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soruen
총 188개의 포스트
나의 르나르, 괜찮니? 이런 때에 공책을 건네어 주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네가 걱정되어 어쩔 수가 없었단다. 영화연구회 소속인 우리 기숙사 후배들에게 들었단다. 빌과 싸웠다고 하던데. 후후, 정말 대단하구나. 동급생도 아니고 후배 중에서 그 빌 셴하이트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데. 심지어 다른 누구도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거다’
“좋아요, 다 됐습니다.” 제이드는 들고 있던 삽을 근처에 내려두고 손을 털었다. 해가 뉘엿뉘엿 져가는 늦은 오후. 고물 기숙사 뒤쪽에 나란히 서 있는 제이드와 아이렌의 앞에는 작은 나무가 심겨있다. 막 옮겨심은 탓에 젖은 흙과 마른 흙이 뒤엉겨있는 모양새는 썩 보기 좋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은은한 조명이라도 켜놓은 듯 밝았다. “도와줘서
* 24년도 생일 기념 연성 아무리 남에게 관심이 없는 이들이 가득한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라 해도, 플로이드와 아이렌이 얼마나 친밀한지 모르는 이는 거의 없었다. 아니, 그건 단순한 친밀함으로 정의하기엔 거리가 너무 가까웠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덕스러움의 의인화 같은 플로이드. 그리고 그런 플로이드가 무슨 짓을 하든 그저 어여쁘게 봐주는 아이렌.
* 트친과 하는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에 제출한 작품입니다. “선배, 이게 뭐예요?” 아이렌은 모스트로 라운지의 바(Bar) 테이블 위에 줄지어 놓인 병을 가리켰다. 불투명한 병에 붙은 라벨에 인쇄된 글자의 폰트가 고급스럽다. 음료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자 아래, 오두막과 농부로
* 드림 북스토어 합작 시즌3 제출작 “앗, 거기 두 사람! 잠깐 이리 와봐~!” 타박타박. 조금 거리를 두고 떨어져 걷던 에이스와 듀스는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멈춰 섰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자신들을 부르고 있는 건가. 주변에 보이는 게 손을 흔들고 있는 케이터 뿐임을 확인한 둘은 슬쩍 눈빛을 교환하더니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일이
* 약간 미래 시점(약 3년 후) 이야기입니다. 아이렌은 기본적으로 인맥이라는 걸 혐오하는 사람이었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생물이다. 그건 물론 알고 있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한다고 하여서 그걸 마음이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을까. 도덕적 판단조차도 생리적 역겨움을 토대로 판단하는 인간의 뇌로 그런 짓을 하는 건 무리라고, 아이렌은 진심
* 24년도 트레이 생일 기념 글 “아이렌, 트레이 선배 생일선물 준비했어?” 아이렌은 속삭임이라기엔 크고 일반 대화라기엔 작은 목소리에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굴렸다. 대단히 은밀한 이야기라도 하듯 제 옆에 찰싹 달라붙어 말을 거는 에이스의 눈동자는 장난스럽게 빛나고 있었다. ‘누가 보면 자기 생일선물 이야기라도 하는 줄 알겠네’ 묘하게 들뜬 고운
* 24년도 잭 생일 기념 글. “잭, 벌써 자?” 10월 11이 끝나기까지 3시간 정도 남았을 즈음. 자기 전 씻고 방으로 돌아가려던 잭은 복도에서 들린 목소리를 듣고 우뚝 멈추었다. 이 목소리는, 분명 아이렌인데. 그 녀석이 왜 여기에 있단 말인가. 밝은 대낮에 있는 거였다면 모를까, 지금은 잘 준비하는 밤인데. 제 귀가 잘못된 거기를 바라며
바람이 차가운 새벽. 말레우스는 습관적으로 고물 기숙사로 발을 옮겼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기숙사 건물 밖. 출입구에서 좀 떨어진 곳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건 말라서 비틀어진 꽃이었다. 줄기부터 잎, 꽃까지 싱싱한 곳이라곤 없이 바싹 마른 꽃은 생기라곤 없었지만, 땅에서 올라온 찬 기운 때문인지 밤이슬이 맺혀 살짝 젖어있었다. ‘이건,
“그런데, 아기새우는 자유투도 못 하는 거야?” 플로이드가 던진 의문에는 조금의 악의도 없었다. 마치 오늘 아침 식사 메뉴를 묻는 것 같은, 순수한 호기심. 가벼운 잡담. 딱 그 정도의 질문이었지. 하지만, 저 물음에 괜히 마음이 불편해지는 건 분명 제가 끔찍한 몸치라 그런 게 아닐까. 왜, 도둑이 제 발 저린다 하지 않던가. 찔릴 게 없다면 흘려들
“아이렌 군, 그 상처는?” “예?” “거기. 손등의 상처 말이야.” 루크의 말에 제 양쪽 손등을 살펴본 아이렌은 작게 탄식했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오른쪽 손등에 작은 생채기가 생겨있었다. 새빨간 선을 따라 눈동자를 굴린 아이렌은 분명 가볍게 손을 쥐었다 펴보았다. 다행스럽게 피는 나지 않았지만, 상처를 의식하니 어쩐지 따끔따끔해서 곤란했다.
이건 필시 다른 사건들이 연달아 터져 나올 신호탄이었다. 리들은 그리 확신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세상 모든 일에는 크든 작든 저마다의 징조가 있었다.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고 여겨지는 경우조차도, 따져보면 전부 그 나름의 징조라는 게 있었으니까. 다만 사람들은 모든 이유를 밖에서만, 혹은 안에서만 찾기 때문에 정확하게 징조
* 24년도 에이스 생일 기념 연성 9월 22일 오후. 모든 수업이 끝나고 종례까지 마친 교실 안.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이렌은 제 앞에 불쑥 들어온 에이스의 얼굴에 멈칫했다. “아이렌, 내일 무슨 날인지 알지?” 싱글벙글 웃는 얼굴에는 장난기와 들뜬 열기로 가득하다. 새삼스럽게 상대가 참으로 귀엽다는 생각이 든 아이렌은 가볍게 입꼬
‘아이렌은 마치 이 세상 모든 것을 탐구하고 즐기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에이스나 듀스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영화와 공연 관람, 글쓰기, 사진 찍기, 게임, 요리와 미식, 전시회 방문, 그리고 아이돌 응원까지. 직접 몸을 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웬만한 것엔 다 흥미를 보이는 아이렌의 삶은 참으로 바빴다. 저 많은 취미를 돌아가면서 즐기고,
그래요. 이 안내문을 읽고 있다면 또 어떤 말썽꾸러기가 교칙을 어기고 온갖 소문이 무성한 고물 기숙사를 탐험하러 왔다는 거겠지요. 정말이지, 학원장으로서 가슴이 찢어집니다. 대체 우리 학교 학생들은 뭐가 문제라서 이렇게 종일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겁니까? 하지만 여기까지 들어왔다면, 울타리를 넘어 기숙사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이 안내문을 봐 버렸다면! 이미
* 창작 마법 학교(여학교)가 나오는 글입니다. 단언컨대, 명문 마법사 양성 학교인 코벤 유니버시티 칼리지는 창립 이래로 단 한 번도 얌전한 아가씨들을 위한 학교였던 적이 없었다. 지느니 죽는 걸 선택하고, 누가 뭐라고 하든 제 고집대로 살아갈 소녀들을 위한 학교. 성격이 얌전할 수는 있어도 가슴 속에는 야망과 의지의 검을 품고 있는 이들을 위한
“선배, 어때요?” 빌에게 스마트폰을 돌려주는 아이렌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평가를 기다리는 이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빌은 진지하게 제 모습을 찍은 사진을 확인하더니, 한결 편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수고했어.” “휴…….” 이번에도 다시 찍자고 했다면 진짜 울어버리지 않았을까. 아이렌은 8번 만에 떨어
* 24년도 쟈밀 생일 기념 연성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건 어째서 그리도 즐거운 것인가. 놀라는 걸 좋아하는 이는 극히 드문데 놀라게 하려는 이는 이리도 많은 걸 보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악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쟈밀은 오늘 하루 받은 축하를 곱씹어보며 한숨 쉬었다. ‘챙겨주는 건 고맙지만, 정신이 없군.’ 몰래 숨어있다가 튀어나와서 폭
* ‘아리아브 나리야’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3. 비단의 거리에 도착한 후.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그림의 난동에 휩쓸리기도 하고 아짐가의 공원을 구경하기도 한 아이렌은 몸이 피로한 와중에도 마음이 한껏 들떠 있었다. 낯선 이국을 여행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
* ‘아리아브 나리야’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1. 아이렌은 운명을 열렬히 믿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굳이 부정하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이 세상에는 분명 우연도 존재하고 필연도 존재한다. 그러니 그 안에서는 운명이라고 할 만한 일도 존재하지 않겠나. 하지만 오늘의
상실이라는 것은 늘 기승전결이 모호한 경우가 많았다. 언제부터, 어디서, 무엇 때문에 제 곁을 떠나게 되었는지 알 수 없으며 어떻게 되찾아야 할지 명쾌한 답이 없다. 과정을 명확히 아는 상실의 경우에는 그나마 되찾을 희망이라도 있지만, 그것조차도 희망일 뿐. 반드시 돌려받는다는 확신은 할 수 없었지. ‘진짜 어디서 잃어버린 거지.’ 그러니, 때로는
앨범 표지의 가죽이 너덜거렸다.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힘없이 팔랑거리는 검붉은 가죽은 휴짓조각이랑 그다지 구별되지 않을 정도였다. 대체 얼마나 오래된 건지, 얼마나 많이 자주 들춰본 건지 모르는 낡은 앨범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구경한 아이렌은 고개를 들어 물건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새삼스러운데, 선배는 사진을 정말 잘 찍네요.” “그렇니?
