림주 설정 다나카 메이 생일 : 11월 9일 혈액형 : B형 키 : 158cm 체중 : 보통 (B컵) 반 : 2-B 담당 유닛 : UNDEAD 동아리 : 홍차부 취미 : 인터넷 쇼핑, 고양이 카페 가기 특기 : 전자기기 다루기 좋아하는 것 : 동물, 디저트 싫어하는 것 : 벌레 가족관계 : 부모님, 오빠 (초절정 잘생고 상냥하지만 친오빠 - 동인의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