* AU 드림 웹진 참여작. 스페이스 오페라 AU. “어이 아이렌, 아직이냐?” 우주선의 소음이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리는 정적 속. 레오나는 조종석에 앉아 따분함을 죽이다가 옆자리에서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아이렌에게 물었다. 함선에 딸린 작은 드론을 원격 조종해 정거장의 출입문 보안 장치를 해제하고 있던 아이렌은 작게 한숨 쉬더니, 장난스러
아이렌은 본디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무대 보는 걸 좋아하고 영화도 챙겨보지만, 관심 있는 배우가 아니라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라고 할까. 하지만 아무리 그런 아이렌이라 해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를 모를 정도로 물정에 어둡진 않았다. 게다가 그 당사자가 친밀한 선배의 아버지라면? 모르는 쪽이 이상하겠지. ‘눈을
* https://glph.to/qhaiof 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리들은 새롭고 기발한 것보다는 안정적이고 익숙한 걸 더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아주 획기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나온 게 아닌 이상 굳이 새로운 걸 고르는 것보단 현상 유지를 하는 게 안전하다. 규칙과 전통이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으며,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모험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그해의 여름은 끔찍했다. 높은 습도, 내리쬐는 볕, 변덕스러운 날씨까지. 쏟아지는 비도 불어오는 바람도 죄다 미적지근하고, 밤이 되어도 열기가 가시지 않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솥 안에 갇힌 것만 같은 나날들. 얼른 학기가 끝나고 홀리데이가 오면 좋겠다. 이 계절이라도 자신들의 고향은 서늘하겠지. 그런 기대를 품은 채 기숙사 안에만 박혀있기 일쑤였던 인어
「아이렌, 잠깐 우리 기숙사로 와줄래?」 느긋한 주말 오후. 에이스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하츠라뷸 기숙사로 온 아이렌은 자연스럽게 담화실로 향했다. 메시지에는 구체적인 장소 같은 건 적혀있지 않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높은 확률로 거기에 있으리라는 나름의 확신이 있기 때문일까. 화려한 복도를 걷는 아이렌의 발걸음엔 망설임이라곤 없었다.
* 24년도 리들 생일 기념 연성 덜그럭. 요란한 소리를 내며 테이블 위에 올려진 선물 상자는 빈말로도 작다곤 할 수 없는 크기다. 화창한 8월 24일의 오전. 아침 일찍 시작된 리들의 생일파티 중. 트레이가 구운 생일 케이크를 먹고 있던 오늘의 주인공은 제 테이블에 상자를 올린 이를 올려다보았다. “아이렌, 이건?” 이름을 불린 감독생은 빙긋
전력 뭐하지 투표용으로 그린 SD 그리고 그렇게 그린 전력 14일 장기합작에 낸 레오렌 7월은 실버데이였습니다 모종의 용도로 그린 사죄용 빌렌(?) 그려보고픈 트레틀 써봄 손에 저건 물감입니다 14일 장기합작에 낸 에펠렌 8월은 실버데이였습니다 전력으로 그린 제이렌 30연만에 나오는 효자 곰치 실존…… (정작 플로이드는 천장침) 영수증용으로
* 24년도 오르토 생일 기념 글 “작은 도련님, 즐거워 보이시는군요.” 시끌벅적한 담화실 안. 오늘의 주인공인 오르토를 축하하는 목소리들 사이, 르니안의 무미건조한 감상이 이데아의 귓가를 스친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동생과 기숙사생들을 바라보고 있던 이데아는 머쓱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수많은 축하 속에서 기뻐하는 동생을 보는 건 기쁜 일이었지만
아이렌은 제가 자연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도시에서 태어나 그 안에서만 자랐긴 하였어도, 그의 고향은 빌딩 숲만 가득했던 곳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철새가 찾아오는 큰 강, 높고 낮은 산들, 거기에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바다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 모든 걸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자란 그에게 자연이란 여행을 떠나야 접할 수
* ‘타마슈나 무이나’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6. 캐치 더 테일 경기가 있는 당일.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 팀은 우여곡절 끝 결승까지 올라가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빌이 다치는 바람에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다. 3판 2선승제의 시합. 릴리아가 마법
* ‘타마슈나 무이나’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4. “후우. 설마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레인트리 마켓을 둘러본 후 엘리펀트 레거시로 출발하려는 순간. 우연의 일치로 이동 수단으로 준비한 버스의 타이어가 터지고 엔진이 고장 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왕
* ‘타마슈나 무이나’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3. 효광의 도시에 있는 레인트리 마켓은 볼거리도 먹을거리도 가득했다. 내일 있을 캐치 더 테일 시합의 연습 전, 가볍게 관광하기 위해 이곳에 온 일행들은 지역 특산물들을 이것저것 먹고 마시며 낯선 곳의 정취를 즐
* ‘타마슈나 무이나’ 이벤트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 쟈밀 드림도 살짝 들어가있습니다. 쟈밀은 안 나오는데…… . 01. 사건은 효광에 도시에 도착하고 몇 분 되지도 않아서 일어났다. “잭!?” 도시 주변을 둘러보며 캐치 더 테일이나 노을의 초원에 관해 설명하
* 롤로는 이름만 나온다는 게 함정인 양날개 드림…… 학교란 작은 사회와도 같아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밖으로 쉽게 새어 나가지 않더라도 내부에서는 빠른 속도로 소문이 나기 쉬웠다. 어제 누가 누구랑 싸웠다던가, 오늘은 크루웰 선생님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니 오늘은 행동을 조심하라던가, 내일은 어느 기숙사 사감이 외출 예정이 있어서 바쁘다든가 하
“선배, 혹시 수학 잘하세요?” 어느 평일 오후의 도서관. 빌렸던 책을 반납한 후 돌아가려던 리들은 제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지 어느새 불쑥 다가와 말을 건 것은 제게 익숙한 이였다. 평소보다 두 배 정도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다가온 아이렌은 인사를 할 여유도 없어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드림 해적과 인어 합작 제출작. ‘아이렌은 어쩌면 인어일지도 모른다. 다만, 원래 세계에서 이쪽으로 오는 중 인간으로 변한 게 아닐까.’ 그건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서 아이렌과 좀 친하다 싶은 학생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혹은 입에 담아본 농담 중 하나였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저 농담이 생겨난 계기는 몇 가지가 있었다. 일단, 아이렌이 유
* 원작과는 다른 판타지 배경의 AU 글입니다. * 드림 해적과 인어 합작 제출작. 세상 만물에는 반드시 자신만을 위해 준비된 자리가 있는 법이다. 신은 결코 쓸데없는 피조물을 만들지 않는 법이었으니, 방황하고 길을 잃은 존재가 있다면 그건 일시적인 시련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 뿐. 신앙심을 가지고 자신을 갈고닦는다면 반드시 제게 주어진 사명이 보인다.
사람의 트라우마라는 것은 정말 별것 아닌 것에서 생겨나곤 했다. 과일을 먹다가 나온 작은 벌레에 그 과일 자체를 못 먹게 되는 일도 있고, 폭우가 오는 날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경우엔 비가 조금만 거세게 내려도 불편해하는 이도 있으며, 심지어 꽃향기를 맡다가 벌에 쏘인 사람은 벌만큼 꽃을 무서워하게 되기도 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릴리아의 요리란, 훌륭한
* 24년도 레오나 생일 기념 연성. 선배 평생 스무살로 건강하세요(대체) 인간들은 모두 저마다의 가치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겐 어찌 되어도 좋은 가치가 다른 이에게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이념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꼭 지키고 싶은 것이 인류 보편적으로는 가볍게 여겨지는 일도 있었지. 그리고 대부분은 사람은 제가 메긴 가치를
아이렌 군, 혹시 최근에 바쁘니? 아, 혹시나 하여 쓰는 거지만 네게 독촉을 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단다! 이 노트는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과제도 아닐뿐더러, 나는 네가 털어놓는 이야기가 듣고 싶은 거지 직접 무언가를 캐내려는 건 아니니까. 뭐든지 자발적으로 털어놓는 이야기가 가장 정직한 법. 협박이나 강요로 얻어낸 이야기는 진실성이 떨어지는 법이지.
모든 물건은 기본적으로 외형의 그럴싸함과 유용함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법이었다. 보기엔 그럴싸해 보여도 자세히 살펴보면 실속이라곤 없는 물건이 있나 하면, 보기엔 투박하고 유행과 멀어 보여도 튼튼하고 사용하기 편해서 망가질 때까지 버릴 수 없는 물건도 있었지. 전자는 장식품은 되어도 실생활 속 일부분은 될 수 없고, 후자는 현실에 그 가치를 증명하며 계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선배, 그 반지는 뭐예요?” ‘아, 역시 물어보는 건가.’ 레오나는 제 목걸이에 끼워진 은반지를 바라보는 아이렌의 눈동자를 살폈다. 평소 귀금속이나 장신구에 큰 관심이 없는 이가 이렇게 물어온다는 건, 순수하게 반지 그 자
속담이라는 건 지역의 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나라마다 비슷한 의미의 속담은 있을지언정 완전히 똑같은 속담이 없는 것도, 분명 말이란 문화의 주축이자 지역을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 되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이 세계에는 비에 쫄딱 젖은 사람을 뭐라고 부르려나.’ 제 고향에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라고 말하는데, 여기도 아마 비슷한 말이 있지
아이렌은 본질이 이방인이자 손님이었다. 다른 세계에서 찾아온 손님. 머무는 곳은 있지만 뿌리내리는 곳은 없는 나그네.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든 제 집으로 삼을 수 있으며,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그런 존재. 그래서였을까. 아이렌은 특유의 낯가림에도 불구하고 자주 다른 기숙사에 발을 들이곤 했다. 제게 호의적인 이의 손을 잡고 일곱 개의 기숙사를 드나드
* 이벤트 ‘글로리어스 마스카레이드’ 엔딩까지의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7. 무도회가 끝난 후. 곧바로 숙소로 돌아와서 잠든 아이렌은 꿈도 꾸지 않고 죽은 듯 잠을 자다가 평소보다 조금 늦게 눈을 떴다. “벌써 돌아가는 날이 되다니. 아쉽네.” 집합 시간에
* 이벤트 ‘글로리어스 마스카레이드’ 엔딩까지의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 말레우스 이벤트 SSR 카드 스토리 네타 아주 약간 들어있습니다. 05. “꼬붕, 슬슬 무도회 갈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늦은 점심 식사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포만감에 졸고 있
* 이벤트 ‘글로리어스 마스카레이드’ 엔딩까지의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3. 노블 벨 칼리지에 돌아온 리들은 몇 번이고 아이렌에게 휴식을 권했다. 밤에 무도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어제 그렇게 무리해 놓고 몇 시간 자지도 않는 건 현명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 이벤트 ‘글로리아스 마스카레이드’ 엔딩까지의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01. 아이렌은 눈 위로 쏟아지는 햇볕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어났다. 어젯밤 무리한 탓인지 온몸이 무겁다. 팔다리가 욱신거리고 허리가 저릿한 게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였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 22년도 에이스 생일 축하 글. 에이스 생일 축하해! 9월 23일 방과 후. 하츠라뷸 기숙사는 오늘 생일인 에이스를 축하하느라 각종 장식으로 공용실을 화려하게 꾸미고, 커다란 케이크와 과자들을 나눠 먹으며 기숙사생끼리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축하의 말을 듣고, 받은 선물들을 풀어보며 왁자지껄하게 논다. 그야말로 이상
그래요. 이 안내문을 읽고 있다면 또 어떤 말썽꾸러기가 교칙을 어기고 온갖 소문이 무성한 고물 기숙사를 탐험하러 왔다는 거겠지요. 정말이지, 학원장으로서 가슴이 찢어집니다. 대체 우리 학교 학생들은 뭐가 문제라서 이렇게 종일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겁니까? 하지만 여기까지 들어왔다면, 울타리를 넘어 기숙사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이 안내문을 봐 버렸다면! 이
그래도 6달 풀컬러 일러로 채울 수는 있어 다행이다 싶음. 글이야 뭐… 뭐 넣지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는 쓴듯.
“너, 그거 진짜 이름 아니지?” 주말 오후. 과제를 위해서 늘 함께 다니는 이들끼리 고물 기숙사 게스트룸에 모여 펜을 놀리던 중, 아이렌은 갑작스러운 에이스의 물음에 눈썹을 까딱였다. “갑자기 그런 걸 묻는 거야?” “아니, 뭐라고 할까. 늘 생각했는데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고 할까.” “왜? 그냥 물어보면 될 텐데.” 아이렌은 정말 별거 아니
* AU 드림 웹진 참여작. 마법이 없는 현대 배경 첩보물 AU입니다. 일 년 내내 따뜻한 기후와 맑은 바다 덕분에 비수기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 어느 휴양지의 섬의 고급 호텔 안. 투숙객을 위한 바에서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칵테일만 홀짝이던 플로이드는, 제 옆에서 작은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렌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아기새우야, 지금 나
고물 기숙사의 불은 언제나 늦게 꺼진다. 보통은 새벽 1시, 늦게는 새벽 4시까지도 불이 켜져 있을 때가 있었지.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자칭 잠이 없는 감독생은 밤이 깊어질수록 집중력이 좋아지는 편이었고, 공부 외에 잡다한 할 거리가 있는 탓에 일찍 잠드는 일이 없었다. 덕분에 늦은 시간이 되어도 고물 기숙사에는 이따금 손님이 찾아오곤 했으니.
달그락. 달그락. 쇠로 된 스푼을 젓자 얼음들이 부딪히는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 거슬리는 소음이라기보다는 금속 타악기 연주 소리 같은 얼음이 든 잔의 울림에 대본을 읽다 말고 시선을 돌린 빌은 부지런히 움직이는 흰 손을 보고 숨을 삼켰다. 제 손이 뭘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는 걸까. 심각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는 아이렌은 오른손으로는 제가 주문한 커피
1. 이름 없음 / ID : vj732Vpr0xm 야 대박 사건. 나 크루웰 쌤이 여친이랑 있는 거 봤다ㅋㅋ 2. 이름 없음 / ID : vj732Vpr0xm 아까 오후에 수업 마치고 급하게 살 게 있어서 학교 밖에 나갔거든? 그런데 얼마 전 오픈한 카페 야외 테이블에 쌤이 앉아있는 거야. 그래서 ‘헐, 쌤도 이런 카페 오는구나~’하고 지나가려는데,
* 24년도 카림 생일 기념 연성 그건 약 2년 전. 카림이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 입학하기 전이자, 이사르 패럿베인이 코벤 유니버시티 칼리지에 입학하기 전. 즉, 두 사람이 열사의 나라에 함께 있던 시기의 일이다. “와!” 6월 25일. 아짐가 저택 본채의 뒤뜰.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성대한 연회를 즐기고 있던 카림은 자신의 소중한 이가 몰
보글보글. 각종 재료가 끓고있는 작은 솥 앞. 나란히 서서 제조 중인 마법약의 색이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1학년 A반 학생 두 사람 중, 이그니하이드 기숙사 마크가 박힌 실험복을 입은 학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옛날부터 한 생각인데, 아이렌 양은 약간 미연시 소꿉친구 계열의 캐릭터 같아.” 그건 명백히 맥락 없는 이야기였지만, 다행스럽게
가정(假定)이라는 건 과하지만 않으면 나쁘지 않은 법이었다. 미래를 대비하고, 상상력을 확장 시키는 과정. 아무리 틀에 박혀 사는 사람이라도 때로는 재미를, 때로는 가정을 주는 ‘만약에’가 어찌 나쁘다고 말하겠나.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전재가 있다는 것이었으니. “선배는 만약 하츠라뷸에 가지 않았으면 어느 기숙사에 갔을 것 같
14일 합작에 낸 아줄렌 프사 이게 그… 5월이니 로즈데이였을 겁니다 네. 므시 때 실버 스크랩스 들으며 그리다가 글쎄 그림을 완성하기도 전에(경기 보면서 그리느라 좀 느리긴 했음) 5세트가 끝난거 있죠 호호 호… 호…… ……안 웃겨ㅠㅠ 근데 정신 차리니 벌써 썸머 개막함. 몰라 나는 응원팀만 셋이니 셋 중 한명이 우승해라(저기요) 14일 합
* 22년도 잭 생일 축하 글. * 22년도 생일 카드 네타 있습니다. “잭!”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익숙하다. 선배들에게 축하를 받고 기숙사로 바삐 돌아가던 잭은 점점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와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열심히 달려오는 상대를 보고 멈춰 섰다. “아이렌?” “헉, 허억. 드디어 따라잡았다……. 키가 커서
* 22년도 리치 형제 생일 축하 글 “나, 내일 학교 쉬어도 될까?” 아이렌의 표정은 진지했다. 보아하건데, 절대 농담을 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아파도 수업을 들을 거라며 고집을 부리는 그가 저런 소리를 하다니. 다른 이들이라면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긴 거냐.’라며 걱정했겠지만, 멜로드는 무언가 짐작가는 것이 따로 있는지 평온한 얼굴로 물을 뿐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웅성웅성. 익숙한 이들의 말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디어솜니아 담화실에 앉아있다가 깜빡 잠들었던 실버는 제 근처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그냥 주무시게 둬도 되지 않아? 바쁜 일 없다며.” “잘 거라면 방에 가서
* 페잉 리퀘스트로 쓴 글입니다.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학생들은 모두 악동이다. 사고를 적게 치는 학생은 있어도, 자의로든 타의로든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녀석은 없다. 그건 학교에 대한 애착과 별개로, 교사진도 학생들도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학생 대부분이 ‘아무리 그래도 나 정도면 다른 녀석들보
아무리 혈기 왕성한 나이의 소년들이라도 피곤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오후 마지막 수업 시간. 바르가스의 지도에 따라 그룹을 나눠 비행술 수업을 하던 1학년 D반 학생 중, 순서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하늘을 가리키며 외쳤다. “어, 무지개다!” “엥? 어디?” 동급생의 검지 끝을 향해 동시에 고개를 돌린 소년들은, 이내 학교 건물 너머에 걸린 무지개를
* 22년도 루크 생일 기념 글. 선배 생일 축하해요 사랑해요. “빌 선배.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11월이 다 끝나가던 어느 날. 빌은 기숙사로 돌아가려다 말고 갑자기 자신을 붙잡는 아이렌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멈춰 섰다. 이 학원의 홍일점이자 유일하게 마법을 못 쓰는 학생인 아이렌은, 불리하다 못해 불공평한 자신의 처지와는 관계없이
* 22년 이데아 생일 축하 글. 선배생일축하해요 당신은 최고의 형. “형, 택배가 도착했어!” 모든 행사가 끝나고 정적이 찾아온 12월 18일 밤. 정신없는 생일을 보낸 이데아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려다가, 갑자기 상자를 들고 등장한 오르토 때문에 탈의를 중단했다. “택배?” “응! 보낸 사람이 적혀있지 않은 점이 수상해
* 23년도 릴리아 생일 축하 연성. 생신 축하드립니다 영감님. 새해의 첫날, 신년 파티를 겸한 릴리아의 생일 파티가 한창인 디어솜니아 기숙사 파티장 안. 사람들 사이에서 축하받으며 즐기던 릴리아를 구석으로 몰래 불러낸 건 다름 아닌 말레우스 드라코니아였다. “릴리아, 잠깐 보여줄 게 있다.” 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말레우스가 참으로 즐거워
* 23년도 말레우스 생일 기념 연성 * 23년도 생일 카드 홈 대사 네타가... 아주 약간 있음. 저녁부터 내리던 눈이 잠깐 그친 밤. 내일이 제 생일이라고 떠들썩한 기숙사 안에서 독서 중이던 말레우스는 결국 책을 덮고 고요함을 찾아 밖으로 나섰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우는 건 제 종자(從者)들을 걱정시키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지금은
* 24년도 듀스 생일 기념 글. 축하한다 절친아 사랑한다 절친아... 6월 3일. 육상부 연습이 끝난 운동장 구석. 막 씻고 나와서 머리카락이 전부 마르지 않은 듀스는 유리창 앞에서 손가락을 세워 대충 머리를 정리하다가 선배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어이, 듀스! 감독생이 찾아왔는데?” “예? 아이렌이요?” “그래, 얼른 가 봐.” 오늘도
“뭐? 감기?” 오늘은 영업 날이 아니라 아득한 파도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플레이 풀 랜드 안. 느지막이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있던 펠로우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해 준 기델을 바라보았다. “꾀병 아냐?” “…….” “……아, 농담이야. 농담이라고! 그렇게 보지 마, 기델!” 방금 말은 절대 진심이 아니었다. 애초에, 꾀병 부릴 녀석이 아
“아이렌, 슬슬 돌아가야지.” 파도 소리가 주변을 뒤덮고 하늘이 주홍빛으로 물들고 있는 오후의 해변. 빌은 젖은 모래와 마른 모래의 경계선을 걷고 있는 후배에게 차분하게 귀가 시간을 통보했다. 반쯤 넋을 놓고 난색으로 물드는 수평선을 바라보던 아이렌은 그제야 빌을 향해 돌아보더니,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벌써요?” “무슨 소리니. 우린
上 공휴일이라 아예 수업이 없는 금요일 오후. 모처럼 생긴 여유를 즐기기 위해 교과서와 필기 노트 대신 얼마 전에 산 책을 읽어보고 있던 아이렌은, 그림과 고스트의 연락을 받고 게스트 룸으로 향했다. “레오나 선배, 언제 오신 거예요?” 방에 처박혀서 이어폰까지 낀 후 독서하고 있어 손님이 온 줄도 몰랐다. 멋쩍어하며 묻는 아이렌과 달리 그림이
그래요. 이 안내문을 읽고 있다면 또 어떤 말썽꾸러기가 교칙을 어기고 온갖 소문이 무성한 고물 기숙사를 탐험하러 왔다는 거겠지요. 정말이지, 학원장으로서 가슴이 찢어집니다. 대체 우리 학교 학생들은 뭐가 문제라서 이렇게 종일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겁니까?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들어왔다면, 이미 울타리를 넘어 기숙사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이 안내문을 봐 버렸
레오나가 생각하는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유일한 감독생은 겁이 많기에 신중한 인물이었다. 언제나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고, 최악의 결과부터 최선의 결과까지 무수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위험이 큰일에 함부로 무언가를 걸지 않는 신중한 사람. 그게 바로 아이렌이란 여자였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렌은 이따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대범한 행보를 보이
* 오리지널 캐릭터(드림주)가 다수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이 대회에 나가자고?” 가딜은 아이렌의 스마트폰에 띄워진 웹사이트의 공지를 가리켰다. ‘학교 대항 청소년 E-스포츠 대회’라는 제목이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게시물의 내용은 꽤 자세하고 길었지만, 요점은 간단했다. 같은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끼리 꾸린 팀으로 참여가 가능한 대회이며, 종
* 24년도 실버 생일 연성 “어때요, 선배?” 나는 최대한 긴장되는 마음을 감추고 버섯 리소토를 한 입 떠먹은 실버 선배에게 물었다. 오물오물 입 안의 내용물을 씹어 삼킨 실버 선배는 평소와 같은 무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군.” “다행이네요! 기껏 사주는 밥인데 맛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런가. 하지만 이미 마음만으로 고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언제 어디서 천적의 습격을 받을지 모르는 야생동물들은 항상 잠자리에 신경을 써야 했다. 도망가기 쉬운 자세로 자거나, 작은 기척에도 깨어날 수 있게 선잠을 자도록 진화하거나, 천적이 발견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자는 등. 가장 무방비한 상태에 천적을 만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곤 했지. 그리고 이건 가장 지능이 발달했다 여겨지는
“아이렌, 혹시 이거 밤새 쓴 거니?” 빌의 물음은 결코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지만, 아이렌은 쉽게 답을 내놓지 않았다. 끔뻑끔뻑.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바닥만 바라보고 있던 아이렌은 마치 혼이 없는 인형같이 보인다. 멍하니 숨만 쉬던 아이렌은 거의 5초가 지난 후에야 빌이 제게 말을 건 것을 눈치채고 고개를 들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지금 네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아줄, 그건?” 늦은 밤 옥타비넬 기숙사의 담화실. 일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려던 제이드는 작은 화분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아줄을 발견하고 말을 걸었다. 심각한 얼굴로 꽃봉오리가 서너 개 달린 식물을 살피던 아줄은 소리소
* 23년도 케이터 생일 축하 글. 선배 겁나게 생일 축하드립니다. 2월 4일. 케이터 다이아몬드의 생일. 시끌벅적한 파티장을 바삐 돌아다니다가 잠깐 구석으로 피신한 케이터는, 제게 걸려온 영상통화를 받자마자 스피커에서 터져 나오는 감탄에 피식 웃어버렸다. 「세상에, 엄청 예쁘잖아! 아아, 부러워. 우리 학교는 저런 거 안 해주려나?」 아까 전
* 23년도 아줄 생일 기념 연성. 선배 생일 축하해요 사랑해요 하트하트. “아이렌, 너 아줄 선배한테 뭘 선물로 준 거야?” 2월 24일 오전. 1교시가 끝나자마자 1학년 A반 교실로 찾아온 멜로드는, 다짜고짜 감독생을 불러내 물었다. “갑자기 찾아와서 하는 말이 그거라니. 무슨 일 있어?” “아니, 무슨 일이 있다고 하기보단 말이지…….”
* 23년 세벡 생일 축하 글. 세벡은 자신을 위해 꾸며진 파티장을 보며 코 밑을 문질렀다. 작년까지는 늘 가족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했지만, 올해부터 3년 정도는 이렇게 피가 섞이지 않은 이들과 생일을 보내겠지. 부모님과 형제의 축하를 수화기 너머로 들어야 하는 건 조금은 서운한 일이었지만, 이런 파티도 싫은 건 아니었다. 비록 혈육은 없어도, 말레
* 이데아랑 카림은 우정드림, 나머지는 연애 드림 이지만……. 퉁쳐서 사감조 드림이라 썼습니다. * 장렬한 분량조절 실패 주의. “꼬붕, 생일 선물로 뭔가 받고 싶은 건 없냣?” 유난히 따뜻한 3월의 마지막 날. 기숙사의 모든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운 아이렌에게 말을 걸어 온 건 제 자리에서 벗어나 침대 머리맡에 올라온 그림이었다. 오늘따라 피곤
* 23년도 빌 생일기념 연성. ‘우와, 사람 엄청 많네.’ 때는 화창한 4월 9일 오전 10시 즈음. 폼피오레 기숙사 안에 있는 빌의 생일파티장에 도착한 아이렌은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북적거리는 인파에 멈춰 섰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빌 셴하이트의 생일이니 손님이 많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이 정도라니. 어제 있었던 제 생일파티와는
* 러기 선배 생일 축하해요 10연만에 나온 선배에게 시집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러기와 협의되지 않은 혼담입니다.) “아이렌 군, 이게 다 뭠까?” 4월 18일. 러기의 생일날. 1년에 한 번뿐인 기념일을 즐기던 러기는 아끼는 후배가 준 선물을 훑어보고 얼떨떨한 얼굴로 물었다. 방과 후 자신을 찾아온 아이렌이 내민 건 이사할 때나 쓸 것 같은 커
환상은 언제나 돈이 되었다. 지적 생명체들이란 결국 스스로 이상향을 그리는 존재였기에, 아무리 어리석은 자도 낙원을 꿈꾸기 마련이었고 자신의 완벽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지불할 수 있었기에, 환상과 소망은 언제나 타인을 가난하게 만들고 나를 배부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나의 환상은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가. 그것은 대단히 어려운
* 4장 이전 시점의 독백문. * 쟈밀이 아이렌에게 (다소 가부장적인 느낌의) 음습하고 과격한 욕망을 꿈꾸는 내용이라 그 부분만 소액결제 처리 하였습니다. 그 여자는 천사의 가죽을 뒤집어쓴 악마였다. 남자는 자주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여자를 마녀나 악마에 비유한다고 하지만, 나는 고작 그딴 이유로 저런 비유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 녀석은 누구에
* 에펠아 생일 축하한다 나레칼 최고 상남자는 너다. 해가 막 지평선 너머에서 떠오른 5월 6일의 이른 아침. 생일을 맞이한 에펠은 아침부터 일어나 이런저런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다 말고, 자신을 부르는 메시지를 받고 기숙사 밖으로 나섰다. “에펠 군, 생일 축하해.” 기숙사 문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건 두 손을 등 뒤로 감추고 인사하는
* 23년 실버 생일 기념 연성. 선배 생일 축하드립니다. 다음 가챠엔 좀 일찍 나와주세요... 5월 15일. 디어솜니아 기숙사의 생일 파티장. 오늘의 주인공인 실버는 케이크 곁에 앉아 멍하니 출입구를 바라보았다. 파티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밝은 미소와 여기저기 놓인 선물들. 고향에서 아는 이들만 모여 보냈던 생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지만, 그는
* 23년도 듀스 생일 기념 연성. 생일 축하해 절친아 너는 정말 짱이야. 하츠라뷸은 정기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날의 파티가 열리는 기숙사다. 즉, 과거 어떤 삶을 살아왔든지 본래 성향이 어떻든지. 이곳에서 지내다 보면 북적거리는 분위기에 익숙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익숙해 진다는 게 아무렇지 않다는 뜻은 아닌 탓이었을까. 달이 뜰 무렵 즈음. 듀스는
* 23년도 카림 생일 기념 글. 쟈밀렌 요소가...좀...많음() * 카림 선배 생일 축하드립니다 선배의 미소가 너무 눈부셔서 저희 집 조명 다 껐어요. 사감의 생일을 맞이해 평소보다 더 떠들썩한 파티를 벌이는 중인 스카라비아 기숙사는 흥겨운 음악과 다정한 대화 소리가 넘쳐흘렀다. 기숙사생들과 다른 기숙사에서 온 손님들이 적당히 섞여 있는 파티장
* 23년도 레오나 생일 기념 글. 선배제가사랑하는거 아시죠?! “삼촌, 얼른 일어나요!” 귓가로 파고드는 목소리가 익숙한 듯 낯설다. 레오나는 제 주변을 알짱거리는 인기척이 내는 소음에 눈을 떴고, 이내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뭐야?” 예상했듯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소음의 근원은 얄궂은 조카였다. 다만 특이한 점이
* 오르토 생일 기념 연성. 단챠로 나와주는 효자 휴머노이드 실존... 8월 14일 새벽 1시 12분. 학생 대부분이 잠든 늦은 시간, 휴식 모드로 전환 후 오늘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던 오르토는 제게 도착한 영상통화를 확인하고 눈을 떴다. “……응? 누구지?” 이런 늦은 시간 제게 올 연락이 있던가. 빠르게 추려낸 후보가 몇 명 떠오르
* 23년도 리들 생일 기념글 “리들 씨, 무슨 일 있습니까?” “응?” “아까부터 계속 출입문을 보고 계신 것 같아서요.” “아…….” 리들은 제이드의 예리한 지적에 입을 닫았다. 상대가 말한 대로 자신은 줄곧 생일 파티장의 출입문을 신경 쓰고 있었다. 그것도 잠깐이 아닌, 생일 파티가 시작된 이후 계속 눈길을 주고 있었지. 하지만 그 이유를
* 23년도 에이스 생일 연성 “어때, 잘 어울려?” 에이스는 피팅룸에서 나오자마자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춰보며 물었다. 얇은 티 위에 걸친 짙은 붉은색과 검은색의 체크무늬 셔츠는 마치 그를 위해 만들어진 옷처럼 잘 어울린다. 아이렌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기웃거리며 그를 살피다 짧고 굵은 평을 내렸다. “역시 옷은 옷걸이가 중요하구나.” “뭐야
* 드림주 생일 연성입니다. 멜로드 터빈 생일 축하한다... * 23년도 세벡 생일연성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멜로드, 여기서 뭐 해?” 10월 4일 저녁. 선선한 가을 날씨가 아름다운 중원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멜로드는 어느새 제 뒤로 다가온 아이렌을 보곤 고개를 까딱였다. “마지카메 체크 중이야.” “흐음, 그걸 왜 여기서 하는
* 23년도 잭 생일 연성 ‘잭 녀석, 어디 있는 거야?’ 방과 후. 사바나크로 기숙사 생일파티장으로 온 사이스는 손에 든 선물을 공중으로 던졌다 받았다 장난치며 주변을 돌아다녔다. 오늘은 동아리 활동도 없으니 여기 아니면 있을 곳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어딜 간 걸까. 아무래도 오늘의 주인공이니 바쁘긴 할 테지만, 그래도 잔뜩 주목받고 있을
* 23년도 트레이 생일 연성 * 오리주가... 많이 나옵니다. CUC의 3학년 기숙사 안. 모두가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늦은 시간, 불이 꺼진 벽난로 앞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커다란 그림자가 달빛을 받아 모습을 드러낸다. ‘우왓.’ 잠옷으로 갈아입은 채 물을 마시러 가던 블라섬은 희미한 뒷모습이 묘하게 익숙한 걸 눈치채고, 공용공간에 있는 전기등을
* 23년도 생일 리치 형제 생일 축하 연성. “저기, 아기새우야. 이게 뭐야?” 플로이드는 제 앞에 놓인 종이를 집어 들었다. 갑자기 모스트로 라운지에 와 자신과 제이드를 부르길래 뭘 하나 싶었는데, 뜬금없이 뭔가 잔뜩 적힌 서류를 내밀다니. 제 아기새우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주문한 차를 홀짝이며 리치 형제를 번갈아 보던 아이렌은 평
* 23년도 루크 생일 연성 * 우정 출현 오르토. 그런데 오르토랑 대화가 더 긴 것 같기도... “아이렌 씨, 뭐 하고 있어?” 사각사각. 바쁘게 움직이던 손이 부름을 듣고 멈추자, 텅 빈 동아리실에 울려 퍼지던 작은 소음도 사라진다. 색연필로 종이와 씨름 중이던 아이렌은 귀에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고 가까이 다가온 이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부
* 24년도 에펠 생일 기념글. 풍작촌의 난동마(ㅋㅋ)님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ㅁ7ㅁ8 “어때? 너무 크거나 작진 않아?” 에펠은 아이렌의 물음에 답하기 전 제 오른쪽 손목을 감싸고 있는 손목 보호대를 살펴보았다. 자신의 생일선물로 받은 이 손목 보호대는 아이렌이 손수 둘러주어서 그런지, 혼자서 감쌌을 때보다 더 단단하게 근육을 감싸주고 있
* 드림커플 2세 합작 시즌 10 제출작. “와, 이걸 선배가 만들었다고요?” “예! 뭐, 부업으로 한 거라 전문성은 없지만, 그래도 꽤 그럴싸하지 않슴까?” “그럴싸한 수준이 아니라, 정말 잘 만드셨는데요?” 내가 만든 인형을 본 아이렌 군은 뭐가 그리 좋은지 소리 죽여 까르르 웃었다. 아, 평소에는 연하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른스러운데
작년(시즌9)에 쓴 쟈밀렌에서 3살이었던 자히로는 어느새 12살이 되고 여동생도 생겼습니다. 아이렌이랑 쟈밀을 너무 젊게 그린 건가 싶었는데… 둘이 사고친게 20살/21살일 때니까 자히로 12살일 때면 둘이 32살/33살이더라고요. 젊게 그린게 아니라 젊은게 맞아서 그냥 그렸습니다.
그림 재활용으로 그린 쟈밀렌 낙서로 시작했다가 정신 차리니 풀채색한 아줄렌 지금 사이가 개선되고 어쩌고 다 떠나서 아줄 안에서 아이렌은 언제나 인간미는 없는 존재입니다. 최소 크툴루. 들으며 그린 BGM: https://youtu.be/0O18GnTW1CU?si=8UXKK0LgxT0R_Rj1 타피루주 이벤트 의상 그려본 거 사실 나나 아이렌
* AU 드림 웹진 참여작. 마법이 없는 현대 배경 캠퍼스 AU입니다. * 제2의 드림주로 트레이 클로버 연애 드림이 소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가에는 다양한 종류의 카페가 존재한다. 외관이 화려하고 특색이 있는 카페에는 보통 커플들이 데이트를 위해 방문하고, 내부는 수수해도 커피 종류가 다양하고 전문 바리스타가 존재하는 카페에는
새삼스러운데 말이죠, 연예인이라는 건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요. 정확하게 연예인뿐만이 아니라 이미지로 먹고사는 모든 직업이 제게는 아주 대단하게 보여요. 인플루언서라던가, 아나운서라던가, 그런 사람들 전부 다 말이죠. 자기 관리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에요. 당연히 외적인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나 건강을 유지하는 건 힘든 일이지만
* 드림 사군자 합작 제출작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발소리. 가격을 흥정하는 상인들의 언성과 물건을 구경하는 손님들의 감탄사. 그리고 바쁘게 굴러가는 수레바퀴의 덜컹거리는 소리까지.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연 열사의 나라 최대 규모의 꽃 시장은 오늘도 활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음! 역시 꽃 시장은 언제 와도 북적거리고 좋네!” 사람들이 뿜어내
* 24년도 러기 생일 축하 연성 예로부터,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다. 배가 고프면 무엇이든 맛있게 느껴지고, 배가 부르면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손이 가지 않는 것. 가진 이들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우지만, 빈곤한 이는 일단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중 최선을 고르게 된다는 당연한 이치. 그리고 슬럼가에서 자란 러기는,
한창 슬럼프일 때 그려서 뭔가 미묘하게 맘에 안드는 그림… 첫 펠로테아 연성. 디테일 많은 캐를 전력으로 그린 죗값은 지각이었습니다… 이어지게 그려본 그림 꽃 받고 네잎클로버 주기. 전력이 종료되어… 남은 거 긁어모아 올리기. 그래도 많이 그렸네.
* 24년도 빌 생일 기념 글 “에펠, 혹시 빌 선배 생일 선물 준비했어?” 4월 8일 저녁.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지만, 하늘의 어둠이 짙게 퍼진 때. 고물 기숙사에 꾸며놓은 파티장에서 생일을 기념하던 아이렌은 제 옆에서 음료를 홀짝거리는 에펠에게 다가서서 그리 물었다. “빌 씨가 마음에 들어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 나름 준비하긴 했
* 감독생 생일 기념 연성. * 연애 드림, 우정 드림, 오리지널 재학생 반반무 많이 상태 주의. “아이렌, 혹시 받고 싶은 생일 선물 같은 건 없나?” 3월의 마지막 날 오후. 도서관에서 나와 기숙사로 돌아가려던 아이렌은 마치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 다가와 묻는 잭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였다. “단도직입적이네.” “음, 역시 직접 묻는 건 좀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55회 주제: 영원히] 에이스 트라폴라는 운명이라는 말은 그다지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세상에는 정해진 것보다는 우연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 운명이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운명론자들의 생각에는 공감하지 못하는 소년. 하지만 그런 에이스도 오늘만큼은 운명이라는 게 있는 게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54회 주제: 기록] “저기, 이 다이어리 주인?” 각자 자기 할 일을 하느라 조용한 스카라비아의 담화실 안이 소란스러워진 것은, 갑자기 손바닥 하나 정도의 수첩을 들어 보이는 어느 2학년생의 저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일제히 발화자의 손에 든 수첩으로 시선을 돌린 기숙사생들은 무슨 먹잇감이라도 찾은 사람들처
주말 오후의 거리는 오늘도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모두 제 갈 길 가느라 바쁜 행인들 사이. 눈에 띄는 화려함은 없지만 세련된 옷차림을 한 빌은 테가 얇은 선글라스와 모자로 최대한 자신을 숨긴 채, 함께 외출한 후배를 데리고 능숙하게 인파를 빠져나갔다. “아이렌, 뭘 그렇게 힐끔힐끔 보니?”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광장을 가로질러 가던 중. 앞장서서
* The Shrouded Isle 패러디. 게임의 시스템만 비슷할 뿐, 스토리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 이후 상해, 감금, 정신착란 묘사 있…을 예정입니다. 포크 호러에 가까운 스릴러물 글이라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래는 만우절 기념 연성으로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그냥 생각나면 써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언젠간 쓰겠지. 0일째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53회 주제: 사랑니] “선배. 선배는 혹시 사랑니 뽑았어요?” 어느 휴일, 사바나클로 기숙사의 담화실. 평소라면 여기 있을 리 없을 인물이지만, 아마도 동급생인 어느 고지식한 늑대 덕분에 이 안에 발을 들인 걸로 추정되는 이가 제게 말을 걸어온다. 잠깐 확인할 것이 있어 매지컬 시프트 연습장으로 향하던 레오나
* 쯔무스테 이벤트 기반 꼬물꼬물. 자그마한 손이 움직일 때마다 메모지 한 장 정도 크기의 황금색 문서에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이 수놓아진다. 아이렌은 진지한 얼굴로 계약서를 쓰고 있는 아줄의 쯔무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어버렸다. 제가 모르는 언어라서 뭐라고 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렇게나 열심히 꼬물거리며 글씨를 쓰고 있는 게 어찌
“마드모아젤 르나르는 공주님 같군.” “네?” 툭. 루크의 한 마디에, 아이렌이 물고 있던 스푼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잠깐, 더럽게!’ 저 멀리서 에펠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던 빌이 작지만 요란한 추락음에 주의를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를 향해 돌아보는 이는 없었다. “가, 갑자기 뭐예요?” “이런. 그 놀란 얼굴 귀여운걸. 네가 이렇게 까지
“에이스, 너는 혹시 신을 믿어?” 아이렌이 뜬금없는 것을 물어오는 건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었다. 식사하다 말고 별의 탄생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숙제 중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는 질문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이번 질문은 슬쩍 보아도 그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기에, 에이스는 이렇게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냥, 문득 생각나서.”
“그래서, 이게 그 거짓말의 결과군요.” “뭐, 미리 받은 셈 치면 되는 거 아닌가? 네 생일까지 이제 한 달도 안 남았으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은데요.” 레오나 선배는 그 이상 대답하지 않고 반쯤 식은 커피만 홀짝거렸다. 하여간. 곤란할 때가 되면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건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 학생들의 전매특허 같은 거라지만, 대뜸
* 24년도 생일 기념 연성 “오, 역시 잘 어울리네.” 멜로드의 칭찬은 담백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 진심이 담겨있었다. 세벡은 과장도 장난도 없는 반응에 괜히 멋쩍어져 근처 창문에 비치는 제 모습을 기웃거렸다. 생일선물로 받은 검정 카디건은 제 몸에 넉넉하게 맞아 움직이기도 편하고, 무늬도 없고 실루엣이 깔끔해 단정한 멋이 있었다. ‘인정하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50회 주제: 등불] * 어제 전력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지는 해가 수평선을 붉게 물들일 즈음. 아이렌에게 ‘볼일 끝났어요’라는 연락을 받고 학교 근처의 해변에 도착한 빌은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하자마자 한숨을 토해냈다. 모래사장의 끝자락에 걸터앉아 젖은 치마 끝을 말리고 있는 아이렌은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아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9회 주제: 끝나면 연락 해] 빌은 예리한 눈을 가진 남자였다. 타인의 장점도 단점도 금방 찾아내고, 개선할 점과 지켜야 할 점을 잘 구별하는 판단력을 가진 사람. 연기를 하며 타인을 관찰하는 걸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상대의 표정을 읽는 것도 잘하며, 말로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채는 것 또한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와, 귀엽다.” 아이렌의 감탄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옆에서 나란히 듀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데는 충분했다. 평소 늘 같이 다니는 인원이 아니라 단둘이서 나선 외출. 일 분 일 초가 소중한 순간이라 상대의 말이 더 잘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8회 주제: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 평소 아이렌은 수다스럽다기보다는 과묵한 편이었다. 말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먼저 입을 열기보다는 남이 말을 꺼내야 자신도 입을 여는 편이라고 할까. 조금 친해지면 먼저 말을 거는 일도 자주 있었지만, 그 와중에도 본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상대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타인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7회 주제: 네가 궁금해] 타박타박. 작고 빠른 발소리가 눈앞을 지나가자 길고 가는 꼬리가 허공에서 물결친다. ‘아, 그 녀석이다.’ 친구들과 섞여 점심을 먹으러 가던 체냐는 상대를 알아보고 두 눈을 빛냈다. 케이프와 클록이 합쳐진 형태의 검은 망토, 같은 색의 플레어 치마. 그리고 망토를 고정하는 브로치를 보면 알
* 순서 뒤죽박죽 주의. 지인이랑 하는 14일 드림 합작 1월달 썸네일로 낸 리들렌. 다이어리 데이가 주제였습니다. 지인이랑 하는 14일 드림 합작 2월달 썸네일로 낸 러기렌. 오타쿠 명절 중 하나인 밸런타인 데이가 주제였습니다. 백현 Love Again 듣다가 문득 긴장 풀고 웃는 아이렌 보고싶어서 그린 그림. 어째서 에이렌으로 그렸냐면?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6회 주제: 클리셰] 햇볕이 따사로운 오전. 팔랑팔랑. 서늘한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수건은 당장이라도 바람에 날아갈 것만 같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잘 말린 세탁물에서 희미하게 풍기는 세제의 인공적인 꽃향기. 그 모든 게 참으로 평화롭지만, 아이렌은 이 순간을 즐길 수 없었다. ‘왜 이렇게 높은 곳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5회 주제: 꽃샘추위] “너, 여기서 뭐 하고 있냐?” 어느 한가한 휴일 오후. 기숙사 일과는 관계없는 카림의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쟈밀은 담화실에서 수상한 이를 발견하고 멈춰 섰다. 모여서 간식을 먹고 있는 1학년 학생들 사이. 마치 자신도 이 기숙사의 학생인 듯 자연스럽게 섞여
* AU 드림 웹진 참여작. 정통 판타지 AU입니다. 바스락. 언제 가지에서 떨어진 건지 가늠할 수 없는 바짝 마른 나뭇잎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에 산산이 부서진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 같은 건 남아있지 않은 오래된 유적 안. 풍파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세월의 흔적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던 아이렌은 자신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동료에게 멋쩍게
* 24년도 아줄 생일 기념 연성 * 선배 생일 축하해요 사랑해요 오늘도 잘생기셨습니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며, 출입문에 달아둔 작은 종이 맑은 소리로 손님을 반긴다. 아줄이 열어준 문으로 고개부터 살짝 들이민 아이렌은 드넓은 가게 내부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에 탄성을 내뱉었다. “와!” 마치 아이 같은 아이렌의 반응에 아줄은 저도 모르게 미소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3회 주제: 개화] 승마부 활동이 끝난 늦은 오후. 학교 안에 있는 마사(馬舍)에서는 말들이 내는 잡음과 학생들의 대화 소리가 뒤섞여 새어 나온다. 자신의 말을 돌봐주고 있는 학생들은 주로 오늘 동아리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말을 관리할 때 필요한 정보에 관해 떠들곤 했지만, 구석에 있는 1학년들은 조금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2회 주제: 잠들기 전에] 팔랑팔랑. 일정한 간격으로 페이지를 넘기던 오른손이 우뚝 멈춘다. 폐점 시간이 가까워진 모스트로 라운지의 구석 테이블. 왼손으로 입을 가린 채 하품한 아이렌은 자꾸만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기 위해 제 얼굴 여기저기를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피곤해.’ 요 며칠 제대로 못 자긴 했지만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1회 주제: 아침 인사] “아이렌 씨, 일어나셨습니까?” 아, 아기새우 이름이다.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부르는 이름에 정신이 번쩍 든 깬 플로이드는 눈동자만 굴려 옆 침대를 바라보았다. 지금이 몇 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일어난 지 한참 된 걸까. 단정한 머리와 깨끗한 얼굴로 통화 중인 제 쌍둥이 형제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으음…….” 날씨가 쌀쌀한 밸런타인데이 오전. 제 방에 틀어박힌 러기 붓치는 고민에 빠져있었다. 심각한 일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런 거였다면 이렇게 여유롭게 도넛을 먹으며 고민하고 있진 않을 테니까. 하지만
“선배, 어때요? 괜찮아요?” 쟈밀은 입안에 퍼지는 부드러운 단맛에 따뜻한 한숨을 내뱉었다. 원래 어느 정도 손재주가 있기 때문인지, 아이렌이 만든 에그노그는 제법 맛이 괜찮았다. 이 정도면 카페에서 파는 것보단 못할지 몰라도,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보단 훨씬 낫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몇 번 입맛을 다신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맛있네.” “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특유의 기척이 있다. 알기 쉬운 용어로 말하자면 ‘존재감’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그건 무생물에도 적용되는 말이지 않은가. ‘인기척’이라는 고상한 말도 존재하지만, 그건 일부러 드러내는 쪽에 가까우니 완벽한 표현이라곤 할 수 없었다. 쟈밀이 생각하는 생물 특유의 기척은 그것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무언가였으니까. 아무리 숨
“아이렌, 무슨 일 있어?” 농구부 활동이 막 끝난 체육관 앞. 밖에서 기다리는 아이렌을 위해 후다닥 씻고 나온 에이스는 제가 나온 사실도 눈치채지 못하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상대에게 물었다.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동아리 활동이 끝난 걸 알게 된 아이렌은 눈짓으로 에이스를 반긴 후 고개를 저었다. “아니. 왜?”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스
* 24년도 케이터 생일 기념 글. ‘역시 주말이 생일인 건 좋네.’ 케이터는 북적북적한 제 생일 파티장을 보며 한쪽 입꼬리만 슬쩍 올렸다. 아침부터 수업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고, 1년에 한 번뿐인 생일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운이 좋은가. 여기저기서 받은 선물을 모아놓고 사진을 찍은 그는 마지카메의 스토리로 상황을 보고하려다가,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40회 주제: 기대감] 툭. 벽에 부딪혀 떨어지는 코르크 탄환이 바닥을 구른다. 현자의 섬 시내에 있는 오락실, 생긴 지 얼마 안 된 경품 사격장 안. 가게 주인에게 받은 스프링식 공기총으로 인형을 겨누었던 에이스는 멀쩡히 서 있는 표적을 보곤 소리 내 탄식했다. “아! 아깝다!” “뭐가 아까운 거냣? 저만큼이
* 드림 포인트컬러 합작 참여작. 좀 더 예쁘게 편집된 버젼은 합작 홈(https://qorgk06073.wixsite.com/pointcolo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깜빡깜빡. 빌은 자수정 색 눈을 몇 번이고 깜빡이며 눈앞에 있는 후배의 처참한 몰골을 응시했다. 자신은 그저 내일 있을 촬영에 대해 간단한 안내도 할 겸 아이렌의 얼굴도 볼 겸
* 드림 포인트컬러 합작 참여작. 좀 더 예쁘게 편집된 버젼은 합작 홈(https://qorgk06073.wixsite.com/pointcolo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선배, 이건 뭐예요?” 마실 걸 가지고 담화실에 돌아온 쟈밀은 제게 묻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최대한 빨리 돌아온다고 서두른 것인데, 그 잠깐을 못 참
* 합작 홈 : https://qorgk06073.wixsite.com/pointcolor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37회 주제: 기다려] ‘그림 이 녀석, 어딜 간 거야.’ 제 파트너 마수를 찾아 30분 정도 학교 안을 헤맨 아이렌은 결국 운동장에 도착했을 즈음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거의 뛰는 거나 다름없는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닌 탓일까. 아니면 오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그런 걸까. 그리
* 24년도 말레우스 생일 기념 연성 * 생일 기념 연성인데 생일 당일이 배경은 아닌... 그러나 생일 이야기인 연성. ‘꽤 둘러보았는데도 아직 관람할 게 남아있다니. 규모가 상당하군.’ 여명의 나라에 있는 국립미술관 안.느긋하게 미술품들을 구경하던 말레우스는 기분을 환기하기 위해 잠깐 멈춰 선 후 뻐근한 눈을 문질렀다. 넓은 공간을 돌아다니는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그냥 두 개 살까?’ 그것이 다이어리 코너 앞에서 약 30분 고민한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황당하긴 하지만,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 레몬 파이와 딸기 케이크를 두고 고민하지 말고, 둘 다 먹으라고 말이다. 뭐,
~24.01.13까지의 로그 백업. 아래쪽 만화는 후일담으로 그냥 그려본 것.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33회 주제: 소개해 줘] “저, 선배 여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에요?” 그건 참으로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너는 무슨 케이크 만들다 말고 그런 걸 묻니,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트레이는 크림치즈를 섞다 말고 질문한 이를 힐끔 바라보았다. 에이스와 함께 딸기 꼭지를 자르고 있던 아이렌은 무슨 엄청난 대답이라도
‘좋아, 이만 돌아갈까.’ 신발 가게를 나오는 쟈밀은 들고 있는 쇼핑백을 고쳐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외출 후 시간이 그리 많이 지나지 않았지만 애초에 학교를 나선 시간이 늦어서일까. 중천에 떠 있던 해는 이제 수평선에 거의 닿을 만큼 기울어져 있었다. 이대로라면 돌아가서 바로 저녁 준비를 해야겠지. 그래도 부사감으로서 해야 할 일은 오전에 전
LUCA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현존하는 모든 생물의 공통 조상) 현재 지구에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의 공통 조상을 뜻하는 단어. 모든 생물의 공통 조상은 약 35억 년에서 38억 년 사이(고시생대)에 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 위키백과, 모든 생물의 공통 조상 페이지) 上 “플로이드, 왜 이제
디지털 자료라는 것은 편리하지만 덧없는 것이다. 걸음을 떼기 전부터 최첨단 시스템을 접하고 살아온 이데아는 이 모순을 잘 알고 있었다. 열심히 짠 프로그래밍 코드는 저장 실수나 바이러스 따위로 쉽게 소실되지만, 크레파스로 스케치북에 아무렇게 그린 낙서는 책장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0년 가까이 멀쩡히 보관되다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저장과 복
* 24년도 릴리아 생일 기념 글 * 정작 릴리아 연애 드림주는 언급만 되고 감독생이 세벡과 악우 드림을 펼치는 글이지만... 축하의 마음은 누구보다 큽니다. 선배 생신 축하드립니다... * 1월 1일에 써놓고 이제 백업하기. “그러고 보니 선배는 새해 첫 노래로 생일 축하 노래를 들으셨겠네요.” 1월 1일. 새해의 첫날이자 릴리아 반루즈의 생일
이거 (https://moonmist.wixsite.com/23-ruen-advent) 하며 쓴 글 모음집. wix로 하나하나씩 보면 너무 불편해서 25일 지났으니 게시글로 정리해서 올립니다. 12/01 리들 로즈하트 드림, 손난로 “아이렌, 괜찮니?”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그림과 에듀스를 먼저 교실로 보낸 후 빌릴 책이 있어 도
* 23년도 드림 크리스마스 합작 제출작 : https://2023christmas.creatorlink.net/ 크리스마스이브 밤.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하츠라뷸 기숙사의 담화실에는 내일을 기대하는 이들의 들뜬 목소리들이 넘쳐흘렀다. “저기, 들었어? 내일은 날씨 좋다더라.” “응. 너무 춥지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야. 눈 오면 따뜻하고
* 전력 드림 60분 신데렐라 [29회 주제: 메리 크리스마스] * 이벤트 '스테이지 인 플레이 풀 랜드'보다 과거 시간대 이야기. “음?” 화려한 놀이기구와 장식이 가득한 플레이 풀 랜드의 뒤편. 관계자들이 머무르는 허름한 휴게실 구석.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선물상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저번 방문객 중 누군가가 흘리고 간
그저께였던가. 같은 동아리의 동급생에게 ‘아이렌 군은 유미주의자니까 이런 사소한 소품에도 까다롭구나.’라는 말을 들었어요. 참고로 그 애는 폼피오레 기숙사의 학생이었고요, (애초에 영화연구부 부원 대부분은 폼피오레 사람들이지만…….) 신기하죠. 저는 저 자신을 유미주의자, 조금 더 마음에 드는 언어로 표현하자면 ‘탐미주의자’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걸
* 100원 유료결제의 이유 : 부도덕한 이야기인 거 같아서 포타에 100원 걸고 올린 거라 여기서도... 네. 별건 아니고, 데스트루도(타나토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디선가 맹금류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창공을 찌르는 듯한 깊은 울음소리. 학교 뒤 숲을 빠져나가던 제이드는 그 소리에 이끌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햇살이 너무 눈에 부셔서일
나이팅게일. 장미를 붉게 물들이는 피. 마지막 숨까지 아름답게 지저귀는 새가 당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정원을 물들일 때. 뿌리 위 쌓인 깃털로 나의 모자를 장식하고 나는 어느 가시에 얽혀 당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물들까. 다음 생에는 나도 날개를 가지고 태어나 당신의 정원을 붉게 물들여야지. 먼 날에 우리와 다른 말을 쓰는 아이가 내가 물들인 꽃을 들
아이렌 군, 오랜만에 이 공책을 네게 전해주게 되었구나. 저번 주말은 아주 즐거웠어.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가주어서 정말 고맙구나! 네가 좋아하지 않을까 해서 권한 거였는데, 생각 이상으로 즐거워하고 기뻐해 줘서 내가 더 행복했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었어. 나는 옛날부터 이 오페라를 여러 번 봤지만, 너는 단 한 번 본 것뿐인데 줄거리를 대강 파악한 점
* 23년도 이데아 슈라우드 생일 축하 글 소셜 게임을 하는 게이머에게 생일은, 가상의 존재들에게 수많은 축하를 받을 수 있는 날과도 같았다. 메인 화면에 세워둔 캐릭터가, 대표 캐릭터로 설정해 둔 캐릭터가, 혹은 파트너 역의 캐릭터가 게임에 들어가기만 해도 태어난 걸 축하해 준다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이벤트인가. 게다가 캐릭터 목록 페이지에 들어가
독재의 사슬로부터는 구원을, 악인에게도 관용을, 임종의 참상에도 희망을, 교수대에도 은총을! 죽은 자들도 살아나게 하자! 형제여, 마시고 함께 노래하자. 모든 죄인들을 용서받아야 하고 지옥은 없어져야 하노라.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밝게! 수의를 입고도 단잠을 자자! 형제여, 너그러운 판결을 기대하자 죽은 자들을 심판하는 분의 입에서도 - Fri
나의 무슈.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 최고의 사냥꾼. 최근은 이 필담도 뜸해졌네요. 어쩔 수 없긴 하죠. 지금 시험 기간이니까요. 저도 선배도 성실한 학생이니, 이 공백은 오히려 굉장히 안심이 가요. 다른 게 아니라, 역시 사냥꾼이라면 잘 알지 않을까 싶은 의문이 생겨서 공책을 폈어요. 선배는 사냥할 보람이 있는 사냥감을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손쉽게
마드모아젤 르나르! 오늘은 무슨 변덕이 들어, 내가 너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기적을 이루게 해준 걸까? 요즘은 동아리 활동과 기숙사 일로 바빠 한동안 이걸 쓰지 못했지만, 오늘은 도무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구나. 나는 아름다운 것을 보면 찬사를 보내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몸이니까. 아이렌. 오늘의 네 머리카락은 마치 검은 바다 같았어.
아이렌, 어제 이데아 군과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던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될까? 알고 있어. 아무리 긴밀한 사이라도 누군가에게 제삼자와의 일을 물어보는 건 매너가 아니라는 것 말이야. 하지만 그대도 잘 알고 있듯, 그 남자는 쉽게 타인에게 입을 열지도 않고 말을 한다고 해도 즐겁게 떠드는 일은 드물다는 걸 말이야. 너는 충분히 매
선배. 혹시 당나귀와 강아지 이야기를 아시나요? 먼 옛날. 주인이 기르는 강아지만 예뻐하고 자신은 일만 시키는 걸 억울하게 여긴 당나귀가, 강아지 흉내를 내며 주인의 환심을 사려다 실패하고 마구간에 갇히는 이야기에요. 꽤 간단한 스토리죠? 저는 어렸을 때는 그 동화가 이상하다 느꼈어요. 분수에 맞지 않은 일을 하면 화를 당한다는 게 교훈이라는데, 누구든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아이렌, 나 좀 안아줄래?” 이그니하이드 소속 급우의 그 질문은 분명 아이렌을 향한 것이었지만, 멈춰 선 것은 한 명이 아니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는 듯 눈을 깜빡이는 듀스, 황당해하는 에이스, 그리고 그저
* 트친이랑 1년 장기 프로젝트(https://1yearcollabo2.creatorlink.net) 하는데 써서 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rRgTMs_bGuI “아기새우야, 이거 쿠키 맞아?” “예?” 낡은 기숙사에 놀러 온 플로이드를 위해 마실 걸 가져온 아이렌은 그 질문에 얼굴이 새하얗게 변
다시는 이그니하이드 기숙사 복을 톤작업으로 그리고 싶지 않아진 합작(조크) 하지만 막상 작업할 땐 엄청 즐거웠습니다.
22년도 드림 데이트 합작 : https://sweetdreamdarling.postype.com/series 22년도 드림 크리스마스 합작 : https://dreamcollaborn.wixsite.com/saint-dream-22 23년도 11월까지 드림 웹진 해피 에버 애프터 12-01월호 : https://dreamcollabo
20년도 드림 기프트 합작 Gift, Gift https://kanatanaru.wixsite.com/giftfig 드림커플 2세 합작 시즌6 https://dreamcollaborn.wixsite.com/dreamjunior6 지인제 소풍 합작 https://picniccollabo.creatorlink.net/ 드림 가상 결혼 합작
* 추천 BGM : Tricky - Hell Is 'Round The Corner * 낙사 연상 묘사 주의. 당신은 나의 암막커튼. 눈부신 세상을 덮어버리고, 내가 사랑하는 어둠을 선물해주는 유일한 존재. 당신의 앞에서는 어둠을 사랑하는 내 자신의 취향이 정당해지고, 눈부심을 외면하는 것이 정의로워진다. 아마도 나의 형제도 당신의 이런 면을 사랑하
부담이라니! 당치도 않아. 나는 이걸 유희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것보다, 로보라면 혹시 ‘이리왕 로보’를 말하는 걸까? 놀라운 걸. 너의 세계에도 로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니. 예전에 핼러윈날 행사도 그렇고, 생각보다 네가 태어난 세계와 이곳의 세계는 비슷한 점이 많을지도 모르겠어. 나도 좋아해. 로보의 이야기. 그는
이런, 이건 돌려달라고 준 공책이 아니야. 아이렌. 꽃과 공책, 모두 네게 주는 선물이었어. 하지만… 이렇게 돌려받아버렸고, 너의 답신을 봐버렸으니. 내가 어떻게 펜을 놓을 수 있겠어. 나의 르나르. 꽃을 마음에 들어 해줘서 기뻐. 압화로 만들 정도로 마음에 든 걸까? 아니면 내가 준 것이기에 간직하기 위해 그런 방법을 택한 것일까. 너라면 후자라고
봉쥬르, 마드모아젤 르나르. 갑자기 공책을 주고 가다니, 당황스러웠을까? 하지만 중원에서 이 꽃을 발견했을 때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 혹시 이 꽃의 이름을 알고 있을까? 파란 모자, 파란 넥타이, 황제의 꽃…. 여러 가지 별명을 가졌고, 그 모든 꽃 중에서 가장 완전한 푸른색을 가졌다는 이 꽃은 이 계절이 끝나면 더는 볼 수가 없어지거든.
“꼬붕! 그 손, 어떻게 된 거냐고!” “다쳤어.” “다쳤어, 라니. 대체 내가 없는 사이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 설마 그 용의자 녀석에게 당한 건 아니겠지?” 그런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공격당할 이유는 없었으니까. 아이렌은 제 옆에서 잔소리하는 그림을 힐끔 쳐다보곤 피식 웃어버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림은 귀여운 구석이 있다. 사고를
‘곧 매지컬 시프트 대회인데, 어쩌지.’ 아이렌은 등교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정리하다가, 문득 제게 남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사고의 용의자를 특정한 것과 목적을 파악한 것까진 도달했지만, 자신들에게는 아직 완벽한 대책이 없다. 그래.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재앙이 일어날
범인 색출 작업은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다. 의심 가는 사람은 있어도 확실한 물증이 없는 한 고발은 불가능했고, 물증을 잡기에는 용의자가 너무 재빠르고 영악했다. 그야말로 제대로 풀리는 것이 없는 학교생활, 아니, 이(異)세계 생활이 아닌가. ‘그래도 원래 세계보다는 나을지도….’ 낙천적이라 할 것도 없지만, 자신은 어떻게든 일을 처리해 내는 재주가
“우왓! 똑같이 생긴 얼굴이 둘 있어!” 중원(中園)의 구석. 나란히 앉아있는 목표물들을 보며 외친 그림이 제 말에 동의를 구하는 듯 아이렌의 팔을 쳤다. ‘그래, 나도 보고 있어.’ 케이터의 설명을 듣고 있던 그는 심드렁하게 대꾸한 후 가볍게 코 밑을 문질렀다. 그림과 아이렌이 학원장의 부탁을 받아 학교에서 일어나는 원인 불명의 연속 사고의 원인을